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마음의 천변 만화 - 재유
최구*가 노담에게 물었다. "천하를 다스리지 않고도 인심을 안장할 수 있습니까?" 노담이 대답했다. "너는 조심해서 인심을 교란하지 않도록 해라. 인심이란 깎아내릴 수도 있고 추어줄 수도 있다. 올리고 내리는 것은 옥에 가두거나 죽이는 것과 같다. 유약한 것은 딱딱하고 강한 것을 부드럽게 하지만 날카로운 것은 깍거나 간다. 그 열이 불길 같고, 그 차가움이 얼음장같다. 부앙지간*에 사해의 밖에까지 미치고, 가만히 있으면 금방 연못처럼 고요해지며, 움직이면 뛰어 하늘에 이른다. 이렇게 광분하고 교만해서 잡아맬 수 없는 것이 인심이다."
* 최구 : 노자의 제자. * 부앙지간 : '부앙'은 '굽어보고 우러러 보다'라는 뜻이다. 몸을 굽혔다 젖혔다 하는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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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가 노담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천하를 다스리지 말라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민심은 어떤 방법으로 안정시킬 수 있겠습니까?" "너는 부디 조심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해라. 사람의 마음이란 깍아내릴 수도 있고 추어줄 수도 있으나 어느 것이나 다 치명적이다. 부드러운 것은 딱딱하고 강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날카로운 것은 깎거나 갈아서 만물을 자극시킨다. 불길같이 타오르기도 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순식간에 이 세상 밖으로 뛰어 나간다. 가만히 있으면 못물처럼 고요하고, 움직이면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이렇듯 천변 만화해서 결코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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