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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328 호
단기 4341. 1. 11 (음력 12. 4)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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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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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文學은 지금까지 참신한 신인을 꾸준히 배출해 왔습니다. 참신한 신인을 꾸준히 배출해 온 40여 년 전통의 月刊文學은 신인 발굴을 더욱 정선하기 위해 2008년부터 모집 횟수를 년 2회(6월호, 12월호)로 줄입니다. 한국 문단의 미래를 열어 나갈 역량있는 신인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마감은 매년 4월, 10월 10일까지 우체국 소인까지 합니다. |
종별 |
- 詩·時調·民調詩 : 10편 이상
- 소설 : 단편_200자 원고지 80매 안팎(2편 이상)
중편_200자 원고지 200~300매
- 희곡 : 200자 원고지 80장 안팎(2편 이상)
- 수필 : 200자 원고지 15매 안팎(3편 이상)
- 문학 평론 : 200자 원고지 80매 안팎
- 청소년 문학 : 시_10편 이상
소설_3편 이상
- 아동 문학(동시·동화·동극) : 동시_10편 이상
동화·동극_3편 이상
- 외국문학 : 3편 이상(원문과 함께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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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
- 각 부문별 응모자가 운문 50명, 산문 30명 미만일 경우에는 심사를 다음 회기로 넘길 수 있다.
- 당선작품은 月刊文學에 게재하고 시상식 때 소정의 고료를 지불한다.
- 당선 신인은 1회 당선으로 기성문인 대우를 받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입회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 심사위원은 고정시키지 않으며, 본회 이사장이 매회 위촉한다.
- 응모작품은 이중 등단이 아닌 부문의 신작이어야 하며 반환하지 않는다.
- 응모작품 끝에는 주소·전화번호·본명을 명기해야 한다.
- 우편으로만 접수하며, 겉봉투에 'xx부문 응모작품'이라고 써야 한다.
- 소설·희곡·평론 부문은 작품과 함께 디스켓을 첨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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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낼 곳 : 110-765 서울 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117(예총 회관 내) 한국문인협회 月刊文學편집국 전화 문의 : 02-744-8046~7
사) 한국문인협회 月刊文學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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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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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곡마단 같은 것. 늘 보따리를 싸서 다른데로 옮겨 가버리니까. / 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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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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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지혜가 담긴 109가지 이야기 - 김방이
1.사물을 바로 보는 눈
훌륭한 사람 흠집내기
‘햇빛이 더러운 기름더미를 비추어도, 햇빛은 더러워지지 않는다.’ 그리스 철인 디오게네스가 한 말이다. 그는 바르고 정직한 사람은 누구에게 중상모략을 당해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그는 햇빛과 인연이 많은 사이었다.
알렉산더 대왕
그리스 철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이기도 하였던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의 서양에 알려졌던 세계를 모두 다 정복한 임금이다. 그는 마케도니아의 임금으로 재임한 기간(336~323) 중에 벌인 전쟁마다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그는 20세에 즉위하여 선왕 필립의 유지를 받들어 기원전 333년 페르시아를 무너뜨렸고 332년에는 타이어를 정복하여 그 이름을 떨쳤다. 여세를 몰아 그는 이집트와 바벨론을 정복하였고 인도원정(327~325 B.C)을 하여, 인더스강을 건너가 지금의 푼잡 지방까지 정복하였다. 그는 오랜 전쟁으로 지친 군대의 건의에 따라 귀국하다가 바빌론에서 그 일생을 마감하였는데, 그 때 그의 나이 33세였다. 그는 용기와 학식을 두루 갖춘 사람으로 학문에 깊은 조예를 갖고 많은 철학자들과 교유하였다. 그가 어느날 시내를 행차하다가 길거리 모퉁이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는 디오게네스를 보자 그의 앞에 가서 “디오게네스여, 소원이 있으면 무엇이나 다 들어줄 터이니 말해주시오”하고 물었다. 자기가 정복한 나라의 반이라도 떼어달라면 줄 생각으로 말이다. 디오게네스는 “현명한 대왕이시여. 현재 대왕께서는 따뜻한 햇빛을 가로막고 계십니다. 나의 소원은 제가 햇빛을 쬘 수 있도록 대왕께서 비켜주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로마의 시인 터틀리언은 ‘햇빛은 하수구까지 고르게 비추어 주어도 햇빛 자신은 더러워지지 않는다’고하였다. 훌륭한 사람은 진흙 속에 있는 진주와 같아서 주위 환경에도 오염되지 않으며, '군계일학‘처럼 금방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훌륭한 사람은 언제나 자기 행위의 순수성과 동기에 대하여 떳떳하게 밝힌다. 따라서 꾸며대거나 거짓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또 어쩌다 저지른 실수는 바로 시인한다. 그만큼 그릇이 커서 그의 권위는 훼손되지 않는다. '사람이 비록 해와 달과 인연을 끊으려 해도 그것이 해와 달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공자는 말하였다. 우리가 해와 달을 보지 않으려 해도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훌륭한 사람을 중상비방하여도 훌륭한 사람은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는다.
