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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705호
단기 4343. 2. 25 (음력 1. 12)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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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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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미래를 열어 갈 제8회 <푸른문학상> 작품 공모 ::
<푸른책들>은 ‘한국 유일의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로서 그 동안 우리 작가가 창작한 아동청소년문학 작품만을 출간하는 일에 열중해 왔습니다. <푸른책들>과 <동화읽는가족>은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인작가를 발굴하려는 취지로 ‘푸른문학상’을 공모하여, 제1회 수상작으로 손호경 장편동화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와 박지숙 외 3인 중ㆍ단편동화집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를, 제2회 수상작으로 유정이 동화집 『이젠 비밀이 아니야』와 김지영 외 3인 중ㆍ단편동화집 『날아라, 마법의 양탄자』를, 제3회 수상작으로 강 미 청소년소설 『길 위의 책』, 최지현 외 3인 중ㆍ단편동화집 『조각보 이불』, 김 영 외 3인 동시집 『강아지 우산 나와라』를, 제4회 수상작으로 청소년소설 『쥐를 잡자』, 장편동화 『주몽의 알을 찾아라』, 이옥근 외 3인 동시집 『방귀 한 방』, 박산향 외 2인 중ㆍ단편동화집 『가면 놀이』, 그리고 김찬정의 평론 「'새' 동화를 부르는 '옛'이야기」를, 제5회 수상작으로 청소년소설 『리남행 비행기』, 한선자 외 3인 동시집 『마트에 사는 귀신』, 최금진 외 5인 중 · 단편동화집 『지구를 떠나며』, 그리고 황수대의 평론 「이문구 동시의 생태학적 의미」를, 제6회 수상작으로 최유정의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 문부일의 청소년 단편소설집 『살리에르, 웃다』, 곽해룡 외 2인 동시집 『도둑고양이와 문제아』, 황현진 외 4인 중 · 단편동화집 『조태백 탈출 사건』, 그리고 황영숙의 평론 「청소년소설에 나타난 정체성 탐색의 양상」를 각각 발굴한 바 있습니다.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8회 푸른문학상’ 작품을 다음과 같이 공모합니다. 참신한 감수성과 탄탄한 역량을 가진 작가 지망생 및 신인 작가들의 많은 응모를 기다립니다.
모집 부문 ①미래의 작가상 : 장편동화 또는 청소년소설 (200자 원고지 300~1,000매) ②새로운 작가상 : 단편 및 중편동화 (200자 원고지 30~120매, 2편 이상), 또는 단편 청소년소설(70~100매, 2편 이상) ③새로운 시인상 : 동시 15편 이상 ④새로운 평론가상 : 아동청소년문학평론(200자 원고지 70매 이상), 또는 서평(30매 이상, 2편)
시상 내역 ①미래의 작가상 : 1명, 상패 및 상금 1,000만원 ②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 약간 명, 상패 및 상금 각 100만원
응모 자격 ①미래의 작가상 : 신인 및 기성작가 ②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 신인 및 등단 10년 이내의 기성작가
접수 및 마감 수시로 접수하며, 최종 마감일은 2010년 6월 30일까지 (당일 도착분에 한함.)
응모 방법 ①미래의 작가상 : 우편 및 이메일 접수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한 원고를 우편으로 접수하고, 동시에 컴퓨터 파일 원고를 이메일로 별도 송부해야 함) ②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 이메일 접수 - 응모 시 ‘제8회 푸른문학상 응모작’임을 명시하고, 연락처(이메일, 전화번호, 주소)를 꼭 남겨 주십시오.
★ 파일명은 '제8회푸른문학상_응모부문_이름'으로, 파일 마지막 장에는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를 기재해 주십시오. 응모 작품이 여러 편일 경우, 하나의 파일에 담아 주십시오. 이메일 내용에도 응모 부문과 작품 편수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파일명] 제8회푸른문학상_새로운작가상_김푸른 [마지막 장] 이름: 김푸른 이메일: literature@prooni.com 주소: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115-6번지 연락처: 010-1234-5678 / 02-123-4567 [이메일] 새로운작가상 응모, 단편 동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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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처 (우)137-891 서울 서초구 양재동 115-6 푸르니빌딩 2층 <푸른책들> 편집팀 이메일 literature@prooni.com
심 사 <푸른책들>이 위촉한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칩니다.
발 표 ①미래의 작가상 : 2010년 8월 중 수상자에게 개별 통지하며, 2010년 9월 1일에 웹진 <동화읽는가족>에 발표 ②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 수시로 수상자에게 개별 통지하며, 웹진 <동화읽는가족>에 발표
기 타 - 미발표 창작물이어야 하며, 같은 원고를 타사 공모에 중복 투고하였을 경우 심사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 상금은 선인세에 해당하고, 수상작은 <푸른책들>에서 책으로 출간하며, 수상 작가의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합니다. - 응모된 원고는 일체 반환하지 않습니다. - '미래의 작가상' 부문의 수상자는 원칙적으로 1명이나, 경우에 따라 복수 수상자를 낼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각자 받는 상금(각 1,000만원)은 변함이 없습니다. - '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부문은 년중 3~4명 내외의 복수 수상자를 낼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작가상, 시인상 및 평론가상' 부문은 수시로 접수하며 수상자가 있을 때마다 웹진 <동화읽는가족>에 발표하고, 신인의 경우 기성 작가로 대우하며, 작품 활동을 적극 지원합니다. - 궁금한 점이 있으면 <푸른책들> 편집팀 ‘푸른문학상’ 공모 담당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업무상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 이메일 literature@proo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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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오늘의 어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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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충고보다 값진 선물은 없다.(에라스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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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말글 / 한글바로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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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모 어쩝니껴?
