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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114 호
단기 4340. 1. 22 (음력 12.04) / 발행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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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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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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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
내 아버지가 누구였느냐는 문제가 안 된다. 중요한것은 내가 아버지를 어떤 사람이었다고 기억하느냐는점이다. / 앤 섹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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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고전/구비/신화 |
老子 - 道德經 : 第三章 (노자 - 도덕경 : 제3장) |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是以 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敢爲也, 爲無爲, 則無不治.
불상현 사민부쟁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시이 성인지치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상사민무지무욕 사부지자 불감위야 위무위 즉무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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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멈추는 순간 사라진다 - 유재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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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
직역
지식인을 받들지 않아서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지 않게 하라.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서,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하지 않게 하라. 욕심 낼 것을 드러내지 않아서, 백성들로 하여금 마음이 혼란하지 않게 하라. 이런 이유로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채우며 그 의지를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한다. 항상 백성으로 하여금 알지 못하고 욕망이 없게 하라, 무릇 지식이 있는 자로 하여금 감히 행하지 못하게 하라. 함이 없이 행하면 즉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다.
해석
투쟁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희소가치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부터 온다. 우리가 대학에 오고 좀더 많은 공부를 하려는 것은 공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가. -잠시 생각하라-
공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해서 어디에 취직을 하고, 무엇이 되겠다는 야망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왜 사법 고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가. 그것은 신분의 수직 상승을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럼 사법 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나쁜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단지 모든 사람이 사법 고시에 합격을 하려고 하고, 그것을 위해서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법관이 있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다. 진정으로 중요한 일들은 재화를 생산해 내는 일이다. 나는 쌀을 만드는 농부와 물건을 만드는 노동자가 법관보다도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법관이 되고, 소위 엘리트가 되기 위해서 생산을 포기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는가. 멸망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식인이 되어 사회 지도층이 되기를 원한다. 메스 미디어, 교육이 이것을 부채질한다. 그럼 누가 생산직에 근무하는가. 그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낙오자로 평가한다. 똑똑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으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낳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노자가 살았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엘리트를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과 꿈을 무시 당하고 소모적인 다툼에 끼여드는 것이다. 똑똑한 이를 숭상하지 마라. 숭상을 하면 모든 사람이 괭이와 삽을 버리고 책에 매달릴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남들의 우위에 서기 위해서 다툴 것이다. 그 위에서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패배자는 다수이다. 패배자가 많을 수록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는 불행해진다.
다이아몬드는 매우 귀한 것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자체가 귀한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그만큼 고민이 줄어드는 것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은 평생에 짐이 될 뿐이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얻으려 하려고 한다. 가질 수 없는 재화를 보이는 것이 바로 도둑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재화를 보이지 마라. 그것이 도둑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욕망이 가득 찬 마음은 만족을 모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나 결국은 배가 터져 죽을 뿐이다. 그 배를 채우는 데에 중점을 두어라.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는 평생이 가도 부족하다. 마음의 환상을 버리고 실질을 취하라.
志는 자신의 의지이다. 자신의 사상 체계가 완성된 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배울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을 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爲는 정치에 있어서 법이다. 무위는 법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더 정확히 말해서 법이 쓸모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의 자율에 의해 움직인다. 백성들이 모두 지식을 추구하려 하지 않고, 욕망의 대상을 알지 못하면 억지로 다스리지 않아도 잘 따르려 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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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글 가장 새로운 글 노자 - 김석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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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의 경쟁 의식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손에 넣기 어려운 재물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도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욕심을 부추길 만한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백성의 마음은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의 정치는 백성들의 마음을 비게 만들고 그들의 배는 부르게 만들며, 그들의 의지력은 약화시키며 그들의 신체는 강건하게 하는 것이다. 언제나 백성들을 무지 무욕의 상태에 두게 한다. 비록 지혜와 수완을 갖춘 자가 있을지라도 감히 제주를 부리지 못하게 한다. 작위 함이 없는 다스림에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
주
불상현: 현자를 떠받들지 않는다는 뜻임. 쟁: 백성들간의 경쟁 의식을 말함. 약기지: 백성들의 야심, 의지력 등을 약화시키는 것을 말함. 강기골: 백성들의 체격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 위무위: 인위적인 간섭과 규제를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최상의 통치 방안임을 강조한 말임.
노자는 제60장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며 서두르지 말 것을 역설하고 있다.
