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으로 소통하라
가끔 차를 두고 지하철을 이용할 때면 습관처럼 신문 가판대로 향한다.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다. 그날도 나는 여느 때처럼 지하철 신문 가판대로 향했다. 그리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신문을 파는 매우 특별한 가판대를 목격하게 되었다.
가판대 주변은 신문과 잡지 머리기사를 살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간신문과 석간신문의 머리기사를 번갈아 보며 어느 신문을 살까 고민하고 있는데, 키가 큰 중년의 외국인 한 분이 다가와 영자 신문을 집어 들었다. 그때 신문 하나를 움켜쥔 칠순 남짓한 주인 아저씨의 손이 가판대 밖으로 나왔다.
“우리 단골 오셨네. 어제는 안 들러서 신문 챙겨 놓았어요. 기다렸는데 이제 오셨네요.”
신문을 받아 든 외국인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하더니 주머니에서 신문 값을 내밀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받은 돈을 돌려주며 환하게 웃었다.
“매일 오는 단골한테 주는 서비스인데, 돈을 받으면 되나.”
어눌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하며 가판대를 돌아서는 외국인의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까지도 포근해지는 걸 느꼈다. 외국인 손님에 대한 주인 아저씨의 배려가 고스란히 내게도 전달되었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는 “마케팅의 목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판매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은 온라인 마케팅이다.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체험하게 하여 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갖도록 하는 일을 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넘쳐나는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신문 가판대 주인 아저씨는 나름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으로 익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셈이 아니라 가슴으로 전하는 배려와 친절이 있었기에 평범한 고객이 아닌 단골손님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결국 비밀은 마음으로 소통하는 데 있었다.
진봉섭 님 | 하트커뮤니케이션 대표
-《행복한동행》2008년 4월호 중에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 風文 | 22,244 | 2023.02.04 |
3160 | Love is... | 風磬 | 18,942 | 2006.02.05 |
3159 | 동시상영관에서의 한때 - 황병승 | 윤영환 | 15,792 | 2006.09.02 |
3158 | 136명에서 142명쯤 - 김중혁 | 윤영환 | 19,051 | 2006.09.02 |
3157 | 고통은 과감히 맞서서 해결하라 - 헤르만 헷세 | 風磬 | 11,811 | 2006.11.02 |
3156 |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 우종영 | 風磬 | 9,930 | 2006.11.21 |
3155 | 외로운 노인 - A. 슈티코프 | 風磬 | 10,810 | 2006.11.21 |
3154 |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 風磬 | 8,876 | 2006.12.01 |
3153 | 국화(Chrysanthemum) | 호단 | 9,722 | 2006.12.19 |
3152 |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 호단 | 7,649 | 2007.01.09 |
3151 | 석류(Pomegranate) | 호단 | 6,445 | 2007.01.09 |
3150 | 세상에서 가장 슬픈건.. | 風磬 | 10,610 | 2007.01.19 |
3149 | 연암 박지원의 황금에 대한 생각 | 바람의종 | 8,903 | 2007.02.01 |
3148 | 방 안에 서있는 물고기 한 마리- 마그리트 ‘낯설게 하기’ | 바람의종 | 15,970 | 2007.02.08 |
3147 |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사실은 의사 지망생이었다? | 바람의종 | 11,811 | 2007.02.28 |
3146 | 불을 켜면 사라지는 꿈과 이상, 김수영 「구슬픈 肉體」 | 바람의종 | 11,768 | 2007.03.09 |
3145 | 나그네 | 바람의종 | 8,741 | 2007.03.09 |
3144 | 어머니의 사재기 | 바람의종 | 7,102 | 2007.04.13 |
3143 | 맑고 좋은 생각으로 여는 하루 | 바람의종 | 7,157 | 2007.06.05 |
3142 | 스스로 자기를 아프게 하지 말라 | 바람의종 | 7,047 | 2007.06.07 |
3141 |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 형제라고? | 바람의종 | 23,015 | 2007.08.09 |
3140 |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 바람의종 | 47,330 | 2007.08.15 |
3139 |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 맹자의 왕도정치를 통해! | 바람의종 | 13,733 | 2007.08.30 |
3138 | 안중근은 의사(義士)인가, 테러리스트인가? | 바람의종 | 15,786 | 2007.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