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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949호
2013.1.31 (음12.20) / 발송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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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master@nat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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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오늘의 어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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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들어오거든 의자를 권하라! - 유태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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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말글 / 한글바로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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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우리나라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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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6 - 김세영 ―부부
수많은 불면의 그믐달을 식어버린 체액으로 담금질한 칼로 가슴살을 베는 싸움을 했다
삼십 년 간 몸을 섞어 샴쌍둥이처럼 붙은 부위들을 모두 자르고 피딱지가 엉겨 붙은 등짝을 맞대고 적의마저 지쳐서 잤다
아내가 소변을 보려고 일어나는 기척에 깼다 자르지 못한 인연의 끈을 당겨서 상처 난 어깨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숨소리를 죽이고 잠든 척 했다
가슴살 뭉툭 잘려나간 상처의 출혈을 베개로 꾹꾹 눌려 지혈하고 아픔을 참았다
마주 댄 상처의 살이 돋아 다시 붙으면 오래전 운동회 때처럼 다시 이인삼각으로 걸어가야 할게다 백년전쟁의 종전 없는 휴전을 했다
살아온 세월만큼 깊은 늪에서는 진검승부도, 언제나 애꿎은 꽃대의 목만 자르고 말았다 꽃밭만 성글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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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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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2 -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1. 꿈을 이루기 위한 스프
토미의 자동차 스티커
내가 다니는 캘리포니아의 헌팅턴 비치 교회 앞에서 하루는 한 남자 아이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어린이 은행에 대해 설명하는 애기를 들었다는 것이 다. 아이는 내게 악수를 청하고 나서 말했다. "제 이름은 토미 타이예요. 일곱 살이구요, 아저씨의 어린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싶어요." 내가 말했다. "토미, 그게 바로 내가 하는 일이란다. 아이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것 말이 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든 아이들이 빌렸던 돈을 갚았지. 넌 그 돈으로 뭘 하고 싶어서 그러니?" 토미가 말했다. "전 여섯 살 때부터 제가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왔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서 평화를!'아라는 자동차 스티커를 만들고 싶어요. 스티커 밑에는 제 싸인을 할 거예요." 내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후원을 해 주마." 토미는 1천 장의 자동차 스티커를 제작하기 위해 454달러가 필요했다. '마크 빅터 한센 어린이 자유 기업 기금'에서 인쇄비를 지불했다. 토미의 아버지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돈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 애의 자전거를 저당 잡으실 건가요? "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모든 아이들은 정직성과 도덕성과 윤리관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 이 제 신조입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다른 교육이지요. 저는 토미가 돈을 갚 으라고 믿습니다." 만일 당신에게 열 살이 넘은 자녀가 있다면 타인을 상대로 정직하고 도덕적인 금전 관계를 갖는 경험을 갖도록 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일 찍부터 그 원리를 체득할 것이다. 나는 토미에게 내 강의 테이프를 전부 복사해서 주었으며, 토미는 그것들을 스물한 번씩 되풀이 듣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중에는 이런 내용 이 있었다. "판매를 할 때는 항상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부터 시작하라." 토미는 아빠를 설득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집으로 찾아갔다. 초인종을 누르자 경비원이 나왔다. 토미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전략으로 2분간에 걸쳐 자신이 만든 자동차 스티커를 설명했다. 마침내 경비원이 호주머니에서 1달러 50센트를 꺼내 토미에게 건네 주며 말했다. "자, 이건 내가 사는 거다. 그리고 잠깐 기다려라. 내가 가서 전 대통령을 모셔 오마." 나중에 내가 토미에게 물었다. "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니?" 토미가 말했다. "아저씨가 강의 테이프에서 상대가 누구든지 판매를 시도하라고 말씀하셨잖 아요." 나는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 맞다, 맞아. 내 책임이야." 토미는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도 스티커를 보내면서 미화 1달러 50센트짜리 계산서를 동봉했다. 고르바초프는 토미에게 곧바로 1달러 50센트를 우송하면서 자신의 사진에 다음과 같은 글귀를 적어 보냈다. "토미 군, 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길 바랍니다." 그 밑에는'러시아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라고 자필서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유명 인사들의 싸인을 수집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미에게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싸인을 내게 팔면 5백 달러를 주마." 토미는 말했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마크 아저씨." 내가 말했다. "토미, 난 몇 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단다. 네가 나이를 더 먹으면 널 우리 회사에서 일하게 하고 싶구나." 그러자` 토미가 말했다. "농담하시는 거예요? 제가 나이를 더 먹으면 아저씨를 제 회사에서 일하게 할 거예요." 얼마 후에 오렌지 카운티 지역 신문 일요판에 토미의 스토리와 내가 만든 어 린이 자유 기업은행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신문기자 마티 쇼가 장장 여섯 시 간에 걸쳐 토미를 인터뷰한 끝에 화제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마티가 토미에게 자신의 행동이 세계의 평화에 과연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질문했다. 토미가 대답했다. "큰 일을 하기엔 전 아직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모든 전쟁을 멈 출 수 있으려면 적어도 열 살이나 열한 살은 되어야 하겠지요." 마티가 물었다. "네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토미가 말했다. "우리 아빠와 월리 조이너, 마크 빅터 한센 씨예요." 토미는 역시 사람 볼 줄 아는 눈이 있다.