해
이 장에서 노자는 백성들의 1차적인 욕구의 충족에 치중하여 지식에의 접근을 막고자 한다. 이것은 그가 살았던 춘추시대의 정치적 배경을 염두에 두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분열기인 이 시대의 제후들은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자국의 세력권 확장에 열중하게된다.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지배계급은 백성들을 자신들의 요구 충족을 위한 소모품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노자는 인간의 욕망을 버리고 소박한 자연에 복귀하지 않고는 구제 받을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게 된다. 지혜와 지자를 버린 무위의 다스림이야말로 치자에게나, 백성들에게나 다 함께 이상적인 통치 방안이 될 것이다. 이것을 통해 진정한 번영과 평화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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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경제/경영/성공 |
세계를 움직이는 127대 파워 - 박태견 지음
POWER 019 지상최대 사교클럽: 르네상스 그룹
르네상스 그룹은 US뉴스 & 월드 리포트의 데이비드 거겐 편집국장에서부터 빌 클린턴, 힐러리 로담 클린턴 미국 대통령 부부에 이르기까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정치적 영향력이 큰 정치가, 지식인, 저널리스트들이 총집결한 사교 모임으로 명성이 높다. 미국 내 명망가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가입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사교클럽이 바로 이 르네상스이다. 각 파트별로 주마다 한 차례씩 빈번히 정례모임을 갖는 것 이외에 연말에는 최고급 호텔 등을 전세내어 전체 회원이 모이는 대대적 새해맞이 축하모임을 소집해 온세상에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이곳 정규 멤버로서 만 10년째 바쁜 일정 속에서도 새해맞이 모임에 꼭 모습을 나타내어 왔다. 1980년대 초 미국에는 한무리의 야심만만한 신진 엘리트 집단이 출현했다. 여러모로 악명(?)높은 여피족이었다. '미이즘Me-ism'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킬 정도로 자신의 이익과 가정만을 극단적으로 중시하는 최고학부 출신의 여피족은 뉴욕의 월 스트리트를 중심무대로 하여 무자비한 기업사냥(기업 인수합병)을 감행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초호화판 소비생활을 세상에 과시하여, 뜻있는 미국인들을 개탄케 했다. 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큰 절대권력을 쥐고 싶어했고, 이런 야망이 모아 탄생한 것이 다름아닌 르네상스그룹이다. 이들은 단순한 친목도모 차원을 뛰어넘어 상호정보교환, 이익증진, 사회적영향력 확장을 위해 조직적으로 이 클럽을 키워나갔고, 그 결과 마침내 지금에 이르러서는 르네상스를 미국 상류층이라면 누구나 가입하기를 원하는 세계최고의 '슈퍼 사교클럽'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여피족은 원래 1980년대에는 골수 공화당 지지파들이었다. 그러나 미국사회의 최상류층을 차지하고 있던 이들은 여론의 풍향을 누구보다도 재빨리 읽을 줄 알았다. 세상이 바뀔 때를 대비해, 클린턴 당시 아칸소 주지사등 민주당 소장파들과도 줄을 맺어왔던 이들은 냉전종식과 미국의 경제난으로 더이상 공화당 람보정권이 집권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동물적으로 감지하여, 재빨리 정치노선을 바꾸었다. 이 그룹은 1992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기간중 정치권 내 세대교체라는 깃발 아래 언론 및 지식인 그룹을 총동원해 '클린턴 대통령만들기'에 적극 나섬으로써, 초기에 플라워즈 스캔들 등 각종 악재 때문에 클린턴에게 불리하던 여론을 되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치도박에 성공한 것이다. 그후 이들은 표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수시로 대통령의 개인 고문자격으로서 미국의 국내외 정책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워싱턴에서는 이들을 '클린턴의 새도 캐비넷(그림자 내각)'이라고 부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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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삶속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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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랑이야기
만년설을 이고 선 히말라야의 깊은 산골 마을에 어느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다음날부터 마을에 머물면서 날마다 마을 앞 강가에 나가 앉아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렸다.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몇해 몇십년이 흘러갔다. 고왔던 그년의 얼굴엔 어느덧 하나둘 주름이 늘어갔고 까맣던 머리카락도 세월속에 희어져 갔지만 속절없는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는 하얗게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아 있는 그녀 앞으로 상류로부터 무언가 둥둥 떠내려 왔다. 그것은 한 청년의 시체였다. 바로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기다린 그 사람이었던것이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행방불명이 된 여인의 약혼자였다. 그녀는 어느날인가는 꼭 눈 속에 묻힌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떠내려오리라는걸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에서 기다렸던 것이다.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녀는 몇 십년전 히말라야로 떠날 때의 청년 모습 그대로인 약혼자를 껴안고 한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다. 평생을 바쳐 마침내 이룩한 사랑, 어디 사랑뿐인가, 쉽사리 이루기를 바라고 가볍게 단념하기를 잘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슬픈 이야기다.
