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5장 포르큐스-괴물의 출생
5. 디오뉴소스
디오뉴소스(Dionysus)는 포도신 혹은 식물신으로 숭배되었으나 점차 주신 혹은 음주자의 신으로 전칭되었다. 그의 별칭은 매우 많은데 친근한 이름(주로 장소명)으로는 리베르, 브로미오스, 류아이오스, 디튜람보스, 프실라스, 바쿠스 등을 들 수 있다. 디오뉴소스 숭배는 옛적 동방에서 시작되어 트라키아와 프리지아로 퍼졌다가 이어서 그리스, 이탈리아로 들어왔다. 신화에서는 디오뉴소스를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이라 한다. 즉 제우스는 테베 왕 카드모스의 공주 세멜레를 사랑하기 위하여 인간의 모습을 하고 그녀를 유혹하였다. 티베의 노파 또는 늙은 유모인 베로이드 변장하여 그녀를 찾아갔다. 세멜레와 친숙해지자 베로이는 사랑의 상대자가 누구인가를 묻고 그가 정말 제우스 신이라면 위엄 있고 휘황찬란한 차림이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는 세멜레가 분명 상대를 확인하게 될 것을 짐작하고 만족하며 떠났다. 과연 세멜레는 그녀를 찾아온 제우스에게 청을 하나 꼭 들어준다는 약속을 얻어내었다. 그런데 막상 그녀의 청을 듣고보니 제우스는 그녀가 죽음을 자청한 것을 알게 되었다. 헤라 여신 이외에는 아무도 제우스의 휘황한 전광에 싸인 모습을 쳐다보고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멜레와의 약속을 어길 수 없어 제우스는 주신의 의상을 입고 찾아갔고 제우스를 맞이한 그녀는 불에 타기 전에 잠깐 광채로 싸인 제우스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곧 그녀는 불에 타죽고 불사신인 태아도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이에 제우스는 불 속에서 아기를 꺼내 사타구니에 넣고 있다가 달이 찬 다음 출생시켰다. 일설에는 카드모스 왕이 미혼모가 된 딸을 아기와 함께 궤에 넣어 바다로 띄워 보냈고, 그 궤는 브라시아이 해안에 표착하였으나 세멜레는 그 안에서 죽어 있었고 아기만 살아남아 그 곳에서 정중히 세멜레의 장례를 치러 주었다고 한다. 제우스는 탄생한 아기를 세멜레의 동생 이노와 그 남편 아타모스에게 맡겨 기르게 하였으나 아기를 파멸시키려는 헤라의 앙심을 피하지 못하고 양부모는 실성해 버렸다. 이에 다시 헤르메스를 시켜 아이를 헬리콘 산 두메의 요정 뉴사에게 데려가 키우게 하였다. 당시 헤르메스는 복수심 강한 헤라의 눈을 피하고자 아기를 어린 양 혹은 어린 송아지로 변장시켰다 한다. 그 곳에서 성장한 디오뉴소스는 포도의 성질을 알게 되고 포도즙을 만들어 인간에 나누어 주고, 유익함을 알게 하였으리라 추측된다.
젊을 때 디오뉴소스는 신으로 존경받지 못하고 자신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처형하였다. 그래서 그리스를 떠나 아는 사람이 없는 동양쪽으로 가서 신통력을 체득하였다고 한다. 미모를 지녔던 디오뉴소스는 어느 곳에서나 젊은 남녀들에게 열광적인 숭배를 받고 신도들에게 충절을 지키라고 하였다. 충분한 수양을 거쳐 신격을 획득한 디오뉴소스는 제우스의 아들로서 그리스로 돌아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경내에 신전을 갖게 됨으로써 원시신앙에서 벗어나 이성화하고 올림포스 신족의 일원이 되었다. 초기의 디오뉴소스 숭배자는 자체적으로 정신이 앙양되어 흥분이 일어나고 무아지경에 들어갔다. 그 후 음주난무하면서 상기된 여성의 무리는 기를 띠게 되어 눈에 띈 동물이나 때로는 아이들까지 발기발기 찢어 먹어치웠으므로 이들과 우연히 맞부닥치게 되면 매우 위험하였다. 그들은 생육을 성찬으로 믿고 게걸스럽게 먹었는데 동물 중에서도 소를 디오뉴소스의 화신으로 보고 생으로 먹음으로써 자신의 내부와 신이 결부하여 그 정기를 얻게 된다고 확신하였다. 디오뉴소스의 예찬자는 부녀자가 주이며 가정이건 일이건 모두 팽개치고 산중의 예배장소에 몰려와 지팡이와 횃불을 들고 원을 그리며 난무하고 황홀경에 빠졌다. 이는 거의 광적인 상황을 연출하였기 때문에 이들을 마이나데스(단수형은 마이나드), 또는 이 신앙에 합류하는 야성적 숲의 정의 이름을 따서 실레니, 사뉴로스, 바사리데스 혹은 가장 흔히 바코이라 하였다. 