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상반기 모집
본지의 <新人推薦作品賞>은 시를 지망하는 신인들이 가장 나오고 싶어하는 등용문으로 그 권위를 널리 인정받아 왔습니다. 기존의 추천제도와 신인상제도의 장점을 살려 본지가 도입한 <신인추천작품상>에 역량있는 많은 분들의 응모를 바랍니다.
분 야
시 ― 10편 이상
평론 ― 200자 60장 안팎 1편 이상
응모방법 및 심사
1. 추천과 동시에 당선으로 인정함.
2. 응모작품은 예심을 거친 후 추천심의위원 혹은 본지가 위촉한 심사위원에게 위임함.
3. 당선된 시인은 당선 이후 기성시인과 동등한 대우를 함.
4. 당선된 시인에게는 상패와 함께 소정의 상금을 지급함.
5. 평론 부문은 수시로 모집하여 발표함.
접수 마감 및 발표
상반기 마감 : 매년 3월 1일(본지 4월호 발표)
하반기 마감 : 매년 9월 1일(본지 10월호 발표)
기 타
1. 응모작품은 반드시 본지 편집부로 접수하여야 함.
2. 응모작품은 <신인추천작품상> 원고임을 명기하여야 함.
3. 원고 끝에 반드시 주소와 전화번호를 밝혀야 함.
4. 필명일 경우 반드시 본명을 밝혀야 함.
5. 간단한 자기소개서 혹은 이력서를 첨부하여야 함.
6.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를 환영함.
7. 본 응모 규정에 맞지 않는 작품은 접수를 거부함.
8. 인터넷이나 이메일로는 응모를 받지 않음.
9. 투고된 원고는 반환하지 않음.
120-814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324-1 동화빌라 202호
월간 현대시 편집부
|
오지랖이 넓다
본뜻 : 오지랖이란 옷의 앞자락을 말하는 것으로 앞자락이 넓은 옷은 그만큼 많이 다른 옷을 덮을 수밖에 없다.
바뀐 뜻 : 주제넘게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서,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채소 가게 아줌마는 웬 오지랖이 그렇게 넓데? 어느 틈에 알았는지 우리집 속내를 뜨르르 꿰고 있더라니까 -얘, 넌 젊은 애가 무슨 오지랖이 넓어서 그렇게 동네방네 안가는 데 없이 다 다니냐?
이골이 나다
본뜻 : '이골'은 본래 몸에 푹 밴 버릇을 일컫는 말이다.
바뀐 뜻 : 이익을 좇거나 어떤 방면에 길이 들어서 익숙해진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도박에 이골이 난 김 서방과 화투를 치는 것은 돈을 갖다 바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그 사람은 촌지 받아먹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야
인구에 회자되다
본뜻 : 회라고 하면 언뜻 생선회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은 육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좀처럼날것을 먹지 않는 중국 사람들도 육회만은 매우 즐겨 제사 음식으로 제사상에 올려 놓았다고 한다. 자는 구운 고기를 뜻하는데 이 경우도 생선이 아니라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도 제사상에 제사 음식으로 오르던 음식이다. 보통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은 고인이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이나 최고급의 음식을 올려놓게 마련인 것처럼, 회자는 여러 사람들이 즐기는 맛있는 고기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인구에 회자되다'라는 고사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그 기원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한악'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했던 그가 10살 무렵에 지은 시들이 그 당시 유행했던 시들을 한 단계 뛰어넘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처럼 그의 시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는 데서 '인구에 회자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바뀐 뜻 : 육회와 불고기를 사람들이 좋아하듯이 사람들의 입에 널리 퍼져 오르내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훌륭한 글이나 미담 등이 사람들의 화제에 자주 오르내릴 경우에 쓰는 표현이다.
"보기글" -이번에 문단의 원로 모씨가 새로 발표한 글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데 그 글 읽어봤어? -요새는 덩달이 시리즈라는 새로운 유우머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며?
