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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746호
단기 4343 / 서기 2010. 5. 8 (음력 3. 25)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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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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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안산시 전국 여성백일장
초대의 글
생동하는 5월이 문학을 더욱 생각나게 하는 계절입니다. 문학의 향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제9회 안산시 전국여성백일장(공모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희 안산여성문학회는 순수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전국에 계신 문학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의미깊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자 이 행사를 진행합니다. 부디 오셔서 이번 축제의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5월 안산여성문학회 회장 이 현 표
제9회 안산시 전국여성백일장(공모전)
*주 관 : 안산여성문학회 *후 원 : 한양대학교, 안산문인협회, 여성신문(주)
*공모부분 : 시 (200자 원고지 10매 내외 3편) 산문(200자 원고지 15매 내외 2편)
*응모자격 : 만 20세 이상 전국거주 여성(이민자가정 외국인가능) (단, 등단작가는 응모할 수 없음)
*응모주제 : 자유(제한없음)
*공모기간 : 2010.5.15 ~ 2010.6.15 까지(1개월간) (인터넷 접수는 마감일 자정까지, 우편접수는 마감일 소인분까지)
*당선발표 : 2010. 6.28(월) 오전 10시
*시상내용 : 장원(1명) - 1,000,000/ 준장원(1명) - 500,000 우수(4명) - 400,000/ 입선(20명) 상품권
*응모요령 : **작품은 원고지 또는 A4 용지로 작성하며, 표지에 성명(본명), 주민번호, 주소, 연락처 기재 **우편접수는 마감일 소인분까지 유효하며, 우편봉투 하단에 '응모부문' 기재 **온라인 응모는 로그인 후 작품파일 첨부해야 함 **응모된 원고는 일체 반환하지 않으며, 당선적에 대한 저작권은 안산여성문학회에 귀속 **응모작품은 제출일 이전 미발표된 작품이어야 하며 본인 순수창작품이어야 함. **기 발표된 작품이거나 표절, 위작으로 밝혀질 경우 당선이 취소 함. **심사는 문단 권위자로 위촉하며 당선자 발표시 명단을 함께 발표함. **입상작 중 장원, 준장원, 우수상 작품은 안산여성문학회 동인지 제 13호집에 수록 발간함.
*작품접수 : 인터넷 메일 - ansan31@naver.com 안산여성문학회 ansan31@hanmail.net 안산여성문학회 우편접수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우체국 사서함 97호 안산여성문학회
*문의사항 : 회장 - 019-9410-2920 / 사무국장 - 011-9781-2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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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오늘의 어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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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는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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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말글 / 한글바로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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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옷 안 꿰매(천의무봉)
이 이야기는 <영괴록>에 있다.
어느 여름날 밤 곽한이 뜰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었다. 그때 야릇한 향내와 함께 눈부시게 어여쁜 아름이(아름다운 이)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섰다. 곽한이 놀라 그의 앞에 납작 엎드리니, 아름이는 웃음 띤 얼굴을 하며 “소녀는 하늘나라 직녀입니다. 서방님의 몸깔(인품)을 사모하여 이렇게 왔습니다”라고 했다. 곽한은 직녀와 꿈과 같은 하룻밤을 지샜다. 그미는 날이 새자, 구름을 타고 하늘로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직녀가 밤마다 찾아와 곽한과 구름비(운우)의 정을 나누었다. 이윽고 칠석날 밤에는 직녀가 나타나지 않았다가 며칠 뒤에 또 나타났다. 곽이 “오랫동안 못 뵈었네요” 하니까, 직녀가 웃으며 말했다. “하늘의 하루는 이승의 닷새가 됩니다.” 곽이 무심코 직녀의 옷을 보니 꿰맨 데가 없었다. 까닭을 물은즉, “하늘옷(하늘 사람들이 입는 옷)은 바늘이나 실로 꿰매지 않습니다”라는 대답이었다. 그가 보고 있는데, 그미가 돌아가려 하자, 그 옷이 저절로 스르르 몸에 감기는 것이었다.
