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에 숨어 있는 100가지 이야기 - 진현종
제1장 이것은 괴로움이다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 뱃속의 아이
부처님이 여러 대중들에게 설법하고 계실 때였다. 그때 부처님의 정법을 믿지 않고 외도(외도란 불교를 내도라고 부를 때 대칭되는 말로 불교 이외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님 당시에는 많은 외도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 여섯사람을 육사외도라고 부른다)를 따르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전차녀였다. 그녀는 자기 스승보다 부처님이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걸 시샘하여 모종의 계략을 꾸며 부처님을 욕보이려고 했다. 그녀는 옷 속에 나무로 된 발우를 숨겨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오게 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이 설법하고 있는 곳으로 가 사람들 앞에서 외쳤다.
"지금 말하고 있는 이 사람은 위선자입니다. 이 사람은 이미 나와 정을 통한 적이 있단 말이에요. 제 배를 보세요. 이 뱃속에는 바로 저 사람의 아이가 들어 있답니다."
전차녀의 폭탄선언에 설법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럴 리가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도 많았지만, 금방 신심이 무너져 부처님을 비방하며 수군거리는 자도 있었다. 그때 그 자리에서 설법을 듣고 있던 제석천이 생쥐로 변신하여 전차녀의 옷 속으로 들어가 발우를 붙들어매고 있던 끈을 갉아서 끊어버렸다. 그러자 탁하는 소리와 함께 발우가 땅에 떨어졌다. 곁에 있던 사람이 그 발우를 집어들고 전차녀에게 말했다.
"이게 바로 당신이 말한 그 아이요?"
전차녀는 자신의 계략이 탄로나자 얼굴이 벌개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땅이 갈라지더니 전차녀를 삼켜버렸다.
<대당서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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