사흘 뒤, 나는 유명한 카드 회사인 홀마크 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신문에 난 기사를 읽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홀마크 카드 사 지점장 연수회에 토 미를 강사로 초청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사를 통해 그들은 토미가 다음과 같 은 아홉 단계의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 비용을 따져 본다. 2. 돈을 빌릴 계획을 세운다. 3. 자동차 스티커를 인쇄한다. 4.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은가를 배운다. 5. 사회 각층의 유명한 사람들의 주소를 알아낸다. 6. 각 나라의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무료로 스티커 한 장씩을 보낸다. 7.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평화에 대한 이야기한다. 8. 신문 가판대를 찾아가서 내 사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9. 학교에서도 대화를 나눈다. 홀마크 사에선 나더러 토미의 강연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기간이 너무 촉박해 강연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나와 토미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었다. 유명한 앵커 조안 리버스가 토미에게 자신의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 달라고 요 청했다. 누군가 그녀에게 토미의 인터뷰 기사를 복사해 보냈던 것이다. 조안이 토미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토미, 난 조안 리버스인데, 널 내가 진행하는 텔레비전 토크쇼에 출연시키고 싶구나. 수백만 명이 이 프로를 지켜볼 거야." 토미가 말했다. "그래요? 좋아요." 토미는 사실 조안 리버스가 누군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조안이 말했다. "네게 출연료로 3백 달러를 주마." 토미가 말했다. "그것도 좋아요." 내 강의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었기 때문에 토미는 조안에게도 세일즈를 시작 했다. "전 이제 아홉 살밖에 안 됐고, 혼자선 먼 여행을 할 수가 없어요. 저의 엄마 와 함께 가야만 하는데, 엄마의 여행 비용도 대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조안이 대답했다. "물론이지!" 토미가 말했다. "그리고 방금 텔레비전에서 <부자와 유명 인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란 프 로를 봤는데, 뉴욕에 가면 트럼프 플라자 호텔에서 자야 한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 주실 수 있겠죠?" 조안이 대답했다. "물론 그렇게 해 주마." "또 뉴욕에 가면 반드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을 구경하 라고 하는데, 엄마와 저를 위해 입장 티켓을 준비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렇게 할게..." "좋아요. 그런데 저의 엄마가 운전을 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던가 요? 우리가 뉴욕에 있는 동안 아줌마의 리무진을 며칠 써도 될까요?" 조안이 말했다. "그래,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마." 토미는 마침내 조안 리버스 토크쇼에 출연해 조안과 카메라맨들과 생방송을 지켜보는 청중 모두를 매료시켰다. 그만큼 토미는 미남에다 유머가 있었으며, 솔 직하고, 어린 나이에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설득력 있고 흥미 있는 이야기에 이 끌린 청중들은 그 자리에서 돈을 내고 토미의 자동차 스티커를 샀다. 토크쇼가 끝날 무렵에 가서 조안이 토미에게 물었다. "토미, 넌 정말로 네가 만든 스티커가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주리라고 믿고 있니?" 토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진지하게 대답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됐는데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어요. 그만하면 잘 해낸 거 아닌가요?"
마크 빅터 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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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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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제8장 - 세대간의 싸움 (2/3)
이유 시기 결정 다음은 이유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기로 하자. 어머니는 태어날 자식을 키우리 위해 현재 돌보고 있는 아이의 수유를 끊으려고 할 것이다. 한편 지금 젖을 먹고 있는 아이는 아직은 이유할 수 없다고 바둥거릴 것이다. 젖은 편리하고 수고를 덜어주는 음식물이고, 아이는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스스로 생활해 나가기 싫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궁극적으로 아이는 어미에게서 떨어져 스스로 생활하려고 하는 것이다. 단, 그것은 자기가 어미품에 있는 것보다 그 곳을 떠나 어미가 어린 동생을 자유로이 키우도록 하는 것이 그 자신의 유전자로서도 유리하게 되는 시점이 될 때의 이야기다. 1파인트의 접에서 아이가 받는 상대적 이익은 아이의 연령이 많을수록 적어진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그의 요구량 중에서 1파인트의 젖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어져 가는 반면에 자활하는 능력은 점차로 증대해 간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즉, 연상의 아이가 어린 아이에게 투자할 수 있었던 젖 1파인트를 마신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그에 대한 급식을 중지하고 대신에 새 아이게게 투자하는 것이 어미로서는 유리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연상의 아이의 유전자 자신도 이유에 의해 유리하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1파인트의 젖이 그의 '체네'에 있는 유전자보다도 그의 어린 동생에게 있는 유전자 사본에게 보다 큰 이익을 줄 수 있게 될 때가 바로 그 시기가 되는 것이다.
모자간의의견 불일치 모자간의 의견 불일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데, 이 경우는 시기를 맞추는 양적인 의견 차이이다. 어미는 아이의 여명이 이미 그에게 가해진 투자량을 감안하면서 투자량이 그에게 할당된 '공정한 '양에 달하는 시점까지는 현재 돌보고 있는 아이의 수유를 계속하려고 한다. 의견의 불일치도 이 시기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때어날 아이들이 받을 불이익이 그가 받는 이익의 2배 이상에 달한다면 이후 어미가 그에 대해 수유를 행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해서도 모자의 의견은 일치한다. 모자간에 의견 불일치가 생기는 것은 중간적인 기간 - 아이가 어미의 입장에서 본 공정한 배분량 이상으로 투자를 얻으면서도 또 그 결과 초래되는 다른 아이의 불이익은 아직 그가 얻는 이익의 2배 이하로 머물러 있는 기간 -에서이다. 이유 시기는 모자간에 다툼이 생기는 문제의 한 예인데, 이것은 또 어떤 개체와 앞으로 태어날 그의 어린 동생과의 다툼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때 어미는 장래에 생길 아이의 편에 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배 자식인 형제들, 또는 같은 보금자리 형제들과 같은 연령의 경쟁적 개체간에는 어미의 투자를 향한 더 직접적인 경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도 어미는 아이들 간의 경쟁을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이기적인 새끼 많은 새끼새는 둥지 속에서 부모의 급식을 받는다. 새끼들이 큰 입을 벌리고 울어대면 어미새는 그들 중 한 마리의 입속에 벌레나 또는 한입거리의 먹이를 넣어 준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개개의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의 크기는 그 새끼의 공복의 정도에 비례할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새끼이게만 항상 먹이를 주게 되면 아이들은 모두 공정한 분배를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실컷 먹이를 받은 새끼는 그다지 소리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체가 속이기만 않으면 적어도 생각할 수 잇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하에서는 그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의 이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개체는 속이려 할 것이고 새끼들은 공복도에 관해 거짓을 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기 행위는 차차 심해져서 분명히 무의미한 것에 이르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새끼가 매우 큰 소리를 질러가며 속이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젠 이 큰 소리가 표준 수준으로 되어 그것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기 행위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 소리를 작게 하는 방향으로 진해을 시작한 개체는 급식량의 감소라는 형태로 즉시 불리하게 되어 굶어 죽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새끼의 소리가 한없이 크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다. 이를테면 큰 소리는 포식자를 끌어들이기 쉽고, 또 에너지 소모도 클 것이다.
