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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224 호
단기 4340. 7. 18 (음력 6.5)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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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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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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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계획을 세워라. 노아가 방주를 모을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 / G.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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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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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 - 정약용, 이율곡, 이황
1. 다산 정약용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
내가 너희들더러 불성실하다고 한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변명할 수는 없으리라. 내가 시킨 일에 대해 불성실하게 행동한 일이 손가락을 꼽을 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그 나머지 일들은 어떻겠느냐. 이후로는 모름지기 착한 마음을 불러일으켜 "대학"의 성의장과 "중용"의 성신장을 벽에다 써 붙이고 크게 용기를 내어 그것을 굳건히 딛고 서서 빠른 여울에 배를 타고 올라가는 이치로 공부에 힘써 나아감이 더욱더 좋겠노라. 공부는 모름지기 먼저 거짓말하지 않는 일부터 신경 써야 한다. 거짓말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가 되는 것으로 알아야 하노니 이것이 성의 있는 공부로 들어가는 최초의 길목임을 명심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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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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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한국철학 : 사상, 역사, 논쟁의 세계로 초대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4. 근대의 사상
1. 전기/개항기-3.1 운동기
3. 민중 사상과 종교
2. 갑오농민전쟁 이후의 민중 운동에 나타난 사상적 특징
신흥 종교
3. 원불교의 일원 사상
원불교는 소태산 박중빈이 1916년 4월에 큰 깨달음을 얻어 세운 종교로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선포한 박중빈의 정신에 따라 처음부터 영육쌍전, 리사병행 등을 내세워 정신적인 측면 못지 않게 물질적인 측면도 중시하였다. 원불교는 사상적 토대를 불교를 비롯한 전통 사상에서 찾았으며, 동학과 증산교의 후천 개벽 사상에서도 물려받은 바가 있지만, 실천적인 면에서는 그들과 다른 독자적인 방법을 추구하였다. 저축 조합을 창설한다든지 간척 공사에 착수한다든지 하여 교단의 경제적 자립과 현실적 실천을 중시했던 것이다. 박중빈의 진리관은 '일원상의 진리'이다. 그는 기본적인 인식의 범주를 변화와 불변으로 제시하고, 이 중 변화의 범주는 성, 주, 괴, 공(사람의 경우에는 생, 노, 병, 사)으로 표현된다고 하였는데, 이 변화의 측면에서 이끌어 낸 것이 이른바 후천 개벽 사상이었다. 그는 모든 현상을 한 마음으로 환원시키고, 깨달음의 상태에서는 세계가 열려진 상태라고 이해하였다. 그러니까 일원상의 세계란 모든 언어나 사유를 초월해 있는 절대공의 세계이며, 우주를 관통하여 존재하는 광명을 따라 만물이 무한히 생성, 변화하는 무궁한 조화력의 세계이다. 이러한 일원상의 진리는 우리 마음의 본성과 일치하는 것으로 일체 중생의 본성이기도 하다. 이 일원상의 진리를 깨닫고 인격을 수련하기 위해서는 사리의 연구와 정신 수양 그리고 작업의 취사라는 '삼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네 가지 은혜, 즉 천지은 ,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도 궁극적으로는 일원상의 진리로 귀일된다. 원불교는 이러한 삼학과 사은 사상을 제외하고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원불교의 변용된 적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박중빈은 보편적 세계관으로서의 원불교가 우리 나라에서 뿌리 박는 것을 '결실'이라 하고, 이러한 결실이 다시 세계에 확산되는 것을 '결복'이라 하면서 우리 나라를 '개벽의 못자리판'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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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한글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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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본뜻 : 겉은 제법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을 뜻한다. 사시이비의 준말이다.