훌륭한 사람을 욕해봐야 그들은 아무론 해도 입지 않는다. (The sun loses nothing by shining into a puddle.)
여자와 배
로마의 극작가 프라우투스(251~184 B.C)는 “누구든지 많은 걱정과 근심을 하고 싶은 사람은 배나 여자를 소유하라”고 하였다. 그는 여자를 물건으로 취급할 정도의 남성우월주의자였던 것 같다. 그는 여자와 배는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그의 생각과 비슷한 동양의 옛말로는 ‘여자와 소인은 기르기 힘이 든다. 가까이 하면 불손해지고 멀리하면 원망한다’는 말이 서경에 있다. 그래서 여자와 소인은 너무 가까이도 또 너무 멀리도 하지 말라고 하였다. 여자의 유래를 밝히는 성경 이야기를 보자. 하느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한 후 갈빗대 하나를 뽑아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든 후 아담에게 데려왔다. 아담은 그녀를 보자 이렇게 외쳤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여자라 부르리라. 남자로부터 왔으니!” 이리하여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아내와 합쳐지고, 그 둘은 한 몸이 되었다고 한다. 프라우스트에게 충고하여 주고 싶은 말이다. 소가 없으면 외양간은 깨끗할지 모른다. 그러나 소의 힘이 아니면 어떻게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여자와 배가 없으면 걱정과 근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자와 배가 없으면 인류의 종족번식은 어떻게 하고, 바다는 무엇을 타고 건너갈 것인가?
여자와 배는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A woman and a ship ever want mending.)
그러므로 여자와 배는 항상 관심을 갖고 잘 다독거려 주고 고쳐 주어야 한다.
제비 한 마리와 여름
그리스 철학자이며 사상가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한마리 제비가 오거나, 하루 날씨가 화창하다 해서 봄이 온 것이 아니다“고 하면서 “제비 한 마리 봤다 해서 겨울이 다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였다. 좋은 징조가 한 번 나타났다 해서 모든 일이 잘 됐다고 판단하지 말고 여러 주위 증거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푸라기를 하늘에 던져보면 바람부는 방향을 알 수 있고 서리가 오고 나면 얼음이 어는 겨울이 오듯이 세상일에는 조짐이 있게 마련이다. 예수는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씨가 좋겠다고 말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씨가 좋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우리는 날씨를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징조는 알지 못한다.“고 마태복음에서 말했다. 우리는 빙산의 일각을 보고 빙산 전체를 알아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서울의 카바레의 제비는 한마리가 나타나도 적색경보를 올려야 한다. 특히 무도장에서 스텝을 밟아 밑바닥이 뜨거워져야 밥맛이 나고 살맛이 나면서 잠이 잘 오는 춤꾼 여자들은 호랑이 꼬리를 밟듯, 봄철 살얼음을 걷듯 조심하여야 한다. 그런데 ‘춤꾼’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다. 이러한 위험부담까지 감수하면서 꼭 춤을 춰야 직성이 풀리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이러한 ‘스릴’ 때문에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려들겠지만 말이다. 요사이 이러한 ‘제비’에 대항하기 위해서 ‘꽃뱀’이 카바레에서 ‘먹이감’을 찾고 있다 한다. 특히 춤 좋아하는 ‘남자 제비’들이여, ‘통째’로 먹히지 않으려면 조심하기 바란다. 뱀은 먹이를 뜯어먹지 않고 ‘통째’로 삼키기 때문이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된 것이 아니다. (One swallow does not make a summer.) 제비는 철새로서 4월인 봄에 영국에 왔다가 9월인 가을에는 남쪽으로 간다. 그러므로 여름보다 봄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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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상 / 지혜 / 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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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술 - 김재은
제11장
사고의 수준을 높이는 독서
사고의 수준 향상을 위하여(II)
1.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만을 골라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그렇게 해서 어물어물 넘겨 버리려고 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싼 것이 비지떡'이란 말은 독서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독서'를 하고 있다고 말만은 번지르하게 하면서도 실제로는 남에게 보이기가 부끄러운 책을 몰래 숨어서 읽고 있는 단계에서는 정신의 향상은 바랄 수 없다. 가벼운 책이란 '생각하면서 읽는' 것을 오히려 방해하는 것이다. 당신의 눈을 뜨게 하는 책, 그런 책이야말로 훌륭한 책이다. 가벼운 것은 당신의 기분을 편하게 해주고 어루만져 주어 드디어는 한가로이 잠들게 해줄 것이다. 별로 부작용이 없는 수면제의 대용품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다. 그런 책과는 정반대의 책을 상상해 보라. 그런 책이야말로 틀림없이 좋은 책이다. 그러나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만을 노린 것 같은 책은 한때 잠을 깨게 할지는 모르지만 역시 수면제의 일종이다. 어떤 책이 당신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줄 안다. 책은 풍경과 같은 것이다. 어떤 풍경이 마음에 드느냐 하는 것은 물론 천차만별이다. 뛰어난 풍경을 선택할 경우에는 당연히 사람에 따라서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거기에는 적성이란 것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당신을 잠시라도 머뭇거리게 하고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생각하게 하는 책, 그것이 바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팜플렛, 백과사전 속의 해설, 신문의 낡은 스크랩... 뭐든지 좋다.