직녀의 옷에 꿰맨 데가 없다는 데에서 글이나 그림이 잔꾀가 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완전하다는 뜻으로 ‘하늘옷 안 꿰매’(천의무봉)라고 하게 되었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빚쟁이
빚을 내어 쓰고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빚쟁이’는 저승사자나 다름없을 것이다. 빚쟁이의 빚 독촉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빚쟁이 하면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연상될 만큼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 악덕을 일삼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빚꾸러기’라는 말도 있다. 빚을 많이 진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빚쟁이나 빚꾸러기나 다 그런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해주로 달려간 안태건은 옛날 기세만 믿고 바로 빚쟁이를 찾아가 엄하게 다그쳤다.” 중앙 일간지에 연재된 이문열의 소설 <불멸> 중에서 따온 구절이다.
여기서는 빚을 준 사람이 아니라 빚을 진 사람을 ‘빚쟁이’라고 했다. 사전들은 모두 ‘빚쟁이’와 ‘빚꾸러기’를 올려놓았다. 그러나 ‘빚쟁이’에 대한 풀이는 두 갈래로 갈린다. ‘빚을 준 사람’으로 풀이하는 것은 모든 사전이 공통적이다. 그런데 일부 사전은 제2의 뜻으로 ‘빚을 많이 진 사람’으로 풀이하고 있다. 빚꾸러기와 동의어로도 보는 것이다. 그러나 ‘빚꾸러기’를 ‘빚을 준 사람’으로 풀이한 예는 없다.
‘빚쟁이’가 채권자와 채무자 양쪽을 모두 지칭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빚쟁이는 빚을 준 사람, 빚꾸러기는 빚을 진 사람이었지만, 대중의 씀씀이에 따라 빚쟁이가 서로 반대되는 두 뜻을 가지게 되었다.
우재욱/시인
쇠고기와 소고기
‘쇠고기’에서 ‘쇠’는 ‘소+ㅣ’로 나눌 수 있다.‘ㅣ’는 옛말에서 ‘의’의 뜻이었다. 따라서 ‘쇠’는 ‘소의’라는 의미다.‘쇠고기’,‘쇠가죽’,‘쇠뿔’은 ‘소의 고기’,‘소의 가죽’,‘소의 뿔’과 같은 뜻이다.‘소고기’는 ‘닭고기’,‘돼지고기’처럼 단순히 동물 이름과 ‘고기’가 결합한 형태다. 둘 다 표준어인 복수 표준어다.1988년 전까지는 ‘쇠고기’만 표준어였다.
아저씨
오촌과 칠촌은 아버지와 같은 항렬이다. 이들 중 남자는 나에게 아저씨로 불린다. 아저씨는 이처럼 혈연으로 이루어진 관계를 나타내는 친족어에서 출발한다. 남남인 사이에서 남자 어른을 부르는 말로도 사용되는데, 이때는 친근한 호칭이 되지 못한다. 불리는 당사자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 북녘에서 ‘아저씨’는 언니의 남편, 즉 형부를 가리킨다.
통합키로, 참석키로
"이번 회담에는 34개국 정상이 참석키로 돼 있었다." "이 회사는 PC 부문과 프린터 부문을 통합키로 했다."
위 예문에서 '-하기로'를 줄여 '-키로'로 적은 '참석키로, 통합키로' 등은 어문 규정상 올바른 형태가 아니다. '참석기로, 통합기로'처럼 적어야 옳다.
한글 맞춤법은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고[간편케(간편하게), 다정타(다정하다), 연구토록(연구하도록), 정결타(정결하다), 가타(가하다), 흔타(흔하다)],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갑갑지(갑갑하지), 거북지(거북하지), 생각건대(생각하건대), 생각다 못해(생각하다 못해), 깨끗지(깨끗하지), 넉넉지(넉넉하지), 답답지(답답하지), 섭섭지(섭섭하지), 익숙지(익숙하지)' 등은 '하'가 완전히 줄어든 예다. 이런 형태는 안울림소리(ㄱ,ㅂ,ㅅ 등) 받침 뒤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참석기로, 통합기로' 처럼 쓰는 게 어색하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 때는 '참석하기로, 통합하기로'처럼 '하'를 살리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된다.
