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4호 2023.6.09 화요일 (음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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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은 한 가지 값진 교훈을 가르쳐 준다. 언제나 말하기에 앞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생각하면 결국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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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마음은 몸과 이어져 있다. 볼 수도 없고 보여줄 수도 없건만, 몸이 티를 내니 숨길 수가 없다. 기쁘면 입꼬리를 올리고, 슬프면 입술을 씰룩거린다. 실망하면 어깨가 처지고, 부끄러우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분하면 어금니를 깨물고 긴장하면 몸이 굳는다. 두려우면 닭살이 돋는다. 몸은 마음이 하는 말이다.
‘망신’(亡身). 몸을 망가뜨리거나 몸이 망가졌다는 뜻이었으려나. 고행처럼 몸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어 육신의 욕망을 뛰어넘고 참자유에 이르겠다는 의지였으려나.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몸을 잊음으로써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이겠지. 오체투지, 단식, 묵언, 피정, 금욕도 망신(고행)의 일종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궁리하는 일이라면 여행이나 산책마저도 망신이려나? ‘몸을 잊고 던지는’ 망신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그런가. 몸은 안 던지고, 세 치 혀만 잘못 놀려 스스로 무덤을 판다. 아는 척, 잘난 척, 있는 척 헛소리를 하고 허세를 부리다가 들통이 난다. 자초한 일이니 누구를 탓하랴. 망신은 망심(亡心). 얼굴을 들 수 없고 낯이 깎인다(대패에 얼굴이 깎여나가는 아픔이라니). 망신도 크기가 있는지, ‘개망신’을 당하면 며칠은 집 밖에 나갈 수 없고, ‘패가망신’을 당하면 전 재산을 잃고 몰락한다. 홀로 감당하지 않고 ‘집안 망신’이나 ‘나라 망신’을 시켜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인간은 실수하는 동물이다. 크고 작은 망신을 피할 수 없다. 다만, 망신살이 뻗쳤는데도 낯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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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한용운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미친 사람은 없습니다
그 사람은 피를 홍보석이라고 아는
사람보다도, 더 미친 사람입니다.
그것은 연애에 실패하고 흑암의 기로에서 헤메는
늙은 처녀가 아니라면, 신경이 기형적으로 된 시인의 말입니다.
만일 눈물이 진주라면 나는 님의 신물(信物)로 주신
반지를 내놓고는, 세상의 진주라는 진주는
다 티끌 속에 묻어 버리겟습니다.
나는 눈물로 장식한 옥패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평화의 잔치에 눈물의 술을 마시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니어요. 님이 주신 눈물은 진주 눈물이어요.
나는 나의 그림자가 나의 몸을 떠날 때까지,
님을 위하여 진주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아아, 나는 날마다 날마다 눈물의 선경(仙境)에서
한숨의 옥적(玉籍)을 듣습니다.
나의 눈물은 백천 줄기라도 방울방울이 창조입니다.
눈물의 구슬이여, 한숨의 봄바람이여,
사랑의 성전을 장엄하는 무등등(無等等)의 보물이여,
아아, 언제나 공간과 시간을 눈물로 채워서 사랑의 세계를 완성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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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공주(烏孫公主)
烏:까마귀 오. 孫:손자 손. 公:공변될/귀인 공. 主:주인 주.
[참조] 요령부득(要領不得). [출전]《漢書》〈西域專〉
정략 결혼의 희생이 된 슬픈 운명의 여인.
오손은 전한(前漢) 때 서역(西域) 지방에 할거하던 터키계(系)의 유목 민족으로, 그 세력권은 천산(天山) 산맥 북쪽의 이시크를 호수 부근으로부터 이리하(伊犁河:일리 강) 유역의 분지를 포함하여 아랄해로 흘러 들어가는 시르 강 상류의 나린 강 계곡에 있던 적곡성(赤谷城:본거지)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당시 오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성했던 흉노는 북방 몽골 땅을 근거지로 삼고 한나라를 끊임없이 침범했다. 그래서 한나라 7대 황제인 무제(武帝)는 흉노를 무찌르기 위해 건원(建元) 26년(B.C. 115) 장건(張騫)을 오손에 보내 동맹을 맺었다. 그리고 10년 후 무제의 형인 강도왕(江都王)의 딸 세군(細君)을 공주로 꾸며 오손왕에게 출가시킴으로써 동맹은 더욱 굳어졌다.
