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9호 2023.5.29 월요일 (음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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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참좋은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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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돈만 많으면 남들이 보는 눈도 달라진다. 부자가 여러 가지 일에 관여하면 다양한 기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두 군데 직장에 다니면 부업을 가졌다고 눈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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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 자유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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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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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분’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믿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갑절은 예의 바르다. 몸에는 온통 보수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습이 배어 있어 예의범절에 어긋난 언행은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는다.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지 않으면 결단코 음식을 먼저 먹지 않는다.
이 ‘예의범절’이란 녀석은 또렷하기보다는 막걸리처럼 뿌옇고 흐릿하다. 법보다는 관행에 가깝고 경험에서 비롯된 게 많아 사람마다 기준도 들쑥날쑥하다. 감각에 가까운지라,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몸과 마음이 곧바로 익숙한 쪽으로 쏠린다. 말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그런데 가끔 무엇이 예의 있는 언행일지 멈칫하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이다.
어른 두분을 모시고 식당에 갔다고 치자. 식당 직원이 “몇분이세요?”라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 답을 하는가? 나는 이때 참 난처하더라. “세분요”라고 하면 나도 높여 말하는 거라 민망하고, “세명요”라거나 “세 사람요”라고 하면 어른 두분을 싸잡아 낮추는 것 같아 머뭇거려진다. 그렇다고 “두분과 한명요”라고 하면, 말도 구차해 보이고 바쁜 직원에게 복에 없던 덧셈을 하게 만드는 일이 된다. 그래서 속으로 ‘역시 난 비겁한 길만 택하는군’ 하면서 “셋이요!”라고 한다.(모래야,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쪼잔하냐?)
인간은 당연한 듯이 이 세계를 나와 남, 자신과 타인으로 분별한다. 게다가 한국어는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질서를 촘촘히 갖추고 있다. 높여야 할 상대와 낮춰야 할 자신이 한 덩어리 말에 뭉쳐 들어갈 때 허점을 보인다. 반갑다, 무질서한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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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눔 → 우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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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 한용운
나는 당신의 눈썹이 검고, 귀가 갸름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사과를 따서 나를 주려고, 크고 붉은 사과를 따러 갈 때에,
당신의 마음이 그 사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둥근 배와 잔나비 같은 허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나의 사진과 어떤 여자의 사진을 같이 들고 볼 때에,
당신의 마음이 주 사진의 사이에서 초록빛이 되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발톱이 희고, 발꿈치가 둥근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은
` 보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의 떠나시려고, 나의 큰 보석반지를 주머니에 넣으실 때에
당신의 마음이 보석반지 너머로 얼굴을 가리고 숨은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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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동서양고전/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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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보이는 법이다 - 사마천
16. 기러기의 큰 날개를 가졌어도 때를 만나지 못한다면(공손홍, 원고생, 동중서)
2) 곡학아세는 학자의 길이 아니다(원고생)
원고생은 "시경"에 능통하여 경제 때에 박사가 되었다. 언젠가는 조정 회의석상에서 황생이라는 선비와 논쟁이 벌어졌다. 황생이 먼저 말했다.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은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군주를 시해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자 원고생이 반박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폭군 걸왕과 주왕이 포악하고 난폭해서, 천하의 민심이 모두 탕왕과 무왕에게 쏠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탕왕과 무왕은 천하의 민심에 따라 걸과 주를 쳤던 것입니다. 또한 걸과 주의 백성들은 폭군의 치하에 있기 싫어해 탕왕과 무왕에게 찾아왔기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없이 천자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에 다시 황생이 말을 받았다.
"관은 아무리 낡아도 반드시 머리에 쓰고, 신은 아무리 새 것이라도 반드시 발에 신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위에 있을 것과 아래에 있을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걸과 주가 비록 천자의 도리를 잃었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위에 있어야 할 임금입니다. 이에 반해 탕왕과 무왕은 아무리 성인이라 해도 결국 아래에 있어야 할 신하입니다. 그런데 임금이 잘못했을 때 신하가 바른 말로써 허물을 바로잡아 줌으로써 임금을 받들지 않고, 도리어 임금의 허물을 핑계로 삼아 이를 무찌르고 스스로 임금의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이것이 시해와 반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에 원고생이 다시 반박했다.
"그렇다면 고조 황제가 진나라를 대신하여 천자의 자리에 오른 것도 잘못이겠습니까?"
