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 - 쏭챵, 짱창창, 챠오벤, 꾸칭셩, 탕쩡위 공저
5 캄캄한 서양 반짝이는 동양
1. 중국이 NO 라고 한들 어쩌겠는가
'지금은 사람의 영혼을 시험하는 시대이다.' 미국이 독립전쟁중이던 1776년,혁명가인 토마스 은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2백20년이 흐른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영혼의 시험에 직면해 있는 시대다. 20세기는 오래지 않아 끝날 것이고 새로운 21세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소련과 동구의 거대한 변화는 미국으로 하여금 총 한 발 쏘지 않고 공산주의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믿게 하였다. 미국은 스스로 냉전의 종식자라고 여기고 있으며 또 곧 '영광과 몽상'이라는 도취에 빠져 버렸다. 마침내 미국은 오천 년에 빛나는 문화를 가진 태평양 건너 동방의 거대한 민족이 아직도 공산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은 당연히 중국의 번영을 기원할 생각이 없다. 중국의 경제가 신속히 일어선 것이 미국으로서는 '신화'이다. 미국은 신화를 만들기 좋아하지만 믿지는 않는 나라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미국은. 자기들의 역사가 짧다고 해서 다른 나라의 유구한 역사에 대한 이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사물에 대한 오해는 반드시 판단의 신빙성을 떨어트린다. 미국에게 논리학 강의를 해 주는것은 필자의 능력 밖이다. 설사 논리학자를 초빙한다고 해도 미국에 대해서는 소용이 없을 것이다. 미국은 대략 두 가지의 자기 논리를 가지고 있다. 첫째, 미국의 가치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나라에 대해서 간섭한다. '미국의 권익 보호'라는 미명 아래서다.둘째, 미국이 중요시하지 않는 나라는 억압한다. 이는 '지역 균형유지'라는 말로 미화하고 있다. 미국은 스스로 '자유민주국가'를 표방함으로써 자기의 논리를 합리화시키고 있는데, 공리를 따라 추론해 가다보면 그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게된다. 미국 내에서라면 미국이 자기의 논리로 쇼를 하든 마술을 부리든 상관이 없다. 그러나 만일 중국인들 앞에서라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중국에 대해 패권주의, 인권주의, 강권정치, 경제제재 등의 수단을 부리고 중국을 제재하려는 무대효과까지 노리려 한다면 미국은 스스로 상상했던 갈채를 받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식상했다. 그들이 들을 수 있는 것이라면 야유뿐일 것이다. 모든 것을 짓밟아 넘어뜨리는 야유 중에 더욱 짧고도 힘있는 소리가 있다.그것이 바로 'No!'이다. 'No'를 나타내는 한자는 '不[뿌]' 인데, 형태상으로는 화살촉 위에 직선을 그은 모양이다. 이 글자의 음은 폭발하듯이 강력한 발음인 꽈열음 '뿌'이다. 이 음을 발음하기 위해서는 침묵할 때처럼 입술을 오므려야 한다. 중국의 민족혼인 루신은 일찍이, 침묵 속에서 폭발해 버리지 않는다면 침묵 속에서 파멸하고 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不'자는 일단 그 형태가 화살이 어두운 밤의 지평선을 꿰뚫는 것 같아서, 지나친 능멸과 속임에 참을래야 참을 수 없는 격정과 불만을 나타낸다. 중국어 'No'라고 말한 것은 아편전쟁 때부터였으나, 이제야 쉽게 여길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은 'No'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몽둥이로 맞아도 말 못한다고 오해받기 십상이다.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한 번 더 몽등이 세례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강권과 불의의 세력에게 머리를 숙이는 꼴이 될 것이다. 정말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정의와 공리를 배반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나중엔 말해 봐야 전혀 의의가 없다.
중국이 'No'라고 한들 어쩌겠는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트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고 세계 무역기구에 가입하는 담판석상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마이크에서 각종 정치경제 논단에서, 신화사 텔렉스에서 중국은 'No'라고 외쳤고 또 그 정당한 이유를 내놓았다. 앞으로는 더 많은 중국인들이 참고 참았던 'No'라는 말을 통쾌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본다. 정의는 반드시 지지를 얻을 것이며 영원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국제관계 속에서 모든 나라는 평등하다. 각 민족에게는 대대로 형성되어온 문화배경, 가치관, 도덕기준과 생존 및 발전의 노정이 있다. 강대국 아니 초강대국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나라의 생활방식이나 이데올로기를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더욱이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능멸하거나, 다른 나라를 희생시킴으로써 자기 나라의 이익을 얻을 권리는 없는 것이다. 냉전의 종식이 곧바로 패권주의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패권주의는 더욱 제 욕심을 채웠다. 미국은 여전히 냉전의 나날들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이미 지나간 시대의 환영을 만들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필름 위에 이야기를 꾸며 담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현실세계의 사실을 영화처럼 적당히 꾸며 댈 수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 미국은 가상세계를 좋아하는 나라이다. 이에 너무나 몰입하게 되면 스스로의 허구에 빠지거나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우롱당하게 된다. 매카시즘시대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예이다. 