- 사랑은 당신이 받고자 하는 것과는 아무관계가 없다. 사랑은 오직 당신이 주고자 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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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철학에 이르는 길 - 강영계
제3장 논리적인 생각은 왜 필요한가
1.추론의 타당성과 부당성
앞에서 나는 왜 논리적 생각이 필요한지를 논리학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반적으로 해명하려고 하였다. 이제 보다 더 상세한 부분으로 들어가서 전제와 결론의 논리적 연결을 구조로 가지는 명제들로 구성된 추론의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살펴보기로 하자. 추론의 타당성 및 부당성을 살핌으로써 우리들은 논리학이 형식적, 체계적 학문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될 것이다. 3개의 명제들로 구성된 추론을 몇가지 예로 들어보기로 하자.
예 1) 모든 동물은 성욕을 가지고 있다(참). 모든 인간은 동물이다(참).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성욕을 가지고 있다(참). 2) 만일 내가 제주도를 가진다면 나는 부자이다(참). 나는 제주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참). 그러므로 나는 부자가 아니다(참) 3) 모든 여인은 아름다운 유방을 가지고 있다(거짓). 아름다운 유방을 가진 인간은 미인이다(거짓). 그러므로 모든 여인은 미인이다(거짓).
이제 첫번째 예로부터 세번째 예에 이르기까지 과연 추론이 타당한지 아니면 부당한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번째 예에서는 요소 명제들(대전제와 소전제 및 결론)이 참다웁고 추론 역시 참이다. 그러나 두번째 예에서는 각각의 요소 명제들은 참이나 추론은 부당하다. 이러한 예는 특히 사회적, 정치적인 발언에서 많이 찾아볼 수있다. 어떤 사람이 대중의 의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참다운 요소명제들을 사용하면서 결국 부당한 추론을 성립시켜서 대중을 속이는 경우를 볼 수있다. 무엇보다도 부당한 추론을 마치 타당한 추론처럼 사용했던 대표적인 사람들은 소피스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 예에 있어서 각 요소 명제들은 거짓일지라도 추론은 타당하다. 이상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제들만 보거나 아니면 결론만을 보아서 추론이 타당한지 부당한지를 가려내기란 힘들다. 결국 전제들과 결론의 논리적 관계에서 추론이 타당한지 또는 부당한지가 결정된다. 그러나 우선 전제들 및 결론을 구성하는 명제의 참 또는 거짓이 미리 결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요소 명제들의 참과 거짓에 따라서 추론의 타당성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예를 살펴보자.
예) 만일 대지진이 일어나면 물가가 오를 것이다(참). 물가가 올랐다(참). 그러므로 대지진이 일어났다(거짓).
물가가 올랐다고 해서 반드시 대지진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추론이 타당하면 언제나 결론은 참이며 건전한 추론에서는 결론이 참이면 추론도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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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우리말어원 |
'노래' '놀이' '노름'은 한 가지에서 나온 단어
'사람', '삶' '살림'이 모두 '살다'에서 온 것과 마찬가지로, '노래' '놀이' '노름'도 한 가지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즉 '놀다'의 어간 '놀-'에서 온 말입니다.