"당신의 사상 바로 그것이 생각하는 것이다" 이 말은 라마르틴(1790-1869, 프랑스의 시인, 정치가)의 말이다. 두세 줄의 짧은 글에서조차도 사색의 씨앗으로 삼을 수 있는 철학자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우리들에게도 이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당신의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시일지도 모르며, 역사, 철학, 과학 책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면 졸립다는 사람들에게는 짧게 압축된 북레뷰(서평)가 사색을 돕는 것으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대수라도 좋다. 위대한 발명가나 실업가의 전기라도 좋다. 당신의 사색을 일깨워 주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당신 이외의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은 독자의 마음을 비춰 주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독자의 개성이 거기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고리타분한 톰슨(1700-1748, 스코틀랜드의 시인)의 계몽서 중의 열 줄이 나에게 있어서는 셸리의 작품 전체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이 톰슨의 책을 탐독했던 시기(어릴 때의 일)의 감수성의 강도가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의 메누엣에 도취해 있던 사람이 바그너(1813-883, 독일의 작곡가, 가극의 창시자)의 오페라를 그리 탐탁하게 생각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별로 우스울 것은 없다. 가치 있는 책(뛰어난 예술작품도 포함해서)에 대한 취미는 의식적으로 높일 수는 있어도 기호의 차이는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 이외에는 누구도 필요한 책의 이름을 가르쳐 줄 수가 없다. 제목은 물론 종별조차도 대줄 수가 없다. 이것은 어쩔 수가 없다.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야말로 좋은 책입니다" 이런 막연한 대답밖에는 할 수가 없다. 월터 스콧은 테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책을 읽으면서 자기 소설을 구상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철학자 칸트의 경우는 그가 몹시 좋아하는 여행기를 읽으면서 인스피레이션을 얻었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 식으로 말한다면, 예컨대 당신이 만약 "이 몇 권의 책 중에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 주십시오" 라고 나에게 청했다 할지라도 나로서는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책은 엉뚱한 곳에서 뒹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역시 "당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책을 선택하십시오"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2. 즐길 수 있는 책만을 읽어라
'무엇을 읽을 것인가'하는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라는 이른바 테크닉의 문제가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실제로는 기계적으로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일단 검토해 보자. 일반적으로 '생각하면서 읽는' 요령은 될 수 있는 대로 '쉽게 읽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쉽게 읽으려면 많이 읽어야만 한다. 결국 많이 또는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야말로 '생각하는' 여유를 우리들에게 익히게 해주는 것이다. 문체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문체는 중요한 것이다. 작가에 있어서는 어떤 의미로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문체를 알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역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문체에 너무 신경을 쓰면 중요한 것을 빠뜨릴 가능성이 많다.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요컨대 문체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작품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이 점을 놓쳐 버리면 독자는 문장의 한 단편, 그것도 현학적이 장식의 포로가 되기 쉽다. 작가가 의도하는 것, 지향하는 것-그런 것들을 파악해서 자신의 피와 살이 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 보다고 독서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잘 알려져 있는 격언 한 가지를 소개한다.
'좋은 책은 읽지 말라' 이 말만 듣고 너무 성급하게 엉뚱한 결론을 내리지는 말라. 이 말에는 뒤가 있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지 말라) 인생은 너무나 짧다 .가장 좋은 책만을 읽어라" 이렇게 말하면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흔해빠진 이야기를 뭘 새삼스럽게 내세우느냐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이 격언에서 얻을 수 있는 다시 없는 좋은 처방에 대해서 현대인의 95%는 외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 당신이 자랑하는 그 걸작 리스트를 들먹이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버질이 '아에네이스', 단테의 '신곡', 밀턴의 '실락원' 말이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읽기 쉬운 책이 아니지요. 왜 보통 재미있는 것을 읽으면 안됩니까? 결국 그런 것도 도움이 되는 게 아닙니까?" 이러한 반박에는 난처한 표정을 짖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당신의 즐길 수 있는 책을 읽으십시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단지... "가장 즐길 수 있는 책만을 읽으십시오" 이렇게 대답함으로써 일단 당신의 반박에 대한 대답은 한 셈이다. 걸작이 재미없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난처한 문제이다. "걸작이란 학교 선생님들이 해석해서 보여주는 따분한 교재라든가 시험의 문제가 되는 것들이지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여러분의 통쾌한 음성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교육이 낳은 최대의 걸작! 그렇다 하더라도 '무식한 편이 오히려 해가 없다' 라는 생각하는 것은 심술궂은 역설이다. 분명히 무식한 사람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그 걸작을 읽지를 못했어' 하는 식의 열등감이 숨어 있게 되는 것이다.
