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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
징그러워
남이 흘리던 콧물 아니야?
또 싸웠어.
누구랑? 꿈에서?
응. 너하고
먹네안먹네
잘자나 싶더니 또 꿈을 꿨나보군.
어제 저녁 난 삐져서 잠들었다.
내 맘도 몰라주고 귀찮다는 말투로
‘넌 왜 저방에 안가냐’ ‘강요하지 마라’ ‘뭐 시키지 마라’
내가 지금 이집에서 뭘하고 있는건지 잠시 헷갈리는 날이
어제같은 날이다.
‘그건 니 생각이고’를 되뇌이면서
내가 얹혀사는 걸 자꾸 서럽게 느끼게 되는 감정이 북받치면
토라져서 잔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그렸던 풍경이 아니다.
달래줄 사람도, 내가 삐졌던 걸 말할수도 없는 상황이 전개되니까.
.
이사람은 밤새 아파서 못잤고, 손떨림 증상이 더 심해졌고.
몸이 가라앉듯이 축 쳐지는 상태가 또 온거다.
이사람이 좀 호전되는 것같은 날이면 오히려 어김없이 난 재발된다.
이 사람에게 난 뭔가.
사실, 날 애인으로 생각하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난 묻지않고 살아왔다.
이게 바로 ‘그건 니 생각이고’이다.
내 인생사가 ‘그건 니 생각이고’ 이다.
그 사람은 날 사랑했던거야. 왜냐고? 내가 그걸 느꼈으니까. 확실히.
이런 식으로 살아온 내 인생의 결과는
지금 이거다.
아파서 매일 불안해 하는 사람을
일으켜 세워서 사무실로 데려가고
비집고 들어와서 문칸방에서 자고
나혼자 책임감 쩔고 걱정에 벌벌 떨며
집도 절도 없어서 애들하고도 떨어져 산다.
직장이라고 다니는건
매일 600명의 눈치를 살피느라 전전긍긍한다.
관둬야지.
뭐든.
브레이크를 나눠서 밟고 있다.
쏠리지 않게 .
시선이 나한테로 쏠리지 않도록 발가락에 힘주고 있다.
밟았다 떼었다 하는 운전습관이 기름을 낭비하고 있다.
내 몸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물어보고 살자.
제발.
내생각 말고 ‘니 생각은 뭐니’ ‘넌 어떻게 하고싶니’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이 사람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람처럼 똑똑하고 재밌는 사람이 오랫동안 제 옆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통하고 욕을 해도 금방 용서되고
같이 먹는건 뭐든 다 맛있고
잘자면 안심되고 잘먹으면 이쁘고
이사람이 만약 건강하게 된다면
아니 딱히 건강하지 않고 좀 아프더라도
계속 같이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장 건강한 상태였을때의 친절과 평화를 기억하겠습니다.
그 모습에 반한거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면 되지 상대가 절 안좋아해도 상관없는 감정이 생겼습니다.
좋아할 형편이 아닐수도 있는 상대를
계속 좋아하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그건 조절하고 밀고 당길 수 있는게 아닌겁니다.
저절로 어느날부터인가 명확하게 일방통행의 길에 들어선 자동차처럼
조심히 빠져나오는 겁니다.
양방향 도로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막다른 골목이 아니길 기도하면서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달리고 있습니다.
가슴도 아프고 서운해서 삐지고 한심해서 쪽팔려도
그냥 가는 길입니다.
웃는 거 한번 보려고 지극정성으로 가고 있습니다.
멈추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Who's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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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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