이리하여 흉노는 한나라와 오손의 협공에 견디지 못하고 서역은 물론 한나라의 변경으로부터 북방 멀리 쫓겨가고 말았다. 그러자 그때까지 흉노의 지배하에 있던 서역 50여 이민족의 소국들은 한나라를 상국으로 섬기게 되었다. 그리고 한나라는 이들 나라의 이반을 막기 위해 구자(龜玆:쿠차)에 감독/사찰 기관으로서의 서역 도호부(西域都護府)를 두었다. 건국 이후 100년 이상 시달려 온 흉노의 침략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먼 이국의 이민족에게 주어진 오손 공주는 망향의 노래를 부르며 슬픔의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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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웃기는 양계장 - 정의찬(남.부산진구 부암 3동)
이종환, 최유라씨 안녕하십니까? '웃기는 양계장'이라고 하니 양게장 주인이 웃기는 사람인가, 그도 아니면 닭들이 더위에 실성을 하여 꼬꼬댁 하고 웃나 하시겠지만, 이 애기는 제가 다니는 직장, 은행 얘기입니다. 얼마전 대졸 남자 신입 직원이 들어왔는데 이 사람이 이 글의 주인공인 양계장입니다. 이름은 양XX씨이고, 계장은 직위이지요. 김대리, 김계장, 이렇게 부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바로 이 양계장이 물건이더라구요. 신입직원이라 패기 하나는 끝내주는데 좌충우돌 사고 뭉치지 뭡니까. 차마 미워할 수 없는 우리들의 양계장의 영원히 잊쳐지지 않을, 역사에 길이 빛날 입사한 하루를 소개할까 합니다. 아! 그리고 노파심에 한말씀 미리 드리겠습니다. 배꼽이 튀어나오신 분들은 이 방송을 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웃다가 배꼽이 빠지더라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자! 그럼 웃음의 전동차를 출발시키겠습니다.
"어이, 양계장! 오늘은 첫날이라 업무에 익숙지 않을 테니까 전화나 받으면서 지점 분위기를 익히게."
차장님께서 그에게 처음으로 배정한 업무는 전화받기였습니다. 처음 입사하면 'Coffee Man', Copy Man'에다가 '전화교환원'으로 데뷔하는 게 보통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양계장은 처음으로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자 속으로 몇 번이고 연습을 했지요. 은행에서는 전화 받을때, 전화를 돌려줄 때, 전화를 끝낼 때의 인사가 정해져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전화를 받을 때, "감사합니다. 행복은행 남포동지점 김계장입니다." 이런 식이지요. 간단한 인사말이지만 성우 뺨치게 잘해내리라 다짐하던 양계장, 드디어 따르릉 벨이 울렸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정해져 있던던 인사말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겁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시작되는게 분명한데 뒤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거예요. 전화는 계속 울고 있지요. 이 친구 에라 모르겠다 싶어 전화기를 집어들고는 무작정 이렇게 말했답니다.
"감사합니다. 양계장입니다."
"네? 양계장요? 은행 아니에요?"
"네, 맞습니다. 양계장입니다."
"어머, 전화가 혼선되나보네. 근데 아저씨 요즘 닭값 얼마나 해요?"
"그게 아니구요. 손님, 제가 양계장입니다."
"어머, 전화가 왜 이래? 아저씨 다시 걸께요."
찰깍 전화기가 끊겼죠. 바쁜 와중에서도 직원들은 키득키득.... 양계장은 식은 땀을 흘리더라구요. 다음에는 진짜 잘해야지 다짐하는 순간 또 따르릉 전화가 울렸습니다. 좀전의 실수를 만회하리라 번개같이 전화기를 집어들려는데 이번에는 대부계 미스리가 전화를 먼저 받는 겁니다.