열등한 새끼 이미 말했듯이 한배 자식 중 한 마리가 특히 작은 경우가 있다. 대개 이런 새끼는 다른 형제들처럼 힘차게 먹이를 취하지 못하고 죽어 버리는 수가 많다. 어미에게 있어 이와 같은 새끼는 죽게 놔두는 것이 실제로 유리하게 되는 수가 있다. 도대체 어떤 조건일 때에 그렇게 되는지는 이미 고찰해 보았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새끼 자신은 최후까지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유전자의 이기성 이론으로는 반드시 이와 같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작은 아이의 여명은 소형화, 쇠약화에 의해 짧아지고,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나 그에게 주는 이익이 동량의 투자에 의해 다른 아이들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의 1/2이하로 되면 그는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기의 유전자에게 가장 크게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몸아, 만일 네가 다른 한배 자식 형제보다 훨씬 작았다면 바둥거릴 것 없이 죽어라."라고 하는 지령을 내리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성공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의해 구조되는 개개의 형제 자매의 몸에는 그의 유전자가 50%의 확률로 들어 있고 한편 잘못 키운 그의 체내에서 그 유전자가 살아 남을 가능성은 어쨌든 극히 작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잘못 키운 아이의 생애에는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는 시점이 있음이 틀림없다. 이 시점에 달하지 않는 한은 그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달하면 그는 즉시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자기의 몸을 한배의 형제나 부모에게 먹히고 마는 편이 더 났다. 랙의 한 둥지의 알 수 이론을 논할 때에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 해의 한 둥지의 최적 알 수가 몇 개인지 미리 정하고 있는 어미에게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타당한 해답이 된다.즉, 어미가 진짜 최적수이겠지하고 '생각하는 '알 수보다 1개만 여분으로 산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 놓을 경우, 만일 그 해의 먹이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을 알게 되면 어미는 추가해 놓은 새끼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역으로 먹이가 예상보다 적으면 밑지는 투자를 중지할 수 있다. 새끼에게 급식을 항상 같은 순서, 이를테면 크기 순으로 행하도록 주의하면 어미는 나머지 한 마리, 아마도 발육이 미숙한 새끼를 빨리 죽게 하여 그를 위해 애초의 난황, 또는 이에 상당하는 다른 형태로 투자된 분량 이상의 과잉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을 확실히 회피할 수 있다. 이것은 어미의 관점에서 본 경우의 발육 미숙아 출현 현상의 설명일지 모른다. 그는 어미가 짜 놓은 투자의 손실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은 많은 조류에서 관찰되고 있다.
세대간의 싸움 이 책에서는 동물 개체라는 것이 마치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존 기계인 양 보고 있다. 이 비유에 따라 우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다툼, 즉 세대간의 싸움을 논할 수 있다. 이것은 양자 모두가 모든 수를 써서 전개하는 치열한 싸움이다. 아들은 부모를 속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실제 이상으로 배고픈 척하거나 실제보다 어리광을 부리거나 또는 더욱이 실제 이상의 위험에 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할 것이다. 부모를 물리적으로 위협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무력하다. 그러나 그에게는 허위, 위장, 이기적 이용 등 자유로이 쓰이는 심리적인 무기가 있다. 그는 그것들에 의해 혈연자가 받는 불이익이 유전적 근친도가 허용할 수 있는 한도를 넘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그러한 모든 심리적 무기를 구사한다. 한편 부모들은 사기나 위장에 대해 방심을 해서는 안 되고 그것에 속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언뜻 보아 간단한 것처럼 생각되나 공복도에 관해 자식들이 거짓맗쟁이라는 사실을 부모가 안다고 하면 부모는 자식에게 일정량의 먹이밖에는 주지 않고 아이가 계속 소리치더라도 그 이상은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방책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방책을 취할 때 문제가 되는 점은 아이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을 경우인데, 그래서 먹이를 받지 못하고 죽고 만다면 그 부모는 귀중한 유전자를 잃고 말 것이다. 야생 조류는 단지 몇 시간 동안 먹이를 받지 못해도 사망하는 수가 있다.
공갈치는 새끼 자하비(A. Zahavi)는 새끼가 철없이 악마적인 공갈을 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새끼는 포식자를 집으로 불러들일 정도로 일부러 울어대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새끼는 "여우야! 여우야! 나를 잡아먹으러 오렴." 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새끼의 울음 소리를 그치게 하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새끼는 공정한 분배량 이상의 먹이를 입수한다는 것인데, 그 자신도 어떤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이 무자비한 전술의 원리는 몸값을 받지 못하면 자기를 비롯해 비행기를 폭파한다고 협박하는 납치범의 행동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술이 진화 과정에서 선택되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다. 그 전술이 너무 무자비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공갈치는 아이가 그 전술에 의해 이익을 얻는다고는 조금도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식자가 나타나면 매우 난처한 사태가 되는 것은 그 자신이다. 자하비는 단 하나의 자식일 경우를 고찰했는데 이때 그 전술의 불리함이 분명히 이해된다. 어미가 어느 정도의 투자를 새끼에게 했다고 해도 어미는 새끼의 유전자를 절반밖에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끼의 생명보다는 자신의 생명이 여전히 가치가 있을 것이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 공갈자에게 형제가 있어 그의 약한 갓난아기들이 모두 같은 둥지 속에 있다고 해도 그의 전술이 그에게 유리하게 되는 일은 없다. 공갈자인 새끼는 자기 자신에게 100%가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전술에 의해 위기에 처해 있는 형제의 각각에게 50%이 유전적인 '밑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단, 유력한 포식자가 둥지 속의 새끼 중 가장 큰 것만을 먹어버리는 습성을 가졌다면 자하비의 이론에도 연구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조건하에서라면 작은 새끼가 큰 위험에 처할 걱정은 없고, 따라서 그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겁주기를 써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폭한다고 겁주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형제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는 방법과 흡사하다.