그러자 그때까지 가만히 듣고 있던 경제가 말했다.
"고기를 먹으면서 말의 간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말의 간은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죽는다고 한다) 고기 맛을 모른다고 말할 수 없다. 또 학문을 하는 사람이 '탕왕과 무왕이 천명을 받았는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리석다고 말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서 논쟁은 중단되었다. 그 뒤로 어느 학자도 천명과 시해에 대해 감히 논쟁하려는 자가 없었다
멧돼지와의 결투
그 무렵 경제의 어머니인 두태후는 "노자"의 글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원고생을 불러 "노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원고생은 즉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식한 하인들의 말과 같아 취할 바가 없습니다."
이에 태후가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그럼 그대에게 강제 노역형에 처하도록 해 줄까."
그러면서 원고행을 멧돼지 우리에 집어넣고 멧돼지와 싸우도록 시켰다. 이때 경제는 원고생이 죄가 없다는 것을 아는지라, 그가 돼지 우리로 들어갈 때 몰래 잘 드는 비수를 주었다. 그래서 원고생은 우리에 들어가자마자 정확히 멧돼지의 염통을 찔러 돼지를 쓰러뜨렸다. 이렇게 되자 태후도 다시 처벌할 수도 없게 되어 용서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무제가 즉위한 후, 무제는 원고생을 다시 조정에 기용하고자 했다. 그러자 평소 원고생의 꼼꼼한 성격을 싫어하던 신하들이,
"원고생은 이미 너무 늙었습니다. 그를 이제 기용해 봤자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하며 헐뜯었다.
그래서 무제도 그를 등용시키지 못했다. 이때 원고생의 나이는 이미 아흔 살이 넘고 있었다. 원고행이 무제의 부름을 받고 조정에 들어갔을 때, 소장학자로 유명한 공손홍도 그 자리에 와 있었다. 공손홍은 못마땅한 눈초리로 원고생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원고생은 그런 공손홍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 자리가 파하자, 원고생이 공손홍을 불러 말했다.
"내가 듣건대 조정에 온갖 아첨배들이 날뛰고 그대가 그들과 가까이 한다는 소문도 있으나 나는 믿지 않소. 그대는 상당한 학문을 닦았고 아직도 젊으니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더욱 노력해 올바른 학문을 세워 주기 바라오. 결코 학문을 굽혀서 권세에 아첨하는 그런 무리가 되어서는 안 되오."
공손홍도 원고생의 깊은 뜻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다.
3) 3년 동안 집안 뜰조차 쳐다보지 않다(동중서)
동중서는 "춘추"에 정통하여 경제 때 박사에 임명되었다. 그는 장막을 치고 그 장막 속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강의했다. 제자를 가르칠 때는 선배가 새로 들어온 학생을 가르치는 식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어떤 학생들은 동중서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동중서는 3년 동안이나 장막 속에 들어앉아 자기 집 정원조차 못 볼 정도로 학문에 열중하였다. 그는 모든 행동거지에 있어 예의에 맞지 않는 일은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문을 하는 선비들은 모두 그를 스승으로 존경했다. 그 후 무제가 즉위하자, 동중서는 강도 지방의 재상이 되었다. 이때 그는 천재지변에 관심이 많아 "춘추"의 원리에 따라 음과 양, 두 기운이 서로 운행하는 이치를 추구했다. 그리하여 비를 오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양기를 닫아 버리고 음기를 발산시켰으며, 비를 그치게 하는 데는 그 반대로 하였다. 이런 식으로 강도 지방 전역에서 시행해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무렵 우연히 요동 지방에 있는 고조의 사당이 불탄 적이 있었다. 이때 동중서를 평소 미워하고 있던 주보언이 그의 책을 훔쳐 황제에게 올렸다. 이에 황제는 여러 학자들을 불러 검토하게 하였는데 맹렬히 비난하는 자가 있었다. 그는 다름아닌 동중서의 제자였다. 그는 그 책이 스승이 쓴 것인 줄도 모르고 저속하고 어리석은 내용으로 가득 찼다고 비난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황제는 동중서를 옥리의 손에 넘겨 처형시키려 했지만, 얼마 후 그를 용서해 주었다. 그 뒤부터 동중서는 다시는 천재지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동중서는 사람됨이 청렴하고 정직했다. 그리고 학문에 뛰어났다. 공손홍조차도 "춘추"의 연구에 있어 동중서를 따르지 못했다. 그런데 공손홍은 세상의 흐름에 맞춰 처신함으로써 벼슬이 승상까지 올랐다. 그래서 동중서는 공손홍을 아첨배라고 생각했으며, 공손홍 역시 동중서를 미워했다. 어느 날 공손홍은,
"동중서만이 교서왕의 재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황제에게 아뢰었다. 교서왕은 포악하기로 이름난 제후로 많은 신하를 죽였다. 즉 공손홍은 동중서를 교서왕에게 보내 죽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교서왕은 평소부터 동중서가 덕행이 높은 학자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오히려 그를 잘 대접하였다. 동중서는 몇 년간 교서왕 밑에서 일하다가 무사히 그만두고 나올 수 있었다. 그 후 동중서는 죽는 날까지 집에서 오직 글쓰는 작업에만 몰두했다. 실로 동중서만이 "춘추"에 정통했던 학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학문은 "공양전"에 전해오고 있다.
