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 최명희
7. 흔들리는 바람
고금 천지간 세상에 일 죄인 죄첩은 이 몸의 일천 가지 근심과 일 만 가지 한 되는 회포를 가져, 감히 당돌히 시아자바님 두 분 전에 이 한 말삼을 아뢰오니, 엎디어 비옵건대 슬피 불쌍히 여기시고 자세히 살피시압소서. 죄첩 부부의 일로써 두 아자바님께 부탁하올까 하와, 찬만번 애걸 간청하오니, 두 아자바님의 관후, 우애, 심덕으로써 죄첩 부부의 참혹하고 칙은한 정경을 구비 두루 살피시압소서. 걷우어 주시고 저바리지 않으실까 하와 천만 바래옵고 믿사와 심곡에 있난 말쌈 아뢰압나이다. 죄첩의 연치 이십일 세에 성혼을 하오매 소천의 연치 또한 이십 세이오니, 피차 상득하와 백년을 해로하올까 태산같이 믿삽고 탐탐 귀중하오나, 다맛 심중에 일층 처참하온 심사 없지 않아 하옴은, 실로 구고 아니 계시와 북당이 적막하옴을 한하온지라. 연이나 다만 소천이 있사오니 여자의 백년의 락이 되올까 희망하였업더니, 죄첩의 전세 죄역이 지중, 지악하와 인제 고금에 다시 있지 못할 죄인이 되야, 비록 성혼한 제 오륙삭이오나 부부 서로 일실에 머물어 상면하온 날을 합계하오면 겨우 일순 칠일이압는데, 삼생 원수의 홍역을 당하와 다시 피차의 상면을 못 하압고. 또 창황 병보를 듯삽고 여자의 마음이 어이 안심하오리잇가마는 시댁에서 부르시난 명이 아니 계시압고, 죄첩이 불혜, 불민하옵기로 자청하와 곧 오지 못하옵고, 또 첩의 집은 우러 충첩하고 사고 다단하압기로, 자연 지체 천연하야 처음에 오지 못하였아오나, 여자의 마음이 어이 안심이오며, 그러하온 중에 다시 가부의 병보를 듯사오니, 여자의 심혼을 어이 측량하오리잇가. 그러하와 주야를 생각지 아니하옵고 축원, 축수하와 가부의 안면을 다시 보압고, 가부의 어음을 다시 듣사올까 하였압더니, 첩은 망연히 아지 못하온데 문득 중로에서 흉보를 만났사오니, 이게 참말쌈이옵니까, 헛말쌈이오니잇까. 지금까지 깨닫지 못하온지라. 고금이래로 귀천 상하 노소 없이 남녀 결발하오면 사생 영욕을 한가지로 한다 하옵고, 또 가부 병이 드온즉, 그 여자 병측에 시립하와, 죽 미음과 약물을 다서려 시병하옵다가, 말종을 보난 이도 있삽고, 혹 말종을 못 보난 일도 있건마는. 홀로 죄첩은 외로이 있사와 한 술 미음과 한 첩 약물을 친집하와 보살피지 못하온고, 밋 그의 명이 진키에 이르와도 또한 부부 서로 손을 잡아 영결을 이루지 못하압고, 멀리 외로이 있어 천고 영결을 하오니, 이는 막비 가지가지 죄첩의 전세 죄역이 지중, 지악하압고, 또 죄첩이 불혜, 불민하와 가부의 병측에 참예치 못한 탓이로니, 뉘를 한하오며 원망하오리잇가. 실로 그러하와 가지가지 곳곳마다 남의 없는 지원, 극통이압기로, 살아 있아와도 사람을 대면할 뜻이 없사옵고, 죽어 구원에 가와도 가부를 반겨 만나올 안면이 없아와, 죄인 중 죄인이 되었아오니,
더욱 궁천극지 통한이 골수에 박히압고, 오장에 사무치온지라. 가부 초상시에 명을 끄쳐, 가부의 뒤를 좇아 쾌할한 혼백이 되기를 지원이오나, 스사로 잔명을 투생 보중하옵고 보신지책을 하와, 망극하온 초상 장사를 마치압고, 무익하온 세월만 보내었압더니, 마참내 죄첩 전세 죄역이 태중하여 첩의 부부양인 천지신명에 편벽되이 득죄하와, 일접 혈맥도 복중에 머무지 아니하였아오니, 더욱 죄첩의 철천 철골 지원극통이 가히 형용치 못하와, 일국에 비할 데 없이 되온지라. 