‘그라모’는 ‘그라몬’과 함께 표준어 ‘그러면’에 대응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고장말이다. 이들은 ‘그러면’의 말뿌리 [그러+N-+-면]이 ‘그D면>그라면>그라먼>그라몬>그라모’와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이다. “갑수야, 그라모 내하고 쪼매 나가서 저, 너거 핵교 풍금선상 있제, 그 처자선상 집만 좀 갈키도고.”(<노을> 김원일) “그래, 그라몬 니는 우리 둘째 년이 왜 니맨쿠로(너처럼) 짜리몽땅한지 안 이상하나?”(<하구> 이문열)
‘그라모/그라몬’이 전형적인 경상도 고장말이라면, ‘그먼/글먼’은 ‘그러면>그러먼>그르먼>글먼>그먼’과 같은 변화를 경험한 전형적인 전라도말이다. “글먼 고것을 워째야(어떻게 해야) 쓰겄소?”(<태백산맥> 조정래) “글먼 워쩔 것이요, 포도시 깨친 글로 자서전얼 쓰잔께 글언 지대로 안 되야묵고 심만(힘만) 짠득 들제라.”(위 책)
또한 ‘그러면’에 대응하는 제주도 고장말은 ‘게건’과 ‘게민’이다. “게건 집에 올 때 장에 들령 독 혼 머리만 사다 줍서.(그러면 집에 돌아올 때 시장에 들러 닭 한 마리만 사다 주세요.)” “게민 어떵 잰?(그러면 어떻게 하려고?)”(<한국구비문학대계> 제주편)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북녘의 경제 용어
북쪽에서는 ‘자본’이라는 말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 화폐, 재산 등으로 구체적인 표현을 한다. 이 밖에도 경제에 있어 표현 차이가 심해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마련할 때 표현 방법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 경제에 예속되기를 싫어하는 북한이 특정한 표현을 꼭 넣겠다고 고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 경제 행위, 기업이나 생산 현장, 경제 계획, 농수산업 등에서 남북의 차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남쪽 말의 ‘계좌’를 북쪽에서는 ‘돈자리’라고 하여 ‘외환돈자리’, ‘조선원돈자리’ 등으로 쓰고 있다. 남쪽에서 한때 ‘구좌’를 쓴 일이 있는데 이는 일본어식 용어이다. ‘수표’는 ‘행표’, ‘보증수표’는 ‘지불행표’이다. 사채업자들의 ‘이자놀이’는 ‘변놀이’라고 하고 부동산 투기꾼들이 땅을 사 차익을 챙기기 위해 되파는 ‘전매행위’는 ‘되거리’라고 한다.
또 부부가 같이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 부부’는 ‘직장세대’라 하는데 가정에만 종사하는 ‘전업주부’는 ‘가두녀성’이라 한다. ‘격일제 근무’는 ‘하루돌이근무’, ‘원가’는 ‘본값’, ‘벼락부자(졸부)’는 ‘갑작부자’라고 한다. 배를 만드는 ‘조선’은 ‘배무이’, ‘전기밥솥’은 ‘전기밥가마’, ‘공장장’은 ‘직장장’이라 부른다. 또 ‘평야지대’는 ‘벌방지대’이며, ‘대풍년’은 ‘만풍년’이고, ‘화전’은 ‘부대밭’ 또는 ‘부대기밭’이다. ‘의식주’는 북쪽에서는 먹는 것을 앞세워 ‘식의주’라 하는데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밥’을 그들은 ‘이밥’이라고 한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강다짐
“종업원을 강다짐으로 부렸다.” 보수도 주지 않고 억지로 남을 부린다. 이를 강다짐이라고 한다. 강다짐에는 일을 억지로 또는 강압적으로 한다는 뜻도 있다. 우격다짐과 비슷하다. 밥을 국 없이 팍팍하게 먹는 것도 강다짐이다. 이유 없이 남을 억누르고 꾸짖는 것을 ‘강다짐하다’라고 한다.“이유는 묻지 않았다. 그렇게 그를 강다짐하기만 했다.”
썩이다와 썩히다
‘썩이다’는 정신적, 심리적으로 괴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부모 속을 썩였다.”“골치 썩이는 문제다.” ‘썩히다’는 ‘물질을 썩게 하다’ ‘재능 등을 내버려진 상태에 있게 하다’는 의미를 지녔다.“음식을 썩혀 거름을 만들었다.”,“글재주를 썩히고만 있다.”‘썩이다’가 추상적이라면 ‘썩히다’는 구체적이다. 모두 ‘썩다’의 사동형이다.
초콜릿,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선물하면서 고백하라." 밸런타인데이의 낭만은 일본의 제과업체가 거둔 마케팅의 승리였다. 원래는 금혼령이 내려진 3세기 로마, 몰래 젊은 남녀의 결혼을 돕다 처형당했던 밸런타인 사제를 기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끼리 카드나 선물을 주고받던 날이다. 1980년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됐다. 연인들에겐 특별한 하루로 자리 잡았지만 상술에 물들어 본래 의미가 변질됐다는 지적도 많다. 외래어이다 보니 초코렛ㆍ초콜렛ㆍ발렌타인데이 등 홍보 문구마다, 제품마다 표기도 제각각이다.
초콜릿의 영어 발음은'초컬릿'이지만 둘째 음절을 'ㅗ'로 발음해 온 경향을 존중해 외래어표기법은 '초콜릿'으로 표기토록 하고 있다. 'l'이 모음 앞에 올 때 'ㄹㄹ'로 발음되는 것을 무시하고 초코렛으로 쓰거나 팜플렛(→팸플릿)처럼 철자(pamphlet)에 이끌려 초콜렛(chocolate)으로 쓰는 경우도 많지만 '초콜릿'이 바른 표기다. 밸런타인(Valentine)도 철자만 보고 발렌타인으로 적기 쉽다. '그해 밸런타인데이 때 맛본 초콜릿 맛을 기억하세요?'처럼 써야 한다.
