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신경증은 강박관념과 강박행위를 반복하고 지속하는 신경증이다. 불유쾌한 감정이나 상념에 대해 떨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정상적인 이성판단과 병적 의식의 갈등으로 빠져 들어간다. 환자는 이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어떤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손가락에 병원균이 묻어 있지 않을까 하는 관념 때문에 온종일 손만 씻는다거나, 자신이 그런 짓을 할 리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흉기를 들면 발작적으로 남을 해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 등이다. 이 밖에도 전기나 텔레비전의 스위치 끄는 것이 마음에 걸려, 몇 번이고 확인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강박신경증은 대소변 훈련기에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립과 의존의 문제에서 생긴 공격충동 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성적충동에 대한 방어로 생겨난다.
‘쥐인간’은 프로이트에게 4년간 극심한 강박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하였는데, 아버지와 그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자살의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프로이트의 쥐인간 사례를 보면서 강박신경증이 발생하는 과정과 심리 기제에 대하여 알아보자.
그는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자, 사랑하는 여자와 아버지가 권해주는 명망 있는 가문의 딸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사랑과 아버지의 영향력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고, 그는 이 상황을 병에 걸림으로써 회피한다. 그의 병과 성생활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자위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그가 여섯 살이 되기 전, 자위와 관계되는 비행을 저질렀고, 그것 때문에 아버지에게 혼이 났었다고 추측하는데, 이러한 사건 즉 자신의 성충동과 욕망을 억제하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의 강박증을 낳았던 것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적 좋아하던 여자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적이 있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지만 돈이 없어서 결혼이 어려웠을 때 아버지가 죽기를 바랐다. 두려움은 결국은 궁극적으로 억압되어 있던 소망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죄책감 등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소망의 다른 모습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그가 느끼는 슬픔 역시 자신의 욕망에 대한 죄책감의 일환으로 보통사람들에 비해 애도가 더욱 오래 걸릴 수 있다.
강박신경증은 환자 본인의 생각, 느낌, 소망이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박증 환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다소라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