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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242 호
단기 4340. 8. 14 (음력 7. 02)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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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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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국립극장 창작공모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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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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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의 근원은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버릇./ 제인 아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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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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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 - 정약용, 이율곡, 이황
2. 율곡 이이
옳게 사는 길
배우는 자는 반드시 성심으로 도덕을 닦고, 세속의 잡스런 일에 흔들리지 않은 후에야 학문하는 기초가 서게 된다. 그러므로 공자의 말씀에 '충성과 믿음을 기둥으로 삼는다'는 대목이 있다. 주자가 해석하기를 '사람이 믿음직스럽지 않으면 모든 일에 맺음이 없어 나쁜 짓을 저지르기는 쉬워도 착한 일을 행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충신으로써 일을 행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충신으로써 기둥을 삼아야 한다'하였다. 반드시 충성과 믿음을 두 기둥으로 하여 용감하게 공부를 시작한 후에야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황면재(중국 송나라의 학자 황간을 말함. 주희의 애제자로 세상에서 면재 선행이라 함)가 이른바 '진실심지''각고공부'라는 두 마디 말이 다 이것을 뜻하는 것이다. 항상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자며, 차림새를 반드시 바르게 하고 용모와 얼굴색을 반드시 엄숙하게 하라. 두 손을 모으고 바로 앉으며, 걸음걸이는 점잖고 말은 신중히 하라. 모든 행동을 경솔히 말고, 또 건방져서도 안 된다. 몸과 마음을 가짐에 있어 '9용'보다 더 진실한 것이 없다. 그리고 학문을 진취시키고 뜻을 펴는 데는 '9사'보다 더 진실한 것이 없다. 이른바 '9용'이라는 것은, 걸음걸이를 무겁게 하라. 무엇보다도 행동을 가볍게 하지 말아야 한다. 손가짐을 공손히 하라. 손을 게으르게 놀리지 말며 일이 없을 때에는 단정히 모으고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눈 가짐을 단정히 하라. 눈을 똑바로 뜨고 흘겨보거나 간사하게 보지 말아야 한다. 입을 조용히 가지라.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함부로 움직이지 말아야 된다. 말소리를 조용히 하라. 재채기나 기침 등 쓸데없는 소리도 가능한 한 말아야 한다. 머리를 항상 곧게 하고 몸은 한쪽으로 기울거나 비스듬하게 하지 마라. 숨쉬기를 정숙히 하라. 숨쉬기를 잘 조절하여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설 때는 덕스럽게 서라. 한쪽으로 비뚤어지게 서지 말고 똑바로 위엄 있는 모습이 우러나야 한다. 얼굴을 엄숙하게 가꾸라. 얼굴 모습을 잘 가꾸어 태만한 기색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9사'라는 것은, 밝게 볼 것(보는 데 편견이나 욕심이 없이 바로 보면 밝아진다), 총명스럽게 들을 것(듣는 데 어려움이 없으면 모든 것이 밝아진다). 안색을 온화하게 할 것(얼굴빛을 온화하게 가지고 성난 티를 내지 말라). 태도가 공손할 것(단정치 않은 곳이 없게 하라). 말하는 데는 충실하게 할 것(한마디 말을 하더라도 진실이 아닌 말은 말라). 의문이 있을 때는 물을 것(의심나는 것은 선생에게 물어서 반드시 알도록 하라). 화를 참으라(성이 나거든 이성으로 억제하여야 한다). 도리에 합당하여야 비로소 얻을 것(재물을 보거든 의리의 분별을 밝혀 도리에 합당한 후라야 취한다). 항상 이와 같은 9사, 9용을 마음에 새기고 몸을 살펴서 잠시라도 방심하지 말라. 공부방의 책상 모서리에 이를 써 두고 자주 보아야 한다.
'예의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의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의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며, 예의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는 이 네 가지 말은 몸가짐을 닦는 데 가장 중요한 요점이다. 예의와 예의가 아닌 것은 처음 배울 때엔 분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반드시 그 이치를 연구하고 밝혀서 아는 데까지 힘써 실천한다면 깨닫는 바가 퍽 많을 것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날마다의 일상을 올바로 실천함에 있다. 평상시에 행동이 공손하여 일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과 깊이 사귀면 그게 바로 공부이다. 글을 읽는 것은 이러한 이치를 밝히기 위해서이다.
