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달며 - 윤성택
거울 앞에서 단추를 채우다가
실밥 몇 올 남기고 사라진 행방을 생각한다
가지런하던 일상의 틀 속에서
문득 일탈한 빈자리,
멱살 잡혀온 날들에 단추는 내 삶 어디쯤
한 방울 눈물처럼 떨어져 있을까
채우고 풀기를 반복하던 거친 일상 속
실낱같은 인연을 얼마나 움켜잡아 왔던가
실눈으로 눈뜨지 못하는
빈 단추 자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모두 끄르기 시작한다
팽팽한 가닥이 느슨해지면서
대롱거리는 단추들,
반짝거린다
몸을 둥글게 웅크려
단단히 바느질을 한다
生을 꿰매는 아침
시간의 숨구멍을 통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