경각에 명을 바쳐 청춘 소년 가부의 뒤를 좇고저 간절히 원하오나, 그 중에 또 생각하온 일이 있아와 헛일을 삼아 초상 장사까지 지냈압난데. 바라압던 일을 망당하고, 중도에 명을 끊사오면, 첩의 일신은 편하오나 가련, 가혹하온 가부의 심상도 마치지 아니하옵고, 그 후사도 첩이 스사로 자청하와 정치 아니하압고, 일단 죽기만 생각하와 세상을 하직하오면, 가부를 생각지 아니하고, 참혹, 참악하온 소첩을 저바리옴 같사와, 어찌 죄첩의 도리에 당연하옴이 되오리잇가. 가부에게 향하와는 생사 간에 가모의 소임을 하온 것이 만분지일도 없아온즉, 죽어 지하에 가와도 가부를 만나 반기올 안면이 업삽고, 도로혀 부끄러운 혼백이 되올 듯하온지라. 이미 소생 기출은 아모리 하와도 바래지 못할 일이압기로, 비록 조카올지라도 부자 의를 어이, 부자 예를 이루어 그 후사를 정하와, 분묘의 목주를 의탁하온 후, 그 탁정하옴을 정녕히 듣사옵고, 그 의탁하온 대소 법사를 자세 아뢴 후, 명을 마츠고저 지원이오매 주주 야야에 후사 정키를 축수하옵더니, 천행으로 둘째 아자바님 혜택과 성덕을 입사와 조카 재강이로써 양자를 허급하압시어, 죄첩의 지극한 소원을 이루어 주압시니, 감은, 감덕하옴을 어이 다 측량하와 형용사례하오리잇가. 마참내 죽어 백골이 되와도 다 갚삽지 못하옵고 각골 난망이로소이다. 이미 삼상을 맞삽고 후사까지 정하였아오니, 갓득 세상이 귀치 아니하온 인생이, 장장 하일과 다다 세월에 머무러 투생하옴이 크게 불감하온지라.
이러므로 잔명을 끄쳐 구원에 가, 청춘 소년 가부의 뒤를 좇고저 지원이오매 세상을 하직코저 하오니, 이미 첩을 대하압셔, 재강이로써 허락하압셔, 망인의 후사를 정하였아오니, 이제 비록 첩이 없아와도 뜻을 달리 생각턴 아니 하압실게오니 우럴어 믿삽고 바래옵건대, 두 아자바님께옵서는 망인의 참척, 참절하옴을 굽어 살피시와, 그 죽은 날을 잊지 마르시고 생각하압셔, 부디 묘제나 지내어 구원 망인의 울울하온 영혼을 위로하여 주압시고, 사명일지라도 또한 잊지 마압시고 생각하시와, 망인의 울울하온 심사를 위로하여 주압시다가, 재강이 자라 장성하와 취처하옵거던, 그 신위를 전하와, 일년 일도 돌아가는 제와 사명 일체를 착실 극진히 지내게 가르쳐 주압소서. 그러하옵셔야 소천이 세상에 났던 흔적이 있삽고, 혹 세상 사람이 알 리 있아올까 하오며, 그리 하압시면 아자바님네, 관후, 우애하압신 성덕과 혜택을 세상 사람들이 추존, 추숭하와 일칼아 탄복하올것이압고, 망인일지라도 구원 영혼이 명명지중 알음이 있아올진대,
비록 언어로써 감은, 감덕하옴을 일칼아 사례치 못하오나, 동기 수수의 정을 감사이 여기와 웃음을 먹음을 것이압고, 죄첩이 비록 불혜, 불민하오나, 감사, 감격하옴을 감폐에 사기압고 골수에 사못치와, 마참내 백골 난망이 되었고, 예사람의 사후 선령이 풀을 맺어 은혜 갚던 일을 본받고저 하올지라. 이미 죄첩의 마음이 이러하온 중, 담사까지 맞아오니 담사 마친 날이라도 잔명을 끊어 지하에 가와, 질거운 귀신이 되기를 지원이오나, 그때 임세하였압난데, 죄첩의 뜻대로 하오면 죄첩으로 말미암아 대소 각절이 과세들도 평안히 못하시게 되올지라. 그러므로 죄첩이 또 구차 연명하옵기를 강인하와, 새해를 당하오니, 궁천지통이 더욱 새로와 가히 형용치 못하압고 낮에 생각도 밤에 헤아려도 세상에 머무르기 욕되온고로, 이제 명을 자결하와 끊사오니, 두 아자바님께옵서난 놀라시지 마압시고, 또 명이 진키 전에, 아른 체하와 구완치 마압소서. 죽사와도 천명과 천수 다하여 죽은 줄로 아옵소서.
