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생각하고 만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은 항시 보내는 것에 익숙해 있다
어느 누구 건 긴 시간을 함께하려고 하면
그만큼의 인내가 필요한 것
때가 되면 우리는 부모님 곁을 떠나
거리에서 막연히 누군가를 찾는다
아내와 남편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그 색깔이 점점 바래지고
나중에는 의무만 남는다
만남이 소중한 것은
만나기 이전이나 헤어지고 나서의 일이다
이제는 영영 다시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때
우리는 뒤돌아보며
"아! 그리운 사람"하고 말한다
우리의 만남이 하나의 타성이라면
헤어짐도 결국 타성이리라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우리는 저마다 한 개씩 딱딱한 껍질을 몸에 걸치고
그 속에 숨어 버린다
우리가 우리의 부모님 곁에서 떠나오듯
우리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우리의 곁을 떠난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패는 결정이 난다
오직 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오히려 인류를 사랑하기보다 어려운 것
그것은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