폭발, 폭팔, 폭파시키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 건물을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김모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회사로 전화해 건물 안에 숨겨둔 폭탄이 한 시간 후에 폭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파'와 '폭발'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지만 의미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고, 표기도 헷갈려 폭발을 '폭팔'이라고 쓰는 이도 있다. '폭발'은 '무엇이 갑작스럽게 터짐'을 뜻한다. 그에 비해 '폭파'는 '무엇을 터트려 부숨'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폭발'은 무엇이 스스로 또는 실수에 의해 터지는 것을 묘사하는 데 주로 쓰이고, '폭파'는 그 대상을 부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폭발물을 터트리는 행동을 표현하는 데 주로 쓰인다. 예를 들면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는 잿더미에 묻혀 버렸다' '지하 깊은 곳의 요새를 폭파하기 위해서는 벙커 버스터를 사용한다'처럼 쓰는 것이다. 또한 맨 앞 인용문의 '폭파시키겠다'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건물을 부수겠다는 의미로 쓴 것이므로 '폭파하겠다'로 표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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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우리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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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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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현대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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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서 - 송지은
밤새워 빗줄기 알몸의 수면으로 쏟아지면
유난히도 바람에 부대껴 온 사나이
어눌한 추억 더듬듯 누워 잠든 그날 이후,
안개에 젖어, 젖어서 햇살은 자꾸만 녹아 내리고
남 모르게 피어나 기인 목이 여위도록
갈대가 저리 흔들리는 이유를 왜 모르랴, 그 純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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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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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3
1. 사랑을 위하여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 버질)
세븐 일레븐에서 생긴 일
몹시 추운 콜로라도 주 덴버 시의 겨울날 아침이었다. 날씨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먼저 따뜻한 훈풍이 불어와 눈을 녹이고는 모퉁이를 돌아 뒷골목과 낮은 지대를 지나더니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 다음에는 앙갚음을 하듯 혹독한 추위가 되돌아와 또다시 길과 지붕전체를 하얗게 덮어 버렸다. 지난 번 돌풍에 휩쓸려 가지 않고 남아 있던 얼마 안 되는 것들마저 꽁꽁 얼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얼음판 위에서 팔을 휘저으며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이런 날은 집 안에 있는 것이 제격이다. 코감기에 걸려 엄마가 끓여주는 따뜻한 수프를 기다리는 것이 어울린다. 그리고 뉴스로 가득한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눈이 지붕 높이까지 내리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상상을 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그날은 바로 그런 날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 덴버 컨벤션 센터에서 2백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강연 일정이 잡혀 있었다. 그들 역시 나처럼 코를 훌쩍이며 엄마가 끓여주는 수프를 기다릴 처지가 못 되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날씨에 대해선 우리가 어떻게도 할 수 없다. 날씨에 대해 떠드는 것 말고는. 벌써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다. 나는 무선 마이크에 들어갈 건전지가 필요했다. 게으름 피울 시간이 없었다. 여분의 건전지를 챙겨 오는 걸 잊었던 것이다. 정말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건전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머리를 숙이고, 단단히 옷깃을 세운 뒤, 형편없이 얇은 신사화 구두를 끌면서 살을 에는 바람 속으로 걸어나갔다. 걸음을 옮길때마다 양복 바지가 뒤로 달라붙었다. 옷이 너무 얇아서 만일 이런 어리석은 옷차림으로 바깥에 나가는 걸 알았다면 엄마는 틀림없이 나를 집 밖에 내보내지 않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퉁이를 돌자 24시간 영업하는 세븐 일레븐 편의점의 작은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보폭을 크게 해서 좀더 빨리 걸으면 숨을 쉬지 않고서도 그곳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어찌나 맹렬하고 차가운지, 숨을 들이쉬면 기관지가 금방 타 버릴 것만 같았다.
덴버에 사는 사람들은 의지인들에게 덴버의 겨울은 참을 만한 괜찮은 경험이라고 농담을 한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떠냐고 묻는 친척들의 질문에 덴버의 시민들은 곧 잘 말한다. "좀 건조한 편이지요." 좀 건조하다구! 맙소사! 이건 순전히 고추가 다 얼어붙을 것만 같은 날씨다. 습도가 부족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북극을 능가하는 시속 60킬로의 강풍이 등짝을 냅다 후려칠 때는 말이다. 세븐 일레븐 안에는 두 영혼이 있었다. 계산대 뒤에 있는 여성은 로베르타라고 적힌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얼굴 표정으로 보아 로베르타는 얼른 집에 가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수프를 끓여주며 위로의 말을 하고 싶은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소망과는 다르게 그녀는 지금 사람의 발길조차 뜸한 시내 한복판에서 상업의 첨병 역할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는 이토록 추운 날에 바깥으로 나온 소수의 어리석은 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리라. 추위로부터 피신해 온 또다른 영혼은 키가 크고 나이가 많은 어떤 노신사였다. 그는 지금 자신이 들어와 있는 장소가 무척 편안해 보였다. 서둘러 편의점 문을 나가서 무자비한 바람과 싸우고 싶은 표정이 결코 아니었다. 더구나 얼음이 뒤덮인 거리는 늙은 나이의 사람에게는 위험천만이었다. 나는 그 노신사가 제정신이 아니거나 아니면 길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날에 밖으로 나와 다리를 질질 끌며 세븐 일레븐까지 물건을 사러 나온 걸 보면 올바른 생각이 박힌 사람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어쨌든 나는 제정신이 아닌 노인에게 관심을 둘 시간이 없었다. 나는 건전지가 필요했다. 그리고 다른 일들을 제쳐놓고 내가 컨벤션 센터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2백 명의 중요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에겐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노인이 어쨌든 나보다 먼저 계산대 앞으로 다가갔다. 노인은 아무 말도 없이 자기가 고른 물건들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로베르타는 그 빈약한 물건들을 하나씩 들어 각각의 가격을 계산기에 등록했다. 