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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2.12.15 목요일 (음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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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오늘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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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 외로울 때 하느님은 그를 위해 열 명의 친구를 만들어 주지 않고 한 아내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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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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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눔 → 우나라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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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 김수영
도적이 우리집을 노리고 있다
닭장이 무너진 공터에 두른 판장을 뚫고
매일밤 저희집처럼 출입하고 있다
개가 여러번 짖는 소리를 들었지만
나는 귀찮아서 나가지를 않았다
쥐보다 좀 큰 도적일 거라 아마
거 정도일 거라
돈에 치를 떠는 여편네도 도적이 들어왔다는
말에는 놀라지 않는다
그놈은 우리집 광에 있는 철사를 노리고 있다
싯가 七백원가량의 새 철사뭉치는 우리집의
양심의 가책이다
우리가 도적질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훔친 거나 다름없다 아니 그보다도 더 나쁘다
앞에 二층집이 신축을 하고 담을 두르고
가시철망을 칠 때 우리도 그 철망을 치던
일꾼을 본 일이 있다
그 일꾼이 우리집 마당에다 그놈을 팽개
쳤다 그것을 그놈이 일이 끝나고나서
가져갈 작정이었다 막걸리값으로 하려고
했는지 아침쌀을 팔려고 했는지 아마
그정도일 거라 그것을 그놈이 가져
가기 전에 우리가 발견햇다
이 횡재물이 지금 우리집 뜰아래 광에
들어왔다
나는 도적이 이 철사의 반환을 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집 건넌방의 캐비네트를
노리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광문에 못을 쳐놓았다
그 이튿날 여편네와 식모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철사뭉치는 벌써 지하실에 도피시켜놓은 모양이었다
도적은 간밤에는 사그러진 담장쪽이 아닌
우리집의 의젓한 벽돌기둥의 정문 앞을
새벽녘에 거닐었다고 한다
시험공부를 하느라고 밤을 새는 큰아이놈의
말이다 필시 그럴 거라
그래도 여편네는 담을 고치지 않는다
내가 고치라고 조르니까 더 안 고치는지도 모른다
고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있고
돈이 아까울지도 모른다
고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돈이 아까울 거라 그럴 거라
내 추측이 맞을 거라
아니 내가 고치라고 하니까 안 고칠 거라
이 추측이 맞을 거라 이 추측이 맞을 거라
이 추측이 맞을 거라
<196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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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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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磨斧作針)
磨:갈 마. 斧:도끼 부. 作:지을(만들) 작. 針:바늘 침.
[동의어] 철저성침[鐵杵成針(鍼)]. 마저작침[磨杵作針(鍼)].
[유사어] 우공이산(愚公移山). 수적천석(水滴穿石).
[유사어]《唐書》〈文藝(苑)傳〉.《方與勝覽(방여승람)》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 곧
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참고 계속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함의 비유.
② 노력을 거듭해서 목적을 달성함의 비유.
③ 끈기 있게 학문이나 일에 힘씀의 비유.
시선(詩仙)으로 불리던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자는 태백(太白), 701~762]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백은 아버지의 임지인 촉(蜀) 땅의 성도(成都)에서 자랐다. 그때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산(象宜山)에 들어가 수학(修學)했는데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이 나자 그는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집을 항해 걷고 있던 이백이 계곡을 흐르는 냇가에 이르자 한 노파가 바위에 열심히 도끼(일설에는 쇠공이[鐵杵])를 갈고 있었다.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다[磨斧作針].”
