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에 분열주의자들의 활동이 강화되자 중국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 이를 막고 있다. 비록 지금은 평화로운 상태인 듯하지만, 나무가 조용하게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냥 두지 않듯이 진정한 의미의 어떤 전환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원인은 미국과 소수 서구 열강들이 중국대륙과 대만의 통일을 실질적으로는 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이 선언한 것과 같은 평화적 방식으로 통일이 된다 해도 미국인들은 결코 달가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막 국제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나라가 이데올로기의 판이한 차이로 분열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은 어느 모로 보나 미국의 전략구도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분열된 현상은 중국의 현대화 과정에 끊임없는 속박과 간섭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미국에게는 언제든지 간섭할 구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애매모호한 태도에다 상황에 따라 돌변하는 행동, 그리고 국회와 정부 간에 마치 대립하는 듯하다가도 신속하게 협조의 정신을 발휘하는 식의 정치놀음을 벌이는 미국으로서는 그들의 수완으로 대만과 중국관계를 둘러 싸고 있는 분위기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며, 게다가 교묘하게 그 속셈을 숨기고 자신과 남을 동시에 속이기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 .미 합동성명'에 서명하고도 의회에서는 '대만관계법'을 통과시켰다. 대만 독립주의자들의 소란이 요란해져 중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강경한 대응을 취하면 미국 의회는 이에 대해 다시 들고 일어나 한편으로는 '대만관계법'을 개정하여 '중 . 미 합동성명'보다 상위에두어야 한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관계법' 중의 낱말을 꼬집어 미국이 지지하는 것은 '중국과 대만의 평화통일'이기 때문에 무력사용은 비합법적이고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만일 중국이 무력사용을 중지하지 않으면 미국은 즉시 '대만보호'의 귄 리와 의무가 있음을 천명한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미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중앙정보국 계좌에서 대만의 분열주의자들을 위해 쓰인 돈이 얼마인지는 조만간 만천하에 밝혀질 것이다. 이렇게 된 후 미국은 다시 우리에게 평화통일을 요구할 것이며, 이때 대만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 신호에 지나지 않을 뿐 결코 대륙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둔 중국의 영토는 아닐 것이다. 좀더 상세히 말하자면 미국의 전략은 첫째 평화통일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고, 둘재 중국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평화통일 이외의 수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셋째 대만문제를 국제화하여 중국이 경솔한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이를 어기면 아시아 태평양 내지 전세계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응징과 국제적 고립을 감수하도록 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대만문제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중국의 원칙은 확고하게 결정되어 있으며 결코 한두 명의 정치지도자나 한 시대의 정부에 의해 단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만에 관련된 문제해결의 원칙은 국민의 의지로 만들어진 것이고 이에는 중국과 대만 간에 생길 수 있는 갖가지 변수들과 외세간섭의 가능성까지도 고려되어 있는 것이다. 장쩌민(姜澤민)이 말한 바와 같이. 적어도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어떤 지도자도 무원칙적으로 타협을 할 수는 없으며 누군가가 이를 어긴다면 그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두 척을 대만해협에 보내어 ' 강경하고 명확한 태도'를최대한으로 보여주었다. 이런 미국의 태도는 명확하였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만일 대만과의 전쟁이 벌어졌다면 미국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 고 군사적인 수단으로 간섭하였을 것이다. 동시에 이런 태도는 매우 모호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여주기 위한 태도일 뿐이고 미국이 실제로 무력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계산해 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은 이라크침공 때처럼 많은 서구 국가들을 모아놓고 유엔의 명의를 빌어 '합법'적으로 중국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인지를 따져 볼 것이다. 둘째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그에 동감하는 댕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를 계산해 볼 것이다. 셋째 중국은 이라크와는 달리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도 없으며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한 것이다. 이점은 유엔결의에서 이미 밝혀졌다. 제 아무리 미국의 맹폭을 받는다고 하여도 중국은 절대 이라크처럼 무력 앞에 쉽게 고개를 숙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몇 차례 전쟁을 치루었지만 깨끗하게 결말을 내고 물러난 적이 없다. 만일 중국과 대전한다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20세기 최대의 도박을 벌이는 꼴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말이 중국의 군사력이 이미 미국과 대항할 만큼 강력해졌다는 뜻은 결코 아니며 아울러 중국이 호전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도아니다. 중국이 큰 대가를 감수할 정도의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대만의 독립을 앉아서 지켜보는 이는 바로 역사상 가장큰 죄인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들도 미국에 이상과 같은 분명한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이제 더이상 대만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모든 상황의 변화는 바로 미국의 식언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려 하는 것은 중국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 되며 이에 중국은 크게 격분할 것이다. 대만문제는 바로 중국의 '아주 개인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키신저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계속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우리는 동반자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에게 대만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1896년 일본에 의해 강점된 이래 중국영토가 잠식되어 떨어져 나간 하나의 섬이다. 중국이 대만의 분열적 태도에 보이는 반응은 미국 남부의 각 주가 미국을 벗어나려는 태도에 보이는 북부의 반응과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하였다. 키신저는 친 중국인사로 장관 경력이 있는 고급관리에 지나지 않지만 정직하고 공정한 생각을 지니고 역사를 존중하며 용기와 지혜 및 전략적 안목을 두루 갖춘 인물로, 겅리치나 제이시 헬무츠와는 다르다. 대만문제를 대하는 태도면에서 그들과 키신저를 비교해 보면 단순히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 이들은 중국 통일을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협하는 행위로 여기고, 대만해협을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대만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때가되면 미국은 '동반자를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