"갑사합니다. 행복은행 남포동지점 미스립니다."
요렇게 하는 거라 뽐내듯이 미스리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니
"양계장님, 전화예요. 돌려 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양계장입니다.'하시면 돼요."
친절히도 얘기하며 전화를 돌리는 겁니다. 양계장은 멋쩍어 씨익 하고 미스리에게 웃어보이며 전화기를 드는 순간 자동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손님이 들어오시는 겁니다. 손님이 들어오실 때는 '어서오십시오'라고 큰소리로 인사해야 된다고 연수받은게 갑자기 생각날게 뭡니까. 양계장은 전화도 받아야 하고, 인사도 해야 하고 바쁘다 바빠. 이번에는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이 "어서 오십시오. 양계장입니다." 이크, 여러분 짐작하시겠지요. 두 가지 인사말이 짬뽕이 됐음을. 이번에 놀란건 양계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업고 은행문을 들어서던 아주머니도 놀라 되묻는 겁니다.
"여기 은행 아니에요? 밖에 은행 간판 보고 들어왔는데, 양계장이요?"
아주머니는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토끼눈을 하고는 엉거주춤 서 있는 겁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객장의 손님들은 차마 큰소리로 웃지는 못하고 어떤 손님은 괜한 천장을 비새는가 쳐다보고, 어떤 손님은 헛기침을 해대고...다들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차장님은 웃음을 참느라 코에 바람을 잔뜩 넣으시고는 양계장에게 말했습니다.
"어이, 양계장. 전화 받는 것보다는 자네 전공을 살리는게 낫겠구만. 자네, 간단한 수납업무는 할 수 있겠지? 거스름돈만 정신차리고 잘 내드리면 되는데 자신 있나?"
이번에 양계장에게 주어진 업무는 신용카드 대금을 수납하는 거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산수 하나는 자신있었는데다가 대학도 수학과를 나온 터라 숫자 감각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양계장이었지요. '이번엔 진짜 잘해내리라. 실추된 위상을 되찾으리라.' 양계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손님을 받는데, 이 친구 생각보다 일을 잘하더라구요.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내줄 때에는"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인사하는 여유도 있구요. 그런데 한 손님이 양계장과 옥신각신하는 거였습니다.
"손님 저는 팁은 안 받습니다. 계산은 정확해야지요. 손님 받아가십시오."
이 친구 말로 보아 손님이 거스름돈을 양계장에게 주고 양계장은 거절하는구나 생각했지요. 은행에서 더러 손님들이 커피나 뽑아 마시라고 거스름돈을 두고 가시는 분이 있거든요. 헌데 뒤에 손님들도 계속 양계장과 거스름돈을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뭔가 께름칙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유뚱거리면서 거스름돈을 챙겨 은행문을 나서는 겁니다. 그런데 점심시간 시재마감을 하니 그 손님들이 왜 똥 밟은 얼굴이었나 알겠더라구요. 이 친구 1원짜리까지 몽땅 손님에게 내주었더라구요. 보통 끝전이 58원이면 60월 받고 2원은 안 내드리거든요. 실제 1원짜리는 사용 안하는게 상식처럼 되어 있는데, 이 친구 계산은 철두철미해야 한다면 서 굳이 안 받아가겠다는 손님들에게 1원짜리를 내주었으니, 은행에서 주는 거라서 받자니 쓸데가 없고 안 받자니 꼭 받아가라 그러고 더군다나 큰돈이나 되는 것처럼 팁 운운하니 손님들이 얼마나 기가 차겠습니까. 