“그렇게 큰 도끼가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
“그럼, 되고 말고.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이백은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란 말이 마음에 걸렸다. 여기서 생각을 바꾼 그는 노파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그 후 이백은 마음이 해이해지면 바늘을 만들려고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던 그 노파의 모습을 떠올리곤 분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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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동서고전/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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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요록
제11장 재편되는 북방
2. 진목공의 꿈
요의 해몽
원래 서융의 적반은 모든 오랑캐들의 두목이었다. 그래서 모든 오랑캐들은 그의 지배 아래 있었다. 모든 오랑캐들은 적반이 진나라에게 항복하고 아예 귀순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연 실색했다. 그들은 진나라가 쳐들어올까 두려워서 땅을 진나라에 바치고 신하를 자처하였다. 진목공은 이에 공이 많은 신하에게 논공 행상을 하고 크게 잔치를 베풀어 모든 신하를 대접했다. 모든 신하는 기뻐하며 술잔을 높이 들어 진목공의 천수를 빌었다. 잔치가 파하자, 진목공은 몹시 취하여 궁으로 돌아갔다. 궁으로 돌아간 진목공은 침상에 쓰러졌다. 그리곤 시간이 흘러 이튿날이 되어도 깨어나질 않았다. 궁중 사람들은 당황하고 놀랐다. 이 소식을 듣고 모든 신하는 황망히 궁으로 모여들었다. 세자 앵은 곧 의관을 궁성으로 불렀다. 의관은 진목공을 진맥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맥박이 보통 때와 조금도 다름없었던 것이다. 진목공은 마치 잠을 자듯 눈을 딱 감고, 말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할 따름이었다. 의관이 전신을 진찰해 보고 한참 뒤에야 말했다.
"이건 귀신이 붙은 것입니다. 내사 요로 하여금 기도를 올리게 하십시오."
그러나 내사 요가 대답했다.
"이는 시궐이라 하는 것으로 주공은 마치 죽은 듯이 잠자며 이상한 꿈을 꾸시는 것 같소. 그저 며칠을 기다리면 깨어나실 것이니 놀라지 마십시오. 기도한들 효험이 없으니 무슨 필요가 있으리오."
세자 앵은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진목공 침상 곁에 자리를 잡고 그 곳에서 먹고 자며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어느덧 닷새가 지났다. 닷새째 되는 날 아침에 진목공은 비로소 침상에서 눈을 떴다. 온 몸에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진목공은 일어나지도 않고 잇달아 부르짖었다.
"괴이하구나! 괴이한지고!"
세자 앵이 무릎을 꿇고 안도하여 물었다.
"기체 어떠하십니까? 어쩌면 이렇게 오래도록 주무셨습니까?"
진목공이 세자를 의아스레 돌아보며 대답했다.
"오래라니 ? 잠깐 졸았을 뿐인데......."
"주무시기 시작한 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혹 이상한 꿈이라도 꾸시지 않았습니까?"
진목공은 완연히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네 어찌 그걸 아느냐?"
"내사 요가 그럴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곧 내사 요를 불러들여라."
진목공이 내사 요에게 말했다.
"과인이 이번에 꿈을 꿨는데, 그 꿈에 한부인이 마치 비빈처럼 성장하고 나타났소. 그 단정한 얼굴은 아름답고 살결은 백설처럼 깨끗했는데 손에 천부를 들고서 말하기를, 상제(上帝)의 명을 받들어 과인을 데리러 왔다는 것이었소. 그래서 과인은 그 부인의 뒤를 따라갔소. 문득 이 몸이 구름 속에 있는 듯 어디론지 끝도 안 보이는 곳을 가는 것이었소. 그러자 구름이 걷히며 한 궁궐이 나타나는데 단청은 찬란하고 구 척의 옥계 위엔 주렴이 드리워져 있었소. 그 부인은 과인을 데리고 앞서 가더니 과인에게 그 옥계 아래에서 절하라고 하였소. 잠시 후 주렴이 걷혀 오르자 전상의 황금을 박은 기둥이 보였고 수놓은 비단 장막 빛에 눈이 부셨소. 그 전 내, 한가운데 한 왕자가 면류관을 쓰고 곤룡포를 입고 구슬로 만든 자리에 앉았는데, 좌우에 신하들이 시립하고 있어 그 위의가 자못 대단하였소. 왕이 명하자 내시 같은 사람이 벽옥잔에다 술을 가득 부어 과인에게 주었소. 그 술맛과 향기는 비할 바 없이 좋았소. 다시 왕이 한 죽간을 신하에게 내리자 곧 당상에서 큰소리로 과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었소. '임호야, 성지를 듣거라! 네 마땅히 진(晋)나라 난을 평정할지로다.' 이렇게 거듭 두 번이나 분부가 내렸소. 부인이 다시 과인에게 감사하다는 절을 하라고 하고 다시 과인을 데리고 궁궐 바깥으로 나갔소. 과인이 그 부인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그 부인이 대답하기를, '첩은 보 부인이라 하오. 태백산 서쪽 기슭에 있으니 바로 군후의 나라 안에 있음이라. 군후는 듣지 못하셨는가. 첩의 남편인 엽군은 남양땅에서 별거하고 있는데 혹 일 년 아니면 이 년 만에 한 번씩 와서 첩과 만나오. 군후가 이 첩을 위해 사당을 지어 준다면 첩은 마땅히 군후로 하여금 패업을 성취시켜 만세에 이름을 전하도록 하리이다.' 이에 과인이 '진나라에 무슨 난이 일어났기에 과인에게 평정하라는 분부신가요?' 하고 물었더니, 보 부인이 '이는 하늘의 기밀이라, 미리 누설할 수 없다.' 고 대답했소. 바로 이 때 어디선지 종소리가 울려오는데, 마치 우렛소리 같은지라 마침내 크게 놀라 깨었소. 그러니 이것이 무슨 징조겠소?"
