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문화의 이해 - 공일주
3. 언어의 이중구조
집단적인 이중구조
특정국가에서의 교육정책이 언어집단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히 여러 계층을 만들게 된다. 이를테면 외국어 구사력이 뛰어나지만, 국어를 전혀 모르는 집단은 국어에 적대적이고 외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집단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 그래서 반작용으로 외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집단에 외국어를 잘하는 집단과 적대적인 위치에 놓인다. 개별적인 이중언어 구조를 없애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고려된다면 위와 같은 집단적 이중언어 구조도 결말이 날 수 있다. 역사적인 원인에 따른 집단적 이중언어 구조는 현재 알제리, 모리타니아, 소말리아, 지부티의 이중언어 구조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이들 나라는 첫째, 식민지의 결과로, 둘째, 독립 후 국가가 계속해서 실시한 교육적 노력으로 발생한 결과이다. 이집트에서의 개별적 이중언어 현상은 그것의 존재를 알게 해 주는 특징이 있다. 즉, 사회의 문화적 결속력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과 이중언어 구조의 사용사가 상류층이란 사실이다. 그들은 아랍어를 국어로서 매우 잘 구사하면서도 민족문화에 젖어 있었고, 동시에 아랍어에 기여할 정도로 외국어도 잘 하였다. 선진외국에 긍정적 개방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 구사력을 통해 새로운 사상의 도입에 기여했다. 물론, 시리아를 제외하고 동부의 모든 국가는 대학의 과학, 문학, 인문학 분야의 교육어로서 이중언어 구조를 잔존시켜야 만했다. 따라서, 외국어를 싫어하지 않으면서도 민족어를 사랑하고, 개방을 거절하지도 않으면서도 함께 융화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여기에는 전술한 이중구조를 거절하지 않고 모든 생각 위에 아랍어가 군림하기를 바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영속적인 또는 단계적인 이중구조는 그 둘 각각이 일반적이거나 특수한 이중언어 구조가 된다. 영속적이고 일반적인 이중언어 구조는 튀니지 같은 언어구조이고, 일반적이며 단계적인 것은 모로코의 언어구조이며, 영속적이고 특수한 언어구조는 동부 아랍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영속적, 단계적, 일반적, 특수한 이중구조가 함께 섞어 있어 그 특징이 분명하지 않는 모리타니아, 소말리아, 지부티가 있다. 또, 민족 해방전선의 제4차 전당대회의 결정과 1979-1980년 회기의 당중앙 위원회의 결정, 그리고 민족어의 최고 위원회가 창립되어 기본적 방참이 세워지기 전의 알제리를 들 수 있다.
예부터 유산으로 내려온, 그리고 습득되어진 이중언어 구조가 계속되는 동안에 마그립 국가에는 다음 세 가지 경향이 나타났다. 첫째, 역사적인 뿌리를 프랑스 식민주의 학교에서 볼 수 있다. 이들 학교는 점령 당사국의 제안으로 동양학자들이 세웠지만, 아랍어, 문학에 능란한 이중언어 사용자들을 쫓아 내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종교와 관련된 문제에만 번역의 기능을 떠맡게 하거나, 민족 운동가의 활동에서 간첩활동을 했다고 그들을 쫓아 냈다. 그들 중에는 아랍어는 종교와 의식의 언어일 뿐이고, 프랑스어(마그립 국가)나 영어(동부국가)는 세속의 언어이자 과학의 언어라고 생각하였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다. 오늘날까지 이런 경향은 아랍어가 뒤떨어진 언어이고, 감정적이며 비이성적인 언어라는 견해를 가진다. 둘째, 앞선 경향에 반대되는 입장으로 국민의 광범위한 인구를 포함한다. 그들 중의 대부분이 아랍어를 쓰는 문화시민이고 소수는 종교나 애국심에 따라 나뉘어진 이중언어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교육의 원칙으로서 이중언어 또는 다중언어 구조를 거절하지 않는다. 물론, 이 때 이중 또는 다중언어 구조는 잘 조직된 규칙에 따라 제약을 받게 되고, 그들은 세계어인 영어를 제1외국어가 되기를 우선하는 경향이 짙다. 셋째, 앞의 두 경향의 중간 위치를 같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날 모든 일에 민족어(국어)가 열정적으로 지배되지 못하고, 동시에 이를 영속적, 그리고 일반적 이중언어 구조라 부를 수도 없어, 아랍어가 먼 장래에 지배적이지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아랍사회의 성인 개개인을 결속시키는 데 필요한 이중언어 구조의 중요성을 앞에서 언급했다. 