이렇게 볼 때 디오뉴소스 신앙은 여러 그리스 신앙 중에서도 가장 감정적이고 흥미로운 신앙이며 인간의 원천적 본능과 욕구의 발현을 용인하여 구제를 약속하는 신앙으로서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었는데, 본능과 욕구의 거부나 반대로 과잉상태가 모두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아테네의 2대 연극제는 비극을 주로 하는 바카이제와 희극을 주로 하는 레나이아(디오뉴소소의 별명)제로, 신선미가 넘치고 가장 성대히 거행되는 그리스 세계 최대의 연극축제였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야수적 오르기에스(마시고 노래와 춤으로 도취하는 주신제)에서는 가면을 쓰고 모피를 깐 높은 대에 구세주를 모시고 희생공양을 하는 비밀의식이 거행되었는데, 점차 의식을 갖추어 예술적으로 극화되고 자리를 잡아나가면서 그리스 문화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디오뉴소스의 사랑 행각은 많지 않다. 테세우스가 낙소스 섬에 버린 아리아드네와 만나 결혼하여 여러 자녀를 두었는데 알려진 아들로는 케라노스, 토아스, 오이노피온, 타투로폴리스, 등이 있다. 혹 디오뉴소스를 휴메나이오스 (혼인의 신, 처녀막)의 아비라고도 하며 아테네 사람들은 결혼이 신으로 모셨다. 디오뉴소스에 바치는 나무로는 전나무, 주목, 무화과나무, 머루, 포도나무 등이며, 동물로는 퓨마, 산양(포도를 망친다), 돌고래(낙소스 섬으로 갈 때 튜레니아의 해적들을 화신시킨 것) 등을 희생공양하였다. 좋아하는 새는 까치인데 환희에 찬 여성 신도들이 까치와 같이 마음껏 지저귀므로 택한 것이었다. 디오뉴소스는 명계에서 내려가 어머니를 데리고 나왔고 제우스는 그녀를 여신으로 신격화시켜 튜오네라고 명명하였다. 디오뉴소스의 조각상은 일반적으로 포도잎이나 머루잎 관을 쓰고 지팡이(Thyrsus)를 가진 청춘신으로 표현되며 때로는 동안의 노인으로 분장하고 나신으로도 표출된다.
펜테우스
펜테우스(Pentheus)는 아가베의 아들로 보이오티아 지방 테베의 왕이며 디오뉴소스의 신격을 거부하였다가 엄청난 화를 당하였다. 그는 온 나라 사람들에게 새로운 신을 섬기는 일을 금하였으나 테베의 여성들이 성문을 나가 디오뉴소스의 예배외 축제에 가담하자 이를 뒤쫓아가 엄숙한 의식을 치르고 있던 예배자들을 체포하라고 법석을 떨었다. 이 명령은 마지못해 실행되었다. 그러나 디오뉴소스를 감금한 감옥의 문이 저절로 열리는 일이 벌어지고 이에 더욱 화가 치민 펜테우스는 병사들을 시켜 디오뉴소스를 숭배하는 모든 무리를 잡아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실행되지 않는다. 그것은 왕 자신도 주신 숭배의 축제(제를 올리고 진탕 마시며 노래하고 춤추는 오르기에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왕은 그 자리를 떠나 여장을 한 채 키타이론 산 숲속에 숨어 그 곳에서 모든 행사를 몰래 숨어서 보게 된다. 그러나 그 호기심은 참변을 불렀다. 주신 숭배자들에게 발각된 것이다. 어미 아가베가 맨 처음으로 쫓아와 그를 공격하고,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두 자매인 이노와 아우토노에가 뒤이어 공격을 가하였으며 다시 뒤쫓아 온 여성들에 의해 펜테우스는 박살이 났다. 그 후 디오뉴소스 추종자들은 펜테우스가 숨었던 나무를 신탁에 의해 베어 쓰러뜨리고 코린트 사람들은 이 나무로 주신상을 쌍으로 만들어 예배장소에 모셔 놓았다.
사튜로스
사튜로스(Satyrs)는 숲에 사는 반인반수의 남자신으로 요정들의 형제이며, 말귀와 말꼬리 혹은 산양의 다리와 머리에 짧은 뿔이 달린 형상을 하고 숲과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 음란하고 짐승같은 욕망에 차 있으며 남자의 성행위를 상징한다고 전한다. 그러나 일부 신화는 실레노스의 친척으로서 모범적이고 현세의 지자로 그려져 있으며 디오뉴소스를 위탁받아 교육시켰다고도 한다. 로마인들 사이에서는 파우니, 파네스 또는 실바니라 표현되며 호색가를 의미하였다.
실레노스
실레노스(Silenus)는 목신 판 혹은 헤르메스의 아들이라 하며 또한 크로노스에게 거세당한 우라노스의 피가 대지에 떨어져 생겼다는 설도 있다. 매우 영리한 반인반수로, 켄타우로스 폴로스 혹은 아폴로 노미오스의 아비로 존중되며 특히 아르카디아 사람들의 목축을 보호하는 존재로서 사후에는 신으로서 추서되었다. 외모는 사자 코에 두꺼운 입술, 황소 눈을 방불케 하는 매우 못생긴 얼굴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한편으로는 유쾌한 배불뚝이 노인으로 꽃관을 쓰고 나귀를 타고 다니거나 술에 취한 몸을 가까스로 가누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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