사마천은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가 일어난 지 80여 년, 천자의 마음은 바야흐로 학문에 쏠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훌륭한 인재를 모아 유가의 학문을 넓히려 하였다. 그 인재들은 모두 기러기와 같은 큰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참새나 제비 따위에게 시달림을 받아 돼지나 양을 치면서 살아야 했다. 만약 그들이 때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높은 지위에 오르며 그 이름을 만세에 드날릴 수 있었겠는가. 공손홍도 "춘추" 하나를 가지고 한낱 돼지 치는 평민에서 제후가 되었던 것이며, 이를 계기로 한나라에는 커다란 학문의 바람이 불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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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구육(羊頭狗肉)
羊:양 양. 頭:머리 두. 狗:개 구. 肉:고기 육.
[원말] 현양두 매구육(懸羊頭賣拘肉).
[동의어]현양수매마육(懸羊首賣馬肉),
현우수(매)마육[懸牛首(賣)馬肉].
[유사어] 양질호피(羊質虎皮), 현옥매석(衒玉賣石).
[출전]《晏子春秋》,《無門關》,《揚子法言》
밖에는 양 머리를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는 뜻. 곧
① 거짓 간판을 내검.
②좋은 물건을 내걸고 나쁜 물건을 함.
③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음의 비유.
④ 겉으로는 훌륭하나 속은 전혀 다른 속임수의 비유.
춘추시대, 제(齊)나라 영공(靈公)때의 일이다. 영공의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男裝)을 시켜 놓고 완상(玩賞)하는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취미는 곧 백성들 사이에도 유행되어 남장한 여인이 날로 늘어났다. 그러자 영공은 재상인 안영(晏子)에게 ‘궁 밖에서 남장하는 여인들을 처벌하라’는 금령을 내리게 했다. 그러나 유행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공이 안영에게 그 까닭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하께서는 궁중의 여인들에게는 남장을 허용하시면서 궁 밖의 여인들에게는 금령을 내렸사옵니다. 하오면 이는 ‘밖에는 양 머리를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파는 것[羊頭狗肉]’과 같사옵니다. 이제라도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을 금하시오소서. 그러면 궁 밖의 여인들도 감히 남장을 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영공의 안영의 진언에 따라 즉시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자 그 이튿날부터 제나라에서는 남장한 여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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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남편의 애국심 - 김연주(여,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제 남편은 지독한 축구 팬입니다. 축구 경기하는 날, 특히나 국가대표가 축구 경기를 하는 날이면 그놈의 별난 징크스가 발동하기 시작한답니다. 축구가 있는 며칠 전부터는 그 좋아하는 술을 한 잔도 하지 않고, 당일날 아침에는 목욕재계를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경기 당일날 TV옆에 태극기까지 매달려고 하는 것을 제가 극구 말렸지 뭡니까. 그것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시합이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남편은 자기가 무슨 감독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2시간이나 되는 경기 시간 내내 서 구경을 합니다. 전반전이 끝나 진짜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다 앉아서 쉬는데도, 남편은 무슨 통뼈라고 꼿꼿이 서서 "흠, 흠." 하면서 후반전 작전 구상을 하는 겁니다. 앉으면 안된대요. 그렇게 해야 이긴다나요? 그런데 제일 큰 문제는 화장실엔 가지 않는 겁니다. 남편은 원래 방광이 약해서 1시간이 멀다 하고 화장실엘 자주 가는데, 축구 경기 때문 이를 악물고 참는 겁니다. 자신이 소변을 보게 되면 한국이 진다는 겁니다.