3. 고전이야말로 가장 좋은 작품
기차 속에서 우연히 만난 한 젊은 부인의 일이 생각난다. 그녀는 이른바 흥미 본위의 연애 소설을 읽고 있었다. 열렬한 소설 팬이었던 것 같다. 어떤 인연으로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헤어질 무렵, 드디어 그 부인에게 대커리(1811-1863, 디킨즈와 나란히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소설가)의 "허영의 시장"을 읽도록 대중소설을 읽고 있던 부인에게 권했다. 그렇다. 나는 대화 속에서 상대방 부인의 참된 취미를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확실히 고상한 소설은 읽은 적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매우 대중소설에 대해서 싫증내고 있었다. 그것을 입밖에 내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 기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감동했다. 그래서 "시시한 것을 읽느라고 싫증을 내는 것은 명작을 읽고 흥분하는 것보다 더 값어치가 있다" 라고 말해도 그리 잘못된 말은 아닐 것이다. 책을 읽다가 그 책이 시시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을 때에는 그 기분은 꼭 소중히 간직하기 바란다. "최상의 것이 아닌 것은 단호히 버리십시오" 사색을 위한 테크닉으로서도 이것은 역시 효과적이 테크닉이 될 것이다. 고전은 최상의 것, 아니면 거기에 가까운 것들이다. 오랜 세월에 걸친 엄격한 도태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고전의 정의 그 자체가 그 가치의 높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세월이라고 하는 이름이 정밀하고도 비정한 필터에 의해서 걸러진 것, 그 중에서도 오래 살아남아 있을 수가 있었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고전이란 레테르를 당신의 독서 카드에 적어 두면 틀림이 없다. 당신이 수고해서 찾아내는 시간과 시간이 매우 절약이 될 줄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 자신이 책을 엄선하는 수고를 멈추어서는 안된다. 선택하는 행위가 있고 읽은 사람(적극적으로 읽지 않는 사람도 포함해서)이 있는 한 책 자체도 끊임없이 선택되어지고 버려진다.-방법은 두 가지 중 한 가지밖에 없다.
4. 신간은 3개월 기다려라
여기서 고전만 가지고는 싫증이 난다는 좀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해 보자. 현대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은 무익한 행위일까? 매일매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출판물 중에서 어떻게 해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가 있을까? 진주와 유리구슬을 어떻게 구별하면 좋을까?'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금방 제본소에서 나온 책이 있다고 하자.어떻게 하면 좋을까?
"참아야 합니다. 그 책이 정말로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어쨌든 과거의 기념비로서 남게 될 것입니다. 그 때 가서 사서 읽으십시오" 실상 필자도 이렇게 말하지는 않겠다.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만큼 사색의 양식이 되는 것은 없다" 실상 우리들은 유행에 뒤떨어지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할 수 있으면 가장 새로운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책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스 프로덕션이 되어 나오는 신간 서적 중에서 어떻게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소개하겠다. 출판된 후 3개월을 기다려 보는 것이다. 이 사이에 잊혀져 버리는 책은 우선 읽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단지 이런 정도의 선택 방법으로도, 당신이 선택해야 할 대상의 범위는 한결 좁아질 것이다. 불과 백 일도 안 되어서 독자의 엄격한 눈은 어김없이 잘못을 찾아 주기 때문이다. 고전을 포함한 과거 역사가 우리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현대의 역사에 조명을 해주기 때문이며, 또 전적으로 이런 경우에만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다. 당신이 현대의 역사에 얼마나 밝은가, 다시 말하면 유행에 뒤떨어져 있는가, 어떤가를 아는 실마리로서 문제를 하나 제시해 보겠다. 세계지도를 한 장 준비하라. 어떤 지점을 가리키면 거기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나 문제점을 신문이나 잡지를 읽듯이 지적할 수가 있겠는가? 이 장에서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것도 결국 여기에 귀착되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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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수 집안 망친다
본뜻 : 땅의 형세를 보아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람을 풍수, 혹은 풍수쟁이라고 한다. 반풍수라 함은 서투른 풍수쟁이를 일컫는 말로서, 그가 명당이라고 잡아 준 자리가 도리어 좋지 않아서 집안이 망할 수도 있다는 데서 온 말이다.
바뀐 뜻 : 서투른 재주를 믿고 함부로 일을 벌이다간 도리어 일을 망치는 수가 있다는 뜻이다. '선무당 사람 잡는다'는 속담과 같은 뜻이다.
"보기글" -네가 뭘 안다고 그 일에 나서냐! 반풍수 집안 망친다더니 네가 꼭 그 짝이로구나 -너는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소리도 못 들어봤냐? 겨우 일년 정도 남의 밑에서 일한 것을가지고 감히 집을 짓겠다고 나서?
변죽을 울리다
본뜻 : 변죽이란 그릇이나 물건의 가장자리를 말한다. 그러므로 변죽을 울린다는 말은 그릇의 한복판을 치지 않고 가장자리를 쳐서 복판을 울리게 하는 것이다.
바뀐 뜻 : 바로 본론을 말하지 않고 빙 둘러 말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알아 차리게 하는 것을말한다 바꿔 쓸 수 있는 말로 '변죽을 치다'가 있다.