각각 '놀- + -애', '놀- + -이', '놀- + -음'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우리들에게는 '노래, 놀이, 노름'이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요. '놀이'는 그럴 듯한데, '노래'나 '노름'이 '놀다'에서 나왔다는 인식은 들지 않지요. 그런 생각이 드는 단어일수록 대개는 그 단어가 만들어진 역사가 오랜 것들입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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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세계사 |
역사 속의 말, 말 속의 역사 - 김덕수, 송충기 지음
2. 너 자신을 알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의과대학이나 큰 종합병원을 들어설 때 우리는 히포크라테스의 흉상과 '히포크라테스 헌장'을 자주 대한다.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375?)는 당시까지만 해도 인간의 질병을 마법이나 미신으로 해결하려는 것에 반대하여 임상의 관찰과 경험을 중시하는 '의학의 아버지'였다. 그는 그리스 각지를 여행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의학을 연구했다. 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의학이 하나의 학문적 형태를 띠게 되었다. 병은 체내의 혈액, 점액, 담즙, 흑담즙의 네 가지 체액 사이에 조화가 깨져서 일어난다는 체액설은 유명하며 이것에 기초하여 나온 갈레노스(Galenos)의 기질 분류는 예로부터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의학이론은 그후 이슬람 세계와 유럽에 퍼져 근대 의학이 등장하기까지 오랫동안 그 지위를 지켜왔다. 그가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는 의학의 과학화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환자에 대한 의사의 윤리에 대해서도 후세의 의사들에게 모범을 제시했다. 의사가 환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마음 속에 되새기게 하는 '히포크라테스 헌장' 역시 그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이다. 그는 이 헌장을 통해서 그의 제자들에게 의사로서의 윤리뿐 아니라, 하나의 전문지식으로써 의술을 부지런히 익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바로 이 '히포크라테스 헌장'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예술'이라는 말은 손으로 익히는 전문적인 기술,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의술'을 뜻한다. 의술을 배우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으름을 부리면 세월이 금방 흘러간다. 학업에는 때가 있기 때문에 젊어서 부지런히 의술을 연마할 것을 가르친 것이다. "소년이여, 늙기는 쉬워도 배우기는 어렵다."는 중국의 유학자 주자의 유명한 말과 비슷한 뜻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말이 원래 뜻과는 무관하게 애용되고 있음을 본다. 학문과 예술은 그 생명력이 영원하지만, 인간은 죽으면 잊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세에 남겨 줄 훌륭한 업적을 쌓으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해석도 그럴 듯하기는 하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원래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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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지식/생활/건강 |
전통주
술을 담기 전에 알아두어야할 상식
과일주를 담을때.
1. 과일주의 재료가 되는 과일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말끔히 닦아 준비한다. 매실은 시원한 곳에서 하룻밤 정도 건조시키기도 한다.
2. 과일은 신선한 것, 흠집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 대개 술 담그는 과일은 질좋은 상품보다는 허드레 과일로 담그기가 십상인데 사실은 신선하고 제대로 된 좋은 과일로 담가야 맛있는 과일주가 된다.
3. 과일의 씨나 껍질은 종류에 따라 손질한다. 포도나 자두, 매실처럼 작은 알맹이를 그대로 담글때는 구태여 씨를 제거하지 않지만 잘라서 담글 때는(사과나 레몬오랜지 등)씨를 제거하는 것이 보통이다.
4. 과일이 술이 되기 위해선 일정 기간의 발효과정이 필요하다. 술을 담가 발효시키는 용기는 완전 밀봉해야 한다.
5. 빛을 피해야 한다. 햇빛은 술의 색상을 잃게하고 맛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유리병에 담그는 경우는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는게 좋으며, 항아리에 담가 땅 속에 묻어 두는게 가장 좋은 조건이다.