이제 모양을 변하와 모시 적삼을 입삽기난 혼일이 하절이라 이 옷과 이 모양으로 소천을 배별하온 후 다시 상면하고, 인하와 천고 영결하였압기로, 이제 이 옷과 이 모양을 하옴은, 지하에 가 다시 만나올 때 안면에 생소치 아니코저 하온 표증이오니, 죄첩의 불혜, 불민지행을 개탄치 마압시고, 소의 소금으로 습렴하라 하옵소서. 또한 죄첩이 세상 죄인이오니, 비록 지하에 온들 의복을 호화, 화려하압게 어찌 감히 몸을 싸 가리잇가. 그러하오니 부디 죄첩의 소원대로 시신을 거두어 주압시고, 죄첩의 머리에 드리운 다루를 불에 살라 하옵소서. 갖추 활장 없이 아뢰오니 짐작 조감하옵소서. 두 아자바님 지체 이 앞 내내 평안하압셔 만세 보중하압소서.
무술 정월 십이일 제수 죄인 시아자바님 두 분 전 올림 유서
청암부인은 손에 든 유서를 그대로 움켜쥔 채 체읍을 하고 만다. 부인의 낙루는 하염없이 옷의 앞섶을 적신다. 한 여인의 심정이 이다지도 사무쳐 애절 원통하게, 그러나 일목요연하게 씌어진 글월의 한 점 한 획이 어찌 그냥 먹빛으로만 보이리, 그것은 응어리 진 피먹이 삭은 빛깔로 여겨진다. 그러나... 하고, 청암부인은 이마에 손을 받친다. 그렇게 떠나가실 수 있는 당신은 차라리 복인이십니다. 같은 운수를 타고나서 혼인한 지 일 년 안에 낭군을 잃은 일은 우리 서로 닮았으나 나는 그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홀홀히 떠나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하셨습니다. 먼저 가신 망부 한 어른의 뒤를 따르는 것으로 충분히 칭송을 들으실 일이었습니다. 그뿐이리요. 망혼을 위한 양자를 세워 찬물이라도 떠 놓을 수 잇게 하시었으니, 지하에 돌아가셔도 얼마나 떳떳하시겠습니까. 헌데, 나는 그리하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그리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렇게 명을 보존하며 살아 있습니다... . 이것이 단순히, 구차한 잔명을 보존하기 위한 방편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올시다. 종부, 나는 그저 그 한 사람의 아낙이 아니고 청상과부 한 사람이 아니라, 흘러내려오는 핏줄과 흘러가야 할 핏줄의 중허리를 받치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까. 목숨 하나 던지는 일이 살아 남는 일보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겠으나 남아서 할 일이 잇어, 나는 할머님, 당신처럼 그리 죽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
청암부인은 유서를 방바닥에 떨어뜨린다. 빛 바랜 유서의 먹빛 위에 그네의 목메인 눈물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는, 내가 무엇 하러 이날까지 죽지 않고 살아 남았는가, 새삼스러운 한에 청암부인은 가슴이 무너진다. 이미 성씨조차도 쓸 수 없게 되어 버린 이 마당에 그네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나마 단 한 가지, 혈손의 맥을 이어놓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그네는 어린 손부 효원이 그렇게도 애틋한 것이었다. 청암부인은 효원에게 그다지 각별하지는 않았다. 본디 부인은 어느 누구에게나 곰살갑고 잔정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효원은 그것이 조금도 서운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별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항상 꺼끄러운 사람이라면 율촌댁, 시어머니였다. 지난 겨울일만 해도 그렇다. 본디 침선을 즐기지도 않는 효원이거니와 잠이 안 오는 그 많은 밤을 두고 마땅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여사서와 명심보감, 시가집이며 다른 이야기들의 필사본을 읽으면서 날을 새웠다. 때때로는 한 수의 시 때문에 들던 잠을 설치기도 했다.
일대창파우안추
풍취세우쇄귀단
야래박근강변죽
엽엽한성총시수
칠언절구로 된 이인로의 송적팔경도 중에서 '소상야우'를 읽으며, 그만 귀속에서 빗줄기 흩뿌리는 대실 대숲의 스산한 바람 소리가 성성하여 가슴을 진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새파란 물결에 가을 어리고
가랑비 휘몰려 녈배 부린다
밤이라 저 건너 강가 대나무
잎마다 찬 소리 시름뿐이네
효원이 등불을 끄고 누워도 빗소리는 대이파리를 때리며 효원의 가슴을 적시는 것이었다. 그러면 누웠다가도 홀연 다시 일어나 앉아 불을 밝혔다.