뻐꾸기 새끼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공갈 전술로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상기의 예보다 진실성이 있을 것 같다. 잘 알려져 있듯이 뻐꾸기의 암놈은 다른 새 둥지에 한 개씩 산란을 하고, 알아보지 못하는 양부모(아주 다른 종의 새)에게 자기의 새끼를 키우게 한다. 이 때문에 뻐꾸기 새끼는 젖형제들에게는 유전적 밑천을 전혀 걸지 않는다(뻐꾸기 새끼 중에는 젖형제를 갖고 있지 않는 종이 있다. 그렇게 되는 불길한 이유에 대해서는 후에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새끼 때에 젖형제들과 동거하는 종류의 뻐꾸기를 다루는 것으로 가정하자). 뻐꾸기의 새끼가 포식자를 유인할 정도로 큰 소리를 지른다고 하면 그는 자기의 생명이라는 큰 희생을 치를 가능성이 있으나 양모는 더욱 큰 희생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자칫하면 어미는 새끼를 4마리나 잃는 셈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뻐꾸기 새끼가 큰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그 놈에게 특별히 많은 먹이를 주는 편이 양모에게 유리하다. 포식자의 습격 위험보다 많은 먹이를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쯤하고 존중해야 할 유전자 용어에 대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주관적 비유에 너무 빠져들지 않았음을 재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뻐꾸기의 새끼는 "포식자야, 포식자야, 이리 와서 나와 나의 젖형제를 잡아 먹어라."하고 큰 소리를 지름으써 양모를 공갈한다고 하는 가설을 세운 것인데 실제로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유전자의 용어로 그 의미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울음소리-공갈 유전자
뻐꾸기 새끼가 큰 소리로 떠들면 양부모가 그에게 먹이를 줄 확률은 늘어난다. 그러므로 큰 소리로 울도록 하는 유전자는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 수를 늘려 왔다. 새끼의 울음소리에 대해 양모가 먹이를 준다는 형태로 반응한 것은 이와 같은 반응을 나타내도록 하는 유전자가 이미 양모의 유전자 풀 속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 유전자가 양모에게 퍼진 것은 울어대는 뻐꾸기 새끼에게 여분의 먹이를 주지 않은 양모들이 뻐꾸기 새끼에게 실제로 여분의 먹이를 준 경쟁자보다 소수의 새끼밖에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뻐꾸기의 소리가 포식자를 둥지로 불러들인 것이 그 이유이다. 큰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는 유전자는 큰 소리를 지르는 유전자에 비해 포식자에게 먹힐 가능성은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여분의 먹이를 받지 못함으로써 더 큰 실점을 입은 것이다. 큰 쇠를 지르게 하는 유전자는 상기와 같은 이유로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 퍼진 것이다. 위와 같은 유전자 논의에서 우선 더 주관적인 논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어떤 종의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서 공갈 유전자가 퍼질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어도 보통의 종류의 새의 유전자 풀 속에서는 퍼질 것 같지 않다(적어도 울음소리가 포식자를 유인하는 원인이므로 공갈 유전자가 증가한다는 가능성은 없다). 물론 보통 종에도 큰 소리를 지르게 하는 유전자의 증가를 재촉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했고, 이들의 부수적인 효과로서 때로는 포식자를 유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포식이 만일 무엇인가 선택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면 울음소리를 작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설적인 예로서 소개한 뻐꾸기의 경우에는 일견 역설적이나 포식은 최종적으로 울음소리를 더욱 크게 지르게 하는 것 같은 효과를 새끼에게 보급할 수 있다.
공갈 전술 뻐꾸기 또는 유사한 '탁란' 습성을 가진 다른 새가 실제로 공갈 전술을 채용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잔인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예컨대 뻐꾸기처럼 다른 종의 둥지에 산란하는 새로는 꿀잡이새(honey guide)가 있다. 이 새의 새끼는 깃털도 없고 눈도 못뜬다. 또 아주 가냘픈 놈이면서도 끝이 뾰족하고 예리한 부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 부리로 젖형제를 마주 쪼아서 죽여버린다. 형제를 죽이면 먹이를 놓고 경합할 걱정은 없어진다. 영국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뻐꾸기는 이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같은 목적을 달성한다. 알을 품는 기간이 짧으므로 그 뻐꾸기 새끼는 젖형제들보다 빨리 부화할 수 있다. 부화된 새끼는 그 직후 맹목적. 기계적이라고는 하나 놀랄 만한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다른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낸다. 그는 알 밑으로 기어 들어가 그것을 등의 오목한 곳에 올려놓고 두 개의 작은 날개로 알의 균형을 잡으면서 뒷걸음으로 서서히 둥지 벽을 기어 올라가 알을 땅으로 떨어뜨린다. 그는 나머지 알에 대해서도 같은 식으로 되풀이하여 결국은 둥지와 양모의 관심을 독점한다.
이종에 대한 이기적 행동 지난 1년 사이에 내가 배운 가장 재미있는 사실의 하나는 스페인의 알바레즈(F.Alvarez), 아리아스 드 레이나(L. Arias de Reyna), 그리고 세구라(H. Segura)가 보고한 제비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뻐꾸기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가진 양모가 침입자인 뻐꾸기 알이나 새끼를 검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련의 실험 중에서 그들은 뻐꾸기의 알과 새끼를 까치 둥지에 넣어 본 적이 있다. 이때에 비교하기 위해 제비를 위시하여 타종의 알이나 새끼를 까치 둥지에 넣었다. 또 그들은 제비 새끼 한 마리를 까치 둥지에 넣어 보았다. 다음날 그들은 둥지 아래 지면에 까치 알이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알이 깨지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그것을 주워서 다시 둥지에 넣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관찰해 보았다. 그들이 본 것은 정말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제비 새끼가 뻐꾸기 새끼와 똑같은 동작으로 까치의 알을 내버리는 것이었다. 그들은 떨어진 알을 또 한번 둥지에 넣어 보았다. 전과 똑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제비 새끼가 사용한 방법은 알을 등에 업고 작은 날개로 알의 균형을 잡으면서 뒷걸음으로 둥지의 벽을 기어올라가서 알을 밖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으로 보아 뻐꾸기와 같은 방법이었다.