부화가 치밀다, 부아가 치밀다 / 화병, 홧병
고함을 지를까, 잔뜩 먹어 볼까. 분노가 밀려올 때 에스키모는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화가 나면 나름의 방법으로 가라앉히려 들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틱낫한은 "화는 신체 장기와 같아 함부로 떼어 버릴 수 없다"고 했을 정도다.
이처럼 노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을 '부화가 나다'고 흔히 표현한다. 간혹 '부애가 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 틀린 말로 '부아'라고 써야 한다. '부화'는 오늘날 쓰지 않는 옛말이고 '부애'는 사투리다.
우리말은 신체 부위로 감정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허파(폐)를 일컫는 '부아' 역시 화가 끓어오르면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들썩거리는 모양에서 '분한 마음'이란 뜻으로 쓰이게 됐다.
"비상금을 숨겨 둔 장소를 아내가 찾아내자 그는 은근히 부아가 나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물었다" "사상의학에선 폐기능이 발달한 태양인이 부아를 내기가 쉽다고 말한다"와 같이 쓰인다.
치미는 부아를 삭이지 못하고 계속 쌓게 되면 '화병'이 생기기도 한다. 발음 때문에 '화병(火病)'을 '홧병'으로 표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자와 한자의 합성어엔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화병'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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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우리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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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방 - 김명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적멸의 파문이 손끝에 와 닿았죠. 그 파문을 살며시 걷어내고 침대에 눕자 창틀에 낀 적멸이 나를 힐끗, 훔쳐보았죠. 한때 나도 무언(無言)을 사랑한 적 있었으나, 지금은 누군가의 독백이나마 엿듣고 싶네요.
나, 비밀한 방 한 칸 들여놓고, 인터넷 쇼핑몰에 근육질의 남자를 주문했지요.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창문에는 환한 미소를 걸어두고, 천장에는 I LOVE라는 모빌을 걸었죠. 배달된 그 남자를 침실로 밀어 넣고, 가슴을 열자 아, 커다란 분화구가 뚫려 있었죠. 진한 페르몬향이 몸을 풀고 있었어요. 고개를 돌렸으나 음화처럼 자꾸 뒤엉키지 뭐예요.
그곳으로 여자들이 들락거렸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죠. 비 그쳐도 흔적은 남아 있잖아요. 내 가슴은 끌로 긁어낸 듯 아팠어요.(집착하지 마라, 집착하지 마라, 사랑이란 환상 아니냐?) 지글지글 끓어오를 때마다 달빛 한 스푼 넣어 만든 칵테일로 마음을 눌러 두었죠.
날이 갈수록 그 남자의 방은 넓어졌죠. 내 침실엔 여전히 이끼 같은 불안이 자라고, 모멸이 서러운 알을 슬기 시작했죠. 낯설은 언어들만 기름처럼 고였어요.
비를 좋아한 사람은 추억이 많다죠? 젖은 시간을 걷어올리고 물끄러미 서 있는 그의 등에 추억들이 걸어다니고 있네요. 추억이란 그리움과 아픔이 집을 짓는 것 아닌가요? 그의 머릿속에 저장된 추억을 삭제해버렸죠. 셀프컨트롤을 입력시키고, 다시는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서버용 백신도 주사했죠. 진실과 거짓의 회로가 서로 충돌하는지 그는 머리를 싸매곤 하네요. 이곳저곳에서 따와서 카피한 문장처럼 들떠있는데, 그쪽으로 주파수를 맞추어놓고 살 수 없잖아요. 차라리 그 남자의 방을 폐쇄해버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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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현대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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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강물은(2) - 전성렬
저녁 강물은 한 소절 내 姬야 고운 노래.
음표 하나에도 노을은 붉게 타고
애잔한 너의 미소가 바람결에 타고 오는......
가자 가자 하다가도 주저앉은 강둑으로
나비 되어 날아 오는 어느 새 봄은 가고
흐르는 물소리 따라 마음은 또 천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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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이글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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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 - 김형균 엮음
1. 신비한 세계로의 여행
죽은 영혼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인
프랑스의 생리학자인 리세 교수는 어느날 밤, 매우 이상한 꿈을 꾸었다. 애처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 꿈이었다.
"에바를 찾으세요. 저는 그녀를 통해 당신을 만날 겁니다."
