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본뜻 : 경마에서 아직 실력이 알려지지 않은 말을 가리킨다. 암흑, 어둠이라는 뜻의 다크(dark)를 쓴 것은 그 말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하나도 없어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바뀐 뜻 : 뜻하지 않은 유력한 경쟁자나 후보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기대되는 유망주를 가리키기도 한다.
"보기글" -이번에 출마한 3번 김종철씨가 차기 대선의 다크호스라며? -알파 구단에 새로 입단한 강속구 군이 프로 야구계의 다크호스라던데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단도리
본뜻 : 일본어에서 온 말로 준비, 채비를 뜻하는 말이다. 한자로는 단취라고 쓴다. 이 밖에 '마무리를 하다'는 뜻으로도 곧잘 쓰인다.
바뀐 뜻 : 준비, 채비라는 뜻으로 '단도리를 하다'고 할 경우 '준비를 하다, 채비를 하다'로 바꿔 쓸 수 있다.
"보기글" -그 일은 워낙이 중대한 일이니까 단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야 -여행 가기 전에 집안 일을 단도리 하고 가야지
담배 한 보루
본뜻 : 담배는 타바꼬(tabacco)라는 포르투칼어에서 온 말이고, 보루는 영어 'board'에서나온 말이다. 원래 board는 '판자'나 '마분지'를 가리키는 말인데 담배 열 갑을 마분지로 만든 딱딱한 사각 케이스에 담아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담배 한 보드'라는 말이 생겼다.그것이 발음 변이가 되면서 '담배 한 보루'로 굳어진 것이다.
바뀐 뜻 : 담배 열 갑을 세는 단위다.
"보기글" -철수야, 가게 가서 담배 한 보루만 사 오너라 -외삼촌댁에 갈 때 담배 한 보루하고 과일하고 사 들고 가거라
마개와 뚜껑
‘마개’는 ‘막다’는 움직씨의 줄기 ‘막’에 ‘애’가 붙고, ‘덮개’는 ‘덮다’는 움직씨의 줄기 ‘덮’에 ‘애’가 붙어 이름씨 낱말이 되었다. 이때 ‘애’는 “~에 쓰는 무엇”이라는 이름꼴 씨끝이다. 그래서 마개는 “막는 데에 쓰는 무엇”이고, 덮개는 “덮는 데에 쓰는 무엇”이다. 막는 것은 무엇이며 덮는 것은 무엇인가? 병이나 항아리 따위 아가리가 구멍인 것에다 안으로 끼워서 안에 든 것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막는 것이고, 바깥으로 감싸서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덮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개는 막았다가 뽑아야 하고, 덮개는 덮었다가 벗겨야 한다. 그리고 덮개는 병이나 항아리 같이 아가리가 구멍인 것보다는 아가리가 큰 통이나 독이나 도가지 같은 것에 더욱 잘 어울리고, 나아가 밖에서 오는 벌레나 짐승, 빛이나 볕, 눈이나 비, 심지어 바람 따위를 막으려는 것이면 무엇에나 두루 쓰인다.
‘뚜껑’은 아가리를 바깥으로 감싸는 모습에서나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려는 구실에서나 덮개와 비슷하다. 덮개나 뚜껑이나 모두 본디 하나의 움직씨 ‘둪다’에서 나온 아재비조카 사이기 때문이다. ‘둪다’의 줄기 ‘둪’에 이름꼴 씨끝 ‘엉’이 붙어 뚜벙(뚜껑)이 되고, ‘둪다’가 ‘덮다’로 바뀐 다음 거기서 덮개가 나왔다. 뚜껑은 덮개처럼 무엇에나 두루 쓰이지는 않고 살림살이에서 훨씬 긴요한 솥이나 그릇이나 상자 같은 가구에만 가려서 쓰인다. 그리고 뚜껑은 닫았다가 열어야 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노루귀
입춘에 우수까지 지나니 방송이나 잡지에서 봄을 알리는 들꽃 사진을 많이 보여준다. 산과 들에 사진 찍으러 가도 실제로는 찾기 어렵다고 하는데, 눈속에서도 피어 있는 풀꽃을 찾아내고는 강한 생명력을 느끼고서 그 새롭고 소중함을 전하는 듯하다. 산수유·매화·개나리·진달래·벚꽃이 차례로 온 나라를 덮기 전에 봄의 전령으로 수줍게 피는 바람꽃·복수초·현호색·노루귀·제비꽃 …. 이 가운데 노루귀는 신문·방송에서도 여러 번 보았다.
노루가 예전에는 아주 친근한 동물이어서 그런지, 땅이름·연장이름·속담들에도 자주 등장한다. 풀꽃이름에는 더 흔하다.
‘노루귀’는 노루귀 모양의 잎 뒷면에 털이 보송보송 길게 덮은 모습이 노루귀와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남쪽지방에서 자라는 조금 작은 노루귀는 ‘새끼노루귀’라 부른다.
‘노루발’은 잎맥 모양이나 하얀 눈 위에 나 있는 모습이 노루 발자국처럼 보인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작은 품종은 ‘새끼노루발’이다. ‘노루삼’은 홍갈색 수염뿌리가 나고 약효가 많은 까닭에, ‘노루오줌’은 노루가 물 마시고 오줌 누는 물가에 많고, 노루오줌 냄새가 난대서 붙은 이름이다. ‘노루참나물’은 참나물과 비슷하나 전체에 털이 나서, ‘노루궁뎅이버섯’(노루꼬댕이버섯)은 노루꼬리 모양의 털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노루귀든 노루궁뎅이든 지금은 잘 볼 수 없으니, 노루가 뛰놀고 노루귀가 피었던 산골의 봄을 머릿속으로나 상상해 본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노루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