의복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우면 안 된다. 추위를 막으면 되고, 음식은 감미로울 것이아니라 시장끼를 채울 정도면 충분하다. 사는 곳은 필요 이상 안락할 것이 아니라 병나지 않을 정도면 된다. 오직 학문하는 노력과 마음씀씀이의 바름, 예의 규칙을 지키는 데 날마다 힘쓰고 힘써서 자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살이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극기의 공부다. 이른바 '기'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하늘의 뜻과 순리에 합당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것을 이겨내라는 것이다. 모름지기 내 마음이 '여자를 좋아하는가, 재물을 좋아하는가, 명예를 좋아하는가, 벼슬을 좋아하는가, 편안한 일을 좋아하는가, 먹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가, 장난감을 좋아하는가'를 검토하고 살펴서 그 좋아하는 것이 만일 이치에 합당치 않으면 완전히 끊어 버리라. 그 뿌리를 남기지 않은 후에야 내 마음에 좋아하는 것이 의리에 합당하여 이기심을 이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말 많고 쓸데없는 생각 많은 것이 마음에 가장 해로우니, 일이 없으면 마땅히 바로 앉아 존심(욕망 따위로 본마음을 해치는 일없이 언제나 그 본연의 상태를 지키는 일)하고, 타인을 접하거든 마땅히 말을 가리어 간략하고 신중히 하라. 그렇게 되면 말할 때 말이 간단명료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 간단명료한 자는 도인에 가깝다.
선비의 예복이 아니면 절대 입지 않고, 선비의 말씀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으며, 선비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것을 평생토록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공부하는 자는 한결같이 옳은 것만을 지향해야 하며, 불의가 이기게 되어서는 안 된다. 마음 밖의 부정한 것은 마땅히 일체 마음에 두지 말아야 한다. 친구들이 모여서 나쁜 장난을 치고 놀면 절대 눈으로 보지도 말고 물러나 피할 것이요, 쓸데없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을 만나도 반드시 피해 가야 한다. 여러 모임에 윗사람이 억지다시피 참석시켜 피할 수 없으면 비록 거기에 앉아 있더라도 용모를 바로 하고 마음을 맑게 하라. 간사스런 외침이나 험상궂은 인상을지어서는 안 된다. 연회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너무 취하지 말고 알맞게 마시는 것이 옳다. 무릇 음식도 적당히 들것이며, 내키는 대로 먹다가 몸을 망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말과 웃음을 절제하여야 하며 시끄럽게 굴어 그 절도를 지나쳐서는 안 된다. 움직임과 휴식은 얌전히 취하되 그 품위를 잃어서는 안 된다. 일이 있으면 '이치'로써 응하여야 하며, 독서할 땐 정성을 다하여 그 이치를 밝혀 내야 한다. 이 두 가지 외에도 바로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이 고요하여 어지러운 생각이 없으며 언제나 깨어 있어 사리에 밝아야 할 것이다. 이른바 '우러러 안을 곧게 하라'는 것이 이것이다.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로잡아 겉과 안이 한결같고, 어두운 데서도 밝은 데서와 같이 행동하며, 혼자 있을 때에도 여러 사람이 있을 때와 같이 행동하라. 내 마음을 사람들이 푸른 하늘을 보는 것처럼 훤히 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 항상 '한 가지 불의를 행하고 한 사람의 무죄한 이를 죽여서 천하를 얻을지라도 결코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는 뜻을 가슴속에 새겨 둘 일이다. 우러름을 바탕으로 그 근본을 세우며, 이치를 밝혀 선에 이르며, 힘써 행하여 실천하는 것, 이 세 가지는 평생의 목표이다. '생각에 사특함이 없을 것'과 '공경하지 않음이 없을 것'의 두 구절은 일생 동안 애용하여도 다하지 못할 것이다. 마땅히 벽 위에 붙여 두고 잠깐씩이라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날마다 자주 점검하라. '마음이 굳건하지 않은가, 배움에 진전이 없지 않은가, 실천하기를 힘쓰지 않는가'하여,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욱 힘써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같은 일들은 죽은 뒤에나 그만둘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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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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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한국철학 : 사상, 역사, 논쟁의 세계로 초대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3. 논쟁별로 본 한국 철학
1. 교선 논쟁
2. 교, 선 대립의 주요 논점