안중근 의사같이 조국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정도를 못 참느냐는 식입니다. 조국을 향한 남편의 일편단심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어떨 때는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되면 " 으-윽."하는 신음 소리를 내고, 바람난 수캐마냥 방안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고, 이마에는 왕방울만한 땀방울이 맺히고, 눈에는 실핏줄이 돋아나면서도 장렬하게 참는 겁니다. 조국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 모습은 마치 전쟁 영화에서 어느 병사가 조국을 위해 사우다가 총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하기 직전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경기가 막상막하일 경우 남편은 소변을 더욱 참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한 번도 조국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자신의 의지로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찔끔찔끔 소변이 나오면, 조국을 향한 자신의 연약함을 그리도 안타까워했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박빙이던 경기에서 한국이 한 골을 넣자, 저와 남편은 소리를 지르고 만세를 부르다가 그만 제가 남편의 배를 손으로 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갑자기 "으악!"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로 뛰어가더니 '쏴아!' 그 바람에 홍수가 나버렸습니다. 저는 깔깔대고 웃으면서 말했죠.
"여보, 빨리 아랫 런닝구(팬티) 갈아입어요. 다 큰 어른이 소금 얻어 올 수는 없잖아요?"
그러자 남편은 심각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뭔소리고, 빤스가 문제가 아이다. 이제 두 꼴은 먹게 생깃다 아이가."
그런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 후 한국은 순식간에 두 골을 먹어버린 겁니다. 또다시 남편의 애국심을 시험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콧소리를 섞어가며 남편을 꼬드겼습니다.
"여보, 축구 볼 때 당신은 징크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미신의 수준이에요. 미신! 며칠 전부터 술도 안 먹고 목욕하고 태극기 달아 놓는 것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제발 내내 서서 구경하지 말고 또 소변만큼은 제발 참지 마세요. 화장실도 자주 가고 편안히 앉아서 과일도 드시면서 시청하세요. 당신이 그렇게 안해도 한국은 충분히 이겨요!"
저는 억지로 눈물까지 보이며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오야! 그래 한 번 해보자" 하면서 화장실도 자주 가고 편히 앉아서 과일도 먹어가면서 축구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저는 완전히 죄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육 대 일(6:1), 이란 축구가 한국 축구를 개패듯이 패버린 것이었습니다. 그게 아시아 선수권 경기였던가요? 한 골, 두 골, 세 골... 골이 들어갈 때마다 남편의 눈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풀린 눈으로 원망을 가득 담아서 저를 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테레비(TV) 껍삐라! 사과 깍아 놓은 거 이거 빨리 안 가지고 가나?"
경기 이후 남편은 넋나간 사람처럼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아마 조국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 때문이었나 봅니다. 탕수육, 잡채, 만두... 그날 저녁 저는 밤새도록 술 안주를 만들어 내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너무 억울하잖아요? 저는 또 한 번 그것이 단순한 징크스인 것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이번엔 저도 비장했습니다. 더 이상 남편의 그 변태적인 징크스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가정을 지키자!' 저는 남편 못지 않게 비장했습니다.
"여보, 이번에도 제 말을 듣고 한국이 지면은 당신이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
남편은 극구 반대했지만 결국 이브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오이야 좋다! 니 이거 잘 알아라. 이제 마지막이다. 알겄나?"
남편은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가 무슨 경기였는 줄 아십니까?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였습니다. 그 결과 잘 아시죠? 십 대 삼(10:3). 저는 그래도 한국이 세 골이나 넣지 않았냐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또다시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마련해 놓고 한 숨도 못 잔채 남편의 설교를 들어야 했습니다.
"니(너) 내보고 미신이라했째? 이게 미신이가? 한국축구가 져도 이리 진 거는 내 몬봤다. 내가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다. 니 또 한 번 축구할때는 잔소리해싸몬 니캉 내캉 딴사람 되는기라. 알겄나?"