6. 매실처럼 과육이 단단한 것은 숙성 후에도 열매를 그대로 두는 것이 괜챦다. 하지만 포도나 자두처럼 과육이 무른것은 오래 지나면 뭉그러져 술이 탁해지므로 일정기간 숙성 후에는 건져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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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사회/문화 |
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 - 쏭챵, 짱창창, 챠오벤, 꾸칭셩, 탕쩡위 공저
5 캄캄한 서양 반짝이는 동양
2.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계산법
패권주의의 유령이 온 세계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소련의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체제 붕괴가 하룻밤 사이에 미국을 지존무상의 초강대국이 되게 했다. 냉전이 종식되자 미국은 옛날의 적수를 잃게 되었다. 격투를 잘하는 이 국가는 과거의 화려함 속에 빠져 스스로를 구할 수 없게 되었다. 도전자를 만나지 못하고 끝이 나버리는 경기는 맥이 빠진다. 미국은 이 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미국은 제3세계 중에서 새로운 적수를 찾고 있는데,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명을 가진 중국에 그 주의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단히 아쉬운 것은 미국이란 나라가 세계를 관찰할 때 늘 자국의 짧은 역사에 걸맞게 짧은 안목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미국은 자기들의 생활방식, 가치관, 의식형태를 켄터키 치킨의 판로를 확장하듯 편리하게 중국대륙에 확산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아편전쟁 이래로 서구의 열강들이 박을 쪼개듯이 갈라놓은 중국의 역사는 장씨 왕조가 멸망하면서 끝났다. 제국주의의 능멸을 겪을 만큼 겪은 중국인은 마치 마오쩌똥이 텐안먼에서 선언했던 것처럼 분연히 일어섰다. 한 민족이 피와 불의 세례를 거친 후에 동방에 당당히 섰을 때, 그 누가 그 민족을 다시 깊은 연못으로 떠밀 수가 있겠는가? 스스로 모욕을 감내하며 앞으로 전진하려 하지 않는 한, 어떤 외부의 힘-그것이 기술, 문화, 정치, 경제 그 어떤 것이든 간에-도 그 민족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없다. 오늘날의 중국은 이미 어제의 중국이 아니다.이 점을 우리의 적조차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는 이미 변했다. 이 세계가 얼마나 불안하다고 하건 간에, 페르시아만에서 이슬람 단체에 이르기까지, 또 체첸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평화는 이미 대세가 되어버렸다. 미국이 세계경찰의 역할을 하는 무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현실을 믿고 싶지 않다고 할지라도. 세계는 후기 냉전시기로 넘어갔는데도 미국은 여전히 냉전시기의 잔재를 끌어안고 무대에서 내려 오려 하지 않는다. 관중이 나날이 줄어가고 그나마 갈채를 보내는 사람 하나도 없는 관중석을 조금도 돌아보지 않고있다. 미국은 2차대전에서 얻은 교훈으로는 부족한가? 한국, 월남, 심지어 오끼나와 미군기지사건과 미.일 무역전쟁의 발단과 같은 예에서 보듯 같은곳 의 하나인 일본에서까지도 미국은 환영받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다. 리떵후이와 같은 자들을 제외하면 누가 미국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기나 하겠는가? 개혁개방 후의 중국대륙은 경제력이 나날이 강대해져 가고 있다. 시장경제시대에 접어들어 중국의 잠재력과 활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나올 것이다. 중국의 발전을 세계시장과 떼내어 생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계시장도 중국을 소외시킬 수는 없다.
지구는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기술의 공헌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IBM과 모토롤라의 공헌이다. 정보기술의 흐름을 영도하는 미국도 아직은 패권주의, 강권정치 및 이와 비슷한 종류의 물건들을 반도체 칩에 저장하여, 세계라는 이 복잡한 기계 속에서 아무런 저지없이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90년대 이래로 미국의 면모는 중국의 지식인, 특히 젊은 지식인들에 의해 알려졌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입만 열면 중국대륙의 민주화를 촉진시키겠다고 하는 이 나라가 공공연하게 세계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공해상에서 중국의 화물선 '인허하오(銀河號)' 수색을 강행함으로써 국제 규칙을 짓밟고 중국의 주권을 무시하였다. 기대했던 어떠한 소득도 얻지 못한 상황에 처한 미국은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다. 중국이 2000년 올림픽을 개최하고자 했지만 미국은 배후조종하여 12억 중국인들 마음속의 성화를 꺼지게 만들었다. 또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려는 중국의 노력 역시 미국의 고의적인 방해로 허사가 되었다.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하는 대만해협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은 중국 인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뜻밖에도 대형 함대를 파견하여 중국을 분열하려는 세력을 지지하는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에게는 평화롭고 안정된 국제환경이 필요하다.