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청소년문학상 작품 공모
충북 옥천문인협회는 4월 1~20일 제10회 '지용(芝溶) 청소년 문학상' 작품을 공모한다고 14일 밝혔다. 정지용 시인의 문학 얼을 기리고 청소년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는 이 상의 모집 부문은 시(동시.시조 포함)와 산문(수필.소설.동화.기행문)으로 전국의 중.고교 재학생이나 동일 연령 청소년이면 응모가 가능하다.
당선작은 오는 5월 초 이 협회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perfumeok)에 발표되며 우수작에는 한국문인협회장의 상패와 상금이 주어진다.
상금은 대상(부분별 각 1명) 50만원, 금상(4명) 20만원, 은상(8명) 10만원, 동상(16명) 5만원씩이다.(문의 옥천문인협회 ☎011-9841-6190)
bgipark@yna.co.kr
제46회 진해군항제 한글백일장
일시 : 2008년 4월 12일(토)오전 10시~12시 장소 : 진해시민회관 광장 주최 :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진해지부 주관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진해지부(지부장:차상주) 후원 : 한국예총·한국문인협회·경남예총·경상남도문인협회·경상남도 진해시·진해교육청·이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진해신문사 참가범위 :초등부,중등부,고등부,대학,일반부 종별 : 시,시조(운문),산문 입상자발표 : 2008년 4월 12일 (토) 오후 7시 시민회관 게시판, 다음까페 ‘진해문인협회’, 진해신문 (4월 17일자) 심사위원 : 한국문단에 등장한 작가로서 5년 이상 문단활동을 한 시인, 수필가, 소설가, 아동문학가 등 당일 대회장에서 발표 시상 : 각 부분별 장원, 차상, 차하, 참방, 장려(참가자의 상위 10% 해당 작에 시상함) 접수일시 : 2008년 3월 20일~4월 12일(당일까지 접수-오전 9시 부터) 신청서접수 : 우편접수시 645-260 경남 진해시 태백동 98 (진해문인협회)
※ 우편접수시 별도의 접수증을 발행하지 않으니, 대회당일 만약의 착오에 대비하여 신청서 사본을 반드시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문의사항 : 진해예총☎055)546-4017, 진해문인협회지부장☎011-9780-5814 기타 참고사항 : 한글 백일장은 참가비가 없습니다.
※ 대회참가학생은(초·중·고)반드시 용지에 학교 주소를 기재하여야 함 (대학, 일반부는 거주지 주소를 기입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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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속살 - 천소영
생활 속의 우리말
식기 용어 - 뚝배기보다는 장맛
사람의 생각을 담아 전하는 그릇을 일러 언어라 한다. 언어라는 그릇은 사고의 내용이나 크기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한다. 중요한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말할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은 일을 거창하게 떠벌릴 수도 있다. 음식을 담는 그릇(식기)도 이와 다를 바 없으니 먹을 거리의 내용에 따라 크기나 모양새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현대인들은 하루 세 번 밥상을 대하면서 거기 놓인 그릇의 고유한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느 민족에게나 오랜 세월 숙성되어 온 식문화의 전통이 있다. 그릇의 이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저 밥을 담으면 밥그릇이요, 국을 담으면 국그릇, 반찬을 담으면 찬그릇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곤란하다. 