세상에 1원짜리 팁도 있습니까? 직원들 중식시간은 1원짜리 사건이 화제였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경제살리기에 온 나라가 혈안이 되어 있는데 1원짜리도 절약하여 주고 받는 은행이 있다면 이건 저녁 9시 뉴스거리는 된다. 양계장은 대통령 표창감이다. 라며 양계장의 엉뚱함을 놀려댔지요. 우리 지점에 물건 하나 들어왔다며 직원들이 입을 모았죠. 그리고 오휴. 드디어 사건은 터졌습니다. 신입 직원 들어오면 기필코 '내꺼 딱지'를 붙이고야 말겠다. 고참 언니들 절대 눈독들이면 안된다를 평소 목이 터져라 부르짖던 우리들의 깜찍한 출납계 미스 김이 양계장에게 배시시 웃으며 얘기하더라구요
"양계장님, 오늘 저랑 저녁에 정사해야 돼요. 퇴근하시면 안돼요.",
여기서 정사란 은행용어지요. 더러워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손상된 화폐와 사용이 가능한 화폐를 가려내는 작업을 정사라고 합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의 양계장은 출납 미스김의 말에 혼란이 일기 시작한거예요. 그리고는 '요즘 신세대들은 정말 깜찍하단 말이야.' 양계장은 이렇게 속으로 혼자 대단한 착각을 일으킨 거죠. 그러나 침을 질질 흘리며 미스김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을 더 이상 참지 못한 고참 계장이 양계장의 뒤통수를 한 대 내리치고 정사람 말 뜻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종결된 듯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대부계 김대리님이 문제였어요. 모처럼 부인과 외식약속이 있으셨던 김대리님은 직원들에게 퇴근을 재촉하였습니다. 김대리님이 오늘 저녁 금고당번이라 금고를 잠그로 퇴근하셔야 하거든요. 그리고 여기서 금고란 여러분들이 상상으로만 짐작하시는 시퍼런 지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금고 안에 또 내금고가 있는 특수 이중문을 자랑하는 5평 남짓한 곳입니다. 김대리님은 서둘러 금고를 잠그시고 퇴근하셨고, 직원들도 업무가 끝나는 대로 하나둘씩 먼저 퇴근을 했지요. 이제부터 전 차마 가슴아파 얘기를 못 잇겠네요. 왜냐구요? 우리의 어린 양 둘이 내금고에 남아 있는 것을 모르는 채 금고문이 닫힌 겁니다. 그 어린 양은 바로 늑대 같은 양계장과 토끼 같은 미스 김이었지요. 긴긴 밤을 오직 두 사람난이 세상과 단절된 채 보내야 하다니 이게 웬 말입니까. 토끼는 얼마나 무서울까요.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을까요. 하지만 늑대와 토끼는 더 이상 천적이 아닙니다.서로를 위로하며 아침이 오기만을 얌전해 기다렸습니다. 제가 봤냐구요. 아니지요. 상상만 할 뿐입니다. 다음날 아침 금고문을 연 김대리님은 귀신이라도 본듯한 얼굴로 말했답니다.
"너, 너그들! 거기서 뭐하노? 와 그리 들어가 있는기고. 잉?"
" 예, 그게 저--."
양계장은 부스스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며 서 있었습니다.
"김대리님 몰라예, 책임지이소."
미스김은 울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넋나간 김대리님을 밀치고 잘걷지도 못하고 뒤뚱거리면서 두 손은 엉덩이를 감싸고 입으로는 엄마야!를 연발하며 화장실로 내빼더군요. 금방이라도 싸겠더라구요.
"니 내 기절하는 것 볼라카나, 잉? 와 거기 들어가 있나 말이다."
김대리님은 양계장에게 고함을 질렀지요. 양계장 이 친구는 아직 팔팔했습니다. 좀전 초췌한 모습은 없고 이제 막 입대한 신병이 점호받듯 갑자기 차렷자세를 하더니 큰소리로 말하더랍니다.
"에, 정사했습니다."