달개비
어렸을 때 ‘달개비’는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풀꽃이었다. 너무 흔해서 보지 않을 수 없던 꽃 달개비는 주로 마당가 닭장 근처 같은 데서 자란다. 그래서 이름도 무척 많다. ‘닭의장풀/ 닭의밑씻개/ 닭개비/ 닭의꼬꼬’와 같이 닭과 관련된 이름에다 고장에 따라 ‘달구씨깨비/ 고낭귀/ 고냉이풀/ 고니풀’ 같은 사투리가 있다. 어떤 이는 꽃모양이 닭 머리를 닮았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한자말 ‘압척초’(鴨척草)는 ‘오리발바닥풀’, 영어이름 ‘구스 글래스’(goose grass)는 ‘거위풀’이라는 뜻이니, 집에서 치는 날짐승의 종류로도 나라나 겨레마다 다른 생활상이 드러난다. 하긴 우리 겨레한테 닭만큼 친밀한 날짐승이 어디 있으랴. 닭을 풀꽃 이름에 붙인 다른 보기로는 맨드라미의 고장말인 ‘달구베슬/ 닭비슬’도 있고, ‘닭의덩굴/ 닭의비짜루’도 있다.
달개비는 남보라색의 꽃이 대부분이라서, 빛깔에 따라 ‘하얀달개비/ 자주달개비’로 달리 부른다. 꽃이 큰 품종은 예전에 하늘색 물감을 만들어 썼다. 하루면 시들어 버려서 또 다른 영어이름은 하루만 피는 꽃이라는 데이플라워(day-flower)고, 그런 연유로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 닭장은 멀어지고, 달개비는 과학실험실에서 잎의 숨구멍을 보는 실습재료나, 꽃집에서 사다 기르는 관상용 화분으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어느곳 카페 이름 ‘달개비’도 재미있던데, 흙마당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흙물이 튀는 달개비 꽃잎을 다시 보고 싶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달개비꽃]
개차산과 죽산
경기도 안성 이죽면의 옛이름은 ‘개산’ 또는 ‘개차산’이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개산군은 본래 고구려 개차산군이었는데 경덕왕 때 이름을 바꾸었으며, 고려 때는 죽산(竹山)이라고 불렀다. 흥미로운 사실은 죽산의 옛이름으로 ‘개차’라는 말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개차’라는 말은 본래 ‘임금’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는 행주(幸州)의 옛이름인 ‘개백’에서도 확인된다. 행주는 본디 고구려 개백현(皆伯縣)이었는데 우왕현(遇王縣)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행주로 바뀐 땅이름이다. 이 ‘개백’은 한자 ‘왕’(王)과 대응되며, ‘개차’(옛음은 ‘가이지’)는 ‘대’[죽]와 대응된다. 땅이름 표기는 토박이말 단어의 첫음절을 한자음으로 쓰거나 그 말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아 맞옮긴다. 이런 원리에 따라 ‘개백’을 ‘왕’으로 옮겼고, ‘개차’는 ‘대’로 옮긴 셈이다. 한자 ‘대’는 큰 것뿐만 아니라 왕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 역사서인 <주서> 이역전 백제조에는 “왕의 성은 부여씨로 어라하라 불렀으며, 백성들은 건길지라 불렀는데, 중국말로는 왕이란 뜻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 나타나는 ‘건길지’는 ‘건’과 ‘길지’로 이루어진 말이다. ‘건’은 몽골어 ‘칸’에 해당하며, ‘길지’는 ‘개차’와 마찬가지로 임금에 해당한다.
‘개차산’이 ‘죽산’이 된 것은 토박이말이 한자말로 바뀌는 과정과 관련이 있을 뿐 한자가 뜻하는 ‘대나무’와는 무관하다. 이처럼 땅이름 변화에는 우리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경우가 많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삼촌
중앙아시아에 강제로 끌려가 살고 있는 동포들이 쓰는 말을 ‘고려말’이라 한다. 19세기 함경도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모·이모를 고려말에서는 ‘아제’(=아재)라 한다. 흔히 아제라 함은 아저씨, 곧 남자숙항을 가리키는 사투리인데, 고려말에서 아주머니, 곧 여자숙항을 가리키는 게 특징이다. 현재 강릉말에서도 아제는 고모·이모·숙모를 가리킨다.
