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식 용어 -
일본식 / 우리식
차금(借金) / 빚, 빚돈, 빚내기, 빚얻기 차별(差別) / 층하(여럿에게 다 같은 대접을 하지 아니하고 층을 다르게 대접한다는 말) 차비(車費) / 노수(路需), 노자(路資), 행자(行資) 차압(差押) / 덮잡기, 덮잡다(덮어 눌러서 잡아놓는다는 말이니, 물건 임자가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거리끼지 않고 행함을 말함) 차인잔고(差引殘高) / 상제잔액(相除殘額) 차입(差入) / 들임, 옥바라지 차출(差出) / 냄, 내보냄 착수(着手) / 손댐, 손대기 참호(塹壕) / 구덩이 창의(創意) / 창지(創智) 창조자(創造者) / 애짓는이 창조하다 / 애짓다 처방(處方) / 화제(和濟), 약방(藥方), 방(方) 천기(天氣) / 일기(日氣), 날씨 천연두(天然痘) / 마마, 손님 천원(天元) / 어복(於腹), 배꼽점(바둑판의 한가운뎃점) 천정(天井) / 천장(天障), 보꾹, 반자 첨부(添付) / 껴붙임 청결(淸潔) / 깨끗함, 갓맑음(조금도 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깨끗함) 청부(請負) / 도급(都給), 돗내기 청취자(聽取者) / 듣는이 체납(滯納) / 못냄, 밀림 체온(體溫) / 몸끼 체포(逮捕) / 착라(捉拏) 총괄(總括) / 싸잡음, 통틂 추서(追書) / 부기(附記), 붙임 추월(追越) / 따라넘다, 좇넘다(좇아가서 넘어서다), 제치다(여럿이 달리기를 할 적에 뒤에 떨어졌던 사람이 힘을 앞의 사람을 이기고 넘어설 적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하나 제쳤다』『둘 제쳤다』고 함) 추측(推測) / 어레짐작(겉가량으로 헤아려 짐작함) 축소(縮小) / 오므림, 졸아듦 축의(祝儀) / 상급(賞給), 행하(行下) 출구(出口) / 날목, 날목쟁이출두(出頭)/출석(出席) 출근부(出勤簿) / 일터치부책 출산후유증(出産後遺症) / 산티 출산(出産) / 해산(解産), 몸풀기, 아기나히 출영(出迎) / 마중, 맞이 출원(出願) / 청원(請願) 출입구(出入口) / 드날목 출장(出張) / 파송(波送), 파견(派遣) 출하(出荷) / 물건부침, 물건내기 췌언(贅言) / 군말 취급(取扱) / 처리(處理), 다룸, 다루기, 다룸질, 다룸새, 다룸다룸(다루는 방법) 취소(取消) / 무름, 지움, 푸지위(무슨 일을 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을 「지위(知委)하다」라고 말하는데 한번 지위했던 것을 다시 무르고 하지 말라고 함을「푸지위하다」라고 말함) 취약(脆弱) / 부실(不實) 취체역(取締役) / 유사(有司 ; 이제는 거의 없어졌지만 한때 무슨 주식회사의 이사를「취체역」이라 하고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취체역」이라 했는데 「주식회사」「이사」 「대표이사」 「사장」도 다 일본에서 온 것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어떤 일에 중심이되어 일을 처리하는 소임 가진 이를「유사」라 했고 그 중의 머리 되는 이를「도유사(都有司)」라 했음) 취체(取締) / 단속 치매(癡?) / 망령(妄靈) 치명상(致命傷) / 정상(正傷) 치사(致死) / 살사(殺死) 친전(親展) / 몸소 : 편지 겉봉의 받을 사람 이름 밑에 쓰면 좋은데 평교간(平交間)이나 손아랫사람한테만 쓸 수 있음 친절(親切) / 다정(多情) 침몰(沈沒) / 엄몰(淹沒), 윤몰(淪沒)
편안함
“어떻게 불러드리는 게 편해요?” “언니라고 불러줘, 그게 편해!”
별 가릴 것도 없겠고, 나이도 달수로나 따져야 차이가 날 법한 복학 여대생과 동급생이 주고받는 말이다. 재미있는 건 ‘편하다’란 말이다. 그 ‘편안함’이 듣는이를 걸맞게 불러주는 데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우리 가정언어를 가지런히 한 바 있는 려증동 선생(‘한국 가정언어’, ‘효도언어’)도 부름말·걸림말·공경말·촌수말 들을 들추면서 “이런 것들을 잘 구분해 말을 써야 듣는이의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복잡하고 불편하며 별 쓸모 없고 낡은 느낌을 주는 집안 언어를 알기 쉽게 갈래잡고 간추린 이로 선생만한 이가 드물다. 이런 말은 밥상머리나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 어른 아이 사이에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배웠으나 요즘은 그런 기회가 드물어졌다.
