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도의 바탕 - 천하
천하를 다스리는 도법을 가진 자들은 많다. 모두가 덧붙일 것이 없는 것을 가졌다고 한다. 옛날의 소위 도술이란 것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디에나 없는 곳이 없다. 그렇다면 신은 어떤 연유로 내려오는 것인가? 밝음은 어떤 연유로 나오는가? 성인이 출현하고 왕이 달성하는 것은 모두 하나에서 근원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이렇다. 하고 내세우는 학파가 많다. 그들은 한결같이 그것이 제일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도를 전하는 근본적인 학술이 있다는 말인가? 그보다는 도 자체가 보편적인 것이므로 어디에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도의 작용이 나타나고 모습이 구체화되며, 성인이 출현하고 제왕의 공업이 이루어지는 이 모든 것은 한결같이 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위대한 장자 - 천하
그 글은 비록 기발하고 특별하나 사물과 더불어 서로 따르므로* 해침이 없다. 그 말은 혹은 허하고 혹은 실하나 그 골계가 가관이다. 그 충실함이 더할 수 없을 정도다. 위로는 조물자와 더불어 놀고, 아래로는 생사를 내던져 종시가 없는 것과 벗한다. 근본*에 대한 것은 굉대하게 열리고, 깊고 넓게 덮으며, 대종에 대한 그렇다고는 하나 변화에 응하여 만물을 해설한 것이기에 그 이치를 다 말할 수가 없고, 장래에도 허물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즉 망망하고 매매하니 다하지 못한 것이다.
* 사물과 더불어 서로 따르므로 : 원문은 연환으로, 빙빙 도는 모양을 말한다. * 근본 : 여기서는 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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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저서는 규모가 웅대하고 상식적인 사고를 초월한다. 그의 논술은 자유 자재여서 남을 해치지 않으며, 그의 표현은 신출 귀몰하고 기기 괴괴해서 파격적인 재미가 있다. 또 내용에는 생명력이 충일한 풍성함이 있다. 위로는 조물자와 함께 놀며, 아래로는 생사를 벗어나고, 시간을 초월한 자와 벗하는 것이 그의 경지이다. 근원적인 진리에 대한 파악은 광대하고 넓어 두루 미치며, 도에 대한 그의 이해는 정신의 편안한 조화를 얻어 높은 세계로 올라가 있다. 이를테면 신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변화하는 현상계에 순응하여 삼라 만상에 존재 양식을 해설한 것이므로 그 이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장래에도 그러한 허물을 벗을 수는 없을 터이니 그런 의미에서 그 역시 '미진한 것을 남긴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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