이 노인은 지금 싸구려 옥수수빵 하나와 바나나 하나를 사기 위해 이 추운 덴버의 겨울 아침을 뚫고 밖으로 나왔단 말인가. 이런 엄청난 실수가 다 있다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옥수수빵 한 개와 바나나 한 개 정도는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동장군이 물러나고 거리가 웬만큼 기운이 추스렸을 때 천천히 산책을 하며 나와서 사 갈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이 노인은 아니었다. 그는 마치 내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낡은 노구를 이끌고 이 추운 겨울 아침 속을 항해해 온 것이다. 어쩌면 그에게는 정말로 내일이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시 말해 그는 매우 나이가 많아 보였다. 마침내 로베르타가 금액을 말하자 지치고 늙은 손이 낡은 바바리 코트의 주머니 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했다. '오, 제발! 하루 종일 꾸물거릴 거예요? 난 지금 무척 바쁘단 말예요!' 주머니를 뒤지던 손이 마침내 동전 지갑을 꺼냈다. 지갑은 노인의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었다. 동전 몇 개와 구겨진 1달러 지폐 한 장이 계산대 위로 떨어졌다. 로베르타는 마치 보물이라도 받은 듯이 그것들을 소중히 다뤘다. 그 열악한 물건들이 비닐봉지에 담기고 났을 때 전혀 예상치 않았던 일어났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늙고 지친 손을 천천히 계산대 너머로 내밀었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움직이는 방향이 확실했다. 로베르타는 비닐봉지의 손잡이를 빌려 노인의 손목에 부드럽게 걸어 주었다. 허공에 매달려 있는 손가락들은 노인의 나이를 상징하듯 온통 주름투성이였다. 로베르타는 크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계산대 너머로 몸을 숙여 노인의 또다른 늙은 손을 들어올리더니 그 두 손을 맞잡아서 자신의 뺨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그렇게 노인의 손을 자기 얼굴에 대고 따뜻하게 덥혀주기 시작했다. 위아래, 그리고 양옆까지.
노인의 언 손이 얼마쯤 녹았을 때 로베르타는 손을 뻗어 노인의 굽은 어깨로 흘러내린 스카프를 집었다. 그녀는 그것을 노인의 목둘레에 꼭 동여매 주었다. 그때까지도 노인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그 순간을 자신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 두기라도 하려는 듯 정지한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 기억이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살아 있어야 하리라. 그가 다시금 추위 속을 뚫고 이곳까지 와야 하는 내일 아침까지는. 로베르타는 노인의 늙은 손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단추 하나를 단단히 채워 주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노인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손가락을 들어 조롱하듯이 노인에게 말했다.
"자, 존슨 씨! 건강 조심하셔야 해요!"
그러더니 그녀는 강조하려는 듯 약간 말을 멈췄다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덧붙였다.
"난 내일도 당신이 여기에 꼭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란다구요."
그 마지막을 말을 귀에 담은 채로 노인은 자기가 산 물건을 들고 천천히 돌아섰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친 발 하나가 질질 끌리며 다른 발 앞으로 약간 나아갔다. 그렇게 그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덴버의 겨울 아침 속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 노인이 바나나 한 개와 옥수수빵 하나를 사기 위해 그곳에 온 게 아니라는 걸. 그는 따뜻해지기 위해서 온 것이다. 그의 가슴속까지. 나는 말했다.
"와우, 로베르타! 정말 대단한 고객 서비스군요. 저 노인이 당신의 삼촌이거나 이웃에 사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당신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도 되나요?"
로베르타는 내 말에 기분이 상한 표정이었다. 특별한 사람에게만 그런 훌륭한 서비스를 한다는 내 생각을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로베르타에게는 모든 사람이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다.
- 스콧 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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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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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바꾼다 - 송천호
제4장 지혜의 메아리
아는 사이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해서 경솔하게 대하거나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된다. 깍듯한 예의를 보여 주어야 할 사이는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이다. 서로 아는 사이일수록 예의와 신용(약속)을 지켜 주어야 한다. 고도의 예의와 철저한 신용을 요구하는 사이는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잘 아는 사이이다. 아는 사이처럼 어려운 사이는 없다. 모르는 사이에서는 무례도 지나칠 수 있고 불신용도 지나칠 수 있지만 아는 사이에서는 그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은 곧바로 그 동안 쌓아 온 인간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다. 서로 알고 지낸다는 것이 무례를 범해도 괜찮고 신용을 소홀히 해도 괜찮다는 사고 방식은 위험하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깍듯한 예의를 보이고 철저한 신용도 지켜 주면서, 아는 사람에게는 무례를 범하고 신용도 지켜 주지 않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버릇이다. 그런 잘못된 사고 방식 때문에 탄탄했던 인간 관계가 무너지고, 오랫동안 쌓아 온 친분 관계가 깨어지는 것이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일수록 더 어려워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인간 관계가 변치 않고 오래오래 이어진다. 모든 사람은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더 좋은 대접받기를 바란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무례를 받거나 신용에 상처를 입으면 재수가 없어서 그러나 보다 하고 마음에 두지 않지만,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그러한 대접을 받으면 매우 서운한 감정을 심어 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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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동서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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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전 200선 해제 2 - 반덕진
제2부. 고전 해제
제3장 서양사상
아동지능의 근원 - 피아제 (Jean Piaget, 1896-1980)
스위스의 아동심리학자인 피아제를 보통 어린이의 프로이트라고 하는데, 그이유는 프로이트가 성인의 심리를 연구한 반면 피아제는 어린이의 심리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의 근원적인 관심은 발생적 인식론 에 있는데, 그는 이책에서 우리의 인간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현상들(꿈,생명과 생명체, 해와 달)은 과연 무엇이며, 그 기원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어린이들은 과연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언제부터 성인과 같은 개념을 갖게 되는가? 하는 물음의 해답을 얻고자, 철학적인 방법이 아닌 심리학의 방법을 통해 탐색하고 있다.