교종과 선종의 대립은 이론과 실천의 대립이라는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그 대립은 통일을 전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무엇이 우선이냐 하는 우위의 문제와 그것들이 같은가 다른가 하는 동이의 문제가 있다. 교, 선의 대립 또한 이와 같은 두 가지 점을 중심으로 하여 진행되었다. 우위 논쟁은 최고 '경지'를 둘러싼 것으로 삼매에 관한 논쟁이라 할 수있다. 동이 논쟁은 방법론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동이 논쟁은 곧 우위 논쟁과 같은 선상에서 이루어졌고, 주로 선종측의 공격에 대한 교종의 방어 형태로 전개되었다. 삼매의 중요성은 화엄에 의해 강조되었다. "화엄경"에는 해인삼매가 강조되는데, 이는 망상이 다하고 맑고 깨끗한 마음이 터득되면 일체의 것이 가지런히 이 마음속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대중에게는 마음의 정화라든지 지극한 정성을 의미하는 심청정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해인삼매는 표면적으로는 선종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는 모든 것이 아무 장애가 없이 그대로 발현되어 있는 해인삼매의 상태를 도식화한 것이다. 선종에서는 바로 이와 같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현학적이라고 공격했던 것이다. 중국 선종의 개창자인 달마로부터 6조 혜능까지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일상, 일행의 삼매이다. 현상 가운데 있다고 하더라도 취하거나 버림이 없고, 이익과 불이익을 따지지 않으며, 그저 편안하고 고요하고 안온한 것, 그래서 조금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이 아주 깨끗하게 밝아지는 경계가 일상삼매이다. 천지 우주 전체가 조금도 차이 없는 하나의 진리 자리, 즉 만법을 귀일시키는 자리가 곧 일상삼매이다. 그리고 일상삼매를 확신하는 순수한 하나의 곧은 마음이 그 본체를 잃지 않을 때 현실 그대로 정토를 성취한다는 것이 일행삼매이다. 해인삼매는 모든 것이 각각 아무 장애 없이 그대로 발현되는 것을 말하지만, 선종의 삼매는 이처럼 나타난 상 자체에 얽매이지 않음을 말한다. 따라서 선종에서는 그것이 해인삼매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일상삼매를 통해서는 그것이 교종의 경지보다 높음을 주장하고, 일행삼매를 통해서는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 선종이 교종을 비판하는 주요 요지였다. 또 방법론에서 교종은 '교관'을 제시하는 반면, 선종에서는 '이입사행론'을 주장하였다. 교관은 교상과 관심을 가리키는 것으로, 불교 교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교상판석과 자기 종파에서 세운 진리를 공부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법상종의 경우 삼시교를 교상으로 하고 유식관을 관심으로 하며, 화엄종에서는 오교십종을 교상으로 하고 일진법계관을 관심으로 한다. 교종의 일반적 특징은 교관병수로서 교종 내에서 이론과 실천의 일치라 할 수 있다. 교종의 교관일치관은 선종을 대할 때도 선종을 양립적 세계관으로 보기보다는 '일치'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작용을 하였다. 한편 이입사행론은 흔히 달마의 최고 법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입'이란 말은 "금강삼매경"에도 보인다. '이입'은 '리입'과 '행입' 두 가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리입은 교를 빌려서 종지를 깨달으면 일체중생과 우주만유가 바로 동일한 불성임을 통찰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이치를 먼저 알아차리는 것을 가리킨다. 행입은 행으로 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거기에는 보원행, 수연행, 무소구행, 칭법행의 4행이 있다. 선종에서 말하는 '리'는 이치나 규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성청정심'을 가리킨다. 따라서 교종은 자정청정심의 획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선종은 그렇게 획득된 자성청정심을 바탕으로 구체적 실천으로 나아감을 목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선종의 리입은 교종의 교관과 근본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교종의 교상 판석은 이른바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교설의 수준 차이가 있게 된다는 차별관이 바탕이 되고 있다. 그 반면 선종의 리입은 순수한 마음을 관조하기만 하면 거기에 어떠한 차별도 없음을 알게 되고, 나아가 우주만물과 더불어 동등한 차원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언어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교 밖에 따로 전하며, 인간의 마음을 직접 가리켜서, 본래의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고 하였던 것이다. 이상에서 보면 교종은 기본적으로 일치적 세계관을 가진 데 반해, 선종은 양립적 세계관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종이 수입되고 상당기간 교종과 선종이 공존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불교 내적으로 찾자면 바로 화엄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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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한글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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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본뜻 : 밤 11시부터 다음날 1시를 가리키는 자시의 정 가운데 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 : 이 말은 뜻이 바뀐 말은 아니고 자정의 어원을 알려주기 위해서 실은 것이다. 자정은 24시 즉 밤 12시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자정이 넘은 시간에 오는 전화는 반갑지 않다 -자정에 울리는 종소리의 여운이 나의 뇌수를 때리고 들어와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장본인
본뜻 : 나쁜 일을 만들어 낸 주동자나 그 일의 배후에 있는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부정적인 일의 중심 인물을 가리키는 이 말을, 미담이나 좋은 화제의 중심 인물에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잘못 쓰고 있는 예라 하겠다. 미담이나 화제의 중심 인물에게는 '주인공'이란 말을 써 주는 것이 좋다.