"보기글" -그만큼 변죽을 울렸으면 알아들어야지 꼭 꼬집어 말해야 아냐? -김 선생이 옆에서 히죽히죽 웃으며 변죽을 울리는데도 그는 도통 알아듣는 기색이 아니었다
떨려나다
‘생활고, 생활난, 불경기 …’ 같은 말들, 곧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그나마 직장 다니던 사람들도 갖가지 이유로 물러난 이들이 늘면서 살림살이가 어려움을 뜻하는 말들이 자주 쓰인다. ‘실업’은 ‘일할 뜻도 힘도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태’를 이른다. 스스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은 드물므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과 관련된 고유어에는 피동접사 ‘-리-, -기-’가 결합된 말이 많다. ‘내몰리다, 잘리다, 쫓겨나다’ 등이 그렇다. ‘면직당하다, 모가지 당하다’처럼 ‘당하다’가 붙어 쓰이기도 한다. ‘내몰리다’, ‘잘리다’와 비슷한 말이면서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떨려나다’가 있다.
“불경기로 말미암아 직공을 추리는 사품에 한몫 끼어 떨려나고 말았습니다.”(김유정 <아기>) “그들이 미군 부대에서 떨려나 몇 군데 한국 기관의 말단 노무직을 전전하다가 ….”(박완서 <이별의 김포공항>) “그들은 결국 뭇매에 쫓겨나듯 그 공사판에서 떨려나고 말았던 것이다.”(이문열 <사람의 아들>)
여기서 ‘떨려나다’는 ‘어떤 장소나 직위에서 내쫓김을 당하다’를 뜻한다. ‘스스로 물러남’의 뜻으로 ‘퇴임’, ‘퇴직’이라는 말을 쓰는데, 외환위기 전후로 ‘희망퇴직’이라는 해괴한 말이 쓰인다.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상황인데, ‘희망’과 ‘퇴직’이라는 말을 붙여 상황을 왜곡하는 말의 하나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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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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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속에 숨어 있는 역사의 비밀(근, 현대편) - 박영수
1.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디로 수학여행을 갔나
발렌타인 데이에 관한 전설
2월 14일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서양의 몇몇 나라들에서 연인의 날, 즉 발렌타인 데이로 알려져 있다. 어떤 연유로 이 날에 맞춰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풍습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전설상의 순교자 성 발렌티누스가 순교한 날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사랑 고백'과 아무 관련이 없음은 확실하다. 이날 연인들이 주고 받는 발렌타인 카드 선물 관습 역시 성 발렌티누스나 그의 생애에서 일어난 사건들에서 단서를 찾기 어렵다. 발렌타인 데이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 2월 14일이 로마의 중요한 풍요 축제였던 루페르칼리아의 전야였던 데 기인한 것으로 축제 분위기에 맞춰 젊은 남녀들의 만남 행사가 벌어졌다는 설이다. 둘째, 겨울잠에서 깨어난 새의 암수가 2월 14일에 서로 짝짓기를 한다는 영국의 속전이 성 발렌티누스의 제삿날과 우연히 맞아떨어져 연인의 날이 됐을 것이라는 설이다.
기원전 4세기 로마에서는 해마다 2월 15일이면 루페르크스라는 신의 제전이 열렸는데 이때 젊은 남자들은 처녀들이 자신의 이름을 써서 상자 속에 넣으면 제비뽑기를 할 때까지 연인으로 지냈다. 처녀가 좋아하는 남성이 자기 이름을 뽑았을 때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로 이어졌다. 그런데 초기 교회의 신부들은 8백여 년이나 계속된 이 음란한 행사를 막기 위해, 순교한 성인 발렌타인을 이 행사에 끌어들였다. 496년 교황은 이 제전을 금지시키고 제비뽑기 행사만 남겨 발렌타인의 날로 정했다. 뽑기 상자 안에는 여러 성인의 이름을 넣어 두었다. 그러나 관습을 바꾸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로마의 젊은이들은 행사 당일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으므로 하루 전날인 2월 14일 사랑의 메시지를 적은 카드로 처녀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유혹'의 의미를 퇴색시키려고 젊은이들은 이 카드에 성 발렌타인 이름을 기입했다. 16세기에 들어와 연인들은 장갑과 양말 대님 등 애정을 표시하는 선물을 주고 받게 되었다. 하트와 꽃 그리고 자신을 과장하여 그린 초상화도 선물로 이용되었다. 이 무렵 종이로 만든 발렌타인 카드가 나왔다. 발렌타인 데이 풍습은 17세기에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서 크게 유행했지만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는 그러한 풍습이 소멸했다.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발렌타인 카드가 대중들 사이에 새로이 유행함에 따라 발렌타인 데이는 획기적 변화를 맞았다. 처음에는 금박 날씨와 종이 레이스로 장식을 하고 자필로 사랑의 시를 써 넣는 방법이 유행했다. 19세기 초에는 기계로 제작된 발렌타인 카드가 팔리기 시작하면서 사랑의 표현은 수지맞는 사업이 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 사이에는 큐피드와 꽃다발 그리고 조개 껍데기로 장식한 카드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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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안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라 - 이영진
제 4부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건강도 무너진다
황산화벽 붕괴로 세포가 죽는 과정들
1. 칼슘대사 변화로 DNA가 망가진다
세포 안에는 중요한 대사 역할을 하는 칼슘이온이 있는데, 평상시에는 낮은 농도로 존재한다. 그러다가 필요시에는 몇몇 호르몬의 지시를 받아서 농도가 증가되며, 세포에 필요한 명령을 내리게 하는 연락병 역할을 한다. 자기 역할을 다한 후에는 다시 처음처럼 낮은 농도로 얌전히 되돌아간다. 그런데 만일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세포 안에 칼슘이온을 낮게 유지하는 단백질이 망가지면서 계속적으로 칼슘이온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DNA를 공격하는 효소(일명 뉴클레아제)가 자극을 받아서 DNA가 파괴되어 쪼개지게 된다. 또 칼슘이온이 비정상적으로 계속 높으면 세포 안의 골격을 이루는 단백질을 쪼개는 효소가 발동되어 단백질들을 마구 부수고 다닌다. 세포막의 단백질이 파괴효소의 공격으로 울퉁불퉁하게 부풀어 오르다가 구멍이 나면서 그 세포는 죽게 된다.