영어에서 남자숙항은 친삼촌이든 외삼촌이든 모두 uncle이라 하고, 여자숙항은 고모든 이모든 aunt라 한다. 터키말은 각각 다르게 부른다. 친삼촌은 emme, 외삼촌은 dayi, 고모는 amme, 이모는 hala라 한다.
아버지·어머니를 가리키는 말과 숙항을 가리키는 말이 같은 언어도 있다. 하와이말에서는 아버지·친삼촌·외삼촌이 모두 makuakane이고, 어머니·고모·이모는 모두 makuahine이다. 야노마모말에서는 아버지와 친삼촌은 haya로 같으나 외삼촌은 soaya로 다르다. 또한 어머니와 이모는 naya로 같으나, 고모는 yesiya로 다르다.
파푸아섬의 다니말 역시 아버지와 친삼촌은 opaije로 같고, 어머니와 이모는 akoja로 같다. 그런데 이 말에서는 나의 외사촌 자매를 가리키는 말이 어머니·이모와 같아 akoja라 부른다.
아프리카의 아칸말도 아버지와 친삼촌을 가리키는 말은 같아 agya이고, 어머니와 이모를 가리키는 말은 같아 ena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고종사촌 형제를 가리키는 말이 아버지·친삼촌과 같아 agya라 부른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
|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 - 한승원
나만의 글쓰기 비법
제2교시 문장은 사람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좋은 생각의 덩어리를 문장에 담는 방법
1. 생각의 덩어리란 무엇인가
얼마전에, 어느 법원의 판사 한 사람이 200자 원고지 100매 분량(단편소설 한 편쯤의 분량)의 판결문을 단 한 문장으로 썼다고 하여 말썽이 된 적이 있다. 그렇게 긴 문장은 쓰기도 괴로운 일일 뿐 아니라 읽어 내려가기도 숨가쁘고 이해하기도 힘들다. 그 얼마나 미련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그처럼 미련스럽게 긴 문장의 글을 잘 쓴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자, 그러면 그것이 왜 미련스러운 글인지를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앞에 붙인 번호에 주의해 가면서, 다음의 이야기를 읽어보도록 하자.
(1) 어머니가 시장에서 쌀 한 부대를 사 가지고 오셨다. 어머니는 식구들의 식탁 위에 한 부대의 쌀을 올려놓고 그대로 먹으라고 하시지 않는다. 우선 그 쌀을 모두 쌀통에 부어 놓으신다. (2) 그 다음에 식구 한 사람에 한 홉 정도씩의 쌀을 바가지에 담아 씻은 후 솥에 안치신다. (3) 어머니는 솥에 안친 밥이 끓고 뜸이 들기를 기다리셨다가, 그 것을 보온 밥통에 퍼 놓으신다. (4) 식구들의 수대로 밥그릇을 준비한 다음, 거기에 퍼 담아 식탁 위에 놓아 두신다. (5) 우리는 그 밥그릇을 두 손으로 들어, 입을 크게 벌린 채 한꺼번에 들이붓고 꿀꺽 삼켜 버리지 않는다. (6) 한 숟가락씩 떠서 입에 넣는다. (7) 우리는 또 그 밥 한 숟가락을 그냥 꿀꺽 삼켜버리지 않고, 입안에서 이로 오래오래 씹는다.
1) 씹은 것 가운데서 잘 씹어진 것 일부를 먼저 삼키고, 2) 덜 씹어진 것들은 더 씹은 다음에 또 일부를 삼키고, 3) 마지막에 나머지를 몇 번 더 씹어서 삼킨다.