생애와 작품활동
아동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1896년 스위스의 한 대학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중세문학을 전공한 역사학자였고, 어머니는 신앙심이 돈독하고 지적인 여성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그는 일찍부터 자연에 관심을 보였고, 특히 생물에 취미가 있었으며, 10세 때에 이미 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다행히도 청년 피아제는 코르너라는 학자와 한여름을 함께 보내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코르너는 생물학에만 전념하는 피아제에게 학문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베르그송과 같은 철학자들의 세계로 그를 인도하여, 그의 생애에 하나의 전환점을 가져다준다. 이리하여 피아제는 생물학 이외의 분야에도 광범위한 독서를 했는데, 철학의 한 분야인 인식론에 애정을 갖게 되어, 지식이란 무엇인가, 지식을 어떻게 알게 되는가 하는 인식론의 근본문제에 대한 탐구를 계속했다. 그러나 생물학에 대한 관심도 계속되어서, 박물관에 있으면서 연체동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뇌샤텔 대학에서 연체동물학으로 1915년에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중요한 학문적 생에는 1920년부터 시작된다. 소르본 대학에서 비네에게 심리학을 배우고, 심리학연구실과 정신병원에서 연구하면서 정신분석학과 프로이트, 융 등의 연구를 접할 수가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초기 연구에 있어서는 그가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은 뉘앙스가 풍겨지고, 그의 이론들이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을만큼 프로이트의 이론들과 용어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1921년에서 1925년 사이에 5편의 심리학 논문을 발표하고, 1929년에 루소의 연구기관장이 되어 어린이 연구를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피아제를 심리학과 교육학에서 중요한 인물로 만들어 주었다. 그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어린이가 단순한 어른의 축소판은 아니고, 어린이의 사고와 어른의 사고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즉, 어린이는 어른과 다르게 생각하고 어른과 질적으로 다른 사고의 단계를 거쳐 지적 발달이 이루어진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당시 아동의 본질이 자기중심성에 있다는 그의 아동인지 발달이론은 미국학계에서는 그렇게 큰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그것은 1920년대와 1930년대 미국심리학의 전반적인 풍토는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피아제를 재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이후의 일이라고 할 수있다. 위에서 본 것처럼 그는 매우 특이한 학자로서, 초기에는 생물학을 연구한 생물학도였고, 말년에는 인식론에 관심을 둥 인식론자로서, 인식론 중에서도 논리학에 심취한 논리학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가장 큰 업적을 남긴 분야는 심리학이므로 그를 심리학자라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피아제의 저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방대하다. 그중에서도 영어번역판으로 출간된 대표적인 저술로서는 (아동의 도덕적 판단) (아동의 판단과 추리) (아동의 수개념) (아동의 언어와 사고) (지능의 심리학) (아동지능의 근원) (아동에 있어서의 실재의 구성) 등이 있다. 이중에서 인지발달에 관한 대표적인 저서는 후자의 3개이다. 그의 학문적 업적은 실로 방대하고 창조적이다. 그의 이론체계는 기존의 학문체계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학계에서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요했다. 그러나 근래에 발달심리학과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그의 이론에 따르는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심리학의 최근 동향과 피아제의 기본 개념
심리학의 최근 동향 : 한 인간이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다른 동물에 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이처럼 느리고 복잡한 인간발달과정을 정확히 분석하기는 어려우나, 현재 교육학이나 발달심리학 쪽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론적 흐름은 크게 세줄기로 나타나고 있다. 첫번째는 프로이트의 선적 발달심리 이론으로 그는 전통적인 심리학에 대항하여 무의식의 심리학을 제시하여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즉 내면의 갈등이나 소망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프로이트를 비롯한 정신역동적 이론가들은 개인의 성격차이를 우리 내면의 다양한 욕구들과 이들을 현실적으로 충족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 그리고 이러한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 등에서 찾고 있어, 인간이해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흐름은 독일태생의 미국심리학자 에릭슨의 이론으로, 그는 대표적 저서인 (우아기와 사회)에서 무의식의 개념을 인정하지만, 성적 발달에 초점을 둔 분석학파와는 달리 사회적 발달심리를 중심적 주제로 파악하고 있다. 전자들이 개인의 성격형성과 사회성 발달을 대상으로 분석한것과는 달리, 피아제는 환경과 사물에 대한 개인의 이해 및 사고 능력 등 모든 인지능력의 발달과정을 탐구하려는 소위 인지발달 단계론 을 제시하였다. 그는 인지능력의 발달이 어린이와 그를 둘러싼 환경관의 상호작용에 의해 단계적으로 성취되며, 발달단계의 순서는 변화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발생심리학은 종래의 인지론과는 다르며, 앞으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는 분야이다.