세포 안에 DNA를 파괴하는 효소(뉴클레아제)만 없었다면 이런 일이 안 생길텐데 왜 우리 몸은 이런 효소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세포란 계속 분열하고 자라고 하는 것이므로 제 수명을 다한 것은 제거가 되고 또 새로운 세포가 생기고 히야 하므로 이런 처리를 담당하는 물질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이런 늙거나 변형된 세포들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면 그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작동되어서 소위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2. 망가진 DNA를 고치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항산화 방어벽 붕괴에 의한 칼슘이온의 증가 때문에 DNA가 쪼개지는 것 말고도, 세포 안에서 생긴 히드록시라디칼의 공격에 의해서도 DNA가 망가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망가진 DNA를 수리하기 위한 합성효소들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후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인 NAD+란 물질을 자꾸 꺼내서 사용하게 된다.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여야 할 NAD+가 너무 많이 망가진 DNA를 수리하느라고 다 소모가 되어 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생명의 근원이 고갈되므로 세포는 죽어 버리게 된다. 마치 벽에 난 구멍을 기둥을 뽑아 막았다가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꼴이 되는 것이다. 문제점은 그것 뿐만이 아니다. 망가진 DNA를 수리하는 수리효소도 너무 일이 많아서 벅차게 되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상한 DNA가 만들어지는 돌연변이가 생기고, 암세포 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게 된다.
3. 세포의 지질이 변질되고 단백질도 망가진다
이것은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하였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든 과다한 활성산소의 생성으로 세포막 지질이 변질되며, 또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로 된 각종 수용체, 효소들까지도 전부 망가져 결국 세포는 본래의 기능을 못해서 죽거나 병든 세포가 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프리라디칼이 관여되는 몇 가지 질병
프리라디칼이 질병의 원인인지 혹은 질병에 의해 생긴 부산물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점이 많지만, 이런 프리라디칼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질병 수는 현재로서는 약 50가지이다. 중요한 점은 인간의 건강을 해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대부분의 질병이 이 안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알아보자.
직접원인이 되었든 간접원인이 되었든간에 프리라디칼이 관여되어 생기는 질환들
백내장 천식, 성인의 호흡부전증 피부노화나 손상(주름, 착색 등) 구강암, 소화기암, 췌장암, 대장암, 폐암, 방광암 등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뇌졸중 만성염증(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성루프스) 염증성 장질환(궤양성장염, 크론씨병) 간질환, 쇼크상태, 뇌나 척수손상, 임신중독
1. 류마티스관절염과 기타 만성염증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마디가 뻑뻑하고 염증이 생겨서 붓고 아프고 그러다가 관절이 망가져서 모양도 변형이 되는 병이 류마티스관절염이다. 이때 관절 주위로 모여든 식세포와 백혈구에서 각종 활성산소들인 수퍼옥시드 라디칼, 과산화수소, 이산화질소 라디칼 등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심한 산소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만일 관절 내에 출혈로 피까지 고여 있으면 류마티스관절염 외에 만성염증(예: 염증성 장질환)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난다.
