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달리게 하는 내 안의 근성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떻게 성공했나요?”이다. 학생들은 나처럼 성공하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멋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냐고 묻는다. 그런데 아직 나는 성공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다. 이미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나를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는 중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 안에 있는 근성을 단단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 집은 부모님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중•고등학생 때도 용돈을 스스로 벌어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조금씩 모은 돈으로 홍대 앞 노점에서 옷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쫄딱 망했다. 첫 사업의 실패는 내게 아주 큰 상처여서 그 뒤로 무엇을 시작할 때마다 두려움이 앞섰다. 때마침 친구가 나에게 원단 시장에서 일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모가 동대문시장에서 원단 장사를 하는데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선 원단부터 배우고 그 다음에 옷을 만들어 보자 결심하고 월급 40만 원을 받으며 그곳에서 일했다. 사실 40만 원을 받고 일한다기보다 40만 원을 받으며 일을 배운다는 생각이 더 컸다. 훗날 내 가게를 열기 위해 40만 원 중에서 20만 원을 따로 떼어 적금을 부었다. 또한 남은 20만 원 중에서 6만 원으로는 영어학원에 등록해 일이 끝나면 공부를 했다. 그때의 26만 원이 지금의 '제너럴 아이디어'와 나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부터 나는 내 꿈과 미래에 대해서 상상하기 시작했다. 5년, 10년, 20년 후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5년 후엔 무엇이 되리라는 계획을 세우고 그 그림을 거꾸로 그려 보면 지금 준비하고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다. 그런 뒤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잡으러 달려간다. 그러니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공책에는 '최범석 5년 계획'이 적혀 있다. 그 계획 중에 가장 우선은 내년 2월에 있을 뉴욕 컬렉션 참가다. 그리고 5년 계획이 어느 정도 그려졌을 때 다시 10년 계획을 세울 것이다. 돈이나 명예를 얻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뉴욕 컬렉션은 내게 너무 큰 무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해낼 것이다. 그래야 내가 산다. 해내지 못하면 화병으로 죽을 것처럼 내 안의 근성이 나를 멈추지 않고 달리게 한다.
최범석 님|패션 디자이너ㆍ《최범석의 아이디어》 저자
- 《행복한동행》 2008년 12월호 중에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7 |
593 | 웃기는 양계장 | 風文 | 2023.06.09 |
592 | 아, 땡기고 싶어라! | 風文 | 2023.06.06 |
591 | 밤이면 밤마다 | 風文 | 2023.06.04 |
590 | 우덜은 선녀가 아니구만유 | 風文 | 2023.06.02 |
589 | 부적은 사랑을 싣고 | 風文 | 2023.05.31 |
588 | 남편의 애국심 | 風文 | 2023.05.29 |
587 | 그이가 그립습니다 | 風文 | 2023.05.28 |
586 | 망신살 부른 세계화 | 風文 | 2023.05.27 |
585 | 인간 물침대의 비극 | 風文 | 2023.05.26 |
584 | 농자천하지대본 | 風文 | 2023.05.24 |
583 | 용팔이의 첫사랑 | 風文 | 2023.05.22 |
582 | 기분 한 번 냈다가 | 風文 | 2023.05.12 |
581 | 특명이다! 밑을 막아라 | 風文 | 2023.04.28 |
580 | 책상을 지켜라 | 風文 | 2023.04.26 |
579 | 바지를 좀더 내리세요 | 風文 | 2023.04.25 |
578 | 사우나 고스톱 | 風文 | 2023.04.24 |
577 | 뒷집의 빠른 놈(?) | 風文 | 2023.04.21 |
576 | 매일 적시는 남자 | 風文 | 2023.04.20 |
575 | 강변가요제여 영원하라! | 風文 | 2023.04.19 |
574 | 남자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 風文 | 2023.04.18 |
573 | '원샷'에 울었다 | 風文 | 2023.04.17 |
572 | 어머니, 왜 날 낳으셨나요? | 風文 | 2023.04.14 |
571 | 내 인생 책임져 | 風文 | 2023.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