피아제의 기본개념 : 피아제는 자기의 부인과 자녀들을 실험대상으로, 그들의 성장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의 인지발달이론을 정립하였다. 그의 주요관심은 어린이들의 감각, 지각능력과 사고, 추리능력, 그리고 지능,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인지능력의 발달이었다. 피아제에 의하면 출생 직후의 영아는 한낱 생물적인 유기체에 불과하다. 이생물적인 유기체는 몇 개의 반사기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유기체는 본능으로서 몇 가지 충동을 지니고 출생한다. 그러한 충동 중에는 먹을 것을 찾는 충동, 신체의 형평을 유지하려는 충동, 환경으로부터 독립하고 환경에 적응하려는 충동등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유기체는 외부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달한다. 그의 발달이론에서는 두 가지의 중요한 개념이 등장한다. 첫째는 셰마(Schema) 라는 개념이다. 셰마란 생물학적 구조에 비교될 수 있는 심리적인 구조라 할 수 있다. 피아제에 의하면 셰마란 지적 행동의 의미있고 반복될 수 있는 심리적 단위이며 인지발달이란 셰마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odation)'이라는 개념이다. 셰마가 유기체의 적응구조를 나타내는 것인데 비해서, 동화와 조절은 적응과정을 기술하는 개념이다. 환경에의 적응을 위해서는 동화와 조절을 필요로 하는데.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동화란 외부요소들을 유기체의 내부구조 속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조절이란 환경적인 영향의 결과로 개인의조직이 수정되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아동지능의 근원의 내용
그는 위와 같은 개념을 이용하여 그의 발달이론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발달이론 중에서 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지발달단계 이다. 그는 인지발달과정을 크게 4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그러나 이단계들은 불연속적인 단계가 아니라, 발달과정의 개념화를 위해서 연속적인 발달의 과정을 편의상 구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각 발달단계는 그것이 출현하는차례에 있어서도 순서적이며 새로운 단계는 앞의 단계와 통합된다.
제1단계 - 감각동작기(0-2세) : 신생아는 태어나자마자 감각동작적 행동을 시작하고 환경 속의 사물을 지각하게 된다. 이러한 감감동작적인 행동이 인지발달의 바탕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단계의 아동은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하나의 특징이다. 비언어적이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단어가 없으며, 직접 다루고 있지 않은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 단계의 아동에게는 자신의 심리적 세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기를 중심으로 보게 된다.
제2단계 - 전 조작적 사고기(2-7세) : 이 단계는 일종의 과도기적 발달단계다. 감각동작적인 행동양식으로부터 개념적, 표상적 양식으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해당하는 과도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단계의 아동은 사물의 이름을 알게 되고, 단일차원에서 사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며, 또한 감각동작 능력도 정교화하게 된다. 이 기간에 새로운 능력이 여러가지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언어의 발달이다. 단계의 아동이 나타내는 또 하나의 특징은 자기중심성이다. 즉 아동은 다른 사람의 역할과 생각을 고려할 줄 모르는 것이다. 그에게는 오직 자기가 생각하는 것,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제3단계 - 구체적 조작기(7-11세) : 이 단계에 이르면 아동은 본격적으로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초보적이기는 하나 논리적 추리를 하게 되고, 분류와 관계유추의 기초적인 조작을 할 수 있게 된다. 시간, 공간, 수 등 사물의 서열화와 분류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개념을 습득하는 것을 볼 수있다. 그러나 그 논리적인 사고력은 아직 초보적이기 때문에 아동이 관찰한 사실에만 한정된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의 자기중심성이 약화되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할 수 있게 된다.
제4단계 - 형식적 조작기(11-15세) : 인지발달의 마지막 단계이며 가장 발달한 인지적 조작을 할 수 있게 되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상황을 넘어서는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내적으로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사물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이론을 구성하고 그것에 관한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논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추상적인 사고력이 발달하여 추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그 특징이다. 이처럼 아동의 인지발달이란 개인이 자신의 환경이나 세계에 대한 정보를 획득, 인출 그리고 수정해나가는 전체적 과정을 말한다. 이 분야는 사실상 언어의 이해와 사용, 기억과 망각, 사고와 문제해결 등과 관련된 지적 능력이나 나아가 들어감에 따라 어떻게 발달해가는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이와 같은 연구 가운데서도 피아제의 이론이 가장 기초적이며 영향력 있는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학문적 공헌 및 이론적 한계
이상과 같은 피아제의 인지발달에 관한 체계적인 설명과 기술은 특히 교육심리학과 교육의 실제에 대단히 높이 평가될만한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감각동작기로부터 형식적 조작기에 이르는 인지발달에 대한 설명은 특히 교육과정을 개편하거나 아동의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한 과정을 개발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업적 중에서 또 한 가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인지발달에 관한 연구접근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규범적,기술 접근이 지배적이었던 종래의 연구방법에 새로운 차원을 첨가 시켰으며, 인위적인 상황에서의 관찰과 실험보다 자연적인 상황에서의 관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피아제가 즐겨 사용한 관찰방법은 아동으로 하여금 스스로 이야기하게 하거나 놀게 하고, 그들의 사고능력과 개념습득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동발달을 관찰하기 위해서 그가 50여 개의 새로운 연구기술을 창안한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한 공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피아제는 연령별로 나타나는 특징을 구별해서 그 이전단계에서는 그런 특징들이 완전히 나타날 수 없다고 했으나, 올챙이가 하루아침에 개구리가 될 수 없듯이 지적 성장에도 단계가 있긴 하나, 훨씬 어린 시절에 이미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모든 아동이 동일한 속도로 발달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러한 발달속도의 차이에 대한 언급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게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의 숨은 철학 및 정신적인 발달단계에 관한 피아제의 견해는 인간의 정신적 성장에 관한 견해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다음과 같은 글에서 그의 탁월한 학문적 공헌을 읽을 수 있다. 1969년 미국심리학회(APA)는 그에게 특별과학 공헌상을 수여하면서 그의 학문적 업적을 다음과 같은 압축된 말로 표현한 바 있다.