바뀐 뜻 : 나쁜 일을 일으킨 주동자나 좋지 않은 단체의 우두머리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어린이 유괴의 장본인은 다름 아닌 그의 삼촌이었다 -부산에서 일본까지 왕래하는 페리호 선상 패싸움의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일본 야쿠자의 거목 하야시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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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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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9가지 오해와 편견 - 이영재
제국주의 영국의 마지막 부채 - IRA와 아일랜드
제국의 그늘
영국은 왠지 평온하고 온화한 인상을 풍기는 나라다. 영국 하면 가령 `런던 포그`, 그러니까 런던 거리의 자욱한 안개와 트렌치 코트를 입고 그 거리를 배회하는 신사가 연상되기도 하고, 피터팬 일당이 네버랜드로 떠나면서 그 주의를 맴돌던 높게 솟은 시계탑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영국은 온화한 신사의 나라라 불리기에는 너무 불안정한 사회다. 흔히 영국이라 불리는 이 국가는 공식 명칭부터가 복잡하다. 대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the United Kin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줄여서는 연합 왕국 (United Kingdom)이 영국의 공식 명칭이다. 명칭대로 영국은 북아일랜드와 대브리튼 섬으로 구성된 국가이다. 대브리튼 섬은 세 지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섬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잉글랜드 지역과 스코틀랜드 그리고 웨일스 지역이 대브리튼 섬을 구성한다. 그리고 대브리튼 왼편에 위치하는 섬인 아일랜드 중 북부 지역도 영국에 속해 있다. 모호하고 복잡한 긴 공식 명칭만큼이나 영국의 역사는 곡절이 복잡 다단했고 현재도 그리 평안한 곳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교량이 순식간에 주저앉는 우리 사회만큼 위태롭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현대 민주주의의 발생지이자 선진국 중 하나인 영국은 유달리 복잡한 정치 상황을 난제로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장에서는 영국이 직면한 곤란 중에서 한 가지를 해명하려 한다. 아일랜드 사태라고 이름붙여진 갈등이 그것이다. 영국은 아일랜드계 사람들의 치열한 저항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접국인 아일랜드 공화국의 마찰도 버겁지만, 자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빈발하는 분쟁도 영국을 불안하게 한다. 도대체 영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영국의 아일랜드 정복과 아일랜드 분리 독립 과정을 짚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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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수필/산문/서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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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있는 여자 지적인 여자가 아름다운 이유 : 소냐프리드만
6. 일하는 여성에게
자립은 자기를 믿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심리의 저변에는 자기는 성공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런 일도 할 수 없다고 모두에게 알려지면 나는 끝장이다. 어떻게 내가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심사위원의 실수가 아닐까 내가 승진할 수 있다니, 행운이야 여성에 대한 낡고 부정적인 편견이 여기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를 낙오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성공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도 그것을 자기 것으로 하지 못하고 무의식중에 스스로 자기의 발을 묶어 버린다. 나는 최후의 순간에 잘했던 적이 없었으니까.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다. 스스로 발견하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거야. 잔업 같은 건 할 마음이 없어요. 어차피 급료가 오르거나 승진하게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할 뿐이지요. 높은 지위에 앉고 싶다면 다소의 희생은 각오해야만 한다는 것을 나는 인생에서 배웠다. 자기 나름대로 뭔가를 이루어 내겠다는 의욕만 있으면 사소한 희생은 감내 할수 있다. 여성이 직면하는 최대의 어려움은 자립을 선택하는 데에 있다. 더욱이 그것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자립이란 타인에 의해 당신은 이러한 인간이라고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가 어떠한 인간인가를 스스로 인식하고 보여주는 행동이다. 거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19세기 미국의 부인참정권을 운동의 지도자 스잔 b. 안소니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손가락질 받지 않겠다는 생각만이 머리에 있는 소심한 인간은 뭔가를 변화시킬 수가 없다. 개혁의 열의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개인적인 일에서나 공적인 일에서 기꺼이 어떤 역할을 떠맡고, 때로는 한 걸음 양보하기도 한다. 상대의 견해가 자기보다 뛰어날 경우에는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자기의 인생을 변화시켜 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그 신뢰감을 더욱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어떤 사람도 당신을 방해할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자신을 보다 큰 인물로 만드는 데에 이미 누구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으며, 자기 자신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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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2. 사화의 소용돌이
연산군의 청혼을 거절하여 죽은 홍귀달
홍귀달(1438-1504)의 본관은 부계이고, 자는 겸선이며 호는 허백당이다. 대대로 함창에 살았다. 세조 8년(1462)에 진사시를 거쳐 문과에 급제하고 예문관, 호당(독서당)의 벼슬과 이조 판서. 대제학을 역임하였다.
연산군 4년(1498) 무오사화가 일어나던 해에 10여 조목의 상소를 올렸는데, 모두 궁궐의 비밀스런 일이었다. 반복하여 넌지시 풍자하였는데 그 내용이 매우 절실하고 곧았다. 연산군은 마음이 편치 않아 그의 벼슬을 빼앗고 경원으로 유배하였다.