그러나 초기단계에서 하나 이상의 언어가 지배층 권력의 일부 입장에 따라 자라나는 세대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아랍헌법에 의하면, 모어는 사실 그 국가의 민족어가 되고, 동시에 유일한 공용어가 된다. 그래서 이 공용어는 그 사회의 학문, 경제, 정치, 문화, 사회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생활과 이들 언어가 분리될 수 없으므로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언어습득 단계에서도 다른 언어를 접하게 된다. 현대 아랍 교육학자들 중에는 인간은 한번에 두 개의 언어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은 각 언어가 사고와 감정을 하나의 길로만 표현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 실시한 일련의 실험결과를 통해서도 이러한 견해에 지지를 보낸다. 초기단계에서 어린이가 습득한 외국어 낱말은 다만 앵무새처럼 따라 하게 되고, 그 의미는 완전하게 결손된다고 생각하였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들을 이에게 소리로서 그 의미를 전하게 되고, 그 언어는 사회 속에서의 가치를 전한다. 따라서, 그 국가에서 따르고 있는 언어의 이중언어 구조체계 내에서 외국어와 함께 어린이가 배우는 민족어의 낱말의미는 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계의 교육계를 휩쓸었던 이 견해는 적어도 조기에 어린이는 모어와 경쟁이 되는 언어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심리 언어학적인 이 연구는 민족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추구하려고 하는 어린이는 10살 전에는 두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배증하지만, 그 중 하나는 자발적으로 말하고 다른 하나는 언어와 사고에 있어 노력을 기울여 말한다고 한다. 물론, 보편적인 언어풍토 속에서 최종적인 형태로 안정이 되는 대신에, 두 언어 사이에 자주 주저하게 된다. 어린이는 두 국가로, 두 역사로, 두 재능으로 나뉘게 되고, 각 언어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둘 중의 어느 한 언어가 선두에 서기 위해 다른 언어를 지배하게 되고 어린이에게서 선두위치를 빼앗으려 한다. 현대 아랍 연구자 중에는 10살도 되기 전에 아이에게 교육어로서 외국어를 강요하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곧 어린이에게 그의 역사가 아닌 삶을, 그의 조상이 아닌 조상에게 속하길, 그리고 그의 고국이 아닌, 그의 부족이 아닌 것에 속하길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어쨌든 그들은 아이가 천재가 아니고서는 12살 또는 15살 되기 전에 두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심리적, 그리고 교육적인 면 이외에도 문화적인 면이 있다.
언어와 문화 사이의 상호 관련성은 곧 학문(이론)과 실제라 할 수 있다. 학문은 지식이고 여기서 지식은 문화의 기본요소 중의 하나이며, 실제는 지식을 여러 생활분야에 적용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실제는 살고 있는 실제상황에서 학문적 이론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문과 실제는 밀접한 조화를 이룬다. 사실 문화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학문과 실제를 쪼갤 수 없는 것이다. 문화와 언어 사이의 관계에 바탕을 두고 볼 때 학문은 문화 속의 기본적인 요소이고, 동시에 실제에 필요한 배경을 이룬다. 그런 면에서 사회 속에서 고유한 문화를 찾을 수 없고, 다만 민족어가 그 사회의 문화와 사상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아랍국가에는 원래 고유문화와 수입된 문화 사이에 갈등과 이중구조가 있다. 국가들의 개성을 희박하게 하고 그의 문화를 불완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문화수준의 향상과 문화발전을 실현시키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현대사회에서 선진사회가 언어와 문화, 그리고 문명 사의의 완전한 조화에 그 바탕을 두고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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