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2 - 정채봉, 류시화 엮음
1. 평범한 행복 2
아주 중요한 지혜 - 김재순
어느 나라 왕에게 아름다운 외동딸이 있었다. 그 공주가 중병에 걸려 살아날 가망이 없게 되었다. 공주의 병을 고쳐 주는 사람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고 또 와의 자리도 물려주겠다고, 왕은 방을 붙였다. 먼 시골에 삼형제가 살고 있었다. 삼형제는 각각 특이한 보물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아주 먼 곳도 볼 수 있는 망원경을 갖고 있었고, 하나는 빠르게 날 수 있는 요술 담요, 그리고 또 하나는 먹으면 무슨 병이든지 낫게 할 수 있는 사과 한 개를 갖고 있었다. 망원경을 가지고 왕이 내건 방을 보게 된 형제들은 요술 담요를 타고 빠르게 날아와서, 공주에게 사과를 먹여 병을 고쳐서 살려냈다. 왕은 어느 형제를 사위로 택해야 할지 곰곰이 따져 보았다.
'내가 망원경으로 보지 않았다면 올 수 없었다.'
'아냐, 요술 담요가 없었더라면 공주가 죽기 전에 여기 올 수 없었다.'
'그렇지만 요술 사과가 없었더라면 공주를 살려낼 수 없었지 않을까.'
만일 당신이 왕이라면 누구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겠는가?
현명한 왕은 사과를 가진 남자를 사위로 택했다. 망원경을 가진 남자는 아직도 망원경을 가지고 있고, 요술 담요 역시 아직도 수중에 있었다. 그러나 사과를 가진 남자는 지금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유일한 것을 모두 바쳤기 때문이다. 남에게 뭔가 해줄 때는 전부를 거기에 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유태인의 지혜서 (탈무드) 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국회의원)
꼬마와 우체통 - 김인영
나는 40대의 중년 남자입니다. 어느 날 시내에서 우체통 앞을 지나다가 문득 이런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아직 초등학교도 채 입학하지 않는 듯한 꼬마가 편지를 손에 들고 발꿈치를 쳐들며, 우체통 속에 편지를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대학생인 듯한 젊은이가 그 앞을 지나다 그 모습을 보더니, 꼬마 아이를 번쩍 들어 꼬마 아이가 직접 우체통 속에 편지를 넣도록 해주었습니다. 이때 꼬마 아이의 얼굴엔 기쁨의 미소가 가득 퍼졌습니다. 잠시 후 젊은이가 꼬마 아이를 내려 놓고 "잘 가!" 하고 말하자 아이도 "응, 아저씨두!" 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내가 만일 바로 옆에 이었더라면 꼬마 아이의 손에서 편지를 받아 내가 넣어 줬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젊은이와 중년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아닐까요. 아마 꼬마 아이는 집에가서 자기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이렇게 자랑을 하겠지요.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왔어!"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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