"나는 본시 함창의 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이 모든 것이 본래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다. 성공해도 나로부터 시작한 것이고 실패해도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지금 다만 옛날로 돌아왔을 뿐이다. 다시 무엇을 한탄하랴"
홍귀달은 가족과 헤어질 때 담담히 말하고 길을 떠났다. 얼마 뒤에 체포 명령이 내려져 의금부로 압송되어 오던 중 단천에 이르렀는데, 왕명을 받은 관리가 달려와서 책 한 권을 주었다. 홍귀달이 펴 보고 재배하며 말하였다.
"주상이 신에게 죽으라고 명하신다"
그는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조용히 목매어 죽었다. 중종이 반정한 뒤에 문광이란 시호를 내렸다. 아들 다섯을 두었는데, 언필, 현감 언승, 문과 박사 언방, 교리 언충, 참봉 언국이다. 언방에게는 얼굴이 예쁜 딸이 있었는데, 연산군이 왕자빈을 간택할 적에 위협하여 빈으로 들이려 하였다. 홍귀달이 그 말을 따르지 않자 마침내 유배하여 사사하였고, 아들 언방도 배소에서 죽었다. 언충이 갑자사화를 당하여 모진 고문을 받고 들것에 들려 감옥 담안에서 조금 쉬고 있는데, 그의 벗이 옷에 흥건히 묻은 피를 보고는 "너무 참혹하구나" 하며 얼굴을 돌렸다. "이것은 홍문관의 물에 젖은 것이다" 언충은 유유히 이렇게 대답했다. 홍문관의 홍자는 붉을 홍의 홍자와 음이 같고, 핏빛이 붉기 때문에 그렇게 운운한 것이었다. 진보에유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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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가지며 어머니에 대해서는 애정을 품는 아들의 심정, 특히 성적 요소를 가진 것. 이로 말미암은 복잡한 심정을 통틀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고 한다. 이 말의 근원인 '오이디푸스'는 희랍신화 시대의 '테바이'왕이었다. 그는 '라이오스'왕과 왕비 '이오카스테' 사이에 태어났는데 그 아이를 두고 '아폴로' 신전에서는 "장차 이 아이가 크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놀란 '라이오스' 왕은 이 아이를 죽이려고 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몰래 산중에 버리고 만다. 산중에 버려진 '오이디푸스'는 요행히 이웃 나라 '코린토스'의 왕에게 발견되어 그의 아들로 자라나게 되었다. 하루는 친구의 험담을 듣고 그것에 자극을 받아 '아폴로'의 신탁을 들으러 간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탁을 듣자 놀라서 집에 돌아갈 생각도 없이 근처의 산중을 헤맸다. 그러다가 노인 일행을 만나 싸움을 벌인 끝에 그 노인을 죽이고 말았다. 그 노인이 바로 그의 아버지인 '테바이'의 왕이었다. 때마침 ' 테바이'의 근교에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나타나 길 가는 사람을 잡아먹었는데 왕마저 행방불명이 되자 인심은 극도로 흉흉해졌으며 '스핑크스'를 퇴치하는 사람은 왕을 삼기로 했다. '오이디푸스'는 그런 영문을 모르고 '테바이'의 왕이 되고 그의 어머니인 왕비와 결혼했다. 결국 '아폴로'의 신탁은 모두 들어맞은 셈이 되었다. '오이디푸스'는 10년 가까이 왕비와 사는 동안 슬하에 네 아이를 두었으나 나라 안에 전염병이 유해하자 신탁을 받은 결과 '오이디푸스'는 자기가 저지른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 유명한 '소포클레스' (BC496-406)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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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3분 - 하나오카다이가쿠
제3장 삶의 여백을 비추는 지혜
박진감 넘치는 연기
이치가와 사단지 1세가 아직 엔쇼라는 이름을 무대에 오르던 무렵의 일이었다. 사단지는 충신인 엔야 판관을 맡았고, 상대인 고노 모로나오 역은 이치가와 단쥬로 9세였다. 드디어 마츠노 로카에서 칼부림이 벌어지는 장면이었다. "네 이놈 모로나오! 내 칼을 받아라." 판관으로 분장한 사단지가 이렇게 외치며 재빨리 내리쳤는데, 모로나오로 분장한 단쥬로가 도망치면서 관객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렇게 맥없이 내려치면 어떻게 해?" 사단지는 화가 치밀어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있는 힘을 다해서 내려쳤지만 단쥬로는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고 빈정거렸다. "도저히 어쩔 수 없군. 그렇게 맥이 없어서야....." 마치 연기가 서투른 배우 취급을 하는 바람에 사단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좋아, 빌어먹을 놈. 사람 업신여기는 것도 분수가 있지. 두고 봐라. 내일은 그 우쭐거리는 면상을 정말로 묵사발내 줄 테다." 사단지는 단단히 마음먹고 노기등등해서 무대로 올라갔다. 드디어 그 장면이 되었다. "네 이놈 모로나오, 내 칼을 받아라!" 사단지는 외치자마자 연극을 한다는 생각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분노에 불타 진자 베려고 달려들었다. "앗!" 단쥬로는 놀라서 홱 비켜섰다. 그러나 관객들이 보기에 둘 사이의 호흡이 기가 막히게 맞아서 우렁찬 갈채가 터져나왔다. 나중에 사단지가 그때의 기분을 이야기하자 단쥬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렇게 해야 뛰어난 배우가 될 수 있는 걸세, 앞으로도 항상 그런 마음 으로 연기를 하게나." 