내사 요가 아뢰었다.
"지금 진헌공(晋獻公)이 여희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나머지 세자 신생을 싫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찌 변란이 없겠습니까. 하늘의 명이 주공께 내렸으니 이는 장차 패업 이루라는 계시입니다. 정말로 주공의 복입니다."
진목공이 다시 물었다.
보 부인 사당
"그 보 부인이란 여자는 도대체 어떤 여자인가?"
"신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습니다. 선군 문공 때에 진창 사람이 땅 속에서 이상한 짐승을 잡았답니다. 모양은 마치 볼록한 주머니 같고 빛깔은 황백색이고 꼬리는 짧고 발은 많고 주등이는 날카로웠습니다. 진창 사람은 그 짐승을 선군께 바치려고 가던 도중 길에 두 동자를 만났답니다. 그 두 동자는 진창 사람에게 끌려가는 짐승을 보자 서로 손바닥을 치면서 웃고 말하기를 '네가 죽은 사람을 학대하더니 이제 살아 있는 사람 손에 붙들렸구나!' 하더랍니다. 진창 사람이 그 말 뜻을 물으니까 두 동자가 '저 짐승은 위라는 동물인데, 땅속에 있으면서 시체의 뇌수만 파먹고 살기 때문에 그 정기를 얻어 능히 사람으로 변화합니다. 그러니 당신은 놓치지 말고 잘 끌고 가시오.' 그러자 그 위란 짐승이 마침내 주둥이를 벌리고 능히 사람의 말을 하더랍니다. '저 두 동자는 사람이 아니오. 하나는 암컷이며 하나는 수컷입니다. 저들의 이름은 진보니 바로 들꿩의 정기로서, 수놈을 얻은 자는 왕이 되고, 암놈을 얻은 자는 천하를 제패합니다.' 이 말을 듣고 진창 사람은 마침내 위라는 짐승을 버리고 두 동자를 잡으려고 쫓아갔답니다. 그러자 두 동자는 문득 꿩으로 변하여 날아갔습니다. 그 진창 사람이 이 사실을 선군께 고하자 선군께선 이 사실을 기록해 두라고 명하셨습니다. 그 기록이 지금도 내부에 있어 신이 소관하고 있으니 갖다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진창은 바로 태백산 서쪽에 있는 지명입니다. 주공께서 길일을 택해 시험삼아 두 산 사이에 가셔서 사냥을 하십시오. 그리고 그 꿩의 자취를 한번 찾아보시면 어떤 징조가 반드시 나타날 것입니다."
진목공은 곧 세상을 떠난 선군이 생전에 기록해 두게 한 그 기록을 가져 오게 했다. 읽어 보니 과연 내사 요의 말과 같았다. 이에 진목공은 내사 요에게 자기가 꾼 꿈도 자세히 기록해서 내부에 함께 보관하도록 명했다. 이튿날 진목공은 모든 신하들의 조례를 받았다.
"과인은 곧 태백산 기슭으로 사냥을 가겠노라. 속히 떠날 차비를 차려라."
