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서 - 송도균
조용한 가슴 옥구슬 굴러내리는 소리
투명한 하늘이 열리고
새벽바람 자르며 오는
임의 발자국 소리
몸부림으로
몸부림으로
나의 心魂 일깨우며 흘러내린다
겹겹 낙엽이 삭힌 나날들
그렇듯 피멍의 세월이더니
이제야 뼈아픈 흐느낌으로 오는가
사랑하는 나의 詩魂
뼈마디 하앟게 들어낸 시누대의 오만과
미풍에도 사각거리는 갈대
그리고 오만 잡것 나무들의 뿌리와
멍텅구리처럼 제멋대로의 형상 바윗돌
바랜 세월 아픈 피멍 씻으며
이제야 가냘프게 흐느낌으로 내리는가
이렇듯 정결한 물의 魂魄 앞에
부끄런 마음자락 삭히며
소록소록 살갗 검버섯 피어내고
이제야 유리알처럼
내 말간 마음 감아 올리는가.
송도균
동국대 국문과 졸. 현대문학 시추천 등단(서정주), 포리스타임즈 주필.
한국문학상. 현대시인상 등 다수 수상.
시집 「琴床洞」의 산자락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