단쥬로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연극이기 때문에 진짜로 베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진짜로 베어서는 안 된다는 데 구애받으면 아무리 날쌔게 달려들어도 베는 흉내밖에는 안 된다. 이미 마음에 제어 장치가 있는 한 실감나는 연기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베는 흉내만 낸다면 상대가 칼을 피해 내는 동작도 실감이 나지 않고 느슨할 테니 당연히 김빠진 연기가 된다. 연극은 현실을 허구적으로 재현하는 것임에 틀림없지만, 허구적인 진실은 허구를 초월한 때 박진감 있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허구를 초월한다는 것은 마음의 제어장치에 전혀 구애받지 안고 자칫 실수하면 진짜 벨 수도 있다는 기백을 가지고 달려드는 것을 말하다. 이쪽에서 그런 기세로 달려든다면 상태 역시 다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비켜서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때 베는 자와 피하는 자의 호흡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맞아떨어지며, 이때 관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갈채를 터뜨리게 된다. 연극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연기자의 호흡을 각자의 업무를 추진할 때 적용하도록 애써야 한다. 서비스 하나만 해도 그렇다. 그저 서비스하는 척만 하는 어설픈 흉내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커녕 역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한가지 더, 사단지를 가혹할 만큼 꾸짖던 단쥬로의 마음을 잘 새기기 바란다. 단쥬로가 사단지의 매서운 칼질에 화를 내기는커녕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는 것은 그의 진심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잘 말해 준다. 선배가 진심으로 해 주는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겸허한 자세를 지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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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수필/산문/서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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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을 다루는 35가지 방법 1 - 후안 마누엘
열네번째 이야기 진정한 남자
한번은 루까노르 백작이 빠뜨로니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게 언제나 훌륭한 조언을 해주는 부하가 하나있는데 그가 친척아이를 시집보내려고 한다오. 그 때문에 이번엔 그가 내게 조언을 구해 왔소.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수많은 구혼자들 중 어떤 사람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거요. 그 사람이 정확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는데 뭐라 조언해 주어야 할지를 모르겠소. 당신은 그런 일에 대해 아는 게 많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가르쳐 주시겠소?" 그 말을 듣고 빠뜨로니오는 백작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프로방스에 어떤 백작이 있었습니다. 매우 선량했던 그 사람은 명예롭고도 자기 지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건장한 남자들을 휘하로 받아들여 훈련시킨 뒤 그들을 이끌고 울뜨라마르의 산따띠에라(역주: 성스러운 땅이라는 뜻)를 향해 출발했으나 그만 술탄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포로의 몸이었지만, 백작의 훌륭한 심성을 알게 되면서 술탄은 최대한 그의 편의를 봐주었고, 그를 존중해 주었습니다. 방대한 영토와 막강한 힘을 소유한 술탄은 여러 가지 일에 있어서 그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백작의 조언이 너무나 훌륭한 것이었기에 술탄은 그를 깊이 믿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백작은 자기 영지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대접을 받으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백작이 영지를 떠날 때 그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딸은 아버지가 포로로 있는 동안 혼기가 찬 처녀로 자라났습니다. 백작의 아내와 친척들은 포로로 있는 백작에게 여러 왕자들과 세도가의 자식들이 딸에게 청혼해온다는 전갈을 보냈습니다. 술탄이 그를 만나러 간 어느날, 백작은 술탄에게 그 이야기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술탄이시여, 당신은 제게 크나큰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저를 존중하고 믿어주시어 제 조언을 그토록 중히 여기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감히 당신께 조언을 좀 부탁드려도 될는지요?”