사람은 누구든지 한 무더기의 큰 생각 덩어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이나 글로써 전달하려고 한다. 글을 처음으로 쓰는 사람들은 매우 성급하여, 그 큰 생각 덩어리를 통째로 그 큰 생각 덩어리를 통째로 전달해 버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하나의 문장에다가 자기 생각의 큰 덩어리를 다 담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장에는 생각 덩어리의 아주 작은 조각 한 개만 담는 것이 좋다. 너무 큰 생각의 덩어리를 담으면 조그마한 문장의 봉지가 터져 버리고 담아 놓은 생각이 밖으로 줄줄 새어 나가고 빠져나가 버린다. 전하려 하는 생각들이 다 새어 나가고 빠져 나가버린 문장(봉지)은 온전한 문장일 리가 없다. 우리는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 오신 쌀 한 부대(생각의 큰 덩어리)를 조금씩 나누어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2)에서 (7)까지의 방법을 아침에 한번 사용하고, 점심에 또 한 번 사용하고 그리고 저녁속에 또다시 한 번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먹어야 그것이 우리 몸 속에 들어가서 피와 살이 된다.
2. 생각의 덩어리를 어떻게 문장에 담을 것인가
우리가 '특이한 버릇'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했을 때, 그 생각의 큰 덩어리는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 가지고 오신 쌀 한 부대 에 해당하는 것이다. 쌀 한 부대를 한꺼번에 먹어 치우려고 하는 것은 미련 스러운 짓이다. 우리의 몸이 상하게 되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소화를 시킬 수 도 없다. 다음의 글은 독자가 보내 온 글 가운데서 한 대목을 따온 것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곤충을 잡아다가 괴롭혀 죽이거나 집에다가 놓고 며칠씩 놓아 두면 어머니께서 죽은 곤충을 버리시곤 하셨다.
위의 글속에 들어 있는 생각의 덩어리는 너무 크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쉽게 입 안에 넣고 씹을 수도 없고, 목구멍 너머로 삼킬수도 없다. 그러므로 아래와 같이 그 덩어리를 잘개 쪼개 주는 것이 좋다.
(1)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였다. (2) 그 때 나는 곤충을 많이 잡곤 했다. 나비, 매미, 잠자리, 메뚜기, 거미, 방아깨비, 풍뎅이...... (3) 그러고는 잡은 그것들을 몹시 괴롭혔다.
1) 꼬리에 실을 달아 가지고 놀기도 했고, 2) 고개를 비틀어 놓고 빙글빙글 돌게 하기도 했다. 3) 그냥 날개와 목을 떼어 죽이기도 했고, 4) 곤충망 속에다가 며칠씩 가두어 놓기도 했다.
(4)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께서 그 곤충들의 시체를 말끔히 치워 놓으셨다. 그리고 그 불쌍한 것들을 다시는 잡아오지 말라며 나를 꾸짓곤 하셨다.
3. 좋은 생각은 좋은 그릇에
자, 이번에는 다른 독자들의 글을 한번 보로록 하자.
(1)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갖게 되는 버릇들이 있다. 내 친구들 중에도 불안하거나 긴장이 될 경우에는 손톱을 물어 뜯기도하고 다리를 떨어 마음을 가라앉히곤 한다. 또 공부를 할 땐 항상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어야만 한다는 친구도 있고, 무언가를 암기하기 위해서는 그 암기 내용을 노래 부르듯이 흥얼거려야 외워진다는 친구도 있다. 참 특이한 버릇이다. (2) 그러나 이 친구들 뿐 아니라 나 또한 남이 보기엔 특이하다 싶은 버릇이 있다. 손틉을 깎았을 때 양 끝 살에 묻히는 부분을 깨끗하게, 아니 너무 깊게 많이 깎아 아플 정도 까지 해야 마음이 놓인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약간의 손톱이 남아 있을 땐 왠지 더러워 보이고, 금새 때가 낄 것 같고 또 그손톱이 살을 파고들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인 듯싶다. 평소에 여러 가지 점에서 지나치다 할 정도로 불안해 하는 날 보고 히스테리가 있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밖의 생활에서는 느긋하고 여유 있느 성격을 가진 나이기에 히스테리란 말은 곳 재 언급되지 않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런 불안감을 특이한 버릇 탁으로 돌리게 되니 것이다. (3) 그밖에도 여러 가지 버릇을 갖고 있다. 잠잘 때 볼이 베개에 닿아야 잠이오고, 다리를조금이라도 굽혀야 편히 잘 수 있는 이상한 버릇들을 가진 재가 어떨땐 부끄럽기도 하다. (4) 그래서 이런 버릇들을 고쳐 보려고 노력도 했지만, 그때마다 따르는 것은 실패 뿐이었다. (5) 그렇지만 평범함 속에 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는 이젠 버릇들을 굳이 고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특이하니까 튈수도 있고, 그다지 해로운 버릇도 아니니까 말이다. (6) 항상 자신감을 갖고 살라는 엄마의 말씀대로 나의 특이한 버릇에 내 나름대로의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지낼 것이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어머니 뱃속에서 막 나올 때 크게 소리를 지른다. 그 소리가 우렁차야 어른들은 튼튼한 아이를 낳았다고 좋아한다. 이렇듯 우리가 무엇인가를 말하려 할 때는 그첫소리를 크게, 그리고 분명하게 외쳐야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어떤 글이든지 그 글의 첫 문장은 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첫문장은 명료해야 한다.