철에 따라 옷을 바꿔 입듯 그릇도 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마시는 경우만 보더라도 맥주는 "컵"에, 와인은 "글라스"에, 소주는 "고뿌"에, 막걸리는 "사발"에 따라서 들이켜야 제격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돈끼리 시골 장터에서 소주 한 고뿌(copo)를 마시거나 막걸리집에서 대포 한잔으로 회포를 풀 수 있다. 이들이 호프집에서 치킨 안주에 생맥주를 마신다고 하면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맥주나 포도주 같은 양주를 고뿌나 사발에 따라 마신다면 전혀 격에 맞지 않는다. 음료수도 국적에 따라,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용어로 불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식사를 위해 식탁에 펼쳐 놓는 식기의 표준 세트를 반상기라 한다. 접시 일색인 서양이 식탁과는 달리 우리 반상기에는 밥그릇, 곧 "바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여러 모양의 그릇이 격에 맞게 배열된다. "바리"는 고유어도 한자어도 아닌, 인도에서 건너온 말이다. 불제자의 밥그릇을 뜻하는 이 말은 범어 "바다라"가 발다라라는 한자호 차음되고 다시 이를 줄여 발로 쓰이게 되었다. 따라서 그릇을 지칭하는 한자어 발우는 인도의 범어와 중국 한자어의 합작품인 셈이다. 바리는 요즘에 와서는 스님들이나 여성들이 쓰는 그릇에만 국한되어 쓰인다. 바리, 발은 재료나 크기에 따라 그 이름도 세분된다. 놋쇠로 만들면 주발이고 사기로 만들면 사발이며, 크기에 따라 중발이나 종발로 나뉘고, 모양새에 따라 연잎 모양을 하고 있으면 연엽주발이고 속이 우묵하게 생겼으면 우먹(우멍) 주발이다. 우리 전통의 식기가 국그릇을 빼고는 모두 뚜껑을 갖추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바리만은 뚜껑 위에 손잡이용 꼭지까지 달려 있어 그것이 반성의 주인임을 알려 준다. 또한 놋쇠로 만든 주발은 보온을 위해 겨울철에 주로 사용되는 반면 사기로 만든 사발은 더운 여름철에 사용된다. 값싼 사발이 서민용이라는 주장은 이런 실용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김치나 깍두기 같은 반찬류를 담는 작은 사발을 "보시기"라 하고, 이와 비슷하지만 아구니가 좀 더 벌어진(바라진) 사발을 말 그대로 "바라기"라 부른다. 보시기도 첫 글자만 따서 "보"로도 쓰이는데 조치(국물을 바특하게 잘 끓은 찌개나 찜)를 담으면 "조칫보"요, 찜을 담으면 "찜보"가 된다.
바느질이나 조리 용어에서 보듯 이들 생활 용어는 여성들에 의해서 고유어가 잘 보존되어 왔으나 단지 그릇명에서 만은 예외가 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여성의 몫이지만 이 음식을 맛보고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일은 남성의 몫이기 때문이다. 보시기란 말은 표기될 때 보아로, 바라기도 바라라는 한자로 대신한다. 뿐만 아니라 "쟁개비"란 고유어도 일본어 나베에서 유래한 냄비에 밀리고, 전골틀을 일컫던 "벙거짓골"도 훗날 신선로로 대체되었으며, 음식을 덜어 먹던 "빈그릇"이란 말마저도 한자어 공기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식용어 가운데 우리 식의 한자말이 있다면 "시, 지, 주"로 발음되는 접미어 "자"일 것이다. 이를테면 접자는 "접시"로, 종자는 "종지"로, 분자는 "푼주"로 불리는 예가 그것이다. 접은 넓고 팽팽함을 뜻하는 한자어로서 크기에 따라 대접, 중접, 소접으로 나뉜다. 우리가 사용하는 그릇을 크기로만 나눈다면 사발(대접), 중발(중접), 종발(소접), 종기 순이 될 것이다. 접시와 함께 뒤늦게 들어온 식기명에 쟁반이란 게 있다. 비록 한자말이긴 해도 소리를 본뜬 감각어여서 호감을 준다. 쟁반의 쟁자는 "쇳소리 쟁그렁 울릴 쟁"이라 하여 자전에 긴 훈을 달고 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가 쇳소리를 닮은 "쟁"인데, 위세가 당당할 때도 "쟁쟁"이며 누구에게나 "쨍하고 해뜰 날"이 있기에 그래서 "쨍"이다.