백작의 말에 술탄은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 기꺼이 조언을 해주겠다면서 심지어는 무엇이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도와주겠다고까지 했습니다. 백작은 자기 딸에게 청혼해온 집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딸을 누구와 결혼시켜야 할지를 물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술탄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백작님, 저는 따님에게 청혼해온 사람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들의 가계가 어떤지, 세도가 어느 정도인지, 행실은 어떤지, 당신과는 어떤 관계이며, 서로 어떤 면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낫고 못한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저의 조언이 적절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따님을 ‘남자'와 결혼시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백작은 술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즉각 알아듣고는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내와 친척들에게 그 지방의 모든 귀족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그들의 예법이 어떠하고, 관습은 어떠하며, 또 행실이 어떤지 확인해보되 그들의 부도, 세력도 보지 말고, 단지 결혼할 당사자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만을 보라는 내용의 전갈을 보냈습니다. 백작의 편지에 친척들과 아내는 매우 놀랐으나 곧 명령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청혼해온 모든 사람들의 예법과 관습, 장단점 등을 서신을 통해 그에게 알렸습니다. 백작은 가족들이 써보낸 것을 읽은 후에 술탄에게도 보여주었습니다. 구혼자들은 겉으로 보기에 모두가 매우 훌륭한 것 같았으나 술탄은 그들에게서 여러 가지 결점들을 발견해냈습니다. 예의범절이 바르지 못하거나, 성격이 모났거나, 비사교적이거나 사람을 맞아들이는 예법을 모르거나,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 등이 모든 청혼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인간적 결점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 큰 세력은 갖지 못한 어느 부자의 아들이 그래도 가장 낫다고 판단 되었습니다. 그는 사윗감으로 적절한 자격을 가장 많이 갖추고 있었고, 여러 청혼자들 중에서 결점이 가장 적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에 대해 험담을 하는 것을 결코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술탄은 백작에게 딸을 그 사람과 결혼시키라고 했습니다. 더 세도가 잇고 신분이 높은 귀족도 많지만 그에 상당하는 결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는 세력은 없지만 결점도 없는 사람과 결혼시키는 게 더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를 평가할 때, 재산이 얼마나 된고 신분이 어떤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가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백작은 아내와 친척들에게 편지를 보내 딸을 술탄이 권한 사람과 결혼시키라고 명했습니다. 그들은 매우 놀랐지만 그 청년을 찾으러 사람을 보냈고, 그에게 백작의 명령을 전했습니다. 젊은이는 백작의 집안이 자기 집안보다 훨씬 더 지체높고, 부유하며, 세도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기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 자신을 놀림감으로 만들기 위한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백작가문의 사람들은 자기들 말이 사실이며 이 결혼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청혼해온 사람들 중에 세도 높은 왕이나 귀족의 아들이 아닌 그 청년에게 딸을 시집 보내라고 술탄이 백작에게 권고했기 때문이고, 그것은 당신이 ‘남자’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에 청년은 그들이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술탄이 자신의 됨됨이를 인정하여 ‘남자’로서 자신을 택했으므로 자신이 응당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남자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백작부인과 친척들에게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자기에게 백작의 영지와 수입에 대한 권한을 모두 넘겨준다면 그들의 말을 믿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의논 끝에 합의를 보고 그가 요구한 모든 권한을 넘겨주었습니다. 막대한 부를 소유하게 된 그는 비밀리에 여러 척의 배를 무장시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는 기일을 정해 결혼을 준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정해진 날짜가 되자 그는 화려하게 결혼식을 거행했습니다. 밤이 되어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간 청년은 자리에 들기 전에 은밀히 백작부인과 친척들을 불렀습니다. 지기보다 더 뛰어나고 부유한 사람들 중에서 백작이 자기를 선택한 것은 그들도 이미 알고 있듯이 딸을 ‘남자’와 결혼시키라는 술탄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하면서, 술탄과 백작이 자기를 그토록 믿어주었는데 남자로서 응당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기는 남자도 아닌 셈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내와 영지를 남겨둔 채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말을 타고 출발했습니다. 그는 아르메니아로 가서 그곳의 말과 풍습을 배울 때까지 거기에 머물렀습니다. 거기서 그는 술탄이 사냥에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전투함을 항구마다 한 척씩 배치해 놓고 자기가 명령할 때까지 정박지에서 나오지 말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리고는 훌륭한 사냥용 새와 사냥개를 여러 마리 구해 술탄의 궁으로 갔습니다. 그가 술탄의 궁에 당도하자, 크게 환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환영의 뜻으로 귀족에게 의당 그렇게 하듯 그의 손에 입맞추는 이도,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해오는 이도 없었습니다. 