이것으로 웃기는 양계장 얘기는 종칩니다. 밤새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아무도 더 이상 두 사람의 정사업무(?)에 대해 묻지 않았구요. 그러나 뒷얘기가 궁금하시다구요? 그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은 여우허리띠에 늑대목도리를 하고 시내를 휘젓고 다니는게 눈에 띄더니 곧 날 잡는다는 소식도 들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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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4장 올림포스 신 시대 및 그 외 신들
17. 아이올로스
폭풍과 바람의 왕 아이올로스(Aeolus)는 히포타스의 아들로 히포타데스라고도 부른다. 그는 바람을 자루에 담아 두기도 한다. 후기에는 더 구체적으로 풍신을 의인화 하고 보레아스(북풍신)와 제퓨로스(서풍신)를 특히 경외하며 숭배하였다. 보레아스는 북방정토 산악에서 불어오는 거친 폭력성 바람인데 로마에서는 이것을 거대한 새로 상상하여 아퀼로라고 불렀다. 시문에서는 보레아스를 아스트라이오스(별신)와 에오스(새벽의 여신)의 아들이라고 하며 제퓨로스와 노토스(남풍신)는 보레아스의 형제들이다. 어떤 때는 보레아스를 스트류몬(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 사이의 강의 신)의 아들로 표현하기도 한다. 보레아스는 휴아킨토스를 매우 좋아했는데 그가 아폴론을 더 따르고 자신에게는 냉냉한 태도를 취하는 데 몹시 성이 나서, 아폴론과 같이 쇠고리 던지기를 하고 있을 때 실수로 그의 머리를 맞히게 해서 죽게 하였다. 또한 아테네 왕 에렉테우스의 딸 오레이튜이아를 매우 사랑했지만 거절당하자 일리소스 강가에서 구름으로 덮어 트라키아로 납치하였다. 둘 사이에는 아들 제테스와 칼라이스, 딸 클레오파트라와 키오네를 두었다. 아테네에서는 이 오레이튜이아 납치사건을 수행원 없이 외출하는 처녀에게 경고하는 데 사용하였다. 제퓨로스는 로마에서 파로니우스라고 한다. 그는 요정 클로리스(혹은 플로아)를 납치해서 아들 카르포스를 두었다. 일설에는 비바람과 무지개의 요정 이리스의 남편으로 되어 있다. 제퓨로스는 감미로운 살랑바람을 불게 하여 꽃과 과일을 맺게 하였는데 옛적에는 바람신이 알을 나른다고 하여 수정란을 제퓨로스의 알이라 하였다. 노토스는 아우스테르라고도 하는데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많은 꽃들을 병들게 하고 건강에 해를 가져다 주었다.
에우로스(동풍)은 아르게스테스라 하고 로마에서는 불투르누스라 하였다. 아리올로스 중에서 특히 보레아스는 경외하는 신으로 추앙되고 날개달린 백발 신상으로 표현되었다. 일반적으로 바람신은 계절풍으로 영농하는 사람에게 농경시기를 알리고 항해하는 사람에게는 항로를 지시하며 땅을 기름지게 하고 수태시키는 증험을 보였으나 때에 따라서는 매우 파괴적이었다.
풍신에 대한 희생 공양에는 어린양을 사용하였다. 폭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마법제의도 행하였는데 땅에 구멍을 파고 밤중에 희생양의 피를 흘려 메데이아를 화신시키면 효험이 있다고 여겼다. 또한 바람신은 말과 관련이 깊어 말모양으로 묘사되기도 하며, 말로 변신한 풍신이 에렉테우스의 암말과 관계하여 12필의 말을 낳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테네 사람들은 이 풍신을 수호신으로 숭배하였는데 페르시아 크세르크세르 왕의 침공을 물리친 후에는 더욱 풍신을 존중히 모시며 제단을 봉헌하였다. 아테네의 바람신 탑에는 8위의 풍신이 조각되어 있으며, 아테네 신전에 있는 제퓨로스 조상은 어깨에 날개가 나 있고 온갖 꽃으로 덮인 우아한 젊은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올로스는 풍신 이외에 다른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즉 에트루리아 왕으로 마카레오스와 카나케의 아비 이름 및 데우칼리온과 퓨라의 장손인 헬렌의 아들 이름도 아이올로스라 풍시노가 자주 헷갈린다. 데우칼리온의 손자인 아이올로스 왕은 에나레테와 혼인하여 일곱 명의 아들과 다섯 명의 딸을 두었으며 아들들 중 살모네우스는 테살리아에서 태어나 후에 동족을 이끌고 엘리스로 이주, 살모네라는 도시를 세우고 왕이 되었다. 오만하기 짝이 없던 살모네우스는 스스로 제우스를 닮기로 작정하여 도로에 청동을 덮고 동.철로 만든 이륜마차를 뒤에서 쇠사슬(쇠솥)을 달고 질주하였다. 이렇게 해서 천둥소리와 흡사한 굉음을 내고 동시에 불붙은 횃불을 번갯불처럼 좌우로 던지면서 제우스를 자처하였다. 이 모독행위에 격노한 제우스는 그를 벼락으로 쳐서 쓰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그 주민과 도시까지 멸망시켜 버렸다. 전하는 바에는 살모네우스 자신이 동족에게 횃불을 던지는 만행을 저질러 극도로 민심이 악화되고 신망을 잃었다고 한다.
