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내겐 너무 예쁜 당신
산을 좋아하는 젊은 말콤은 애인인 바브와 6천 1백 피트나 되는 발루파스 산꼭대기에서 폭설을 만났습니다. 산장에서 밤을 새우고 눈쌓인 미끄러운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어미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은빛 털을 가진 굉장히 큰 곰이 바브를 덮쳤습니다. 순간 말콤은 바브를 밀쳐 눈덮인 냇독으로 쓰러지게 하고 곰과 결투를 벌였습니다. 말콤은 곰의 앞발 공격 한 대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드니 10 피트나 떨어진 곳에 바브가 내동댕이쳐진 것을 알았습니다. 곰은 얼굴을 땅쪽으로 돌린 채 눈 위에 죽은 듯 넘어져 있는 바브의 등을 물려는 찰나였습니다. 말콤은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무서워할 겨를도 없이 허리띠에서 사냥용 칼을 빼들고 곰에게 달려들어 육중한 곰의 등에 매달려 목 부근에 칼을 박았습니다. 곰은 신음소리를 내며 말콤을 땅에 떨어뜨리고 얼굴을 발로 마구 긁어댔습니다. 말콤의 머리털은 가발처럼 홀랑 벗겨졌고 마지막 힘을 다해 곰의 코를 때리면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바브의 필사적인 탈출로 병원에 옮겨진 뒤에야 의식을 되찾은 말콤은 중대한 수술과 함께 20여 번의 성형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루는 간호사가 붕대를 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 보았습니다. 팔의 근육을 떼어내 코를 만들고 다리에서 벗겨낸 피부로 얼굴을 덮은 자신의 얼굴을 보자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 날 이후 말콤은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사랑하는 바브가 매일같이 전해 오는 편지에도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난지 6개월만에 말콤은 바브를 찾아갔습니다. 흉터 투성이 얼굴에 팔은 깁스를 했고 온몸은 바싹 여윈 말콤을 바브는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으로 맞아 주었습니다. 결국 말콤은 바브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했습니다. 말콤에 관한 기사는 캐나다 전역에 퍼졌고 캐나다를 방문한 엘리자벳 여왕은 '용기의 별'이란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사람들이 바브에게 자기를 살려 준 의무감 때문에 결혼했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고 전부터 그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입니다. 외모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무슨 소용이 있어요. 흉터가 사람 됨됨이까지 바꾸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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