2. 뇌와 척수 손상
손상된 뇌를 꺼내서 실험관에 넣고 관찰해 보면 망가진 뇌세포에서 철이온이 새어 나온다. 이때 전자가 이동하여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므로 지질의 과산화변질 반응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또 뇌조직은 항산화 저장탱크 양에 비해 프리라디칼의 공격에 민감한 다가불포화 지방산이 더 많은 조직인데다가, 뇌를 싸고 있는 뇌척수액 안에는 트랜스훼린이 적어서 새어 나온 철을 잡아들이지 못하므로 프리라디칼 반응이 잘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원래의 뇌 손상에다가 프리라디칼에 의한 손상까지 겹쳐서 다치지 않은 주위 뇌 조직까지도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중풍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손상으로 인한 프리라디칼 반응을 줄여 주는 21아미노 스테로이드라고하는 항산화제 투여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3. 성인의 급성호흡 부전증
심한 감염증이나 손상, 화상, 폐렴 등이 있는 환자가 갑자기 폐에 물이 차고 숨이 차면서 나빠지는 병을 급성호흡부전증이라고 한다. 이런 환자의 폐에는 백혈구가 아주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들은 수퍼옥시드 라디칼, 과산화수소, 염소화합물 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활성산소물들이 질병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4. 백내장과 눈의 손상
대표적인 노인의 눈병인 백내장에서는 눈의 렌즈가 뿌옇게 혼탁해지는데, 렌즈에 있는 단백질에 노화현상이 생기고 산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 생활 주변에 존재하는 각종 전리방사선이나 자외선에 노출되어 생기는 프리라디칼이 백내장 생성 과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눈에 출혈이 되거나 금속 조각이 잘못 들어간 경우도 철이온에 의한 프리라디칼 반응에 의해 눈이 손상된다. 또 눈의 망막은 다가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조직이므로 프리라디칼 반응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변질이 매우 잘 일어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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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4. 사림파의 수난
곤장 크기가 넓적다리만 하니 오늘 목숨이 다할 것이라고 한 박광우
박광우(1496-1545)의 본관은 상주이고, 자는 국이, 호는 혁재 또는 잠소당이라 하였다. 중종 14년에 생원시에 합격하고 6년 뒤에 문과에 2등으로 급제하였다. 박광우의 어머니 장씨가 네 아들을 기르면서 한결같이 예제를 따라 서실 세 칸을 짓고, 별도로 길다란 베개와 큰 이불을 만들어 밤낮으로 형제가 함께 거처하도록 하였다. 또 한 벌의 옷과 한 개의 갓으로 손님이 오면 교대로 착용하고서 영접하고 전송하게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막으니, 여러 아들들도 그와 같은 어머니의 교훈에 감동하여 학문과 덕행이 성취되었다.
박광우는 더욱 어린 나이로 빛나는 재주를 발휘하여 오로지 성리학 연구를 일삼았다. 정암 조광조가 맹자 어머니와 같은 가르침을 다시 보겠다고 자주 칭송하였다.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박광우가 대궐 뜰에 들어가 울부짖으니, 임금이 몰아내도록 명하였다. 박광우가 상처를 입어 피가 흐르자 옷을 찢어 머리를 동여매고 의정부 행랑에 나와 앉았으니 도성 안 방리(행정 구역)의 약도(향약 회원)들이 원통함을 풀어 달라는 소를 올리려고 박광우에게 글을 지어 달라고 요구하는 자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참판 이해와 김노는 모두 나이가 젊고 글씨를 잘 썼으므로 박광우가 두 사람에게 종이를 앞에 놓고 붓을 잡게 한 다음 좌우로 글을 불러 대는데 문장이 샘물이 솟는 듯하여 이해와 김노가 미처 받아쓰지 못하였으며, 같은 시간에 지은 것이 10여 건이나 되었지만 문장 내용이 간절하였다. 그 뒤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박광우가 사간으로서 논쟁하기를 그치지 않아 잡아다 옥에 가두었다. 그가 범죄 사실을 진술한 것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곤장 크기가 넓적다리만하니 오늘 목숨이 다할 것이다. 어진 삶을 구하다가 어진 삶을 얻었으니 또 누구를 원망하며 탓하리오"
봉산으로 귀양가게 되었는데 겨우 돈의문(서대문) 밖에 나가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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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약무인
곁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제멋대로 행동함을 말한다. 어떤 일에 열중해서 그러는 경우와 성품이 당돌해서 그러는 경우가 있겠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시킨 무렵 위나라에 형가라는 사람이 있었다. 독서와 검술을 즐기고 정치에도 관심이 있었으나 나라에 용납이 안되자 여러 나라를 떠돌아 다니며 현인 호걸들과 사귀었다. 그런데 그가 연나라에 갔을 때 그곳에서 한 개백정과축(대조각으로 타는 거문고의 일종)의 명수인 고 점리 두 사람과 사귀었는데 형가는 그들과 함께 시중에 나가 술을 마시고는 취하면 축에 맞추어 노래하였고 감상에 겨워 함께 울기도 했는데 그것이 마치 아무도 없는데서 하는 짓 같더라-사기의 자객정에 나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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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나비를 낳지 않는다 - 김영웅
3. 비로자나부처님의 외출
대중불교
그 옛날에 클리프 리차드가 내한했을 때 나는 열광적이었다. 이후 뉴키즈 온 더 블락인가 하는 그룹이 왔을 때 비록 사고는 났지만 나는 그렇게 열광하는 청소년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대중문화는 우상을 만든다. 메마를 대로 메마른 현대인들에게 듣는 기쁨, 보는 기쁨으로 감동을 주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온갖 기괴한 몸짓이나 말, 요란한 장식, 온몸에 주렁주렁 매단 옷차림, 분장 등. 이렇게 음색이나 음조로 그저 겉모양만 요란하다면 그 사람은 잠시 반짝하고 스타의 대열에서 사라질 것이다. 영혼이 없는 스타는 생명력이 길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런 대중문화를 보면 우리 불교계를 보았다. 한 마디로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은 나의 생각만은 아니다. 지식인들의 불교, 권력을 가진 이들의 불교가 아니라 대중, 민중, 중생들의 불교여야 한다. 우리 불교는 얼마나 대중과 가까이 있는가. 우리 불교계에는 스타가 있어야 한다. 스타를 키워야 한다. 다방면에 불교인사를 키워야 한다. 조금 올라가려면 짓밟아 버리는 불교계가 아니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 전통도 좋고 역사도 좋지만 현대화, 대중화되었을 때 우리 불교가 살 길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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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왕을 죽였는가 - 이덕일
누가 왕을 죽였는가 - 이덕일
2장 제14대 선조
용서해야 할 도리는 없다
광해군의 선도 독살설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인물을 인목대비였다. 반정에 성공한 능양군과 반정군이 경운궁의 인목대비를 찾아가자 대비는 맨 처음 이렇게 물었다.