이종환, 최유라씨! 이땅에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숨어서 애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잘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남편의 애국심을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못난 아내인가 봅니다.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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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4장 올림포스 신 시대 및 그 외 신들
4. 포세이돈
크로노스와 레아의 아들로 해신인 포세이돈(Poseidon, Neptune)은 형제간인 제우스 다음 가는 올림포스의 주신이다. 로마인은 물의 신 넵투누스에 포세이돈의 신성을 결부시켜 마찬가지로 해신으로 하였다. 신화에 따르면, 크로노스가 제우스보다 먼저 태어난 그를 삼켜 버렸으나 후에 제우스가 성장하여 세력을 잡았을 때 크로노스가 다시 토해 내어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다른 설에는 크로노스가 포세이돈 대신 새끼 말을 삼켰다고도 하며 혹은 크로노스가 아들을 바다에 던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포세이돈은 텔키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이 키웠다고 한다. 성장한 후에는 텔키네스의 여동생 할리아와 사랑하게 되어 7남 1녀를 두었는데 딸 이름은 로도스라 하며 여기에서 섬 이름 로도스가 연유하였다. 일리아드 시대부터 포세이돈은 바다를 지배하였고, 그 형제인 하데스는 지하계, 제우스는 천공과 지상을 차지하였다. 해신인 포세이돈은 파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폭풍우를 유발시키고 삼지창을 마음 내키는 대로 휘둘러 지진을 일으켰으며, 해안에 사태를 나게 하고 샘물을 솟게도 하였다. 세력이 바다뿐아니라 샘, 호수까지 뻗쳤던 것이다. 그러나 하천만은 자체의 신들이 지배하였다.
형제이자 최고의 신 제우스와의 관계는 항상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 번은 헤라, 아테나 여신과 함께 신들의 공모에 가담하여 제우스를 쇠사슬로 묶고 쿠데타를 감행하였으나 브리아레오스의 위협으로 실패하였다. 포세이돈은 트로이 전쟁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일찍이 그는 아폴론 및 인간 아이아코스(제우스와 아이기나의 아들)와 더불어 1년간 귀양가서 트로이 성을 구축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이 보수의 지불을 거부하자 포세이돈은 그 앙갚음으로 트로이를 황폐화시키는 바다괴물을 불렀다. 이것이 트로이 사람에 대한 그의 첫 분노이며 트로이 전쟁중에 포세이돈은 아카이아(그리스) 쪽에 서서 중재한 이유였다. 그러나 일리아드 전쟁 초에 아카이아 군이 네스토르의 진언을 좇아 원정선 주위에 성을 쌓아 군막을 견고히 하지 신들의 회의에서 그 결정에 항의하였는데, 트로이 성의 건설로 쌓아올린 자신의 명성을 깎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당시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위무적 발언으로 일단 물러나기는 하였으나 아카이아 군이 구축한 성을 무너지게 할 것을 다짐하였다. 그리고 얼마간 트로이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나 트로이 군이 우세를 보이자, 아카이아 군을 도우러 와서 칼카스 모양으로 분장하고 아옉스 등을 부추겨 테우케르와 이도메네우스를 몰아내게 하였다. 제우스는 포세이돈에게 곧 전쟁에서 손을 뗄 것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아킬레스가 막 트로이의 아이네아스를 죽이려 하는 참에 아킬레스의 눈 앞을 안개로 덮어 그 위치를 뒤쪽 멀리 이동케 함으로써 아이네아스를 구하였다. 포세이돈이 트로이인을 살려준 동기는 첫째, 운명이 아이네아스의 죽음을 원치 않았고, 둘째 아이네아스가 라오메돈의 직계 후손이 아니고 안키세스, 카퓨스 및 아사라코스를 거친 트로이 가계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포세이돈은 특히 프리아모스의 후손을 가장 싫어하여 멸망시키고 안키세스의 후손은 보호하여 살아 남게 해주었다.
