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이 북산을 보며 웃네 - 역사 속으로 찾아가는 죽음 기행 : 맹란자
제1장 죽기가 힘들었던 사람들
소금에 절인 생선과 함께 실린 진시황의 시신
진지황은 장양왕의 아들로 태어났다. 조나라에 인질로 있을때 장양왕은 계획적으로 접근한 대상인 여불위에 집에서 그의 나이 어린 첩을 보자 자기에게 달라고 간청한다. 그녀는 이미 여불위의 아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자초(장양왕)에게로 가서 12개월 만에 아들을 낳으니 그가 정, 장양왕의 뒤를 이어 13세에 진왕이 된 진시왕이다. 그의 길게 찢어진 눈, 높은 코, 넓다란 가슴, 거기다 산개의 울음소리보다 더 우렁찬 목소리는 주위를 압도했다고 한다. 그는 삼황오제의 존칭을 줄여 스스로 시황제라 칭하였으며 성격은 포악하고 사치를 즐겼다. 분서갱유를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한종, 후공, 석생을 시켜 불사약을 구해오도록 명령하였다. 방사, 서시 등이 동해로 나가 신약을 찾았으나 수 년이 지나도 성공하지 못하자 견책을 받을까 두려워 거짓말을 꾸며대었다. 봉래섬의 신약은 얻을 수 있으나, 항상 큰 고래같은 물고기가 방해하여 그곳에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활을 잘 쏘는 사람과 같이 가서 그것이 나타나면 활로 쏘게 해주십시요. 마침 시황은 해신과 싸우는 꿈을 꾸었는데 해신의 형상이 마치 사람과 같았다고 한다. 점몽 박사는 이런 해석을 내렸다. 수신이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어나 교룡이 나타나면 그것이 바로 수신이 나타나는 징후입니다. 이 악신이 나타났다면 당연히 몰아내야 합니다. 그러면 선신이 나타날 것입니다. 시황은 선약을 구하러 동해로 나가는 사람들에게 대어를 잡는 도구를 휴대하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자신도 직접 활을 갖고 나가 지부에 이르러 대어를 한 마리 사살하였다. 그 후 해안을 끼고 서쪽을 순행하는 도중 평원진에 이르자 진시황은 병환이 났다. 갑자기 위중해져서 황제는 아들 부소에게 발상하면 함양에 돌아와 장례에 참여하라 는 친서를 보내도록 하였다. 무더운 7월 병인일, 그렇게 살고 싶어하던 시황은 불사의 꿈을 끝내 버리지 못한 채, 사구평대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는 쉰 살 밖에 되지 않았다. 승상 이사는 황제가 외지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공자의 변란이 일어날까 두려워 이 사실을 숨기고 진시황의 관을 온량고(온도가 조절되는 수레) 안에 안치하고 밥때가 되면 환관으로 하여금 음식을 갖다 바치게 하며 황제가 사망한 사실을 숨겼다. 한편 조고는 공자 호해와 승상 이사와 음모하여 공자 부소에게 보내는 친서를 파기하고 승상 이사가 사구에서 시황의 유조를 받은 것으로 꾸며 호해를 태자로 세웠다. 그 후 다시 공자 부소와 몽념의 죄를 꾸짖으며 자살하라는 위조친서를 보낸다. 더위가 한창인지라 온량고 안에서는 사람 썩는 악취가 새어나왔다. 당황한 그들은 소금에 절인 생선을 같이 싣게 해서 냄새를 위장하였다. 일행이 함양에 도착하자 비로소 발상을 하고 태자 호혜가 제위에 오른 그로부터 두 달 뒤인 9월에야 시황은 여산에 매장되었다.
시황은 즉위 초부터 여산을 조영하기 시작하였다. 궁형을 받은 죄인 등 70여만 명을 투입하여 궁정 백관의 모형과 각종 진귀한 기물로 그 안을 가득 채웠다. 수은으로 황하, 양자강 등 수많은 강과 대해를 본떠서 만들고 천상과 지상 세계를 갖추어 축소 재현하였다. 진시황릉에 부장된 병마용갱의 병사와 말은 실물의 크기로 7000여 체가 매장되어 그 규모와 위용은 실로 대단하였다. 94년 여름, 그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다행이 필자에게도 주어졌다. 돔형 은회색 지붕으로 된 제1호 갱 안에 들어서니 발 아래의 호 속에 병사들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군모와 군장을 갖춘채 도열해 있었다. 한 마디로 충격적이었다. 진시황의 아들 호해는 후궁들은 순사케 했을 뿐만 아니라 매장에 관여한 장인들까지도 모두 산 채로 가두어 버렸다. 그리고 무덤 위에 나무를 심어 산처럼 보이도록 위장을 하였다. 그러나 1974년 3월 농업용수를 구하기 위해 우물을 파던 한 노동자에 의해 2200년간이나 잠들어 있던 진시황의 지하군단이 세상에 밝혀지게 된 것이다. 4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이 진시황릉과 만리장성, 그것이 중국을 먹여 살리는 관광수입의 한 몫을 톡톡히 한다지만 무모한 집착과 그 어이없는 큰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2-12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