‘편안함’을 언어예절의 큰 기준으로 잡았을 때, 다소 주관적인 바가 있긴 하다. 사람 따라 언어 폭이 다른데다, 듣는이를 배려할 뿐만 아니라 말하는 이의 마음도 생각해야 할 터인즉, 번번이 불편을 견디면서 말하기는 어려운 까닭이다. 그러니 ‘소통’이 잘 되려면 적어도 부름말·걸림말·대우법 들을 두루 공유할 것을 전제한다. 누구나 어른이 되고서 격식을 따져 하는 말, 노년으로 격상되어 걸맞은 말을 찾느라 고민하기 마련인데, 그러는 사이 말씨를 가다듬고 익혀 자연스러움으로 배어나게 된다. ‘편안함’은 삶에서도 숱한 가치의 윗길에 놓이면서, 좁게는 ‘말을 잘 가려 쓰는’ 데서 비롯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얻는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얼음보숭이·에스키모
‘얼음보숭이’는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북녘말이다. 그런데 ‘얼음보숭이’가 북녘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얼음보숭이’는 1981년에 나온〈현대조선말사전〉제2판에 실렸는데 1992년에 나온〈조선말대사전〉에는 실리지 않았다. 〈조선말대사전〉에는 ‘아이스크림’과 ‘에스키모’가 뜻이 같은 말로 올랐다. 다듬은 말인 ‘얼음보숭이’가 언중의 호응을 얻지 못한 까닭에 사전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녘에서는 ‘아이스크림’ 대신 ‘얼음보숭이’를 쓰기도 한다. 이제 ‘얼음보숭이’는 북녘보다 남녘에서 더 많이 쓰는 말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에스키모’는 ‘북극, 캐나다, 그린란드 및 시베리아 북극 지방에 사는 인종’을 뜻하는 말인데 북녘에서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연유는 뭘까? 북녘 학자의 설명으로, ‘에스키모’가 아이스크림의 상표 이름이었는데, 그 상품의 인기가 높다 보니 아이스크림 대신 쓰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에스키모’를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쓴다고 한다. 2006년 12월에 나온 〈조선말대사전〉 증보판 1권은 ‘ㄱ’부터 ‘ㅁ’까지밖에 없어서 ‘아이스크림’과 ‘에스키모’가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알 수 없다. 현재 상황을 반영한다면 ‘에스키모’ 쪽으로 정리될 수도 있겠다. 〈조선말대사전〉에 ‘아이스’가 들어간 말로 ‘아이스크림·아이스케키·드라이아이스’가 있는데, 아이스케키는 ‘얼음과자’로, ‘드라이아이스’는 ‘마른얼음’으로 다듬었다. 얼음과자는 다시 에스키모와 뜻 같은 말로 풀이하고 있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발르세요?
우리말에 ‘르’ 불규칙 용언이 꽤 된다. ‘-르다’로 끝나는 말이 ‘-아/-어’로 시작되는 어미와 이어지면 ‘-아/ -어’가 ‘-라/ -러’로 바뀌는 용언을 일컫는다. 이때 어간의 끝 음절 ‘르’에서 [ㅡ]는 탈락하고 남은 [ㄹ]은 앞 글자의 받침으로 자리잡는다. 가령 ‘흐르다’에 ‘-었다’가 이어지면 ‘흐르었다’로 되고 ‘흐렀다’로 되는 것이 규칙활용이다. 그러나 정작 활용형은 ‘흘렀다’다. [ㄹ] 소리가 덧나는 것이다. 음운현상으로 설측음화다. ‘-르다’로 끝나는 용언 중에서 동사로 ‘치르다/ 따르다/ 들르다/ 이르다(着)’, 형용사로 ‘누르다(黃)/푸르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르’ 불규칙 용언이다
그런데 표준말로 규정돼 있는 서울말에서 설측음화 현상이 아무렇게나 일어나고 있다. ‘르’ 불규칙 용언이 ‘-아/-어’로 시작되지 않는 어미와 이어질 때도 [ㄹ]이 덧나는 발음을 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매우 넓고 깊이 퍼져서 전문 방송인인 아나운서들까지 이런 현상에 물든 사람이 많다.
“이 약 바르세요” 하는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많은 이들이 “발르세요”라고 한다. ‘바르다/ 모르다/ 찌르다/ 구르다’ 들도 주의 깊게 들어보면 ‘발르다/ 몰르다/ 찔르다/ 굴르다’로 들릴 것이다. 소리뿐만 아니라 글자까지 그렇게 적는 이도 적잖다.
이런 말은 서울 사투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서울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 표준어라고 생각하는 까닭인지 이런 잘못들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