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낙후되고 두들겨 맞는 역사는 우리의 면전에 거울로 걸려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머리 위에 한 자루의 칼로 걸려 있다. 굴욕과 상처는 우리 민족의 마음에 너무나 많은 낙인을 새겼다. 홍콩과 마카오가 반환되는 바로 그 위대한 시점에 대만 분열을 꿈꾸고 있는 자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모든 정직한 중국인과 그 자손들은 그것을 결단코 반대할 것이다. 패권주의의 자기 굴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일단 빠지고 나면 스스로 혜어날 수 없기 때문에 빠진 것조차 알 수 없게 된다. 중국을 제재하고 억압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위협론'은 미국이 매우 즐겨 사용하는 카드이다. 이 카드가 탁자 위에 펼쳐졌을 때 우리는 마침내 분명히 보았다. 미국에게는 중국대륙의 경제발전도 국력증진도 원치 않는 카드인 것이다. 때와 장소를 잘못 만난 카드는 패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카드기술의 졸렬함도 여실히 드러내게 된다. 이러한 카드는 틀림없이 전중국 인민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한다. 미국은 수중에 내 놓을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아직도 많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미국처럼 돈은 많지만 품위가 없는 놀이꾼은 여태 한 번도 자신이 규칙을 어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미국은 영원히 놀이규칙을 제정하는 자이다. 미국은 질 것 같을 때 놀이규칙을 바꾸거나 맬 수 있다. 결과는 이긴 자도 미국이지만 진 자도 미국인 것이다. 미국으로 보면 이기고 지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이다. 반드시 진정한 규칙을 제시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에게 여기서는 그들의 규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세계는 다극화 추세로 나아가고 있고, 한두 개 초강대국이 세계를 주재하는 역사는 과거에도 이루지 못했고 앞으로도 더더욱 힘들 것이라는 것을 미국으로 하여금 깨닫게 해 주어야 한다. 미국이란 유일한 초강대국의 호리병 속에 무슨 약을 담고 있든지 간에 세계시장에서는 단지 자기의 몫만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에는 세계가 돌아가는 궤도가 있다. 미국의 어떠한 영광과 몽상이 남아있든 간에 세계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당연히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고, 다른 나라는 대소강약을 막론하고 똑같이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소프트웨어'를 끼울 수 있다. 듣자니 미국은 민주를 숭상하는 나라라고 하는데, 왜 도처에서 달러와 총을 들고 다른 나라 내정에 손을 쓰려 하고, 왜 절대 다수의 정의로운자들이 그것을 말릴 때 쾌히 그만두지 못하는가? 그 역사를 보면 미국은 어린아이 같다. 어린이는 조금 철이 없어도 귀엽게 봐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결코 어린이가 아니다. 만일 한 어른이 아이를 가장해서 장난을 치려 한다면 사람들의 미움을 살 것이다. 미국은 하느님을 믿는 나라이다. 적어도 지폐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 하느님의 가호를 믿고 복 받길 바라는 것은 그다지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다른 민족 다른 백성들도 하느님을 믿을 수도 있고, 또 미국인처럼 그렇게 열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모든 민족은 모두 그 역사 근원과 긴밀히 연결된 문화, 풍속. 관념, 제도가 따로 있게 마련이다. 이치는 간단하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나라가 정신차리게 하려 한다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구의 선진국가와 제3세계의 개발도상국은 단지 대화와 교류 속에서 공존을 추구할 수 있다. 대항과 교전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개발도상국의 생존 공간이 없으면 서구와 미국의 발전은 이상향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의 노동력과 시장 잠재력이 없다면 서구와 미국의 발전은 결국에 가서는 고철더미일 수밖에 없다, 지식이 바로 힘이다. 이 말은 미국에서는 '기술이 바로 강한 권력이다'로 변했다. 중국도 많은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 세계시장은 누구도 장기간 독점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미국은 장사를 하다 정치가 되고, 정치를 하다 장사가 되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러한 논리가 냉전시기에는 효과를 봤다 해도 90년대에 와서는 그다지 쓸모없게 되었다. 미국은 중국에 무역최혜국 대우를 해 주는 문제로 매년 으시댄다. 바람을 넣어놓고는 취소하려 한다고 위협하고, 당연히 나올 결과를 억지로 통과된 양 가장한다. 무역최혜국 대우가 미국이 중국에 주는 대단한 것인양하는데, 사실 그것을 취소하면 미국과 미국의 기업이 더 불리하게 된다. 