아까시 연가 - 최정신
농익은 오월산에 어인 서설인가
살뜰한 내 어머니 마딘 손끝에
고스레 퍼 담아둔 고봉밥 같이
보면 볼수록 소담지고 푸진 꽃
겹주름 진 연두치마 매무새도 고웁게
새색시 너울처럼 아리잠한 꽃 타래
산문 안 허공에다 흩뿌려놓은 향기여
실 바람 간질간질 추파를 던지면
부끄러워 고개 숙여 속살 감추는
실없이 지는 봄 끄댕이를 붙잡고
낭노리 진 아쉬움에 손 내 젖는
선 잠든 추억도 살그머니 흔들어
하얗게 눈 튀우는 뭉클한 꽃이여
삭은 그리움을 껴입은 저 부신 몸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