그런 꿈은 며칠간 계속되었다. 이상히 여긴 리세 교수는 모든 일을 다 팽개치고 에바라는 여자를 찾아 다녔다. 한달쯤 지나서야 겨우 에바라는 여자를 찾게 되었다. 에바는 15세의 소녀였다. 더구나 그 소녀는 심령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레세 교수는 그 소녀가 나오는 교령회(죽은이의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과 통하는 것을 연구하기 위한 모임.)에 참석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너내는 에바입니다."
한 사람이 소녀를 소개했다. 머리를 가지런히 묶고 검은 옷을 입은 소녀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검은 천으로 두른 암실로 들어갔다. 암실 안에도 역시 검은 천으로 덮은 의자가 있었습니다. 에바는 거기에 단정하게 앉았다. 방안의 불빛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암실 앞에만 희뿌연 불빛이 조금 비쳐졌다. 소녀는 눈을 꼭 감더니 최면상태에 들어갔다.
"어쩐지 기분이 묘한데." "너무 무서워요." 어린 아이들은 울기도 했다. "쉿, 조용히 하세요."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잠시 뒤에 벌어질 일을 기다렸다. 리세 교수도 정신을 집중시켜 에바만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암실 안의 에바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나자 에바의 입에서 하얀 연기가 뭉클뭉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연기 덩어리는 살이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사람의 얼굴 모습이 되었다.
"앗! 저건."
라세 교수는 순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연기가 변한 얼굴은 다름아닌 몇 년전에 죽은 자기의 약혼녀엿던 것이다. 약혼녀의 얼굴은 리세 교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놀라서 뛰쳐 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사람도 있었다. 리세 교수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는 사이 리세 교수의 약혼녀 얼굴은 점점 뿌옇게 흐려지더니 다시 연기로 번했다. 그러자 그것을 에베가 다시 입으로 삼켰다. 리세 교수는 그때부터 에바의 교령회에 매번 참석하여 에바가 토해 내는 하얀 물질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것을 연구한 결과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젤리같은 것임을 알아냈다. 그래서 이것을 '액토플라즘'이라고 이름 붙였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바꾼 에바는 1890년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에바의 본명은 말타 베로우였다. 그런데 이상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부터 에바 카리에르로 불리워졌고 나중에는 이것을 줄여서 에바 C라고 불리게 되었다. 에바가 이 능력을 갖게 되었을 그때, 유럽에서는 한창 영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래서 영적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교령회를 열어 영혼의 존재를 확인해 보는일이 대유행이었다. 그런 교령회에는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지식인들이나 과학자들가지도 참석했다. 에바 외에도 물질화 현상을 일으킨 영매(신령이나 죽은 사람의 혼령과 의사를 통할 수 있는 매개자.)들이 여러 사람있었는데 그들은 대게 속임수를 쓴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들이 불러낸 영혼을 적외선 카메라로 찍어보니 사람이 변장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에바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에바C가 불어낸 영혼은 굉장히 많았다. 하루는 온통 황금으로 치장한 이집트 왕녀의 영혼이 나왔다. 한 과학자가 왕녀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냈다. 연구 결과, 왕녀의 머리카락은 살아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성분과 똑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그것은 에바C의 머리카락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또 한번은 턱수염을 기른 남자의 영혼이 나타났다. 관객중의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나는 저 분 밑에서 일했습니다. 저분은 돌아가신지 3년도 더 되었습니다."
점점 유명해진 에바C는 2년 뒤 파리로 갔다. 거기서 에바는 코메디작가이자 조각가인 비손 부인을 만나게 되었다. 에바만한 나이의 딸을 잃은 지 얼마 안디는 비손 부인은 딸애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을 낙으로 살아 가고 있엇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에바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비손 부인은 그 즉시 에바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한번만이라도 자기 딸을 보게 해달라고 에바에게 부탁했다. 에바는 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이렇게 텃붙였다.
"저는 따님의 영혼을 부를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따님을 보게 된다는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놀랍게도 비손 부인은 딸을 볼수가 있었다. 그러나 딸의 영혼이 나타나는 순간, 비손부인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잠시 후 정신이 든 비손 부인은 에바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정말 고맙구나. 나는 이제부터 너를 내 딸처럼 여기겠다."
