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성인 흉내내기 - 외물
연문*에 부모를 여윈 사람이 있었는데, 곡하고 슬퍼하느라 몸이 여위었다.*나라에서 벼슬을 주어 표창하자 그를 흉내내는 무리들이 여위거나 반이 죽었다. 요가 허유에게 천하를 주자 허유가 도망했다. 탕이 무광에게 천하를 주려 하자 무광은 화를 냈다. 기타가 이를 듣고 제자를 이끈 채 관수에 주저앉아 있으니 제후들이 위문했다. 삼 년 후 신도적은 그를 사모하여 황하에 뛰어들어 죽었다.
* 연문 : 송나라에 있는 성문 이름. * 곡하고 슬퍼하느라 몸이 여위었다 : 원문은 선훼이다. '훼'는 '야위다', '수척하다'라는 뜻으로, 훼멸은 상을 당해 너무 슬퍼하여 몸이 야위고 기운을 잃는 것을 말한다. 즉 법도에 맞게 상을 잘 치렀다는 뜻이다.
************************************************************************************
송나라 연문 근처에 부모의 상을 입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너무도 상례를 지킨 나머지 형편없이 여위어버렸다. 그래서 나라에 표창해 벼슬을 내렸더니 그곳 사람들이 모두 그 효자 흉내를 내다가 여위어버렸고, 그 중에는 너무 여윈 나머지 죽는 사람이 반이나 될 정도였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요가 허유에게 천하를 넘기려 하자 허유가 도망친 것을 본받아 그것을 흉내내는 자가 속출한 것이다. 은나라 탕왕이 무광에게 양위하려 들자 무광은 자기를 모욕한다고 성을 냈으며, 그 소문을 들은 기타는 제자들을 이끈 채 관수 기슭에 주저앉아 물에 빠져 죽겠다고 했다. 이에 제후들이 그를 위로하기 위해 사신을 보내기도 했다. 그로부터 삼 년 후, 신도적은 기타의 행위를 사모한 나머지 누가 그에게 천하를 주고자 하지도 않았는데 황하에 뛰어들어 죽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