진목공은 수레를 타고 신하와 몰이꾼들을 거느리고 태백산으로 갔다. 진목공은 태백산 줄기를 타고 서쪽으로 내려가면서 사냥을 했다. 거의 진창산에 이르렀을 때였다. 몰이꾼들의 그물에 꿩 한 마리가 걸렸다. 그 꿩은 전신이 옥(玉)빛이었고, 흠 하나 없이 광채가 몹시 찬란했다. 그러나 그 꿩은 사람 손에 잡히자 곧 돌꿩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 광채는 변하질 않았다. 몰이꾼들은 즉시 그 돌꿩을 소중하게 감싸서 진목공에게 바치며 잡게된 경과를 아뢰었다. 내사 요가 말했다.
"이것이 바로 보 부인입니다. 암컷을 얻으면 천하를 제패한다 했으니 이 어찌 길한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주공께선 보 부인을 위한 사당을 이 곳 진창에다 세우십시오. 반드시 큰 복을 받으실 것입니다."
진목공은 크게 기뻐했다. 곧 그 돌꿩을 난초 달인 물로 목욕을 시키고, 비단 이불에 싸서 옥으로 만든 궤에 넣었다. 그날부터 목공들을 불러 모아 나무를 베고 보 부인 사당을 산 위에 세우게 했다. 사당이 준공되자 그 돌꿩을 그 안에다 안치하고 사당 이름을 '보 부인사' 라고 하고, 진창산을 보계산으로 이름을 고쳤다. 그리고 사당지기를 두어 봄 가을로 일 년에 두 번씩 반드시 제사를 지냈다. 그 뒤로 제사를 올리는 날이면 새벽마다 산 위에서 꿩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맑은지 삼 리 밖에까지 들렸다고 전한다. 한편 제나라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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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삶속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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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하나
추억이라는 이름의 웃음여행
나 지금 떨고 있니?
저는 목욕탕의 파수꾼, 목욕탕의 밀맨, 일명 '때밀이'라고 하지요. 지금부터 저는 목욕탕에 때 밀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이종환, 최유라씨. 때 밀러 온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언지 아세요? 그것은 때가 무자비하게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자주 오는 사람들은 때도 안 밀고, 꼭 한두 달에 한 번씩 오는 사람들이 미는데 정말 힘들데요. 때밀이도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밀기 싫은 사람이 있다는거 믿어지십니까. 덩치가 황소만한 사람이 와서 때를 밀어달라고 합니다.
"아저씨 때 좀 밀어주세요"
이런 손님들은 탁 드러누우면 정말 밀기 싫습니다. 하지만 손님인데 어쩝니까. 열심히 밀어야죠, 저는 밀면서 손님께 묻습니다.
"아저씨 시원하십니까?"
"시원하긴 뭐가 시원해, 석달 열흘 굶었어.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참 환장하겠네. 내가 힘이 없는 건가. 지가 가죽이 두꺼운거지. 살만 돼지마냥 뒤룩뒤룩 쪄갖고 죽을둥 살둥 힘을 다해 밀었더니 맥빠져 못 밀겠네. 이종환, 최유라씨. 수줍은 많이 타는 삶은 또 어떤지 아세요? 탁자에 눕자마자 바가지로 시청앞 분수대를 가리는데 참 가관이더라구요. 그래서 한마디 했죠.
"바가지 속에 뭐 있어요? 왜 이렇게 감춰요? 아저씨나 나나 똑같이 벗고 있는 사람끼리..., 아저씨, 바가지 치우세요. 그래야 때밀기가 쉽죠."
그러자 그 아저씨가 한다는 말이 뭔지 아세요.
"바가지 안 치우고 그냥 밀면 안 될까요."
"치우기 싫으면 아저씨 마음대로 하세요. 내 때밀이 오년 만에 바가지로 가리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바가지로 시청앞 분수대를 가리고 때밀어 달라는 사람은 생전 처음이네. 아무튼 오래하고 볼일이야."
또 어떤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탈의실에서의 일입니다.
"야 때밀이. 이리 와봐."
반말로 부르더라고요. 엄청 기분 나쁘데요. 그래도 어떻합니까. 손님인데...부르는 사람 앞으로 갔지요. 갔더니 웬 소도둑놈 처럼 생긴 사람이 딱 서 있더라구요.
"손님. 절 부르셨습니까?"
"야! 때밀이, 부르면 빨리 오지 왜 이제와!"