"역괴 부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모두 궐하에 있습니다." "그는 한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이다 .내가 친히 그들의 목을 잘라 망령에게 제사하고 싶다. 10여년 동안 유폐되어 살면서 지금까지 죽지 않은 것은 오직 오늘 같은 날을 기다린 것이다. 쾌히 원수를 갚고 싶다."
이는 폐모가 되어 서궁에 유폐되었을 뿐만 아니라 친정아버지와 형제들은 물론이고 선왕의 유일한 적자인 아들 영창대군을 잃은 한 여인의 한이 표출된 것이었다. 이때 그녀의 나이 만 서른아홉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반정의 주역들은 대비의 복수에 동의하지 않았다.
"무도한 임금으로는 걸의 주왕만한 이가 없었으나 탕의 무왕은 이를 추방했을 뿐입니다. 지금 내리신 하교는 신들이 차마 들을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러나 인목대비도 물러서지 않았다. "부모의 원수는 한 하늘 밑에 같이 살 수 없고 형제의 원수는 한 나라에 같이 살 수 없다. 역괴가 스스로 모자의 도리를 끊었으니 내게는 반드시 갚아야할 원수만이 있고 용서해야 할 도리는 없다." 이때 만류하고 나선 인물이 이덕형이다. "옛날에 중종께서 반정하시고 폐왕을 우대하여 천수를 마치게 하였는데 이것은 본받을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인목대비에게 광해군은 철천지원수였다. 반정 주역들이 광해군의 주륙에 동의하지 않자 인목대비는 드디어 광해군이 선조를 시해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의 말이 옳다. 역괴는 부왕을 시해하고 형을 죽였으며 부왕의 첩을 간통하고 그 서모를 죽였으며, 그 적모를 유폐하여 온갖 악행를 다 하였다. 어찌 연산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인목대비는 이성이 마비된 상태였다. 동부승지 민성징이 그 내용을 되물었다.
"지금 하신 하교는 외간에서 일찍이 듣지 못한 일입니다. 시해하였다는 말은 더욱 듲지 못한 사실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데 몽둥이로 하든 칼로 하든 무엇이 다르겠는가. 선왕께서 병들어 크게 위독하였는데 고의로 충격을 주어 끝내 돌아가시게 하였으니 이것이 시해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여기에서 광해군의 선조 독살설은 큰 혼선을 겪는다. 지금껏 서인들이 퍼뜨린 선조 독살설의 줄기는 찹쌀밥에 의한 독살이었다. 그러나 인목대비는 엉뚱하게도 "고의로 충격을 주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선조의 독살 여부에 대해 가장 잘 알 만한 위치애 있었던 인목대비가 '찹쌀밥' 대신 이런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은 선조 독살설이 두서 없이 전개되었다는 한 반증이다. 선조의 임종 현장에는 약방 도제조 등 어의들이 입시해 있었으므로 '고의적인 충격'등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복수심의 발로에 지나지 않는아 하겠다. 그러나 광해군이 선조를 시해했다는 인목대비의 이 말은 서인들로서는 호재였다. 서인들은 대비의 이 말을 인조반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명분의 하나로 삼아 전파시켰고, 때론 <남계집>에서처럼 문집에도 남겼다.
사실처럼 굳어진 독살설
이후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숙종 때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서인이 계속 집권함에 따라, 선조 독살설은 하나의 사실처럼 굳어졌다. 쿠데타를 일으킨 서인정권은 자신들이 왜 광해군을 폐출했는지를 내외에 설명해야 했다. 당시 명나라는 중립외교를 취했던 광해군이 폐출된 것을 환영했으므로 명나라의 책봉을 받는 것은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달랐다. 시대착오적인 중화사상을 가지고 반정의 정당성르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 물증이 없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제기하지는 못하고, 비공식적이나마 조직적으로 선조 독살설을 유포했던 것이다. 만약 선조 독살설이 사실이라면 서인정권이 반정후에도 이를 공식화시키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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