술탄은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무엇이든 주라고 했으나, 젊은이는 그런 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니었기에 술탄의 호의를 사양할 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자기와 자기 부하들이 얼마간 술탄의 집에 머물면서 이것 저것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에 덧붙여 술탄이 사냥의 명수라는 소문을 듣고 훌륭한 사냥용 매와 사냥개들을 가져왔으니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기는 나머지를 데리고 술탄을 따라 사냥을 가고, 지기 힘이 닿는 데까지 술탄을 위해 무슨 일이든 봉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술탄은 매우 고마워하며 가장 좋아보이는 사냥용 매와 사냥개를 골랐습니다. 젊은 이는 술탄으로부터 어느 것 하나 확실한 약속을 얻어내거나 특혜 같은 것을 받은 바는 없었으나 꽤 오랜 기간을 술탄의 집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사냥을 나갔을 때 매를 따라 학을 쫓아가다가 전투함 한 척이 청년의 명령대로 배치되어 있는 항구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말을 탄 술탄과 백작의 사위는 동료들로부터 너무 멀어져서 그들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매들이 학을 잡아 물어뜯고 있는 곳에 당도했습니다. 술탄은 매들을 돕기 위해 신속히 말에서 내렸고, 백작의 사위는 술탄이 땅에 내려오자 전투함에 있던 부하들을 불렀습니다. 사냥감에만 열중해 있던 술탄은 자기가 전투함에서 내린 군사들에게 포위된 것을 알고 매우 놀랐습니다. 청년은 칼을 뽑아들어 그를 해치려 하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술탄은 그제서야 자기가 함정에 빠져든 것을 알고 가슴을 쳤으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백작의 사위는 술탄에게 당신은 내가 주는 것을 모두 받았으나 자기는 술탄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니 빚진 것도 없고, 또 당신의 신하도 아니므로 당신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없다고 하면서 불만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는 술탄을 붙잡아 전투함에 태우고 나서, 자기는 ‘진정한 남자’이기 때문에 훨씬 나은 다른 사람들을 제쳐두고 술탄이 권해 선택된 백작의 사위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라서 자기를 택했는데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기는 ‘남자’도 아닌 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는 술탄이 해준 충고가 훌륭한 것이고 진실 된 것이라는 것을 장인이 알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런 충고를 해준 것에 대해 만족해 하시도록 장인을 넘겨달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술탄은 충고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맞춘 그를 치하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장인을 넘겨줄 테니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사위는 술탄의 말을 믿고 그를 배에서 내려주었고 부하들에게 사람들 눈에 뛰지 않을 때까지 부두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명령한 후 자기도 따라 내렸습니다. 술탄과 백작의 사위는 매들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따라온 사람들 눈에 술탄은 매우 만족스러워 보였습니다. 자기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마을에 도착하자 곧 그들은 백작이 포로로 잡혀 있는 집으로 갔습니다. 술탄은 그를 보자 기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백작님, 제가 당신게 해드린 조언이 올바른 것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여기 이 사람은 바로 당신을 구하러 온 당신의 사위입니다.”
술탄은 그의 사위가 자기를 포로로 잡게 된 경위를 설명해 주었고, 자기에게 보여주었던 신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술탄과 백작 그리고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청년의 지혜와 노력과 진실함을 칭찬했습니다. 술탄은 백작과 그의 사위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고, 갇혀지내는 동안의 노고를 달래기 위해 백작이 포로로 지낸 기간 동안 벌었을 수입의 두 배를 주어 그의 조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모두가 딸을 ‘남자’에게 시집보내라는 술탄의 훌륭한 충고 덕택이었습니다.
"그러니 백작님, 결혼상대를 고르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사람 됨됨이를 관심있게 봐야 한다고 충고하셔야 할 것입니다. 청혼자의 부와 귀족칭호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훌륭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명예가 드높아지고, 가계가 발전하며 재산은 늘어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제아무리 귀족이고 부유하다 해도 사람이 옳지 못하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잃게 됩니다. 부모에게서 부와 지위를 물려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감당할 그릇이 못되어서 명예도 부도 모두 잃게 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또 오로지 본인이 훌륭해서 재산뿐만 아니라 명예까지 높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많아 그렇게 된 사람들보다 더 칭송을 받고 존경을 받습니다. 잘되고 못되는 것은 그 사람됨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사람의 현재 상태와 조건이 어떻든 간에 말입니다. 따라서 첫번째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결혼상대의 예의범절과 행실이 어떠한가 하는 것입니다. 결혼하려는 여자는 남자가 얼마나 똑똑하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 됨됨이가 어떤지를 첫번째로 보고 그런 후에 누가 더 높은 귀족인지, 재산이 더 많은지, 조건이 더 잘 갖춰졌는지, 자신에게 더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본다면 그 결혼은 훨씬 더 현명한 결혼이 될 것입니다."
* 사람을 평가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의 지위나 재산이 아니라 그의 됨됨이와 능력이다. 참된 인간은 작은 이익도 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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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 풍경 - 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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