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쫓는 자는 쫓긴다 - 산목
장주가 조롱*의 울타리에서 놀던 중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날개의 폭이 일곱 자에다 눈의 크기가 한 치나 되는 새였는데, 장주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루 숲에 앉았다. 장주가 말했다. "이게 무슨 새인가? 날개가 커도 지나가지 못하고, 눈이 커도 보지 못하는구나." 옷자락을 걷고 걸음을 빨리하여 탄자*로 이를 맞히려 했다. 자세히 보니 바야흐로 아름다운 그늘 속에서 그 몸을 잊고 있는 매미 한 마리가 있는데, 버마재비가 앞발을 들어 그것을 치려 했다. 얻을 것만 생각하느라고 그 형체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또 이상한 까치는 그를 쫓느라고 이익 때문에 참*을 잊고 있었다. 장주가 두려워하며 말했다. "아아, 만물은 본디 서로 괴롭히고, 두 종류는 서로 부르는구나." 탄자를 버리고 돌아나오는데, 숲지기가 쫓아와 꾸짖었다. 장주는 돌아와 석 달 동안 뜰에 나오지 않았다. 인저가 따라와 물었다. "스승님은 요즈음 무엇 때문에 통 뜰에도 나오지 않으십니까?" 장주가 대답했다. "나는 형을 지키느라 몸을 잊었고, 흐린 물을 보느라 맑은 못을 잊었다. 또 내가 선생님께 듣기로는 '세속에 들어가면 그 세속을 좇으라'고 하셨다. 내가 조릉에서 놀며 참을 잊었더니 밤나무 숲지기는 나를 죄인 취급했다. 이것이 내가 뜰에 나가지 않는 까닭이다."
* 조릉 : 능의 이름 * 탄자 : 탄궁. 활. * 참 : 여기서는 신과 통하여 자신의 몸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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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조릉에서 사냥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남쪽에서 이상한 까치가 날아왔다. 날개는 일곱 자나 되고, 눈은 한 치나 되는 큰 까치였다. 까치는 장자의 이마를 살짝 스치고 날아가서 가까운 밤나무 숲에 앉았다.
"이상한 새다. 큰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잘 날지 못하고,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치 눈뜬 장님 같지 않은가!"
장자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재빨리 밤나무 숲속으로 들어가 화살을 겨누었다. 그런데 자세히 바라보니 까치는 나무에 붙어 있는 버마재비를 노리고 있었다. 그 버마재비는 또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신나게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지 않은가. 버마재비도 까치도 먹이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자기 몸이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장자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먹이를 노리는 것이 또 먹이가 된단 말인가? 이익을 쫓는 자는 해를 부른다. 위험하기 짝이 없구나."
장자는 활과 화살을 버리고 급히 밤나무 숲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뒤쫓아온 밤나무 숲지기에게 붙잡혀 밤 도둑이라고 실컷 욕설을 들었다. 그 뒤 장자는 석 달 동안 방에 틀어박혀 뜰에도 나오지 않았다. 제자인 인저가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요즘은 뜰에도 나오지 않으시니 말씀입니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외계의 사물에 마음을 빼앗겨 나 자신의 우매함을 모르고 있었다. 흐린 물에 마음을 빼앗겨 맑은 못에 몸을 비춰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 '세속에 살고 있는 한 세속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교훈이 있다. 그런데 요전번에 조릉에서 놀 때는 이마를 스치고 날아간 큰 까치에게 정신이 팔려, 금령도 미처 생각지 못하고 밤나무 숲속으로 들어가지 않았겠나? 그 때문에 숲지기에게 엉뚱한 의심을 받아 욕을 보았기에 그런 내 자신이 부끄러워 이렇게 틀어박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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