번철이라는 말도 서구어 "프라이팬"에 밀려 지금은 쓰이지 않는다. 동이, 자배기, 버치, 방구리, 쟁첩 등도 생소하기 이를 데 없는 이름들이다. 다만 "뚝배기"만은 아직도 사랑받고 있기에 그나마 위로가 된다.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다"는 속담에서처럼 볼품 없는 겉보기에 비해 그 속에 담긴 옛멋이나 인정은 아직도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뚝배기의 참맛은 역시 "알뚝배기"가 으뜸이다. 오가리라고 불리는 이 새끼뚝배기는 거기에 달걀을 쪄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그야말로 인정의 진수를 담은 우리 그릇이었다. |
짝벗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는 서로 짝벗이 되어서 공경말·삼가말을 쓰지 않는다. 소곤소곤 반쯤말로 하므로 서로 부름말이 없다.”(려증동·가정언어)
“여보·여봐요·○○씨(신혼), 여보·○○ 아버지/○○ 어머니, ○○ 아빠/○○ 엄마(자녀 둔 뒤), 여보·영감/임자·○○ 할아버지/○○ 할머니, ○○ 아버지/○○ 어머니(장노년)”(국어연구원 화법표준화자문위·1992)
예부터 짝벗(배필) 사이에 그럴듯한 부름말이 없기는 하지만, 불러야 할 때가 많고 실제 쓰는 말도 숱한데, ‘여보’도 그 중 하나다.
“거기요·보소·보이소·봅시다·아요·아여·어요·어이·여기요·여보·여봐요·이보오·저기요·저보 ….” 대체로 이름을 모르는 불특정인을 가까이서 부를 때도 쓰는 말들이다.
화법표준화자문위에서는 부름말로 ‘여보’를 대표로 골랐고, 지칭어로 ‘당신·○○씨’(신혼) ‘영감/임자’(장노년)를 표준으로 삼았다.
려증동님은 ‘여보·당신’은 싸움판에서 쓰는 말이어서 적절하지 않다며, 부르고 일컫는 말로 ‘어요·이녘’(아내에게), ‘아요·자기’(남편에게)를 내세운다.
“거기·당신·이녘·임자·자기/재개·자네·영감·마누라·지·니 …”
부름말이 마땅찮으면 이런 말에 ‘아·야·요’ 같은 호격조사를 붙여 불러도 된다. 짝벗은 무람한 사이여서 그렇다.
적절하고 많이 쓰는 말을 표준으로 삼아 그 쓰기를 권할 수는 있을 터이다. 그러나 본디부터 명토박아 쓰지 않는 까닭에 다양해진 말을 ‘이거야!’라고 한둘만 내세우는 것은, 말을 가난하게 하는 폐단이 따른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바쁘다
“배우가 먼저 웃으면서 관중에게 웃음을 강요하면 웃기도 바쁘거니와 웃는 경우에도 그것은 면구한 웃음으로밖에 될수 없다.”(조선말대사전)
‘바쁘다’는 남북이 같이 쓰는 말로 ‘겨를이 없다’ 혹은 ‘매우 급하다’, ‘어떤 일이 끝나자마자 곧’의 뜻이다. 보기에서 ‘바쁘다’는 ‘웃을 겨를이 없거나 웃기에는 급한 상황’이 아니라, ‘웃기에 그 상황이 매우 딱하다’는 뜻이다. 북녘에서는 ‘바쁘다’를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는 뜻과 ‘매우 딱하다’란 뜻으로도 쓴다. “우리 아이는 공부를 안 해서 대학 가기 바쁩니다”라고 하면, ‘대학 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사흘 동안에는 좀 바쁘겠는데”라고 하면, ‘사흘 동안에는 좀 어렵다’는 뜻이다.