18. 티튜오스
티튜오스(Tityos)는 가이아의 아들, 혹은 제우스와 엘라라(오르코메노스 또는 미뉴아스의 딸)의 아들이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엘라라가 정실 헤라에게 앙갚음 당할 것을 우려하여 은밀히 지하 깊은 곳에다 숨겨 놓았다. 여기에서 엘라라는 비범한 하들 티튜오스를 낳았는데 그는 거대한 괴물로 성장하였으며 별로 알려지지 않은 딸 에우로파를 두었다. 이 딸과 포세이돈 사이에서 아들 에우페모스가 태어났다. 한편 레토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낳자 질투에 찬 헤라는 라다만토스가 페니키아 선박으로 에우보이아의 티튜오스를 방문할 때 티튜오스를 부추겨 레토를 범하게 하였다. 그러나 티튜오스는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지하계로 쓰러졌고 이후 두 마리의 독수리 혹은 뱀에게 간(야망과 성욕의 본거지!)을 뜯겨 먹히고 매번 달이 차면 다시 원상으로 자라난 간을 반복해서 뜯겨 먹히는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았다. 다른 설에 의하면 레토의 두 아이들이 어미를 보호하며 함께 쏜 화살이 티튜오스를 꿰뚫었고 이에 티튜오스는 다시 지하계에 돌아와 영원히 누웠는데 그 몸체는 2(혹은 9)에이커 이상의 흙으로 덮였다 한다. 에우보이아의 한 동굴에는 티튜오스를 모시는 제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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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명상/지혜/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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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
36
이성을 선택할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령이다. 성적 대상이 되는 여자는 생리를 시작하는 나이에서 생리가 사라지는 나이에 이르는 연령층이다. 젊은 여자는 아름답지 않더라도 남자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나이 많은 여자는 미인이라고 하더라도 별로 매력을 주지 못한다. 젊은 여성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무의식이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자는 생식이나 수태에 적합한 시기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37
사랑을 할 때 감성은 이성보다 월등하게 작용한다. 대개의 경우에 열렬한 사랑은 첫눈에 무르익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괴로움을 겪는 것은 그 고통이 초월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희생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을 단념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38
슬픔에 잠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영웅도 사랑의 슬픔만큼은 억제하지 못한다. 영웅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승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사랑은 이 세상의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귀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39
아름다운 얼굴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코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정한 코는 얼굴의 아름다움을 완성할 수 있지만 못생긴 코는 얼굴 전체의 균형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코의 높낮음의 차이는 수많은 여인들의 운명을 결정했다. 코는 얼굴 전체의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눈과 높은 이마는 지적인 특성을 표현한다. 그만큼 얼굴의 아름다움은 사랑에서 피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40
남성이 육체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여성은 생식을 통해서 그 결함을 보충할 수 있다. 여성의 도움으로 남성은 후손을 얻으면서 자신의 결함을 교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의 고유한 특질을 사랑한다. 남성적인 골격 구조, 넓은 어깨, 곧은 다리, 근육의 힘, 수염, 용기 등은 남성의 특질이다. 이성간의 사랑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지닌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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