"손님, 왜 자꾸 반말을 하십니까. 저도 인격이 있는데..."
"어쭈, 때밀이 주제에 손님한테 대들어!"
이 말을 듣는 순간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구요, 그래서 들고 있던 바가지로 냅다 뒤통수를 쳤지요, 치고 나니깐 속은 시원하데요. 근데 점점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얼굴을 올려다보니까, 손님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더니 소리치는 겁니다.
"너! 잠깐만 기다려. 나 웃통 좀 벗고 보자."
"벗으려면 벗어봐라. 나는 이미 벗고 있다."
아! 근데 웃통을 탁 벗는 순간, 가슴에 용문신이 그것도 쌍룡이 보이는데, 장난이 아니데요. '아, 바가지로 한대 때리고 나는 죽는구나'하고 생각하니까 온몸이 떨리는데, 이대로 있다간 않되겠다 싶어 빌기 시작했죠.
"손님, 제가 사과하는 의미로 때를 밀어드릴 테니깐 화 푸시죠?"
"됐어.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사우나나 하고 갈 거니까 저리 비켜!"
문신한 사람이 탕에 들어가니까 목욕하는 사람들이 살살 피하는데, 온탕에 들어가면 온탕에 있는 사람들이 나오고, 냉탕에 들어가면 냉탕에 있는 사람들이 나오고, 사우나실에 들어가면 사우나실에 있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건 완전히 공포의 대상이더라구요. 사람들이 목욕하다 말고, 하나, 둘..., 밖으로 나가는데 금방 다 나가고 우리 둘만 남게 되었죠. 근데 왜 그렇게 무섭고 떨리는지, 내평생 떨 걸 한 번에 다 떤 것 같으네요. 고개도 못 들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건장한 체구의 청년이 들어오더군요.
"아저씨 때 좀 밀어주세요."
제게 때를 밀어달라는 그 청년의 그 말이 왜 그렇게 고맙던지.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니야.'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놓이데요. 그래서 어깨를 쫙 펴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죠.
"손님 엎드리시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 그 청년의 등에는 뱀이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가 보이는데 쌍룡 피하려다가 쌍뱀 만나니까 오줌이 다 찔금 나오는데, 쌍뱀이 묻더군요.
"아저씨, 쌍룡 못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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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읽어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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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수필 - 김동리 외 9명
"이영도편" 이영도(1916~1976)
여류 시인. 경북 청도 출생. 경남에서 오랫동안 여학교 교사 생활을 했음. 시조를 주로 썼으며 수필에도 많은 작품을 남겼음. 이영도의 시조들에는 민족 정서를 바탕으로 잊혀져 가는 고유의 가락을 재구현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간절한 표현으로 자신의 정감을 다스리며 인생을 관조하는 세계를 보여 주었다.
매화