이 놀랄 만한 관찰에 알바레즈 등이 아무런 설명을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은 현명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행동이 제비의 유전자 풀 속에서 진화할 것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이 행동은 제비의 보통 생활의 어떤 측면에 대응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제비 새끼로서는 까치 둥지 속에 있다는 사실에는 익숙하지 않다. 정상적인 경우에 그들이 같은 종 이외의 둥지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은 결코 없다. 그렇다면 문제의 행동은 역으로 뻐꾸기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진화된 하나의 적응일까. 뻐꾸기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자기의 무기로 뻐꾸기를 공격할 수 있는 유전자가 자연 선택에 의해 제비의 유전자 풀 속에 확산됐다는 것인가. 그러나 통상 제비의 둥지가 뻐꾸기의 기생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자칫하면 이 설명이 옳을 가능성도 있다. 이설에 따르면 알바레즈 등의 실험에 제공된 까치의 알은 뻐꾸기의 알과 같이 제비의 알보다 크기 때문에 뻐꾸기에 대하는 것과 같은 취급을 우연히 받았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제비 새끼가 정상의 제비알과 그것보다 큰 알을 구별할 수 있다면 아마도 어미 제비도 같은 능력을 가질 것이다. 만일 이 설이 옳다면 어미는 왜 뻐꾸기의 알을 내던지는 짓을 하지 않는가. 알을 없애는 일은 새끼보다 어미가 더 손쉽게 할 수 잇지 않은가. 새끼 제비의 행동은 본래 썩은 알아니 쓰레기를 둥지 밖으로 내버리는 데 한정한다는 사고 방식도 하나의 설명이 되기는 하나 이에 대해서도 상기와 똑같은 반론이 제기된다. 즉, 이 일도 어미가 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알을 버리는 작업은 귀찮고 기술을 요하는 일이다. 어미 제비편이 훨씬 쉽게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한 새끼가 그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결론지으면 어미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새끼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른 설명은 뻐꾸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서운 생각일지도 몰라도 제비 새끼의 상호간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최초로 출생한 새끼는 다음에 부화되는 동생들과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를 가지고 결국은 경쟁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그의 생애의 첫 번째 일로서 우선 다른 알을 둥지에서 내던지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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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고사성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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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枕黃粱(일침황량) 一(한 일) 枕(베개 침) 黃(누를 황) 粱(기장 량)
당(唐)나라 심기제(沈旣濟)가 쓴 침중기(枕中記)에 나오는 이야기. 옛날 노생(盧生)이라는 한 가난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한단(邯鄲)의 여관에서 만난 여옹(呂翁)이라는 도사에게 고단한 처지를 이야기했다. 도사는 그에게 베개 하나를 꺼내주면서 그걸 베고 자보라고 하였다. 그때 마침, 여관 주인은 기장을 삶고 있었다. 노생은 잠이 들자 곧 꿈을 꾸게 되었다. 꿈속에서 노생은 부잣집의 아름다운 딸과 결혼하여, 재상(宰相)이 되었다가, 다시 조국공(趙國公)에 봉하여졌다. 노생은 여든이 넘도록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다. 꿈에서 깨어난 노생은 여관 주인이 아직도 기장을 삶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곁에서 이를 보고 있던 도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인생이란 본시 이런 것이오. 라고 말했다.
취업과 수능을 앞두고 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장원급제 셔츠에 도깨비나 부적이 그려진 팬티, 족집게 점쟁이, 사주관상 등등.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과 노력이지, 부질없는 짓에 혼(?)을 뺄 일이 아니다. 一枕黃粱 이란 황량일몽(黃粱一夢) 이고도 한다. 이는 본시 부귀의 무상함을 뜻하지만, 지금은 환상적이고 허황된 일 을 비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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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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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자서전. 시민의 불복종 - 간디 / 함석헌 역
제2편
14. 소송의 준비
그해의 프리토리아 체류는 내 일생에서 가장 귀중한 경험이었다. 내가 공공사업에 관하여 배울 기회를 가지고, 또 그것을 위한 어느 정도의 역량을 얻은 것은 여기서였다. 내 속에 있던 종교적 정신이 하나의 산 힘으로 된 것도 여기서요, 또 법 활용의 참 지식을 얻은 것도 여기서였다. 후배 변호사가 선배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배우는 것을 나는 여기서 배웠고, 나도 변호사로서 결코 실패하지는 않으리라는 확신도 여기서 얻었다. 또한 하나의 법률가로서 성공하는 비결을 얻은 것도 여기서였다. 다다 압둘라의 사건은 결코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4만 파운드짜리 소송이었다. 사업 거래에서 일어난 것인데 복잡한 계산 문제로 가득 차 있었다. 원고측 주장의 일부는 약속어음에 근거를 두는 것이고, 일부는 약속어음을 넘겨주겠다는 특정한 약속 이행에 근거를 두는 것이었다. 피고측의 항의는, 그 약속어음은 부정하게 받은 것이어서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착잡한 사건에는 무수한 사실적, 법적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양측은 다 일류 사무 변호사와 변론인을 내세우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그들의 사무를 공부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내게 맡겨진 일은 사무 변호사를 위해 원고측의 진술을 준비해 주는 것과 그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증거 사실들을 정사하는 것이었다. 내가 준비한 진술 가운데서 사무 변호사가 얼마만큼 채택하고 얼마만큼을 기각하는지를 보는 것, 또 사무 변호사가 작성한 요령서를 변론인이 얼마만큼이나 이용하는가를 관찰하는 것은 나에게 공부가 되었다. 이 진술서의 준비는 나의 이해력과 증거를 정리하는 능력을 상당히 증진시켜 준 것을 나는 알았다. 나는 이 사건에 비상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상 나는 그 사건에 몰두했다. 나는 거래에 관한 서류를 모두 다 읽었다. 나의 사건 의뢰인은 비상한 능력자요, 나를 전적으로 신임하고 있었으므로 덕택에 일을 퍽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부기법을 상당히 배우게 되었다. 통신은 대부분 구자라트 말로 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번역하는 동안에 나의 번역 실력도 늘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종교적 연합과 공공사업에 날카로운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내 시간의 얼마쯤을 거기에 쓰고는 있었지만, 그때는 아직 그것이 주되는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 소송사건 준비가 나의 주된 관심사였다. 필요한 때면 법률을 읽고 소송사건을 조사하는 데 우선 시간을 썼다. 그 결과 나는 양측 서류를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양측 사람 자신들보다도 더 분명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되었다.