바뀐 뜻 : 진짜같이 보이나 실은 가짜인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자기가 가장 애국자라고 떠들면서 대로를 활보하는 사이비 애국자들이 너무나 많다 -신문들이 난립하면서 사이비 기자들이 활개치고 있다
사족
본뜻 : 화사첨족의 준말로서 중국 초나라 때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하인들에게 술을 마시라고 주었는데 그 술이 딱 한 사람이 마시기에 적당하였다. 그러자 하인들이 뱀그리기 내기를 하여 먼저 그림을 완성하는 사람이 술을 차지하기로 하였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먼저 뱀을 그렸는데 다 그리고 나서 보니 뭔가 빠진 것 같아 발을 그려 넣었다 그러나 그가 뱀의 발을 그리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이 뱀 그림을 완성하여 술을 차지하게 되었다. 술을 차지하게 된 이가 뱀의 발을 그린 이에게 말하기를 "하하하, 본래 있지도 않은 뱀의 발을 그리느라고 술을 뺏기다니!" 하며 비웃었다.
바뀐 뜻 : 쓸데없는 군일을 하다가 도리어 실패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또는 이야기 끝에뭔가 부족하고 미진한 사항을 덧붙일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보기글" -선생님의 말씀 끝에 외람 되오나 제가 사족을 한 가지 덧붙일까 합니다 -그 사람이 회의 마지막에 한 말은 사족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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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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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9가지 오해와 편견 - 이영재
또 하나의 사랑 - 동성애
동성애라는 용어에 대한 몇 가지 오해
필자의 기억으로는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영화 중에서 성인 남성의 성기를 스크린에 드러낸 영화는 두 편이다. 화장실이나 침실이 아니면 좀체 볼 수 없는 그 은밀한 신체 부위를 공중에 내보인 감독 중 하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이다. <쉰들러 리스트>에서 나치는 유태인들을 발가벗기고 수용소 마당에서 달리게 한다. 강제 노역을 견딜만한 사람들만 선별하려는 과정이었는데, 이리저리 내달리며 신체 검사를 받는 유태인들 사이로 한 노인의 장면이 보였다. 필자는 그 노인이 힘없이 양 팔을 들어올렸을 때 노쇠한 성기를 얼핏 보았다. 물론 이 장면은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비디오에서는 삭제되었다. <쉰들러 리스트>의 남성 성기를 기억할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영화 <크라잉 게임>(닐 조던 감독, 1992년)에서는 그것이 중요한 소도구였기 때문에 관객들 모두 선명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퍼거스는 사랑하는 여인 딜의 집에서 가슴 벅찬 순간을 맞고 있었다. 딜이 옷가지를 하나하나 벗어 내던지고 최후의 탈의 과정까지 마친 순간, 퍼거스와 관객들은 경악하고 말았다. 외관상 명백한 여자인 딜이 사실은 남성임을 보여 주는 물증을 발견하자 관객은 놀랐고 퍼거스는 변기에 머리를 박고 구토를 시작했다. 그 장면 덕분인지 <크라잉 게임>은 서울 개봉관에서만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또 동성애 영화하면 금세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또 다른 유력한 동성애 영화로는,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유독 한국에서만 크게 흥행에 성공했다는 <패왕별희>(첸 카이거 감독, 장국영 주연, 1993년)가 있다. 남성인 데이(장국영)는 그를 여성화하려는 경극단의 압력에 맞서 저항하다가, 거듭되는 매질과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을 여성으로 여기게 된다. 그 후 그는 여성처럼 행위하고 사고한다. 말투나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남성 주인공 시토를 사랑할 만큼 데이는 완벽한 여성이 된 것이다. 흔히 <크라잉 게임>과 <패왕별희>가 가장 인상적인 동성애 영화로 기억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한다면 그 영화들은 결코 동성애 영화가 아니다. 또한 그 영화들에는 동성을 사랑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지만 그 사랑도 동성애가 아니다. 이 말장난 같은 설명은 다른 영화를 참조하면 이해할 수 있다. 리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김소매 주연, 1993년)이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영화는 대만에 사는 노부부가 미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노부부는 아들 위동을 결혼시키려고 온 것이다. 참한 중국계 여성을 골라 결혼식을 치르고 떠들썩한 결혼 피로연까지 마쳤지만 노부부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한다. 알고 보니 아들 위동은 백인 남성 사이먼과 사랑에 빠져 있었고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위장 결혼을 한 것이다. 영화에서 위동과 사이먼은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고 사랑 싸움도 벌인다. 영화는 생략했지만, 그들은 분명히 섹스도 나누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위동과 사이먼이 스스로를 남성으로 여기면서 다른 남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을 인정하면서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동성애자이다. 반면 <크라잉 게임>의 딜과 <패왕별희>의 데이는 자기의 성별을 부정하고 있다. 남성의 신체를 지니고 있지만 정신은 여성인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반대의 성으로 인식하고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이성 전환자(transsexual)라고 부른다. 의학적으로도 동성애자와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하는 이 이성 전환자들은 원치 않는 이성의 몸에 갇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성전환 수술이 이성 전환자들의 희망일 수 있다.