화목을 손꼽을 때 나는 먼저 매화를 생각한다. 겹겹이 둘러싼 겨울의 껍질을 비집고 맨 먼저 봄을 밝혀든 매화 봉오리의 연연하면서도 안으로 매운 동양의 여성 같은 정조! 바야흐로 동터 오르는 여명을 받으며 눈바람을 이겨 선 매화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고향의 산하를 마주한 듯 반갑고 낯익은 모습에 눈물겨워 오는 것이다. 모든 사물이 날로 그 모습을 변모해 가는 이 세월! 접목접지로 하여 화목마저 그의 본질을 잃을 만큼 색향이 요란해져 가고 있는 이 판국에 있는 듯 없는 듯 은은한 향기를 새벽 하늘에 풍기며 아직도 얼어 붙은 황량한 뜨락을 불 밝힌 매화! 무리를 멀리한 그 고독은 어쩌면 빈 들판의 눈얼음을 뚫고 움돋는 민들레 같은 눈짓으로 내 가슴에 밀착해 온다. 먼저 사랑을, 먼저 다사함을 소곤대듯 가냘픈 애원으로 얼굴 내어미는 조심성은 세월이 요란할수록 보다 높고 빛나는 예지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살던 동래 애일당엔 동쪽 창 앞에 매화 한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이른봄 꽃망울이 벌기 시작하면 나는 새벽마다 그 꽃을 마주하여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을 오붓이 지녀 왔었다. 새벽 하늘의 별빛 같은 총명을 반짝이면서 매화는 내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 매화나무가 나의 집 뜰로 옮겨 오던 날, 나는 기관지염을 앓아 신열이 39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의사가 왕진을 나오고 수행 간호원이 방금 주사를 놓고 있는데, 문간이 부산하면서 이웃 농부가 부탁해 두었던 매화를 지고 와서 어디다 심을 것인가를 묻는 것이었다. 나는 스웨터에 머플러를 두르고 입엔 마스크까지 끼고는 비실비실 몸을 가누며 마루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닫힌 유리창 안에서 기침과 오한을 참으면서 아무리 손짓으로 형용을 해도 그 미련스럽도록 마음씨 착한 농부는 알아차려 주지를 못해 나는 결국 직접 뜰로 내려가게 되었고, 적당한 자리에 매화를 심기 위하여 동쪽 창 앞에 섰던 라일락을 다른 장소로 옮기게 되고, 그 라일락에게 자리를 빼앗긴 나무는 또 다른 자리로 옮겨지고... 이렇게 지시를 하면서 뜰에 서성대는 내 행위를 보고 절대 안정을 당부하던 의사는 아연한 표정으로 돌아가 버리고, 함부로 가지를 뻗어 운치를 잃은 매화 나무의 전지를 하느라 손수 가위를 들고 손등에 힘줄을 세우는 형편에까지 이르르고 말았던 것이다.
힘을 써서 흙을 파고 나무를 묻는 일은 농부들이 할 수 있겠지만 가지를 자르고 나무의 모양을 내는 전지 작업에 있어선 아무래도 미학을 모르는 그들의 손에다 화목을 맡겨 둘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꽃나무 앞에 서기만 하면 병도 고생도 잊어버리고 흡사 신이 들린 듯 열성을 기울이는 내 성정 때문에 실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러 그 길로 다시 병석에 누운 나는 꼬박 두 달을 일어날 수 없는 고열과 기침으로 신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 날, 신이 들린 듯 매화나무를 옮기며 전지를 하던 환자의 모습을 어처구니없는 듯 물끄러미 지켜 보고 있던 문병객인 M씨가 내 작업을 만류하는 말씀이,
- 정운은 아무래도 정신보다 육신을 더 소중해하는 편인가 보다고... 육신을 담을 거처를 장식하기 위하여 정신의 집인 육신을 그렇듯 혹사할 수가 있느냐고...입으로는 항상 육신보다 정신을 우위에 내세우는 당신이 어찌해서 육신의 거처를 꾸미기에 앓는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이냐고... 만약 당신의 육신이 죽어 없어지는 날엔 그토록 소중하던 정신을 어느 자리 어느 세상에다 모셔 앉힐 작정이냐고-.
조금은 비꼬임이 섞이긴 해도 진실로 간곡한 애정의 타이름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뒤부터는 늘 '정신의 집인 육신'을 내세워 M씨는 나에게 건강 관리를 충고해 마지않았으며 나 역시 너무도 절실한 그의 설득에 한편 수긍할 수 있었지만 내가 뜰을 가꾸고 화초를 만짐은 결코 육신의 거처만을 위한 사치로운 겉치레 행위가 아닌 내 육신 속에 고갈해 가려는 정신의 목을 축이기 위한 엄숙한 작업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나의 거처가 비록 정원수 한 그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벌판 같을지라도 지난날 그토록 마음 쏟아 가꾸고 사랑해 온 그 꽃들의 피고 지는 모습과 눈부신 빛과 향훈들, 그것들은 언제나 계절을 따라 나의 심안을 열고 정신의 허기를 채워 주고 있다.
