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가 삼척이라
'내 코가 석자라' 라고도 하는데 '지금 내 처지가 급하게 되어 남을 동정할 때가 아니라' 하는 뜻으로 쓰인다.
신라시대 김방이라는 사람이 있어 형제가 살았는데 동생은 부자나 - 여기서는 흥부전과 정 반대다 - 형 방이는 가난하여 빌어먹다가, 누가 땅 한 귀퉁이를 주어 농사를 지으려고 아우에게 씨앗을 얻으러 갔더니 심술궂은 아우는 씨앗을 모두 쪄서 주었다.
방이는 그것도 모르고 심었는데 오직 한 그루만이 나서 커 한 자 길이나 넘는 이삭이 달렸다. 진기하여 주야로 지키는데 하루는 새가 와서 잘라 물고 달아난다. 쫓아가다가 날이 저물어 새가 들어간 돌 틈서리에 밤을 나게 되었다. 그런데 붉은 옷을 입은 여러 아이들이 나와 노는데 금 방망이로 두들겨 술과 음식을 내어 먹고 즐거이 논다. 새벽녘이 되자 그 방망이를 바위 틈에 꽂고 헤어지므로 방이는 그것을 가지고 돌아와 큰 부자가 되었다. 이 말을 듣고 동생이 저도 그렇게 되려고 그곳에 갔다가 도깨비들에게 붙잡혀 코를 석자나 잡아 뽑혀 코끼리처럼 되어 가지고 돌아왔다.
이상이 흩어진 신라시대 기록에 남아 있는 얘기인데 위의 말은 이러한 설화에서 나온 것일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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