그 뒤 비손 부인은 에바의 절대적인 후원자가 되었다. 에바는 비손 부인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물질화 현상의 실험회를 수없이 가졌다. 비손 부인이 집에는 심령연구가, 과학자, 심리학 박사, 그빡의 연구가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심령 연구가인 슈렝크 노칭이 에바를 찾아왔다. 노칭은 에바가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에바의 몸을 샅샅이 조사했다. 옷은 물론 입속 귓속 겨드랑이 머리속 신발속 까지 철저한 검사를 끝낸 뒤 에바는 암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암실의 커튼을 닫았다. 잠시 후 커튼을 열자 이상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에바는 몹시 괴로운 듯 신음소리를 냈다. 에바의 숨소리는 뱃속 깊은 곳에서 끌려 나오듯 갈라져 있었다. 에바의 입에서는 회색 연기가 솔솔 흘러 나왔다. 연기는 차츰 짙어지더니 하얀색으로 변했다. 그리곤 4개의 손가락 윤곽이 드러났다. 그것은 조금씩 움직이며 변해갔다. 그러면서 에바의 어깨 위로 옮겨갔다. 그러자 곧 그것은 사람의 얼굴로 변했다.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자였는데 코 밑에는 큰 점이 나있었다. 노칭은 이 여자의 얼굴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구스타프 쥬레라는 사람도 에바를 찾아왔다. 쥬레는 액토프라즘이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전부 카메라로 찍었다. 그 몇 백 장의 사진은 금세 화제거리가 되었다.
"이 사진들을 봐. 에바는 절대 속임수가 아냐." "난 믿을 수 없어. 그게 사실이라면 왜 암실에서만 영혼을 부르는 거지? 커튼으로 가릴 때 속임수를 쓰는 건지도 몰라."
이렇게 에바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에바의 물질화 현상이 어두운 방에서 커튼을 닫고 이루어지므로 사람들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물론 속임수의 여지는 분명히 있었다. 쥬레가 찍었던 사진 중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된 것이다. 영혼의 얼굴 근처에 '르미로아르'라는 신문 제목의 일부가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영혼의 얼굴을 신문에서 잘라붙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신을 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대학의 심리학자들은 15번에 걸친 실험회에 참석한 뒤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혼을 부를 때 에바C는 의식이 전혀 없는 최면 상태에 들어간다고 한다. 만약 속임수를 쓴다면 절대로 최면 상태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또 그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에바의 호흡은 매우 거칠며, 큰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뒤쪽으로 쳐든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또 이런 것도 밝혔다.
"우리는 속임수를 쓰는 증거를 찾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바는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액토플라즘은 에바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은 현대 생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쥬레는 액토플라즘을 만져 보았다고 했다. 보기에는 연기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딱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쥬레 이러한 가설을 내세웠다. 첫째, 영혼이 나타나는 것은 에바의 머리에서 만들어지는 이미지가 액토플라즘에 의해 모습을 갖는 것이다. 둘째,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 세상에 나타나고 싶어서 에바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그러나 쥬레의 가설을 정확하다고 받아들어지기에는 어쩐지 좀 미흡한 점이 있다. 세상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들. 에바C 정도라면 설명할 수 없는 일중 최고가 아닐까? 그렇지만 에바C가 보여준 것은 너무나도 신기한 일이라 그것을 믿는 것이 안믿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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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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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을 꿈꾸는 너희들이여 - 라즈니쉬 外
1. 배꼽 - 라즈니쉬
초월
옛날 중국 어느 마을에 매우 부유한 미망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수도승을 삼십년 동안이나 온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를 해 오고 있었다. 그 수도승은 깨달음을 얻은 자였고, 수양으로 인해 매우 안정되고 평화로와 보였다. 그 안정감은 삶이 깨끗하고 신선할 때 자연스럽게 오는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미망인이 나이가 점점 들어감에 따라 노쇠해져서 이젠 이 세상을 떠날 날이 가까와 오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거리의 창녀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명이 다하기 전에 꼭 한가지 알고 싶은게 있다. 그것은 내가 삼십년 동안이나 뒷바라지를 해 온 수도승이 과연 득도를 하였는지를 확인하고 싶구나"
미망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돈은 네가 원하는 대로 주겠다. 한밤중에 수도승이 도를 닦고 있는 암자로 찾아가거라. 그에게는 도둑맞을 물건이라곤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니 암자의 문을 잠그지 않았을 것이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껴안아 보아라. 그런 후 그의 반응을 지켜 보아라. 그리고 내게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해다오. 내가 죽기 전에 과연 참된 스님에게 봉사를 했는지 아니면 그동안 내가 괜한 헛수고를 했는지, 그것을 알고 싶구나"
미망인의 부탁을 받은 창녀를 한밤중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수도승이 도를 닦고 있는 암자로 찾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작은 호롱불이 켜져 있었다. 수도승은 눈을 감은 채 명상중에 있었다. 그런데 호롱불이 바람에 흔들리자 눈을 뜨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거리의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수도승은 놀란 나머지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다. 그는 창녀를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네가 왜 이곳에 았느냐?"