영생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무리를 형성하고 도시를 구성하면 신들은 각기 한 마을 혹은 수개의 마을을 선택하여 수호신으로 취임하였다. 그런데 때로 한 도시를 두세 신이 서로 선택하는 일이 생기면서 신들 상호간에 갈등이 일어나고 동료신이나 인간들에게 중재를 요청하였다. 이 경우에 한해 포세이돈은 대체로 운이 없었다. 예컨대 코린트 지방에서는 그 관할권을 둘러싸고 아폴론과 갈등을 일으켰다. 이 때 심판을 맡은 거인 브리아레오스는 아폴론에게 호의적인 결정을 내렸다. 또한 포세이돈은 아이기나 섬을 지배하기 원하였으나 제우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낙소스 섬에서는 디오뉴소스가, 델포이에서는 아폴론이, 트로이젠에서는 아테나가 포세이돈보다도 우월하였다. 특히 아테네와 아르고스를 원하여 포세이돈은 큰 문제를 일으켰다. 포세이돈은 아티카에 말을 가져와 인간에게 말타는 기술을 알려주었으며 경마의 수호신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진심으로 아테네를 자기 영역으로 삼고자 하여 급기야는 삼지창으로 땅을 찔러 아크로폴리스에 바닷물이 솟아나게 하려 하였다. 파우사니아스에 의하면 이 바닷물을 에렉테움 경내의 소금물 샘이라 한다. 어쨌든 이 소식을 듣고 급히 뒤쫓아온 아테나 여신은 케크로프스를 증인으로 불러 자신이 처음으로 이 고장에 올리브 나무를 심었음을 입증케하고 소유권을 주장하였다. 이 사건의 조정을 맡은 제우스는 아테나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최초로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고 한 케크로프스의 증언을 인정하여 아테나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포세이돈은 엘레우시스 들판에 홍수를 일으켜 물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또한 아르고스를 놓고는 헤라와 다투었는데, 이번에도 사건을 맡은 조정관 포로네오스가 포세이돈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다. 이 결과에 화가 난 포세이돈은 아르고스 주민을 저주하며 그 나라의 모든 개울물을 말려 버렸다. 얼마 후 다나오스와 50명의 딸들이 아르골리드로 왔는데 마실 물조차 없었다. 다행히 포세이돈이 다나이데스(다나오스의 딸들)의 한 명인 아뮤모네와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저주가 풀려 개울물이 다시 흐르게 되었다. 다른설에 의하면 포세이돈이 포로네오스와 이나코스를 괴롭히기 위해 아르골리드를 짠물로 넘치게 하였는데 헤라가 포세이돈에게 재난을 거둘 것을 종용하여 바다를 다시 해안으로 복귀시키게 했고 그 대신 포세이돈은 아틀란티스라는 훌륭한 섬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어 만족하였다 한다.
포세이돈의 연애 건수는 대단히 많고 그 소생 또한 많았다. 그러나 제우스에게서 난 많은 아이들이 인정 많은 영웅이 된 것에 비하면 포세이돈의 아이들은 아레스와 마찬가지로 대개는 포악하였으며 일부는 괴물이나 말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컨대 토오사와 교합하여 낳은 괴물 폴류페모스, 신화에서 흥미로 가득찬 고르곤족 메두사와 관계하여 낳은 거인 크류사오르와 날개달린 천마 페가소스 등이 그들이다. 또한 아뮤모네와의 사이에서 낳은 나우플리오스는 그리스인, 특히 오유세우스의 술책으로 자기 아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것에 보복하기 위하여 트로이에서 귀환중인 아카이아 군 오유세우스 일행을 잔인하게 해쳤다. 이피메데이아와의 사이에서는 거인 알로아다이를 두었다. 그밖에 테세우스에게 죽임을 당한 악당 케르큐온과 스키론, 라모스 및 오리온 등이 있다. 또한 할리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도 갖은 악독한 짓을 저지른 뒤 희생자 모두를 땅 속에 매장하여 범죄를 음폐하고 법망을 피한 악인들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자식을 가졌던 만큼 포세이돈은 엄청나게 많은 가계의 선조이기도 하다. 포세이돈과 데메테르의 연애사건은 가히 특종감이라 할 만한데,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은 특히 금기였다. 그 딸이 바로 공포의 여신 데스포이나이며, 그밖에 신마 아레이온도 그 소생이었다. 후에 7명의 명장을 거느리고 테베를 공격하였다가 크게 패하여 몇 명의 생존자와 함께 아테네로 도망친 아드라스토스 왕이 탄 말이 바로 이 아레이온이며, 후에 아드라스토스는 테세우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승리를 거두었다. 한편 포세이돈의 본부인은 요정 암피트리테인데, 그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고도 하고 트리톤과 로도스 형제를 낳았다고도 한다.
