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2. 사화의 소용돌이
작은 임가 숭재와 큰 임가 사홍은 천고의 간웅 중에 가장 큰 간웅이네 천도가 돌아오면 갚음 응당 있으리니 네 뼈 또한 바람에 흩날려짐을 알겠도다
폐비사건을 보고 갑자사화를 예견한 이세좌의 부인
이세좌(1445-1504)의 본관은 광주이고, 자는 맹언이다. 문과에 급제하여 승지를 거쳐 판서까지 올랐다. 성종이 폐한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 윤씨를 죄주어 사사할 적에 이세좌가 승지로서 사약을 가지고 갔다가 그날 저녁에 집에 돌아왔더니 그의 부인이 물었다.
"조정에서 폐비의 처형을 논의하더니 결국 어찌되었습니까?" "오늘 이미 사사하였소. 부득이 내가 사약을 전달하는 사명을 맡게 되었소"
이 말을 들은 부인은 깜짝 놀라 일어나 앉으며 탄식하였다.
"아! 슬프도다! 우리 자손도 살아 남는 이가 얼마 없겠구려. 어머니가 죄없이 죽음을 당했는데, 그 아들이 어찌 훗날 보복함이 없겠소"
연산군 10년(1504) 갑자사화 때에 드디어 이세좌는 동쪽 저자거리에서 참형을 당하였고, 그의 아들 수정 또한 죽음을 당했다. 부인의 선견지명에 주변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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