(1)의 첫문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갖게되는 버릇들이 있다.
이것은 다음에 있는 이 글의 마지막 주장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좋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살라는 엄마의 말씀대로 나의 특이한 버릇에 내 나름대로의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지낼 것이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면서......
그런데 이 첫문장은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지 못한 듯 하다. 그것을 이렇게 고쳐보면 어떨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특이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방법으로 수정하고 가필한 글과 원래의 글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1) 사람들은 누구든지 자기만의 특이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내가 친구들 가운데 몇 사람은 긴장이 되거나 불안해 지면,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고 다리를 떨기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곤 한다. 또 어떤 친구는 혼자서 공부를 할 때, 반드시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어야만 한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무언가를 암기하기 위해서는 그 것을 노래부르듯이 흥얼거려야 한다는 친구도 있다. (2) 물론 나한테도 남의 눈에 특이하게 보일 만한 버릇이 있다. 손톱을 깎을 때 손톱의 양쪽 끝 살 속에 묻히는 부분을 깨끗하게 깎아야만 하는 것이다. 아니, 아플 절도로 깊게 깎아야 마음이 놓인다. 그 부분에 손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더러워 보이고, 금세 그 사이에 때가 낄 듯 싶고, 또 그 손톱이 살을 파고들것만 같아 불안해 진다. 덜 깎은 손톱 때문에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불안해하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히스테리가 있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밖의 생활에서는 꽤 느긋하고 여유 있는 편이기 때문에 그 말은 내게 맞지 않는 듯 하다. 나는 그냥 그 불안감을 아주 깨끗한 것을 추구하는 특이한 버릇 쯤으로 돌리고 싶다. (3) 그밖에도 나에게는 여러 가지 버릇이 있다. 잠잘 때 볼이 베개에 닿아야 잠이 오는 것이라든지, 다리를 조금이라도 굽혀야 편히 잘 수 있다든지 하는 이상한 버릇들, 물론 이러한 버릇들은 결코 자랑할 만한 것이 못 된다. (4) 그 때문에 이런 버릇들을 고쳐 보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하곤 했다. (5) 하지만 이제는 이 버릇들을 굳이 고치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평범한 삶 속에서도 남보다 뀌어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그다지 해로운 버릇도 아니다. 아니, 특이한 만큼 남보다 뛰어날 가능성도 더 있는 것이 아닐까. (6) 어머니는 나에게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살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나의 특이한 버릇에 대하여 나 나름대로의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기로 했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면서......
사람의 버릇은 성격을 형성하고, 그 성격은 인격을 만든다. 그렇다면 이 글에 윤기를 더하기 위하여, 바른 인격의 형성이나 삶에 대해 명상하는 모습을 보태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좋은 옷에 예쁜 꽃 장식을 달아 놓은 것처럼 글이 더욱 빛나지 않을까? 좋은 생각은 좋은 그릇(문장)에 담아야 한다.
생각해 봅시다.
1.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커다란 생각의 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말로써든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애쓴다. 이 때, 그 큰 생각의 덩어리를 어떠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옳은지 각자의 생각을 말해 보도록 하자. 2.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는 그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듯이, 글을 쓸 때는 첫 문장이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러면 첫 문장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설명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