나는 고 핀커트 씨의 조언을 회상했다. 사실은 법의 4분의 3이라고 했다. 그것은 후에 저 유명한 남아프리카의 변호사 레오날드 씨에 의해 충분히 입증되었다. 내가 담당했던 어떤 사건의 일이었는데, 정의는 비록 내 의뢰인에게 있었으나, 법률은 그에게 불리한 듯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레오날드 씨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도 사건의 사실은 매우 유리하다고 보았다. 그는 외쳤다.
간디, 나는 한가지 알았소. 이것이오, 우리가 정말 사건의 사실에 충실하기만 하면, 법률은 저절로 제 할일을 할 것이오. 사건의 사실을 더 깊이 파들어 갑시다.
이렇게 말을 하고는 그는 나에게 사실을 더 조사해 가지고, 그런 다음 자기에게 오라고 했다. 사실을 다시 조사했을 때 사건은 전혀 새로운 면모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 동시에 이것과 관련있는 남아프리카의 옛 사건이 문득 머리에 떠오르게 되었다. 나는 매우 기뻐 레오날드 씨를 찾아가서 모든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됐어, 그러면 우리는 승소할 것이오. 다만 이 사건을 어느 판사가 맡는가 하는 것만 명심해야 합니다. 라고 했다. 내가 다다 압둘라의 진술을 준비하고 있을 때는 아직 사실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었다. 사실은 진리를 뜻한다. 우리가 진리 편에 일단 설 때 법은 자연히 우리를 돕게 된다. 나는 다다 압둘라의 사실이 매우 유력하고 법은 장차 그의 편에 서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또 나는 소송을 그냥 계속해 나갈 때 서로 친척간이요 한도시에 사는 이 원고와 피고는 결국 몰락하게 되고 말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 소송이 얼마나 계속될지 아무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렇게 법정에서 싸우도록 그냥 내버려 두면, 그것은 무한정으로 계속될 것이요, 양측에 이득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양측은 다 가능만 하다면 속히 끝내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
나는 테브 셰드에 접근하여 중재에 회부할 것을 요청하고 권유했다. 나는 그에게 그의 변론인을 만나 보라고 했다. 그리고 또한 만일 양측의 신임을 다 받는 얻떤 중재를 내세울 수만 있다면 사건은 빨리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다. 변호료가 어떻게 급속히 증가되어 가는지, 의뢰인들은 다 큰 상인인데도 불구하고, 전재산을 다 먹어치울 형세였다. 그 소송에 정신이 쏠려서 그들은 다른 일을 할 여가가 없었다. 동시에 둘 사이의 악의는 자꾸만 더해 갔다. 나는 내 직업에 염증이 났다. 양측 변론인들은 법률가로서 자기 의뢰인을 지지해 주기 위해 법의 세세한 점들을 들추어냈다. 나는 승소자라해도 그 소송에 든 비용을 다 찾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법정 수수료 규정에는 쌍방간에 허용되는 소송 비용 한도액이 정해져 있었으나 법률 대리인과 의뢰인간의 실제적 소송 비용은 많았다. 나는 이것을 그대로 참을 수 없었다. 나의 의무는 양측을 화해시켜 손을 잡게 하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서로 타협을 시키기 위해 나는 모든 신경을 다 긴장시켰다. 마침내 테브 셰드가 동의를 했다. 중재인이 결정되고, 사건은 중재인 앞에서 논의되어, 다다 압둘라는 이기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만일 내 소송의뢰인이 판정금을 즉각적으로 받아낼 것을 요구한다면 테브 셰드는 도저히 그 판정금 전액을 낼 능력이 없었다. 그런데 남아프리카에 있는 포르반다르 메만 상인들 사이에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어서 파산을 하게 되는 경우는 차라리 자살을 하라는 것이다. 테브 셰드는 3만8천 파운드나 되는 금액과 비용을 전액 지불할 능력은 없었다. 그는 총액에서 1파운드라도 덜 물겠다 하지도 않았고 파산 선고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직 한길이 있을 뿐이었다. 다다 압둘라가 그에게 적당히 분납하도록 허락하는 길이다. 그는 그만한 도량이 있었다. 그리하여 테브 셰드에게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 것을 허락하였다. 이렇게 분납으로 지불하도록 양보시키기가 쌍방으로 하여금 중재재판에 동의하게 하기보다 더 힘들었다. 그러나 쌍방은 이 결과에 만족했고 양쪽 다 공중의 신망을 더 얻게 되었다. 나의 기쁨은 한이 없었다. 나는 법의 진정한 활용을 배웠다. 또한 인간성의 선한면을 찾아내는 길을 매웠고, 인간의 심정속에 들어가는 길도 배웠다. 나는 법률인의 진정한 역할은 서로 갈라진 양쪽을 화합시키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교훈은 도저히 지워질 수 없이 내속에 낙인이 찍힌 것이므로 나의 변호사로서의 20년간의 대부분의 수백 건의 사건을 화해시키는 데 쓰여졌다. 그로써 내가 손해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돈으로도 그렇지만 내 영혼으로는 더더구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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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동서고전/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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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홍사석
제10장 영웅의 등장
6. 케크로프스
케크로프스(Cecrops)는 이집트 사이스의 영주로, 기원전 1556년경에 아티카를 지배하고, 그 고장 아크테 나라는 케크로피아라고 불렀다. 그는 50년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하며 신생국의 기반을 잡고, 거칠고 미개한 풍습을 지닌 토착 원주민의 성질을 교화시켜 양순하고 품위 있는 문화인으로 개화시켰다. 12촌락에 거주하는 원주민을 주축으로 통합 형태를 갖추어 나라를 창건한 것이다. 그는 먼저 법과 규칙을 제정하고 이집트의 신들을 받아들여 그 제의를 보급시켰다. 그는 일반적으로 아테네 나라의 기초를 잡은 초대 왕으로서 존숭받고 있다. 예컨대 주민들에게 올리브 재배법을 가르치고 아테나 여신을 도시의 수호신으로 모셔 예배하도록 하였으며, 제우스 신을 그리스 세계의 최고신으로 숭상하여 제단을 봉헌하고 희생제의를 올려 제우스 신앙을 창립한 최초의 영주이기도 하였다. 또한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아테네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일으켰을 때는 아테나에게 유리하게 판정을 내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영주 악타이오스의 딸 아글라우로스를 아내로 맞이한 그에게는 아내와 같은 이름의 아글라우로스, 헤르세 및 판드로소스의 세 딸이 있었다. 이 중 첫 딸은 아레스와 결합하여 딸 알키페를 얻었으며 다른 자매는 뱀과 같이 있는 어린이 에릭토니오스를 보고 놀란 끝에 실성하여 아크로폴리스에서 몸을 던졌다. 아들 에류시크톤은 아이를 남기지 않고 일찍 죽어 주민 중 한 명인 크라나오스가 그 뒤를 이었다. 세월이 지나 테세우스가 왕위에 올라 12부족을 한 도시 내에 모여 살게 하고 나라 이름을 아테네라 하였다. 아크로폴리스의 에렉테이온 신전 서남쪽에 케크로프스의 묘소가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케크로프스를 대지에서 출생한, 뱀 꼬리 하반신을 가진 괴물 인간으로 보고 있다. 