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 이승철
봄 볕 따스한 날
조용한 호숫가에
낚싯대를 드리우니
물 속에 잠긴 구름처럼
마음도 한가롭다.
미풍에 일렁이는 잔물결 위로
찌만 홀로 외로운데
붕어의 입질 신호는 보이지 않고
물 속 깊이 잠수한 하늘 속에
내 그림자만 졸고 있다.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물결 따라 퍼져가는
정답던 옛이야기
물 속을 흐르는 구름 따라
보일 듯, 잡힐 듯, 흘러가고
낚아 올리는 것은
추억 한 점
그리움 한 점
돌아오는 바구니 속에는
푸른 하늘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