동성애자라는 표현을 임의로 재해석해 사용한다면 모를까 서구적 맥락에 의존하면서 게이나 레즈비언의 번역어로 사용할 경우라면, 동성애자는 이성 전환자와 엄격히 구분해야 할 범주이다. 그래서 이성 전환자들의 영화인 <크라잉 게임>과 <패왕별희>를 동성애 영화의 대표로 꼽는 일은 전적으로 오류인 것이다. 그 영화들은 본의 아니게 동성애 개념을 왜곡한 영화가 되고 만 셈이지만, 그 책임은 사실 우리들의 오해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이제 동성애라는 개념에 익숙해졌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갈 길은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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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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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있는 여자 지적인 여자가 아름다운 이유 : 소냐프리드만
5.진실한 사랑
마돈나 콤플렉스
결혼하기 전까지는 둘의 성생활이 아주 좋았다고 하는 부부도 있다. 그런데 결혼과 동시에 섹스가 싱거운 것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혼전관계는 안 된다고 믿고 자라왔기 때문에 결혼 전까지는 금기에 도전하는 스릴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마돈나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남성이 가장 괴롭다. 그는 상대 여성이 자기와의 결혼으로 성녀, 즉 마돈나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되는 것과 동시에 점점 숭고한 존재가 된다. 섹스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나 더러움이 없는 깨끗한 여성이 되며 남편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정 이외의 곳에서 타락한 여자를 찾게 된다. 무의식중에 아내와 자기 어머니를 동일시해 버리기 때문에 근친상간이라는 터부와 맞부딪히거나, 아내에 대한 성적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주저하는 남성도 있다. 엄격하고 비판적이고 타인에게 벌주기를 좋아하는 남성을 남편으로 두어 점차적으로 성적인 관심을 잃게 되는 여성도 있다. 남편이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의 이미지와 겹쳐져 그에 대한 성적인 감정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또 두 사람 모두 아직 어리다고 해도 좋을 만한 시절에 결혼하여 부부가 함께 성장해 왔기 때문에 몇 년이 흐르는 동안 서로 오누이와 같은 유대감이 생겨나고, 그것이 성욕을 감퇴시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도 근친상간의 터부가 사람을 괴롭힌다. 나이는 어려도 결혼하는 시점에서 두 사람 모두 정신적으로 성인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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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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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1. 창업의 문
송도 계원에도 들지 못한 한명회
한명회(1415-1487)의 본관은 청주이다. 젊었을 적에 불우하게 살았으며 4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개성의 경덕궁 문지기가 되었다. 명절을 맞아 관료들은 만월대에 모여 유쾌하게 놀았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모두들 언약하기를 "우리들은 모두 남쪽에서 이곳 개성으로 와서 벼슬하게 된 고향 친구들이다. 오늘 우리는 계모임을 만들어서 영원한 우의를 다지자!"고 하였다. 외로움을 느낀 한명회도 이 계모임에 넣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였지만 모두들 흘깃흘깃 쳐다보기만 하고 허락해 주지 않았다. 한명회를 무시했기 때문에 끼워 주지 않은 것이다. 그 이듬해가 되자 세상이 바뀌었다. 계유정난 때 세조를 도와 공을 세운 한명회는 일등 공신에 녹훈되었을 뿐 아니라 부원군이 되어 그 권세가 막강하게 되었는데 지난날의 송도 계원들은 모두 힘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하여 조그만 세력을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자를 일컬어 '송도 계원'이라고 부르는 말이 유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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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이글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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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