이 전설은 케크로프스가 그리스와 이집트 두 나라 말에 능숙하고 혹은 이집트와 그리스 두 나라를 통치하였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다른 설에는 케크로프스가 주민들 남녀의 성적 결합을 일부일처로 정하고 미개한 잡혼에서 탈피하는 규율을 제정하여 한 쌍이 뱀같이 엉켜 지내게 하였기 때문이라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로 아테네의 제 7대왕이 있다. 그는 에렉테우스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아들로, 다이달로스의 자매 메티아두사와 결혼하여 아들 판디온을 두었으며 40년을 통치하고 기원전 1307년에 생을 마쳤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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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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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2 - 류시화
굿모닝 인디아
한 대학 교수가 있었다. 그는 미국인이었다. 캘리포니아의 UCLA 대학 사회학과 교수였다던가. 어느 날 그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네팔로 관광 여행을 떠났다. 도중에 그는 여행 경유지인 인도 북부의 바라나시에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는데, 여기서 그의 이야기는 갑자기 끝이 난다. 왜냐하면 존 아무개라는 그 교수는 그곳 바라나시에서 평생을 보내게 되었으니까. 그는 네팔로도 가지 않았고, 미국으로도 돌아가지 않았다. 생에서 그런 순간을 조심해야 하리라. 저기 어딘가에서 인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꽃과 태양과 비의 나라, 사막과 해변과 만년설의 나라, 영원한 지혜를 축복하는 신들의 나라가! 어느 순간엔가 우리는 이 평범한 일상을 탈출해 그곳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인도. '인도인들은 정말로 손으로 음식을 먹을까요? 거리에선 요가수행자들이 물구나무를 서 있을까요? 소를 숭배하는 나라라서 도심지 한복판에 소떼가 어슬렁거릴까요? 그들에게선 카레 냄새가 날까요? 갠지스 강에 시체와 꽃을 버리고, 또 그 물을 성수라고 마실까요?' 이 모든 물음에 대한 대답은 '예스'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서구 문명과 만났지만, 여전히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나라다. 마케도니아의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가 페르시아 건너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인도를 정복하면 곧 세계를 제패하는 것'이라 믿고 역사적인 동방원정 길에 올랐다. 기원전 331 년. 티그리스 강가에서 페르시아인을 결정적으로 물리친 알렉산더는 군사를 동쪽으로 몰아 마침내 인도땅에 도착했다. 그의 군대는 별다른 저항없이 인도 북서부 지역을 점령했다. 그때가 기원전 326 년의 일이었다. 그리하여 인도는 영원히 희랍 정복자의 손에 넘어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두 해가 채 가기 전에 알렉산더는 도망치듯이 인도를 떠났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인도를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득한 서쪽 땅 바빌론에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생을 마쳤다. 역사가들은 세계 정복을 꿈꾸었던 한 위대한 인간을 파멸로 이끈 것은 다름아닌 아대륙 인도였다고 주장한다.
알렉산더는 인도를 작은 반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더스 강을 건너 조금만 전진하면 반대편 해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인더스 강을 건넜을 때 막상 그의 앞에는 광활하기 그지 없는 미지의 들판이 나타났다. 기원전 326 년 그해, 인도를 정복하고 인더스 강가에서 쉬고 있던 알렉산더의 눈에 몇 명의 탁발승 모습이 비쳤다. 탁발승들은 나체의 몸으로 햇볕을 쬐며 명상에 잠겨 있거나 한가롭게 졸고 있었다. 그들은 도무지 주위 사건에는 무관심한 듯했다. 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하생이기도 했던 알렉산더는 문득 그들이 소문으로만 듣던 동방의 현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젊고 현명한 부하 오네시크리토스를 불러 그들이 뭐하는 자들인가를 묻게 했다. 오네시크리토스는 그 탁발승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들은 뭣하는 자들인가?" 탁발승 하나가 조용히 그를 올려다보더니 이렇게 반문했다. "그렇게 묻는 그대는 누구인가?" 오네시크리토스는 자신을 설명했다. "나는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의 명을 받들어 당신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추구하는 자들인가를 묻고 있는 중이다. 당신들은 누구인가?" 그러자 탁발승은 말했다. "왜 그대의 대왕이란 자는 직접 찾아와서 묻지 않는 것인가? 중개인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고자 한다면, 이는 진흙탕에서 맑은 물을 구하려는 것과 같다.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한다면 그 역시 우리처럼 옷을 모두 벗어 던지고 겸허하게 이 태양 아래 앉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알렉산더처럼 대군을 이끌고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인도에 가진 않는다. 이제는 인도 여행이 별로 특별한 것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책방의 진열장에는 각종 인도 여행기가 즐비하다. '인도 기행' '인도 방랑' '인도 여정' '인도 성지 순례, 어디 책뿐이랴. '인도로 가는 길' '시티 오브 조이' '리틀 부다' 등의 인도 배경 영화가 수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거리에는 인도 치마를 입은 처녀들이 오가고, 인도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도 성업중이다. 바야흐로 인도 열풍이다. 인도는 더 이상 멀고 신비한 나라가 아니다. 신문을 펼쳐보라. 그러면 그곳에 인도 여행을 권유하는 항공사의 광고문이 "인도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붓다의 얼굴을 닮아 있어요" 하면서 유혹해 온다. 그러나 인도는 결코 다가가기 쉬운 나라가 아니다. 열 번을 여행했지만 인도는 여전히 내게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나라다. 더럽고, 익살맞고, 황당하고, 고귀하고, 기발하고, 화려하다. 인간의 모든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것들이 뒤범벅되어 마술처럼 펼쳐진다. 인도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그러하지 않은가. 또한 인도인들은 못났고, 가난하고, 마구 밀쳐대고, 불구자 투성이다. 고집세고, 낙천적이고, 기품 있고, 성스럽고, 때로는 슬플만치 삶에 대해 열정적이고, 동시에 베짱이보다 더 게으르다.