무역최혜국 대우가 미국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취업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된다. 만일 미국에 실이익을 주지 못한다면 이 무역정책은 존재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정책은 당연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도모된다, 마찬가지로 다른나라도 자국의 이익을 도모한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에게도 그러한 이익 도모가 자기 나라 이익의 희생을 전제로 하거나 대가로 삼는 것이라면 거절할 권리가 당연히 있다. 미국은 소련이 해체됨으로 인해 이익을 보았기에 다른 사회주의국가들도 소련과 같은 방법으로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오산이라는 것을 미국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세계의 새질서가 자리잡혀 가는 중이다. 미국이 아쉬워하며 잊지 못하는 것이 바로 세계의 지도자 위치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알고 있다. 바야흐로 후기냉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21세기 전야에 서서히 깔리고있다. 패권주의라는 이 유령이 세계 새질서라는 무대에서 맡을 역할이라고는 어릿광대 역할뿐이다. 이것이 희극으로 끝날지 비극으로 끝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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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승의 조선사 나들이
나라를 세웠으면 역사를 고쳐야지
천도론
계룡산 신도안 다음으로 거론된 새 도읍지는 단연 지금의 서울인 한양이었다. 한양 또한 '무악'과 '북악'을 두고 극심한 논란이 있었으나, 역시 왕사인 무학 대사와 대소 신료들 단의 이견을 조정한 연후에 지금의 터전인 인왕산을 진산으로 삼게 되었고, 천도 두 달 전에 '신도궁궐조성도감'을 설치하면서 도성의 축조와 궁궐의 역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태조 3년(1394) 10월 28일. 조선왕조 는 새 도읍지인 한양으로 천도하고, 다음해 6월 6일 한양부를 한성부로 고쳤으니 이 한성부가 이후 519년 동안 도성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새 도읍이 정해지면 서둘러 건설해야 하는 것이 종묘와 사직단이다. 종묘는 역대 왕실의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는 곳이라 가장 성스러운 곳이며, 사직단은 사단과 직단의 두 단으로 나누었고 나라의 국토신은 사단에 모시고, 농사의 오곡신은 직단에 모신다. 종묘와 사직단의 위치는 예로부터 정해진 법도에 따라야 했으니 예컨대 좌묘우사가 그것이다. 조선왕조의 주궁인 경복궁의 왼쪽 (지금의 종로 4가 훈정동)에 종묘를 지어야 하고, 오른쪽(지금의 사직동)에 사직단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조상을 섬기는 숭조 사상은 도덕의 근간이며 국토신과 오곡신을 섬겨서 세세 연년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백성들의 안락한 삶을 위한 것이라면 종묘와 사직단을 먼저 마련해야 하는 것은 농경 국가 가 갖추어야 하는 규범이나 다를 바가 없다. 종묘의 위치가 정해지면 지체 없이 건물을 지어야 한다. 태조 이성계는 아직 살아 있지만 그의 선조들의 위패를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
조와종
임금에게는 대개 세 가지 호칭이 있다. 첫 번째 호칭은 어렸을 때의 이름인 초휘를 비롯하여 호 혹은 자이다. 태조 이성계의 경우는 초휘가 성계이고 호는 송헌이며 자는 중결이었다. 두 번째의 호칭이 살아서 경사스러울 때나 죽으면 올려지는 시호이다. 그러므로 왕이나 왕비에게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문자로 된 시호가 올려지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 하나만 통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생전의 업적이 찬란했던 세종 대왕의 시호를 보자.
영문숙무인성명효대왕
여기에 명나라 황제가 '장헌'이라는 시호를 지어서 보냈으므로, 그의 실록을 "세종장헌대왕실록"이라고 부른다. 세 번째의 호칭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는 태조, 세조, 혹은 단종, 성종과 같은 묘호이다. 묘호는 문자 그대로 종묘에 봉안하게 될 위패에 새기기 위한 호칭이므로 죽은 다음에 올려진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살아 있는 임금은 무엇이라고 불렀을까. 임금의 초휘나 호를 불렀다가는 불충을 저질렀다 하여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며, 그렇다고 죽은 다음에 올려진 시호나 묘호를 부를 수는 더욱 없을 것이기에' 전하', 주상전하, 상감마마, 등으로 불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역사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의 역사 인식이 온전해야 하고, 지도층 인사들의 잘못된 역사상식을 바로 잡는 일이 시급하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게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실록 대하드라마 '조선왕조 500년'을 8년간이나 집필하는 동안 각계 각층으로부터 여러 종류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기억하지 못하는 대목이 있었다. 그 질문은 아주 간단한 것이었지만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었다.
"선생님, 조가 높습니까. 종이 높습니까?"