젊은 시절에 무수히 밟고 오르내리던 그 산천의 아름다운 경치들은 내 조국이 슬프고 짜증스러울 때 회상하여 자위받을 수 있는 정신의 보고가 되어 오고 있듯이... 다시 봄기운이 돌고 그 애일당의 뜰을 밝히던 매화 향기가 추억을 적시는 이 새벽, 잔잔한 메아리로 다가드는 M씨의 타이름이 하나의 철학으로 가슴을 메워 오고 있다. 육신이 떠나고 난 뒤의 정신의 소재! 그 목숨의 그지없는 허무를 씹으며 심령이 메말라 벌린 육신의 허울이 얼마나 초라할 것인가를 느끼며 아직도 사색의 줄이 끊어지지 않은 내 호흡의 물줄기에 스스로 가슴을 적시고 있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시달리어 표정은 비록 굳었을지라도 안으로 깊숙이 무수한 초원을 간직한 나목으로 자세하고 싶은 나! 이제 내게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신의 의지에 영혼을 축이는 심령의 작업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 송이 매화의 슬기로운 개안도 오로지 큰 뜻을 섭리 없이는 이루어짐이 없음과 같은 이 새벽, 내 마음의 꽃밭에 뿌리는 씨의 작은 알맹이가 내 생명의 핵으로 개화해 주기를 소망하면서 동 트는 여명 앞에 나를 세우고 섰다. 가슴을 환히 밝히고 비쳐 드는 먼 애일당의 매화 향기에 회억을 적시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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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읽어 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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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쓸까 - 이오덕
3부 국어공부, 무엇이 문제인가
대학 입학 국어 시험 문제를 보니
논술 시험, 무엇이 문제인가
대학입학 국어 시험 문제를 보니
일간신문들에는 주마다 한 차례씩 대학입학 시험문제가 나오는데, 그중에 우리말글에 관한 문제를 보면 우리 나라 국어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잘못된 말을 쓰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다음은 어느 날 어느 신문에 난 문제에서 보기로 들어 놓은 글의 한 대문이다.
또 여러분은 이러한 것을 생각하여보라. 어린애의 조그만 주먹, 늙은 노인의 미고, 외로운 양의 눈동자, 참새의 고 가느다란 다리, 또 아지랑이 낀 먼 산, 흐르는 시내, 잔디 위에 누워서 쳐다보는 아름아름한 봄 하늘, 친한 동무와의 산보와 이야기... 이러한 것은 모두 조그마한 기쁨이나마 우리의 한 때의 기분을 전환하고 우리의 그날 그날을 애상과 우수에서 건져내는 큰 힘이 되지 아니할까?
이 글에서 왜 웃음 이란 우리말을 안 쓰고 일본글 따라가는 미소 를 썼는가? 산보 도 일본말이란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다. 동무와의 도 일본말법이다. 친한 동무와의 산보와 이야기는 친한 동무와 산책하면서 이야기하기 라든지 친한 동무와 거닐면서 하는 이야기 이렇게 써야 될 것이다.
우리의 한때의 기분을 전환하고 도 우리 한때의 기분을 바꾸고 하면 될 것이고, 애상과 우수에서 도 슬픔과 근심에서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미소 애상 우수 따위는 문학작품을 쓰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시고 수필이고 소설이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찾아 쓸 줄 모르고 허망한 남의 나라 글자말에 빠져서 깨어날 줄 모른다면 어떻게 우리 겨레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다만 우리말을 짓밟고 학대하는 죄악을 저지를 뿐이고, 이런 글을 가르치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에 들어 놓을 글이 들어 있는 보기글을 가지고 내어 놓은 문제가 다음과 같다.
다음 예문에 쓰인 제재 중 주제를 나타내기에 적절치 않은 것은?
이 묻는 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말은 제재 란 말이다. 이 말은 주제가 되는 재료 내용이 되는 재료 란 말인데,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쓰는 글에서는 이런 말을 안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기서는 말 이나 대문 이라면 그만이지 제재 란 말을 쓸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 묻는 말을 나 같으면 다음과 같이 쓰겠다.
다음 글에 나오는 말에서 주제를 나타내기에 알맞지 않은 것은?
똑같은 문제인데 얼마나 쉬워졌는가. 그 다음에 또 한가지 나오는데, 그 문제가 이렇다.
이 물음에는 미괄식 이란 말이 문제다. 이 말을 모르면 이 문제는 풀 수 없다. 미괄식, 두괄식, 중괄식, 양괄식, 이런 어설픈 말을 꼭 알아야 할까? 웬만한 우리말 사전에도 이런 말은 안 나온다. 결국 이 문제가 미괄식 이란 말의 뜻을 묻는 문제가 되어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써야 할 것이다.