창녀가 미소를 머금으며 다가가 그를 껴안으려 하자,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도망치려 했다. 창녀가 미망인에게 돌아와 수도승과의 일을 모두 고했다. 창녀의 말을 들은 미망인은 자기가 수도승에게 지어 주었던 암자를 불살라 버릴 것을 명하였다. 그리고나서 미망인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그가 도를 깨우쳤다면 창녀를 따뜻하게 대해 주고 자비를 베풀었을 것이다."
-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은 아직도 당신이 집착을 버리지 못하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노여움을 갖는다는 것은 아직도 당신의 깨우침이 자연스러워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당신이 삶을 초월하게 되었을 때, 당신은 당신 자신마저 초월하게 된다. 찾은 삶과 찾은 나를 모두 지워버릴 때 비로소 모든 초월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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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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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바꾼다 - 송천호
제6장 내 마음의 향기
믿음
믿음으로 대하라. 먼저 믿음으로 대하면 믿음을 되돌려받고, 먼저 불신으로 대하면 불신을 되돌려받는다. 상대를 시험하려 들거나 자신의 의도를 숨긴 채 상대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은근히 떠보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행위는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보다도 더 많은 불쾌감을 유발시킨다. 시험하려 들거나 은근히 떠보는 행위는 상대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그 배신감과 불쾌감은 더욱더 크다. 상대의 마음을 떠보고 싶다면 화끈하게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들을지언정 솔직하게 물어야 한다. 상대의 속마음을 읽어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불쾌감을 사지 않는 일이다. 떠보는 행위에 의해서 상대의 속마음을 읽어 냈다 하더라도 상대에게 불쾌감을 유발시켜 놓았다면 그 불신감을 되돌려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정도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 근본적으로 믿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처음부터 부정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긍정의 눈으로 보다가 믿지 못할 만한 행위를 발견했을 경우에만 부정의 눈을 떠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양심이 있기 때문에 설령 믿을 구석이 없다 하더라도 믿어 주면, 그 믿음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믿을 만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비웃음
지금 변변치 않다고 해서 장래의 인생까지 그럴 것이라고 속단하고 비웃지 마라. 경기는 끝나 봐야 결과를 알 수 있고 생은 마감되어 봐야 깊이를 잴 수 있다. 현재의 처지만을 보고 그 사람의 전체 인생을 비웃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젊은이를 비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자신의 인생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인의 인생에 관여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고, 불리한 입장에 몰려 있을 때 비웃어 놓으면 유리한 입장으로 반전되었을 때 얼굴을 내밀 수가 없게 된다. 