‘겨를이 없다’와 ‘어렵다’는 의미적 관련이 있다. ‘겨를’은 ‘시간적인 여유’를 뜻하고,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는 ‘능력의 여유나 인내심의 여유가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뜻은 ‘여유가 없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일을 며칠 내에 하기 바쁘다’라고 하면 ‘며칠 내에 할 시간 여유나 능력의 여유가 없다’는 뜻도 되고, 그래서 ‘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대학 가기 바쁜 것’은 ‘대학 갈 시간의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고 ‘대학 갈 실력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바쁘다’는 ‘여유가 없다’는 기본적인 뜻을 지니고, ‘-기(가) 바쁘게’의 꼴로 쓰여서 ‘곧’의 뜻을 나타내며, 북녘말에서 ‘매우 딱하다’의 뜻을 가진다고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행여
무슨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두고 이야기를 할 때, 말머리에 갖다 붙이는 부사가 몇 가지 있다. 이 말들은 서로 바꿔 써도 괜찮은 경우가 있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행여 표 떨어질라 … 눈치 행정 극심’
한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이 제목에서 ‘행여’에는 표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담겨 있다. 잘못 쓴 말이다. ‘행여’는 한자 다행 행(幸)에 접미사 ‘-여’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다. 따라서 ‘다행히도, 운 좋게, 바라건대’의 뜻을 가지고 있다. 우려하고 걱정하는 말에다 기대할 때 쓰는 말을 갖다 놓았다.
그런데 이런 잘못은 많은 독자가 읽는 신문에서 머릿기사 제목으로 쓸 만큼 흔해져 버렸다. 이 기사가 눈에 띄기에 보기를 들었을 뿐이지, 이와 똑같은 잘못은 어느 신문 가릴 것 없이 일반화돼 있다.
이런 용도로 쓰이는 부사로는 ‘행여·행여나·혹·혹시·혹시나·혹여·혹간·설혹·만약·만약에·만일’ 따위가 있다. 이들 중에서 다른 것들은 우려하는 경우나 기대하는 경우에 공통적으로 쓸 수 있지만 ‘행여’와 ‘행여나’는 걱정·우려할 때 써서는 안 되는 말이다. “행여 반가운 친구가 오려나 기다려진다”는 되지만 “행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안 된다.
‘행여’를 ‘혹시’와 같은 뜻으로 풀이한 사전이 있기는 하다. 잘못된 말이지만 널리 퍼져 있으므로 그런 풀이를 넣었을 터이다. 그러나 공공성을 띤 매체라면 제대로 본디뜻을 가려서 쓰는 것이 좋겠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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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자라는 만큼 닳는 운동화
클라랜스 파웰이라는 사람이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금은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래전에는 꽤나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에게는 세 자녀가 있었는데 가을학기가 되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두 아들과 딸 한 명에게 새 운동화를 사 주어야 했습니다. 특히 두 아들은 궤짝으로 만든 손수레를 타고 언덕 비탈길을 내달리면서 발로 문지르기 때문에 늘 신발이 빨리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또 아내는 세탁기가 고장나서 빨래를 할 수가 없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웰 씨는 신문 광고란을 뒤져 중고품 세탁기를 파는 집을 발견해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막상 집을 찾아갔지만 대문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크고 훌륭한 저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웰 씨는 초인종을 눌렀고 주인 부부는 친절히 그를 맞이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싼 값에 세탁기를 팔았습니다. 파웰 씨는 고마움을 금할 길이 없었고 주인 부부와 대화를 나누던 끝에 무심코 자기의 아이들 얘기를 꺼내게 됐습니다.
두 녀석들이 손수레를 타면서 신발이 다 떨어졌고, 딸은 줄넘기를 해서 신발이 다 헤졌는데 학교 가기 전에 새 운동화를 사 줘야 하기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부인 얼굴이 이상해졌습니다. 그리고 방안으로 급히 뛰어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파웰 씨가 언뜻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한 파웰 씨가 대단히 미안해 하자 주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걱정마세요. 당신에게는 아무 실수도 없었어요. 당신은 아이들 신발 때문에 걱정하셨지요. 우리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아이는 태어난 후 한 번도 걸음을 옮긴 적이 없지요. 만약 우리 아이가 신발을 신고 걸어다녀 한 켤레만이라도 닳아 못 신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없을 겁니다."
집에 돌아온 파웰 씨는 말썽꾸러기 자녀들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떨어진 세 켤레의 운동화를 보며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순수한 양심을 가진 사람에게 인생은 달콤하고도 유쾌한 것이다. (L. 톨스토이)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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