미국이 비록 유일한 초강대국이긴 하지만, 아직 모든 국제적 사안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닌이 말한 '민족 발전의 두 가지 추세는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것을 살펴보면, 먼저 민족의 생활과 민족 운동에 대해 깨닫고 민족 억압에 대항하는 투쟁을 하여 민족 국가를 건립한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각 민족의 상호교류가 더욱 증대되어 민족 간의 틈이 좁혀지면 자본, 일반 경제생활, 정치, 과학 등등의 국제적인 통일을 이룬다는 것이 두 번째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진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가 날로 다각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 미국이 'No'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시 눈을 몇 번 더 비벼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인권외교' 대표를 파견할 때, 그들의 가방에 책 두 권을 꼭 넣어주어야 할 것이다. 한 권은 [세계식민사]요, 다른 한 권은 [중국근대사]이다. 중국에 관한 책은 필요하다면 우리가 공짜로 보내 줄 수도 있다. 그들은 미국을 대표해서 이 책들을 반드시 진지하게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몇몇 사료 (정도는 외워두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옛 말에 ' 역사를 읽으면 환히 보인다'는 말이 있다. 미국은 역사를 많이 읽어야 한다. 외교용어로 말하자면 이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길일 것이다. 미국대표는 출발하기 전에 국무성 펜타곤 빌딩의 컴퓨터에서 2차대전 이후, 줄인다 해도 냉전 후부터 지금까지의 무기거래 현황과 판매 추세에 관한 서류를 한 부 복사해야 한다 . 이쯤에서는 아직 출발할 수 없다. 더 해야 할 것이 있다. 미국대표는 내친 김에 미군의 국외 분포 현황도 알아야 한다. 만일 펜타곤 빌딩이 자료 제공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면, 공교롭게도 여기에 프랑스 통신사(AFP) 기자가 워싱턴에서 보낸 전문이 있으니.다음 내용을 참고로 제공할 수 있다. 펜타곤 빌딩의 최신(1995년 9월 30일 마감) 통계 숫자에 근거하면,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11만 8천1백60명인데 그 중 독일에 7만 3천2백80명이 주둔하고 있고 영국과 이태리에 각각 1만 2천 명이 주둔하고 있다. 아시아주에는 8만 9천 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그 중 일본에 3만 9천1백 명, 한국에 3만 6천 명이 있다. 그 외 1만 3천2백 명은 아시아 해역에 주둔하고 있고,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9천2백50명이 있는데 그 중에 4천 명은 해상에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구에 3천4백 명이 있는데 그 중 2천7백30명이 해상에 있다. 미국무성의 다른 통계 숫자에 의하면. 미국에는 서반구의 해외 주둔군이 1만 7천1백30명 있는데 그 중 쿠바 관타나모에 5천1백29명이 있고 파나마에 7천7백 명이 있다. 이 정도에서 미국대표는 공항에 나가도 좋다. 이러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혹은 잠자기 전에 더이상 심심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대표가 이것을 진지하게 읽고 생각했다면 틀림없이 진정제를 먹어야 불면증이나 실어증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만일 그 대표가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인권외교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을 지 걱정할 것이다. 단지 미국을 대표해서 각지에 말을 전하거나 훈시하려 가는 것이라면 이는 헛수고에 그칠 것이다. '인권의 외교'를 그런 식으로 한다면 사람들은 더더욱 위선적인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위선자를 상대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욱 까발려 실체를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은 늘 자기 나라를 천당에 비유하며 그곳에는 민주라는 의자가 있을 뿐 아니라 자유의 가락이 있고 또다른 감동적인 무엇인가가 있다고 꾸며 대길 좋아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을 지탄하거나 간섭하려고 할 때마다 몇 가지를 골라내어 모범 답안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정말 애석한 것은 미국의 천당은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것이다. 미국이 가질 수 있는 것은 단지 그 국제 헌병 방망이 하나뿐이다. 누군가가 미국을 좀 설득해야 한다. 만약 모조리 똑같은 생각에 물들어 있다면 설득한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고 상황은 더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위선자더러 자신이 위선자임을 인정하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미국의 편집증과 교만은 이제 거두어들여야 한다. 'No'라는 말로도 부족해서 계란과 토마토 세례를 더 받겠다는 것인가? 미국은 이란, 쿠바, 이라크. 리비아, 팔레스타인, 북한. 심지어 미국의 우방인 일본의 오끼나와 미군기지 등등에서 얻은 교훈을 쉽게 잊어버리는 건망증환자가 되어 버렸나? 건망증이 아니라면 이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가 이미 미국의 불치병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프랑스로부터 자유의 여신상을 선물 받은 뒤로 자기네 땅 방방곡곡에 자유의 불씨가 퍼져 있다고 생각해 오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예술품으로서는 매우 아름답고 완벽하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이것을 자기들의 화신(化身)인 양 착각한다면,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위대한 발명가요 유머로 유명한 프랭클린은. 가장 위엄있는 자리에 앉은 가장 위대한 임금이라도 반드시 자신의 엉덩이 위에 앉아야 한다고말한 적이 있다. 미국은 영국 황실의 한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나라이다. 이치대로라면 더더욱 자신의 엉덩이 위에 죽치고 앉아야 한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미국에게 '자유'란 '자유를 누르는 것'이며, '민주'란 'No도 YES라 하며 미국의 말을 따르는 것'이다. 정말 영혼이 시험당하는 시대이다. 만일 미국이 영혼이 있는 나라라면 시련을 겪어야 할 것이며, 영혼을 잃어버려 방황하고 있다면 시련을 겪어야 할 것은 거꾸로 세계가 직면한 이 심상치 않은 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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