약자로 전락되었을 때 몸을 떳떳이 내놓으려면 강자의 위치에 있을 때 몸을 도사려 놓아야 한다. 지금의 반대 상황이 닥쳤을 때 역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자중해야 한다.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은 언제 이슬처럼 사라질지 모르는 아주 불확실한 것들이다. 대단하다고 여기면서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권력도, 돈 많다고 떵떵거리는 그 으스댐도 언제 역으로 변할지 모르는 것들이다. 삶은 잘되는 시기와 못되는 시기가 번갈아 오며, 어는 것 하나라도 지속되는 것은 없다. 오늘의 호기가 내일의 위기로 전락하는가 하면 오늘의 위기가 내일의 호기로 반전되기도하여 그야말로 한치 앞도 예측할 수가 없다. 따라서 타인이 잘못되었을 때 비웃거나 자신이 잘되었을 때 자랑을 늘어놓으면 그 반대의 상황이 닥쳤을 때 감당할 수가 없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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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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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를 위하여 - 김규항·김정란·진중권·홍세화
김규항 에세이
염치
알고보면 이번 스크린쿼터 파동이란 골 때리는 일이었다. 스크린쿼터는 GATT는 물론 그 후신인 WTO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문화적 예외 조항'으로 볼 때, 현재로선 어떤 `경제 논리'로도 축소나 폐지를 거론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제가 안 되는 일이 문제가 된 셈이다. 내막은 문화 의식이 결여된 한국 공무원들이 `공적 무역'이라는 채찍과 `5억달러 투자'(외자 유치!)라는 당근으로 꼬드기는 미국 공무원들에게 은근슬쩍 땅문서(스크린쿼터라는) 내주려다 소란이 난, `실화'보다는 `야담'에 가까운, 그런 일이었다. 영화인들은 전례 없이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싸웠냐 하면 "자신들의 모습에 놀랄 정도"라고 했다. 두 달이 넘게 계속된 영화인들의 싸움은 공무원들이 꼬리를 빼고 국회 결의안이 관철되고서야 일차 마무리되었다. 농성을 풀며 영화인들은 "국민의 지지를 얻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영화인들이 제아무리 열심히 싸웠던들 국민들이 외면했다면 결과는 전혀 달랐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이 왜 이리도 민망한가.
과연 한국 영화인들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한 사람들인가. 제 밥그릇이 걸린 일에는 "자신들이 놀랄 정도"로 열심인 영화인들은 남의 밥그릇에는 어떤 관심을 보였던가. 자신들의 불행을 언제나 민족이라는 이름에 호소하는 영화인들은 정작 민족이 불행할 때 어디에 있었던가. 이번 싸움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독점 자본`으로 해석하는 참신함을 보인 영화인들은 다른 업종의 노동자들이 진짜 독점자본과 싸울 때 무엇을 도왔던가. 이번 싸움에서 한국영화를 '민족 고유의 것`으로 해석하던 영화인들은 농민들이 신토불이를 외치며 미국 쌀과 싸울 때 어떤 지지를 보냈던가. 이 나라의 유한 계급을 뺀 모든 백성들이 불행해진 구제금융 시대가 일년을 넘기고 있지만 그 동안 영화인들은 그 잘난 영화 예술로 세상의 어떤 모습을 그려냈던가. '경쟁력`을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고 길거리를 헤매는 이 나라의 백성들이 그런 염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경쟁력`을 유보하는 아량을 베풀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한번도 사회적이지 않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사회적 혜택은 과연 공정한가.
