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천하의 주인 - 양왕
요가 천하를 허유에게 양도하려 하자 허유는 받지 않았다. 또 자주지보에게 양도하려 하자 자주지보가 말했다.
"나를 천자로 삼는 것도 좋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나는 마침 유우지명*이 있어서 그것을 치료하고 있는 중이오. 천하를 다스릴 만큼 한가롭지 못하오."
천하는 지극히 중요한 것이지만 생명을 해쳐도 될 만큼은 아니다. 하물며 다른 것이야 어떻겠는가? 천하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사람만이 천하를 맡을 수 있다.
* 유우지병 : 마음으로 근심하는 병. 우울증 또는 가슴앓이로도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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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주고자 했으나 허유는 사양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주지보에게 천하를 양도하려 하자 자주지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를 천자로 삼는 것도 졿겠지요, 하지만 나는 지금 마음의 병을 앓고 있어서 그것을 고치는 중이오. 그러니 천하를 다스릴 틈이 어디 있겠소?"
천하는 더없이 가치있는 것이겠지만 목숨을 희생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보다 못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천하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천하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