다음의 재료들을 가지고, 주제를 나타내는 말이 끝 부분에 들어가도록 짜려고 한다. 가 -마의 차례를 가장 잘 맞춰 놓은 것은?
역시 같은 신문에 난 보기글을 한 가지만 더 들기로 한다. 시험문제로 난 보기글로는 가장 쉽게 읽힐 것 같은 글인데, 전문을 그대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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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어린애의 샤쓰를 사러 상점에 들른 일이 있다. 1.점원이 내놓은 물건이 집에 있는 어린애에게 좀 작을 것 같았다. 그것은 좀 작을 것 같으니 그 보다 큰 것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상점에는 큰 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모양으로 점원은 그 작은 샤쓰를 그대로 권하면서 하는 말이 참 어처구니 없었다.
야, 요거면 꼭 맞을 텐데 공연히 그러시는군요.
도대체 나로선 처음 들어간 상점 점원이 볼 일도 없는 남의 어린애는 몸집을 어떻게 알고 말인지 대답도 하기 싫었다.
2.우리 주변에는 이런일이 너무 흔하다.
무책임! 3.그 말이나 행동이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아니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수작을 눈도 깜짝 안 하고 거침없이 하는 것이다. 4.인간이 싫어진다. 5.그에 비하면 옛사람들은 얼마나 성실했는지 모른다. 여기 지금 그런 상인과는 하늘과 땅 사이로 다른 한 목수 이야기가 있다. 나의 고향집은 지은 지가 근 7-80년이나 되는 고가였다.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 집은 그 당시에 상당히 이름을 떨쳤던 도편수가 지은 집이라고 한다. 바로 그 도편수 이야기가 있다. 그 집을 짓고 8년째 되는 가을에 어쩌다 우리 집 부근을 다시 지나게 된 그 도편수는 사랑방으로 찾아들어 왔더란다. 그런데 그는 주인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곧 두루마기를 벗어 던지더니 추에다 실을 매어 들고 집 모퉁이를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무엇을 하는가 따라가 보았더니, 어떤가! 그 도편수는 한 눈을 지긋이 감고 추로 하여 드리워진 실을 한 손에 높이 쳐들고 서서 집기둥을 바라보고 있더라는 것이다. 자기가 지은 집 기둥이 혹 그동안 8년에 기울어지지나 않았는가 염려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기둥을 검사하고 난 도편수는 실을 거두며, a 그럼 그렇지! 끄덕 있을 리가 있나. 하면서 그 늙은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기둥을 슬슬 쓸어 보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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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쓴 작품인지 모르지만 이것은 수필이다. 앞 뒤 두 가지 이야기를 대비해 놓았는데, 이야기로 되어 있으니 재미있게 읽힌다. 시험문제도 이런 글을 낸다면 학생들이 괜히 머리를 썩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글도 아주 온전할 수가 없어, 몇 군데 우리말법이 아닌 데가 있다.
- 그에 비하면..
이것은 일본글 따라 쓰는 버릇으로 굳어진 말이니 고쳐야 한다. 그에 대면 이라고 써야 우리말이 된다. 그에 견주면 해도 되겠지.
- 나의 고향집은 지은 지가 근 7-80년이나 되는 고가였다.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 집은 그 당시 상당히 이름을 떨쳤던 도편수가 지은 집이라고 한다.
이 글에 나오는 나의 고향집 도 외국말법 따라 쓰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우리 고향집 이다. 우리 집 우리 고향 이렇다. 아버지 어머니도 우리말로는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 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 우리말을 버리고 일본말법과 서양말법을 퍼뜨려 왔으니 한심하다. 그 다음은 고가 란 말인데, 한문글자를 묶음표로 적어 넣어야 알 수 있는 말이라면 우리말이 아니다. 옛집 이라면 얼마나 좋은가? 또 하나,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에서 ..에 의하면 이란 말이 일본말법이다. 우리말로는 어른들 이야기로는 이라고 쓰면 된다. 이 밖에 문맥이 좀 이상한 데가 있는데, 이것은 신문에 옮겨 놓는 과정에서 잘못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아무튼 이 글은 쉽게 읽힌다. 그런데 이 글에서 두 가지 문제가 나왔는데, 그 첫째 문제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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