이번 싸움을 통해 개발된 영화인들의 자기 논리가 전례 없이 정교함에도, 이번 싸움의 열기가 밥그릇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체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냉소하고 일상의 우연에 천착한다는 지성파 감독까지 연단에 오르는 이변이 생길 리 있었겠는가('정치 의식`을 초월한 듯 행동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경제 의식' 아래에 머물 뿐이다). 나는 영화인들의 '경제 투쟁'을 비난하고 싶지않다. 다만 그 경제투쟁이 경제투쟁에 머물지 않기를,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열정이 남의 밥그릇도 함께 생각하는 사회적 지평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영화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억울함과 고통을 이 나라의 백성들이 겪는 보편적인 억울함과 고통 속에서 재발견하여야 한다. 영화인들은 이번 싸움을 통해 지켜낸 스크린쿼터가 오로지 영화라는 업종에만 주어지는 소중한 혜택임을, 그들의 장사가 매우 특별한 장사임을 다시금 생각하여야 한다. 그것은 산업의 문제이자 예술의 문제지만, 오히려 '염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족 : 이 만큼 말하고도, 내 속은 여전히 찜찜하다. 한국 영화인들이 농성장에서 함께 흘린 눈물은 모두 같은가. 영화 자본가의 눈물과 영화 노동자의 눈물은 싸움이 끝난 다음에도 연대하는가. 싸움의 성과로 얻어지는 산업적 이익은 함께 흘린 눈물처럼 공정하게 분배되는가. 한국 영화인들은 같은 민족인 동시에 같은 계급인가. 한국 영화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식선'의 정치 의식이다. (99년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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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동서양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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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도의 바탕 - 천하
천하를 다스리는 도법을 가진 자들은 많다. 모두가 덧붙일 것이 없는 것을 가졌다고 한다. 옛날의 소위 도술이란 것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디에나 없는 곳이 없다. 그렇다면 신은 어떤 연유로 내려오는 것인가? 밝음은 어떤 연유로 나오는가? 성인이 출현하고 왕이 달성하는 것은 모두 하나에서 근원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이렇다. 하고 내세우는 학파가 많다. 그들은 한결같이 그것이 제일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도를 전하는 근본적인 학술이 있다는 말인가? 그보다는 도 자체가 보편적인 것이므로 어디에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도의 작용이 나타나고 모습이 구체화되며, 성인이 출현하고 제왕의 공업이 이루어지는 이 모든 것은 한결같이 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위대한 장자 - 천하
그 글은 비록 기발하고 특별하나 사물과 더불어 서로 따르므로* 해침이 없다. 그 말은 혹은 허하고 혹은 실하나 그 골계가 가관이다. 그 충실함이 더할 수 없을 정도다. 위로는 조물자와 더불어 놀고, 아래로는 생사를 내던져 종시가 없는 것과 벗한다. 근본*에 대한 것은 굉대하게 열리고, 깊고 넓게 덮으며, 대종에 대한 그렇다고는 하나 변화에 응하여 만물을 해설한 것이기에 그 이치를 다 말할 수가 없고, 장래에도 허물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즉 망망하고 매매하니 다하지 못한 것이다.
* 사물과 더불어 서로 따르므로 : 원문은 연환으로, 빙빙 도는 모양을 말한다. * 근본 : 여기서는 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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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저서는 규모가 웅대하고 상식적인 사고를 초월한다. 그의 논술은 자유 자재여서 남을 해치지 않으며, 그의 표현은 신출 귀몰하고 기기 괴괴해서 파격적인 재미가 있다. 또 내용에는 생명력이 충일한 풍성함이 있다. 위로는 조물자와 함께 놀며, 아래로는 생사를 벗어나고, 시간을 초월한 자와 벗하는 것이 그의 경지이다. 근원적인 진리에 대한 파악은 광대하고 넓어 두루 미치며, 도에 대한 그의 이해는 정신의 편안한 조화를 얻어 높은 세계로 올라가 있다. 이를테면 신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변화하는 현상계에 순응하여 삼라 만상에 존재 양식을 해설한 것이므로 그 이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장래에도 그러한 허물을 벗을 수는 없을 터이니 그런 의미에서 그 역시 '미진한 것을 남긴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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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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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게 신발 신기기 - 오쇼 라즈니쉬
용기
뮬라 나스루딘이 매우 화가 나서, 몹시 호전적이며 위험스럽게 보이는 태도로, 커피점으로 들어가서 말했다.
"누군가 내 아내더러 추한 늙은 노파라고 불렀다는데, 그 녀석이 누구냐?"
그러자 한 남자가 일어섰는데 매우 크고 건장하며 거인 같은 남자였다. 그는 말했다.
"내가 당신의 아내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그것이 어쨌다는 건가?"
그 사람을 보자 나스루딘은 곧 조용해졌다. 그는 위험을 느꼈던 것이다. 나스루딘은 그에게로 다가가서 말했다.
"고맙소, 나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었소만 나는 말할 용기가 없었소. 그런데 당신이 그것을 대신 말해주었소. 당신은 용감한 사람이오."
- 관계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왜 그것은 항상 추해지는가? 왜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왜 모든 것이 독성을 띠게 되는가? 마음은 항상 사물을 조작하는 데 행복을 느끼지만 사물은 결코 반역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언제나 유순하고 결코 불복종하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살아 있지만 그대는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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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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