"그렇게도 잠이 오지 않느냐?"
하루 아침에 율촌댁은 효원을 안방으로 불렀다. 효원은 대답 대신 묵묵히 앉아 있을 뿐, 일변 당황하기도 하고 일변 야속하기도 하였다. (잠을 자고 깨는 시각까지도 일일이 간섭하려 하시는가?)
"내 이런 말가지 하기는 안되었다만, 글 읽는 서방님의 방도 아니고 젊은 새각시, 시집오자마자 그날부터 밤마두 불이 안 꺼지고, 석 달 열흘이 넘어가도 깜박깜박 불빛이 새어 나가면, 동네에 쓸데없는 말난다. 사람들이란 남의 말을 좋아하는 것 모르느냐? 이후로는 잠이 좀 안오더라도 일찍 자리에 들어라."
(시집이 무엇인가 하였더니,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등불을 끄라시면 못 끌 것도 없지마는, 불을 밝히고 앉아 있어도 동아줄같이 질긴 밤이 구렝이마냥 목에 치잉칭 감기는데, 거기다가 등촉마저 꺼 버리면 어찌하란 말씀인가. 천만 가지 근심에다 먹장 같은 어둠마저 하나 더 늘어 나를 캄캄하게 하리라. 여보시오, 어머님. 내 잠 못 드는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요. 사정이 그리된 것을 남의 말이 무서워서 내 몸에 병을 사란 말씀이시오?)
"물론 네가 밤이면 서책을 가까이 하는 줄도 내 안다만 그것도 그렇다 일단 출가하였으면 그에 응분한 책임이 있는지라, 아녀자의 할 일이 따로 있을 게야. 꼭 그런 걸 일일이 말로 해야 알겠느냐? 너는 네 아버님께 군자의 도리만 배우고, 친정의 어머님한테서 아낙의 할 일은 배울 겨를이 없었더냐?"
(이것은 또 무슨 말씀이오? 아무리 내가 부덕하고 배운 것이 없었다기로, 이리 수모를 주실 수가 있소? 일단 출가하여 이씨 문중으로 시집을 왔으면 친정과는 발을 끊고 무관하여지는 것을... 책망을 들어도 내 잘못으로 내가 들어야지, 난데없이 친정 부모님은 왜 끄집어 들추는 것이오? 대관절 무슨 말씀이 하고 싶어 이러시는 것입니까?)
"예로부터 여자란 여필종부라, 남자를 하늘같이 알고, 남편에게 순종하며 사는 것이 그 도리야. 우선 남편에게 공손해야 한다. 여자가 성품이 드세고 강청같은 사람은 자기 남편 앞길에 운수를 가로막는 법이다. 여자 성품 때문에 남자의 기가 눌려서야 어디 집안이 제대로 되겠느냐?"
율촌댁의 목소리는 작고 낮았으나, 조근조근 따지듯이 말하는 품이 무엇인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내가 시에미라고 너를 공연히 들볶으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대로 짚이는 바가 있어서 몇 번이나 생각다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니, 절대 명심해라. 너도 내 말을 들으면서 짐작하는 일이 있을 게 아니냐?"
효원은 후욱 얼굴이 달아올랐다. 가슴속도 후끈 치밀며 더워진다.
(그래서요? 그러니 절더러 어찌하란 말씀이시오?)
율촌댁은 강모가 건넌방에 들지 않는 것을 그렇게 말하였고, 효원은 치욕스러운 심정이 순간 들어, 시어머니의 앞인데도 그만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율촌댁은 율촌댁대로 자기보다 우람하게 커다란 몸집의 며느리가 자기의 말에 차마 대꾸는 못하고, 눈꼬리가 가늘게 좁혀지면서 온 얼굴이 벌개지는 것을 보며 내심 기가 질렸다. 며느리의 입술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신행 오던 날 이 며느리의 곁에, 손아래 동생처럼 서 있던 아들 강모의 단아하고 조그만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강모는 어쩐지 며느리를 어려워하면서도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율촌댁은 그 모습을 지워 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반짇고리를 효원 앞으로 밀어 놓았다.
"자."
밀어 놓은 반짇고리에는 자주 회장과 자주 고름이 달린 녹두색 명주 저고리 한 벌이 담겨 있었다. 효원이 폐백을 드릴 때, 남색 치마에 받쳐 입었던 저고리다. 아직 풀냄새도 덜 빠진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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