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내가 바로 시어러예요
제2차세계대전 전, 남편과 나는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월세 50 달러짜리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집세는 남편 월급의 반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라디오도 살 수 없었으나 놀라우리만치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 밤에 남편은 내가 노마 시어러와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인기 있는 영화배우였는데 나하고 시어러하고 닮은 점은 사실상 머리모양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은 동네 옷가게 진열장에서 본 드레스 이야기를 나에게 했습니다.
"그것을 당신한테 사줄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 옷은 당신에게 잘 어울릴 거야. 노마 시어러에게 맞는 스타일이거든." 나는 남편의 말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가 그것을 입고 어딜 가겠어요. 그 옷은 우리에겐 너무 사치예요."
그러나 그 이후로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할 때마다 그 드레스를 훔쳐봤습니다. 파스텔 색조의 얇은 실크 드레스, 그것은 모든 여자가 꿈꾸는 아름답고 고전적인 완벽한 스타일의 드레스였습니다. 그것의 가격은 20 달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분필을 찾다가 20 달러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한 해 전에 남편이 받아왔던 예상치 않은 보너스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이 돈을 잘 보관하기 위해 옷장 속의 분필통에 넣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보너스에 관해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남편이 퇴근하여 집에 왔을 때 우리는 번갈아 빠닥빠닥한 지폐를 만지면서 웃고 또 웃었습니다. 다음날 밤 남편이 큰 상자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그 상자를 침실에 갖다 놓았습니다. 이윽고 둘만의 시간이 되자 남편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드레스 한번 입어 봐."
나는 침실에 들어가서 새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거울을 들여다봤습니다. 나한테 꼭 맞았습니다. 정말 완벽했습니다. 내가 바로 노마 시어러였습니다.
행복이란 습성이다. 그것을 몸에 지니라. (허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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