도시든 마을이든 어디에나 즐비한 신전의 신들은 수천 년 전에 탄생한 것들인 반면에, 인도인들은 여분의 신장이나 안구를 팔아서 냉장고와 전기밥통을 사들이기도 한다. 그들은 먹을 것도 없으면서 아침마다 신에게 바친다며 강물에 우유를 붓고 푸웅푸웅 소라고둥을 불어댄다. 가장 오래된 사원 전체가 남녀의 현란한 성행위 장면으로 조각돼 있는가 하면, 현대식 건물 벽에다 소똥을 말린다고 덕지덕지 발라놓기 일쑤다. 거지들은 초현대 건물 옆에 비스듬히 누더기 천막을 걸쳐놓고 살면서 아예 닭과 염소까지 친다. 오래된 성벽을 훔쳐가 집을 짓는 바람에 자이푸르의 유명한 성은 일곱 개의 문만 남고 성벽 대부분이 사라져버렸다. 물건값을 계속해서 깎으면 "그렇게 물건값을 깎으니까 넌 행복하냐?"고 상인들은 반문한다. 절제와 금욕의 도를 실천한다며 거리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마구 쥐어뜯거나 볼따구니를 쥐어박는다. 아^36^예 땅속에 들어가 얼굴만 내놓고 몇 년을 사는 요가 수행자도 있다.
서인도 뭄바이 해변로에선 보석 같은 아라비아 해를 감상할 수 있고, 남인도 마드라스의 해변에서는 성난 노도처럼 파도쳐오는 벵골만을 마주할 수 있는 나라! 그리고 북쪽 캐시미르 지방에선 신비의 설국들이 우뚝 다가서는 나라. 인구는 9억을 넘었고, 2백만 명의 박사와 1천만 명의 성자가 사는 나라! 탁발승들은 마음의 평화를 찾아 인도 전역을 방랑한다. 그들의 교리에 따르면 인간은 8천4백만 번의 윤회를 거쳐 비로소 해탈에 이른다. 거지들은 돈을 줘도 절대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선행을 베풂으로써 자신의 악업을 씻으니,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이 거지들의 관점이다. 그리고 가난은 극복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업보다. 그런가 하면 그들은 입만 열면 인생의 목적이 지혜의 획득과 마음의 평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수천 년 전부터 소를 숭상하여, 우주의 창조주인 신 크리쉬나는 소와 소몰이꾼 사이에서 자라났다. 현대식 건물이 늘어선 도심지 거리에는 소떼와 자동차와 자전거와 염소, 닭, 돼지들이 행렬을 이룬다. 서양 역사에서 1000 년이라고 하면 긴 시간이다. 로마 제국의 발흥, 쇠퇴, 멸망은 모두 이 이간 사이에 일어났다. 고대 그리스는 그 절반이 채 못되는 동안에 융성하고 붕괴했다. 그런데 힌두교는 그 기초를 구축하는 데만 꼬박 1000 년(기원전 1500 년경부터 500 년경까지)의 세월이 걸렸다. 그러나 여전히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인구의 9 할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
1492 년에 콜럼버스는 황금을 찾아 인도를 향해 돛을 올렸다. 그리고 그는 엉뚱한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해서 그곳을 인도라 부르고, 그곳 사람들을 인디언(인도인)이라고 부르는 인류사 최고의 코미디를 행했다. 신라의 승려 혜초와 당나라의 현장은 몇 년을 뚜벅뚜벅 걸어서 서역국 인도에 도착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떠나지만 1년도 안 되어 다시 찾게 되는 나라! 자신과 다른 이들을 개선하고자 나라를 떠나는 자는 철학자이지만, 호기심이라 불리는 무목의 충동에 의해 이 나라 저 나라를 찾는 자는 방랑자에 불과하다고 고울드는 말했다. 나는 그런 방랑자가 되고자 노력했다. 인더스 강가에서 탁발승들이 오네시크리토스에게 반문했듯이, '타인이 누구인가를 묻기 전에 나 자신이 누구인가'를 반문해보는 장소가 나에게는 다름아닌 인도였다. 모든 가주말나무 아래가 곧 인도였다. 삐걱대며 지나가는 수레 라따가 인도였다.
그곳에서 나는 때로 당혹스러웠고, 어지러웠으며, 사기를 당하기도 했고, 무서워 도망치기도 했다. 허무하거나, 존재 밑바닥까지 행복하기도 했다. 눈을 똑바로 뜨고서 나 자신과 마주서본 적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인도였다. 어떤 이들은 인도는 자기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라고도 단언한다. 그러니 우리는 굳이 어디로 떠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형이상학적 관념의 비약을 꾀하기 전에, 허름한 여인숙의 창문을 열어젖히고 아침의 인도와 마주하는 것이 나는 좋았다. 아열대의 공기, 이상한 새들, 꽃과 차의 향기, 신전의 인상적인 지붕들, 사리를 휘감고 광활한 들판 너머로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던 여인들, 그러한 것이 나는 좋았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여행에 있었으며, 특히 인도 여행은 그 황금기의 열매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을 배웠고, 세상을 알았다. 밤을 지나보내고, 여인숙 문을 나서면 어디나 인도였다. 벌써부터 경적을 울려대는 릭샤와 소떼와 해변으로 똥 누러 가는 인도인들에게 나는 큰소리로 아침 인사를 하곤 했다.
"굿모닝 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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