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색
본뜻 : 곤색의 '곤'은 일본어에서 나온 말로서, 짙은 청색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 : 우리 말, '군청색' '짙은 남색'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보기글" -희야 신랑 곤색 양복이 정말 잘 어울리던데! -곤색은 일본어에서 온 말이므로 남빛, 쪽빛 등의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이 좋다
곤조
본뜻 : 본디 일본말로서 좋지 않은 성격이나 마음보, 본색, 근성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 : 나쁜 근성, 특수한 직업으로 인해 가지게 되는 성질, 성깔 등을 가리키는 비속어다.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로는 근성, 성깔 등이 있다.
"보기글" -그 사람, 뱃사람 특유의 곤조가 있긴 하지만 사람 하나는 틀림없다구(근성이 있긴 하지만) -날 우습게 보는 모양인데 나도 곤조를 부렸다 하면 무서운 사람이야(성깔을 부렸다 하면)
깡통
본뜻 : 알미늄이나 쇠붙이 등으로 만든 속이 빈 밀폐 용기인 캔(CAN)과 캔에 해당하는 한자어인 통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바뀐 뜻 : 음식이나 음료수 등을 담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만들어진 용기를 가리킨다. 속어로 쓰일 때는 아는 것이 없고 머리가 텅 빈 사람을 가리킨다
"보기글" -깡통 음식이라고 안심하고 먹었다간 큰 코 다치지 깡통에 녹이 슨 데가 있나 없나, 유통기한이 넘었나 잘 살펴봐야 한다구 -그 사람 컴퓨터엔 완전히 깡통이더구만
아프리카의 언어들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있는 이집트·수단·리비아·알제리·모로코 등에서는 아랍말을 공용어로 쓴다. 본디 아프리카 중부와 남부에는 무수히 많은 토박이 언어들이 쓰였고 아직도 쓰이고 있으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이러한 토박이 언어가 점차 사라지고 프랑스어·독일어·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아쉽다.
아프리카 토박이 언어는 몇 가지 말겨레로 분류한다. 차리-나일 말겨레, 나이저-콩고 말겨레, 코이산 말겨레가 큰 줄기다. 이 가운데 나이저-콩고 말겨레에 드는 스와힐리말·줄루말·요르바말, 그리고 코이산 말겨레에 드는 부시맨말·호텐토트말이 대표적이다. 스와힐리말은 동부 아프리카 토박이 언어의 대표적인 말로서 탄자니아와 케냐의 공식언어이며, 이 지역 여러 나라의 제2인어로서도 쓰여 분포가 넓은 편이다. 줄루말은 스와힐리말과 함께 반투어파에 드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쓰인다. 요르바말은 주로 나이지리아에서 쓰인다.
코이산 말겨레에 드는 부시맨말과 호텐토트말은 남부 아프리카에 분포되어 있다. 이 말에는 ‘흡착음’이라는 말소리가 있어 유명하다. 숨을 들이쉬면서 소리를 내는 독특한 닿소리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쓰이는 아프리칸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영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용어다. 네덜란드말이 아프리카에서 사용되다가 조금씩 바뀌어 이제는 네덜란드말과는 완전히 다른 말이 되어 새로이 탄생한 말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괴다와 사랑하다
‘사랑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낱말은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들으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벌레나 푸나무까지도 힘이 솟아나고 삶이 바로잡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하는 것이 그만큼 목숨의 바탕이기에 참으로 사랑하면 죽어도 죽음을 뛰어넘어 길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삶으로 보여주었다. 세상 모든 사람의 말꽃이나 삶꽃이 예나 이제나 사랑에서 맴돌고, 뛰어난 스승들의 가르침이 하나같이 서로 사랑하라고 부채질하는 까닭이 거기 있다.
‘사랑하다’와 비슷한 말에 ‘괴다’와 ‘귀여워하다’와 ‘좋아하다’가 있다. ‘귀여워하다’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만 내려주는 마음이고, 내려주는 것으로 끝나기에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아무 거리낌이 없다. ‘좋아하다’는 높낮이 없는 자리에서 서로 주고받는 마음인데, 맞장구치며 주고받을 수 없으면 마음을 다칠 수도 있다. ‘사랑하다’는 본디 높낮이 없는 자리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맞장구치지 못하면 마음을 다치는 것에서 좋아하다와 다를 바가 없으나, 좋아하는 것이 마음의 가장자리인 느낌과 생각에 머무는 것과는 달리 사랑하는 것은 몸과 마음과 얼까지 송두리째 주고받는 것이라 그 깊이에서 아주 다르다. ‘괴다’는 높낮이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귀여워하듯이 내려주기만 하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하듯이 주고받는 것이다. 어버이와 아들딸, 스승과 제자, 서낭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 마음을 온전히 주고받는 것이지만 요즘에는 ‘사랑하다’에 모두 빼앗기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뚱딴지
‘뚱딴지 같은 소리’라는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관용어다. 이때의 뚱딴지는 엉뚱하고 미련하고 뜬금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본디 ‘뚱딴지’는 식물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다. ‘뚱-’은 ‘뚱하다’나 ‘뚱뚱하다’의 말뿌리일 것이며, ‘-딴지’는 ‘장딴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룩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뚱하면서도 울룩불룩한’ 모습을 나타내거나, ‘뚱뚱이(돼지)가 먹는 울룩불룩한’ 식물임을 나타낸 이름이다. 실제로 뚱딴지는 모양이 울퉁불퉁하여 매우 다양하고, 크기와 무게도 갖가지여서 사람이 먹기보다는 주로 돼지사료나 알코올 원료로 쓴다.
이 말은 처음에는 울퉁불퉁 못생기고 뚱한 사람을 비유해서 쓰였을 테지만, 그 뜻이 점점 세어져 지금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느닷없거나 엉뚱한 사람을 가리킨다. 어린이들이 즐겨 읽는 만화 주인공 ‘명탐정 뚱딴지’는 엉뚱한 짓을 곧잘 하지만 그 엉뚱함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기 절연체인 애자를 우리말로 순화했을 때 ‘뚱딴지’라고 했다는 점이다. 아마 전봇대에서 전기가 다른 물체로 통하지 않게 ‘엉뚱하게’ 끊기 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뚱딴지 꽃은 아주 예쁘다. 국화나 해바라기처럼 생겼으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국우(菊芋)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북녘말로는 ‘뚝감자’라고 한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뚱딴지 꽃]
[돼지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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