조선왕조의 보위를 지켰던 임금의 묘호에는 태조, 세조, 선조와 같이 조로 된 묘호가 있고, 세종, 성종, 고종과 같이 종으로 된 묘호가 있으며, 폭정이나 난정으로 인해 보위에서 쫓겨난 임금은 묘호와 달리 연산군, 광해군과 같이 군으로 강등하여 부른다. 이 세 가지 호칭 중에서 타의에 의해 강제로 퇴위한 군에 대해서는 모두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지만, '조'와 '종'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못하다. 공교롭게도 왕조 초기에 태조나 세조와 같은 '조'가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그들이 모두 쿠데타와 같은 정변으로 왕권을 장악했던 임금이었으므로 '조'의 개념에 투쟁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그렇게 단정하는 데는 그럴듯한 실례가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의 교장과 교감 선생님들에게 역사 교육에 대한 교양 강좌를 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수강하는 선생님들의 수는 무려 2백여 명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여러분의 무지를 테스트 하겠습니다. '조'와 '종'을 구별할 수 있는 선생님은 일어서서 말씀해 주세요."
질문하는 어투가 다소 거칠었던 것은 아무도 정확하게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예상대로 약간 술렁거림이 있은 다음에야 한 분이 일어섰다.
"'조'는 무력이나 불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임금에게 붙여지는 것이며, '종'은 그렇지 않은 임금에게 붙여집니다."
틀린 대답이라는 나의 지적에 또 다른 여러 선생님들의 경쟁적인 발언이 있었지만, 설명하는 용어만 다를 뿐 대답의 요지는 모두 같았다. 교사로 출발하여 교감이나 교장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20여 년간의 경력이 필요할 것이며, 그간에 길러낸 제자의 수는 헤아릴 수가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일반 지식인들의 생각을 탓해 무엇하겠는가. 조선왕조가 창업된 직후인 태조 원년(1392)11월 6일에 이성계의 4대 선조의 존호를 책봉해 올렸다. 그러자니 '묘호'를 정하는 규정이 있어야 했다. 이 날의 "태조강헌대왕실록"에 적힌 내용은 이러하다.
황조실의 책호문은 이러했다. "공이 있는 이는 조로 하고, 덕이 있는 이는 종으로 하니, 효는 어버이를 높이는 것보다 큰 것이 없으며, 시호로써 이름을 바꾸게 하니 예의는 마땅히 왕으로 추존함을 먼저 해야 될 것입니다."
이로부터 모든 임금의 '묘호'는 이것을 규범으로 짓게 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실례를 한 가지를 들자면 임진왜란으로 큰 고초를 겪었던 선조의 경우가 흥미롭다. 처음에는 전란을 당했다는 점에서 공을 인정받지 못했던 탓으로 그의 첫 '묘호'는 선종으로 올려졌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가고서야 왜란 중의 공로가 인정되어 다시 선조로 개칭되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그의 실록은 "선종실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 드라마를 시청할 때나 역사소설을 읽으면서 '조종의 영혼들께서도 진노할 것이오'라는 대화문을 접하게 된다면, '조'와 '종' 의 영혼들께서 진노했으니까 세상을 떠난 모든 임금들이 진노할 것이라는 뜻이므로 뭔가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장황한 설명이 되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조'와 '종'을 마치 계급적인 개념이거나, 혹은 적서(적자와 서자)의 개념인 것처럼 멋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왕조실록"에 등재된 규범에 따라서 공과 덕의 개념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에 유념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따라서 각급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에서 태, 정, 태, 세, 문, 단, 세... 하는 식으로 임금의 순서를 외게 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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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틴
단두대, 정확하게는 기요띠느, 프랑스 혁명시대에 사용됨으로써 유명해졌다. '기요땅' (1738-1814)이라는 의사가 발명했다고 한, 실제로는 프랑스 남부지방과 이탈리아에서 그전부터 사용되어 왔었다. 또한 길로틴을 발명한 '기요땅' 자신이 길로틴의 이슬로 사라졌다는 일화도 근거없는 이야기. 길로틴은 두꺼운 널빤지 위에 두 개의 기둥을 세우고 위에 밧줄로 세모꼴의 칼을 매달았는데, 사형수가 널빤지 위에 엎드려 기둥 사이로 목을 내밀면 칼이 떨어져 목을 자르게 되어 있다. 힘 안들고 목을 자를 수 있는 것이 이점이어서 공포정치하의 프랑스에서 대량 살인에 이용되었으며, '루이' 16세, '마리 앙뜨와네뜨', '로베스삐에르' 등, 길로틴에서 처형된 사람으로 역사상 이름을 남긴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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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 꽃/식물(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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