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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수많은 실패에 부딪히게 됩니다.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기도 하며, 때론 취업의 실패가 삶을 흔들어놓기도 합니다.
오늘 동행님들께 털어놓을 제 실패 이야기는 좀 특별합니다. 며칠 있으면 결혼 9년 차에 접어들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아직 아기가 없습니다. 신혼 때는 철없는 생각으로 “신혼을 실컷 즐긴 뒤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결혼 4년이 넘어 30대 초반이 되자 부모님은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걱정을 쏟아놓으셨고, 그런 부모님께 저는 “35세 전까지는 낳을 테니, 걱정 마세요!”라고 또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서른다섯 살 봄, 저희 부부에게 자연임신으로 아기가 찾아왔답니다. 아빠 엄마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고, 하루하루가 꿈만 같았습니다. 입덧이 시작됐고, 마늘 냄새만 맡으면 구토를 할 것 같아 한식은 입에도 대지 못했지만 몇 달만 고생하면 된다는 생각에 입덧조차도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임신 9주 만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해야 했지요. 아기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결국 첫 아기를 그렇게 수술대 위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아이를 잃은 뒤에야 비로소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이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아이를 갖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산부인과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게 되었지요. 한쪽 나팔관이 막혀 있으니 인공수정을 시도해 보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방법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보겠다고 다짐한 저는, 그렇게 첫 번째 인공수정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단 한 번의 시도만으로도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저 역시 한 번에 성공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두 번째 인공수정은 '안 되면 될 때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비웠지만, 실패의 충격이 그 빈 마음을 모두 차지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인공수정마저 실패하고 나자 길거리에 지나가는 아이들만 봐도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결코 가볍게만 치부할 수 없는 연이은 실패를 통해, 비로소 저는 교만으로 가득 찼던 마음을 비워내고, 일과 물질적 부유함만을 추구하던 헛된 욕심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네 번째 인공수정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성공하면 더 없이 큰 축복이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긍정적 다짐이 제 마음속을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한다면 가장 먼저 <마음 소식>을 읽어주시는 동행님들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동행님들! 저의 네 번째 도전을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실 거죠?
글 《행복한동행》 박헤나 기자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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