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지 않는 새는 새가 아니다 - 정공량
사라져 가는 게 구름뿐일까?...
하루하루의 되풀이는
꽃잎 하나씩 지는 일이다.
붙들어 두고자 하는 것은
예외없이 떠나가버릴 것들.
새가 가지를 찾아 앉는 것은
무념의 몸짓.
더 멀리 날기 위해
떠나가지 않는 새는 이미 새가 아니다.
연연치 말라..
사특한 욕망.
바닥의 앙금되는 설움마저 떨쳐서
바다가 손짓하는
물결 너머 머리카락 날리는 저기
무변의 라일락 꽃길.
가볍다면 날 수 있을테고
나는 자에겐
성채도 시샘도 부질없어라.
새가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두리번댄다.
어제의 당신처럼
또 지금 나의 초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