인간의 지식과 생물학적 지능의 본질에 관한 혁명적인 견해를 높이 평가하여, 이 상을 피아제 교수에게 수여한다. 그는 생물학자로서 출발하여 과학적 사고의 역사에 대하여 결연히 과학적 방식으로 접근하여 철학과 결별하고, 모든 인간과학을 결집한 과학으로서의 인식론을 창시하였다. 이와 같은 학문적 업적의 부산물로서,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의 사고에 대한 독창적인 관찰을 진척시켜 수많은 자료를 축적하였으며, 이것은 심리학 문헌에서 특이하고 영원한 이정표로 남겨지게 되었다. 초기저술에서부터 그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알려지고 존경의 대상이 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미국 심리학회의 특별과학 공헌상을 수여받는 최초의 유럽인이 된다. 본 학회는 이 스위스의 심리학자가 인간의 인지와 발달에 관심을 가진 모든 학자들에게 효시적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 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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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동서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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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도가와 유가 - 전자방
온백설자* 가 제나라로 가던 중 노나라에서 묵었는데, 노나라 사람 중 뵙기를 청하는 자가 있었다. 온백설자가 말했다. "안 된다. 중국의 군자는 예의에는 밝으나 사람의 마음을 아는데는 어둡다고 들었다. 나는 만나고 싶지 않다." 제나라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노나라에서 묵게 되자 이 사람이 다시 만나기를 청했다. 온백설자가 말했다. "먼젓번에도 나를 보기를 청하더니, 지금 또 내게 만나자고 하는구나. 이는 반드시 나를 깨우치려 하는 것일 게다." 나가서 그 손님을 만나고 들어오더니 탄식을 했다. 그 이튿날도 손님을 만나고 와 또 탄식하자 심부름꾼이 물었다. "손님을 만나고 올 때마다 반드시 탄식하시니 어쩐 일이십니까?" 그는 말했다. "내가 전부터 너에게 말하지 않더냐? 중국의 백성은 예의에는 밝으나 사람의 마음을 아는 데는 어둡다고. 아까 내가 본 사람은 나오고 물러감이 하나는 규를 이루고, 하나는 구를 이루었다.* 또 종용함이 한편으로는 용과 같고, 한편으로는 범 같았다. 나를 간하는 것은 자식과 같고, 나를 타이르는 것은 아비와 같았다. 그래서 탄식하였다." 그를 만나본 중니는 말이 없었다 자로가 물었다. "스승께서는 온백설자를 보고 싶어한 지 오래되셨는데, 보고도 말하지 않으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중니가 말했다. "그와 같은 사람은 눈으로 보아도 도가 있었다. 역시 말로는 어떻다고 할 수가 없구나."
* 온백설자 : 온백이 성이고, 이름은 설자. 남쪽의 어진 사람. 초나라 사람이라는 설도 있다. * 하나는 규를.... 이루었다 : 규는 그림쇠, 구는 곱자로서, '법도'를 가리킨다. 즉 법도에 알맞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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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백설자가 제나라로 가던 도중 노나라의 도읍에서 묵게 되었다. 그 소문을 듣고 재빨리 만나기를 청해온 사람이 있었으나 온백설자는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나는 거절하겠다. 이 지방의 선생들은 도덕이니 예법이니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몹시 자상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관해서는 무척 둔감하다고 들었다. 그런 자들은 만나고 싶지 않다."
제나라에서 돌아오는 도중 다시 노나라에서 묵게 되었는데, 앞서 찾아왔던 자가 다시 만나기를 청했다. "한 번 거절을 당하고도 거듭 만나자는 것을 보니 끝까지 나를 깨우쳐줄 생각인 모양이다."
이렇게 말한 온백설자는 그를 딴 방으로 불러들여 만났다. 그리고 그를 보내고 돌아와서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튿날 다시 그를 만난 뒤에도 온백설자는 여전히 한숨만 쉴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심부름하는 사람이 물었다.
"그분만 만나면 으레 한숨을 쉬시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음, 앞서도 말하였듯이 이 지방 사람들은 도덕이니 예절이니 하는 것에만 까다로울 뿐, 사람의 심리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아까 그자 역시 행동거지가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훌륭했다. 풍채도 당당해서 임금을 능가할 만한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어버이가 자식을 대하듯 간절하고 정답게 나를 타일러주었기에 자연 한숨이 나왔다."
온백설자가 만난 사람은 바로 공자였다. 공자는 집으로 돌아오자 한 마디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궁금하게 여긴 자로가 물었다.
"스승님께서는 온백설자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셨으면서 그 원을 푼 이제 아무 말씀도 없으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그는 듣던 것보다 뛰어난 인물이었다. 한 번 보기만 해도 전체가 도 그 자체임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저히 말로는 그를 설명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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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상상력 2 - 정호완
3. 생명의 말미암음
고향의 봄은 어디에
봄은 왔는데 꽃은 피는데. 이 좋은 계절에 우리들의 고향이 시들어 가고 있다니, 한 해가 다르게 빈 집이 늘어 나고 정들여 살던 마을은 한산해 선생님의 학교종도 들을 수가 없게 된 실정.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게 마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회지의 뿌리는 곧 시골 마을이다. 그 뿌리가 메말라 죽어 간다면 무성한 잎새나 소담스러운 꽃이며 열매란 애시당초 바라기 어려운 일이다. 지금 농촌 마을에는 검은 구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나이 많은 어른들께는 아주 귀에 설은 우르과이라운드니, 그린라운드니. 분명한 것은 생산비에도 미칠까 말까 하는 쌀값이며 봄만되면 어김 없이 뛰어 오르는 공산품 값이며 공공요금. 영농규모가 클수록 별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이럴 바에야 농사 그만 두고 도회지로나 나가보자. 산 입에 거미줄 치랴. 해서 때로는 마을 전체가 비기도 한다는 소식도 들려 온다. 그럼에도 도회생활에 오랜 경험을 한 이들이라면 시골의 풋풋한 흙내음과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을 그리워 한다. 벗어 나고 싶어 한다. 저 얽히고 설킨 도회지의 생활을. 마음의 고향이 늘 푸른 모습으로 있어 주기를 바란다. 본시 농촌과 도시가 다르지 않다. 작은 마을이 자꾸 모이면 도회지가 아닌가. 촌도(村都)가 한 몸이라. 몸이란 '모음'의 줄임말이다. 몸은 여러 부분이 모여 들어 살아 간다. 마찬가지다. 자연부락 단위로 하든 협의 기구별로 하든 서로가 고리를 지어 믿고 마시며 먹을 수 있는 먹거리와 삶의 터전을 가꾸어 보면 어떨까. 반상회 모임에서 일터에서 시골마을의 생활 정보를 알리고 도회마을의 정보를 알고. 해서 우리가 그리는 고향의 봄을 되찾는다면 얼마나 좋으리.
