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1. 창업의 문
궁궐 공사로 손발이 갈라 터진 심덕부
심덕부(1328-1401)의 자는 득지이고, 본관은 청송이다. 고려말 음보로 동정에 올라 부원수까지 역임하였다. 조선 개국에 공이 커서 구공신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정몽주, 지용기, 설장수, 성석린, 박위, 조준, 정도전과 더불어 계책을 세우고 원로 종친들과 함께 궁궐로 가서 고려 왕실의 어른인 정비의 명을 받들어 창왕을 폐위시키고 공양왕을 세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태조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고 궁궐과 종묘를 건축할 때 그에게 공사를 총괄하게 하였다. 건물의 위치와 모양, 넓이와 크기, 성의 둘레와 높이 등이 모두 그의 책임하에 이루어졌고, 공사는 일 년 안에 끝났다. 공사를 감독할 때 일을 너그럽게 처리하고 성의를 다해 설득하였으므로 인부들이 조금도 괴롭게 여기지 않았다. 아들들이 벼슬을 하게 되자 그는 터지고 갈라진 자신의 손발을 내보이면서 훈계하였다.
"나는 손발이 부르트도록 열성을 다해 오늘에 이르렀다. 너희들도 벼슬아치 생활을 편안하게 앉아서 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라"
그는 20년 동안 정승 자리에 있었으나 살림은 항상 넉넉지 못했다. 그는 늘 집안 사람들에게 당부하였다.
"나는 오랫동안 공직에 있는 몸이니 만약 누가 문안 올적에 선물을 가지고 오거든 절대로 받지 말아라"
벼슬이 좌의정에 이르렀고, 청성백에 봉해졌다. 시호는 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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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6-07 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