포세이돈의 초기 상은 나신, 후기에는 옷을 입은 상에 턱수염을 가진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얼굴만으로는 제우스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를 제우스와 구분해 주는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바로 손에 든 삼지창인데 이는 참치잡이 어부들이 사용하는 무기였다. 또한 그는 황금 이륜마차를 타고 다녔는데 마차는 상반신은 말이고 하반신은 뱀으로 된 괴물이 끌고, 주위에는 트리톤이 배석하였다. 그밖에 어류와 돌고래 및 바다동물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으며 네레이데스, 프로메테우스, 글라우코스 같은 잡신들도 동반하였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국가나 에게해의 많은 섬나라에서는 이 포세이돈의 역할이 막중하였다. 따라서 항해, 바다의 폭력과 음모, 유괴와 해적행위의 견제, 때로는 지진의 신으로 외경 숭배되었으며, 만물, 식물성장에도 관여하고 테살리아에서는 말을 타루는 신으로 존숭을 받기도 하였다.
암피트리테
암피트리테(Amphitrite)는 원래 그리스가 국가를 형성하기 이전에 모시던 삼상일체의 여신이다. 그리스 시대 작가는 바다의 요정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신화상에서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정실로 되어 있다. 원래 포세이돈은 그녀의 동생인 테티스를 사랑하였으나 테티스와의 사이에서 아들이 생길 경우 그 아들에게 쫓겨날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암피트리테에게 눈을 돌렸다. 그러나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평소 품행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숨어 버렸다. 이에 포세이돈은 돌핀을 파견하여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결국은 아내로 맞이하는데 성공하였다. 돌핀은 이 공으로 별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내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이 그의 형제 제우스와 마찬가지로 결혼생활에 성실성이 없자 늘 분노를 터뜨리며 노호를 그치지 않았다. 암피트리테의 의미가 '아우성치다'임은 여기에 기인한다.
트리톤
트리톤(Triton)은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의 아들이다. 소라고동을 불고 파도를 조절하며 파도를 치게 하는 능력을 가진 반인반어의 바다 소신으로 후기에는 포세이돈의 시중을 들었다. 팔라스와 트리테이아가 그의 딸이라고 전한다. 천문학에서는 해왕성 2개의 위성 중 하나를 트리톤이라 한다.
[ BC 200년 경에 만들어진 밀로스의 포세이돈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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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명상/지혜/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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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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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 중에서 가장 시적이며 아름다운 삽화는 바로 사랑이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진다.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항상 들떠 있게 된다. 그것이 사랑이 삶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사랑의 비밀 속에는 일종의 장막이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연인의 사랑을 받을 수만 있다면 무한한 행복이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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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엄숙한 주제를 너무나 간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사랑이 운명적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적극적이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사랑을 한다. 사랑을 위해 내가 먼저 무엇인가를 헌신하지 않아도 언제인가는 그 사랑이 저절로 다가올 거라는 환상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은 비극적이고 불행한 삶을 만들뿐이다. 사랑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생성되지 않는다. 사랑은 언제나 능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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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미궁 속에서 그 날개를 펴고 있다. 그 미궁은 안으로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돌아 나오지 못한다. 사랑은 이성이 아닌 감성의 영역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적 사고로써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든지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랑은 이성이 결정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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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마치 물과 같아서 언제나 목적을 달성한다. 물은 어떠한 경우에 처하더라도 그 종착지인 바다에 반드시 도달하듯이 사랑은 어떻게든지 그 목적을 이루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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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면 그 소망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순수하게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 받기만을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시인들이 작품에서 비극이나 희극, 낭만주의 시대나 고전주의 시대, 아시아나 유럽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다루어 온 주제는 남녀 사이의 애정이다. 사랑은 언제나 서정시의 주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문학작품은 그 내용을 보면 사랑과 정열의 깊이를 여러 가지 방식과 서로 다른 시각으로 기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표적 작품으로는「로미오와 줄리엣」「좁은 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있다. 지금도 불멸의 명성을 얻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을 쓰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한 순간이라도 사랑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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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길은 다른 모든 종류의 정열을 능가한다. 어느 누구도 사랑에 쏟아붓는 열정보다 더 큰 열정을 다른 일에 쏟지 못한다. 사랑이 사업상의 성공이나 우정 혹은 취미와 같은 다른 모든 일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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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은 그 사랑을 가로막는 어떠한 장애도 물리칠 수 있다. 그 힘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내던지는 용기를 발휘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 열정과 시간을 바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자살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통해서 사랑의 실패를 위로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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