황소 개구리
뱀 잡아 먹는 개구리라. 어디 그럴 수가 있을까. 물이나 뭍에서 스스롭게 살고 있는 황소 개구리에 대하여 얼마전 방송 한 일이 있다. 마치 큰 고구마만한 개구리의 뱃속에는 잡풀들이며 물고기가 들어 있고 보통의 개구리가 아직 산 채로 있었다. 놀랍게도 크지 않은 뱀이 들어 있음은 참으로 드물게 보는 일. 흔히 뱀들은 쥐, 개구리며 새를 먹이 삼아 살아 간다.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황소 개구리는 대체 어디서 난 걸까. 멀리 바다 건너서 온 것인가. 그러하단다. 길러서 먹을 양식용으로 수입해 온 개구리란 풀이다. 막상 수입해 놓고 보니 사업성이 없어 그냥 내버려 두었던 결과, 황소들은 우리의 산과 들을 마구 뛰어 돌아 간 게 아닌가. 아직 그 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농사철에 마을의 들을 가노라니 개구리의 울음 소리가 요란하다. 아들 손자 며느리가 다 모여 들었겠지. 한데 분명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같은데 꼭 황소의 울음소리 같은 게 논에서 난다. 이상하다 싶어 어느 날 해 질 어스름 해서 자세히 살펴본즉 바로 그 황소 개구리였다. 얼핏 보기에도 개구리라고 하기에는 좀 위풍이 있어 보인다.
개굴개굴 운다고 개구리라 했을 터. 울음소리로만은 개구리로 가늠 하기엔 어려울 듯하다. 잘못하다간 저 놈의 황소 개구리가 우리 마을의 개구리며 물고기, 그것도 모자라 뱀까지 다 먹어 버릴 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개구리는 왜 그리도 힘이 없단 말인가. 작은 고추가 맵다던데. 슬며시 약이 올랐다. 나도 모르게 돌을 집어 던지니 그자리에서 피를 흘리고 죽어 간다. 왠지 애처로운 느낌이 든다. 그도 살려고 태어 났을텐데 말야. 씁쓸하다. 마침 시주하라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들린다. 신토불이(身土不二). 그렇다. 아무렴, 빼앗긴 들이 될 수는 없다. 먹거리며 옷가지며 자칫 우리의 얼까지 앗길까 걱정이 됨은 나 혼자만의 몫일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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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의 위력
1800년, 미국 대통령을 뽑는 하원 의원 선거에서 토머스 제퍼슨은 테네시의 클레아본 의원이 던진 한 표로 아론 버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1824년 잭슨과 존 퀸시 아담스의 대통령직 경합은 한 표의 차이도 나지 않아 교착 상태를 이루다가 스티븐 펜실라 장군의 한 표로 아담스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 표 차이로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가 미국의 주로 병합되었다. 1843년 5월 2일의 투표에 참가하였던 의원들의 의견은 51대 51로 양분되었으나 마침내 마티유가 찬성표로 기울어 결국 50대 52로 이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텍사스는 에드워드 헤네가 상원 의원이 던진 한 표로 미국의 주가 되었다. 이 당시 상원 의원들은 26대 26으로 팽팽한 의견 대립을 하고 있던 중 헤네가 상원 의원이 마음을 돌려 찬성의 한 표를 던짐으로써 텍사스가 미국의 주로 합방되는 안건을 25대 27로 통과시켰다.
루서포드 헤이스는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84표를 얻은 사무엘 틸덴을 한 표 차이로 눌러 승리하게 되었다.
1941년 8월 12일, 징병 제도법의 연장안을 다루고 있던 미국 의회에서는 한 표 차이로 이 법안의 연장을 승인하게 되어, 결국 이 법안이 18개월 동안 연장되었는데 법안의 연장이 통과된 지 4개월 후에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이 시작되었다.
1645년 6월 10일, 영국 의회에서는 91대 90이라는 한 표 차이로 크롬웰 장군이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영국의 찰스 1세는 135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의원회의 심판을 받게 되었는데, 그 중 68명의 재판관들이 찰스 1세의 처형에 동의하였다. 한 표가 왕의 목숨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영국의 왕권이 하누오버 왕가로 넘어가게 된 계기를 만든 '영국 주거 칙령'은 1701년 5월 14일, 96대 95의 한 표 차이로 통과된 법령이었다. 이 마지막 한 표는 웨일즈의 아더 오웬 경이 던진 것인데 이 한 표로 조지 1세가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프랑스 제3공화국은 1875년에, 706명의 대표들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탄생될 수 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의 국가 형태를 놓고 다투던 이 의회에는 공화당 대표와 왕정당 대표의 수가 353대 353으로 같은 수였으나 왕정단 의원 한 명이 배앓이로 불참하게 되자 결국 353대 352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탄생된 프랑스 제3공화국은 1940년 6월, 그 전성기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 그것은 공화당 의원 카밀레 샤템프스가 스스로 공화당에 반기를 들어 13대 11로 공화당이 패배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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