천지 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양을 본따서 인간을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코에다 생기를 불어놓으니 산 사람이 되었으며 하나님은 그를 '아담' 즉 흙에서 난 자라고 불렀다. 다시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그를 도울 베필을 만들어 주자"하여 각가지 동물을 만들어 아담 앞에 끌어다 보였다. 그러나 '아담'은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한 다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어 그것으로 여자를 만들었다. '아담'은 여자를 보더니 "이것이야말로 내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하여 반기며 '이브'라고 이름지었다. 그 후 그들은 부부가 되어 에덴동산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냈으나 인간의 행복을 시기한 악마의 꾀임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끝에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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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상/지혜/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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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3분 - 하나오카다이가쿠
제3장 삶의 여백을 비추는 지혜
인물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행위하나, 행동 하나만을 보고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어떠어떠한 인물이라고 섣불리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역시 긴 안목으로 관찰하여 그런 행위와 행동을 왜 했는가를 확인한 후에 평가하지 않으면 당치도 않은 오해가 생가는 경우가 흔하다.
전하는 어엿한 음악가입니다
악성 베토벤이 베를린에 머물 때의 일이다. 음악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도 잘하고 작곡도 손수하는 등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프로이센의 왕자 페르디난드가 그 누구보다 숭배하던 베토벤을 위해 궁중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물론 베토벤은 궁정 악장 힘멜을 따라 기꺼이 참석했다. 음악회장에는 프로이센의 왕족을 비롯하여 상류사회의 신사 숙녀가 즐비하게 앉아 있었다. 맨 먼저 힘멜이 연주하고 이어서 왕자 페르디난드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했다. 페르디난드의 연주가 끝나자 음악회장 가득히 조심스러운 박수 갈채가 나왔지만, 이윽고 그렇게 하는 것이 궁정의 예절인 모양인지 갈채는 금방 가라않고 넓은 홀이 기침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은 만큼 조용해졌다. 그러나 정신을 집중하여 연주에 귀기울이던 베토벤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거리낌없이 페르디난드에게 다가갔다. 사람들은 예절도 모르는 외국인을 비난하듯이 째려보았지만 베토벤은 미처 깨닫지 못한 눈치였다. 그는 페르디난드의 앞에 서서 친밀한 말투로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전하는 전하답게 연주하시지 않고 음악가답게 연주하셨습니다. 이제 어엿한 음악가라고 말씀드려도 좋습니다."
페르디난드는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솔직한 비평에 감격하면서 베토벤의 손을 굳게 잡았다.
예의 범절이라는 것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옳다고 여겨져, 언제 누구의 손에 의해서랄 것도 없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예의 범절이란 겉치레에 불과하다며 무턱대고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예의 범절이 딱딱한 형식으로 고착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그것의 포로가 되고, 진실마저도 왜곡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옳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따위 예의 범절은 깨끗이 때려 부수는 편이 낫다. 베토벤을 왕자라는 지위 때문에 항상 예의 범절에 맞는 왜곡된 비평밖에 듣지 못했던 페르디난드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예의범절을 극복한 파격적인 행동으로 새로운 예의 범절을 제시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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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 풍경 - 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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