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전 200선 해제 1 - 반덕진
제4장 서양문학
신곡 (La Davina Comedia) -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
중세의 모든 학문을 총괄하고 그리스의 호메로스와 로마의 베르길리우스가 쌓은 장편서사시의 전통을 계승하여 저술한 불멸의 고전.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단테가 로마의 대시인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과 연옥을 방문하여 천태만상의 인간들의 죄와 벌을 목격하고, 구원의 여인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천국의 비전을 보는 것을 중심 플롯으로 하는 신곡 은 단테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의 자서전적인 이야기와 당대의 정치상황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는 기독교가 삶의 틀이었던 중세의 세계관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있다.
* 작자의 생애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더불어 세계 4대 시성이라 일컬어지는 단테, 그리고 (신곡)은 밀턴의 (실락원)이나 번연의 (천로역정) 등과 더불어 최상의 기독교 문학이라 불리어진다. 단테는 르네상스의 요람이며 유럽 중세문학의 중심지였던 피렌테에서 귀족출신으로 태어났으나, 아버지 대에 와서는 가문이 많이 기울게 되었다. 세레명은 두란테(Durante)인데, 후에 생략하여 단테(Dante)라고 고쳤다. 단테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계모의 손에 키워져 그는 모성애를 알지 못한 채 동경의 마음만을 키웠다. 그의 아버지는 평범했으나 장남인 단테의 교육만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직 어린 나이에 양친을 잃게 된 단테는 책임감이 있고 학구심에 불타는, 그리고 자신에게 엄격한 젊은이로 성장했다. (신곡)에서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에게 지옥, 연옥 을 안내하는 데서도 나타나듯, 단테는 그리스로마 고전작가들의 문장을 규범으로 삼았다. 동시에 새로운 사조에도 민감했다. 당시 이탈리아 각 지역에서 일어난 속어시에 눈을 돌렸고, 사랑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시법을 익혀 그 분야에서 제 1인자임을 자인했다.
그의 생애에 큰 영향을 주었던 베아트리체는 그가 9세가 되던 해에 만났다. 그후에도 단테는 그녀의 모습을 가슴 속에 새기며 성장했는데, 고독한 청년의 마음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현실에서는 맺어질 수 없는 연인이었기에 그 사랑은 더 깊었고 어느덧 성모 신앙과도 같은 마음의 지주가 되었다.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그녀는 단테의 영원한 연인이 되고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승화되었다. 단테의 역작 (신생)은 그녀가 죽은 뒤인 1292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이 책 끝머리에서 그녀에게 품은 지극한 사랑에 부응할 예술작품을 쓰겠다는 결의를 피력하고 있다. 이처럼 베아트리체는 그에게 있어서 창작의 원동력이 되었다.
단테의 청춘시대는 이상과 같이 교우와 학문과 시와 슬픈 사랑속에서 지나갔다. 그러나 필생의 대작 신곡의 집필을 시작하기 전에 그의 앞길에는 뜻하지 않은 기구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단테가 피렌체 공화국의 정치에 참가한 것은 1295년 카피타노 델포플로의 일원이 되면서부터였다. 동시에 그는 통령선출 심의위원회의 고문을 겸했고 의사약제사 조합에도 가입했다. 이것은 귀족 출신자가 공적 정치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또 이듬해에는 1백인 위원회 위원이 되고, 그뒤 3년간 도시의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단테에게 있어서 운명의 해라고 할 수 있는 1300년 그가 (신곡) 서두에서 노래한 인생의 반 을 맞이한 해다. 그의 나이 35세, 그해 6월 14일 그는 도시국가의 최고지위인 통령에 선출되었다. 공직에 참여한 지 불과 5년인 그로서는 파격적인 승진이었다. 이 제도는 독재를 방지하기 위해 피렌체 공화국이 채택한 것으로, 시내 6지구를 대표하는 6명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2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무렵 피렌체에서는 집권세력인 겔프 당이 백당과 흑당으로 갈려 또다시 격심한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백파에 속해 있던 단테는 통령의 임기가 끝나자 2명의 피렌체 인과 함께 로마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그 동안에 국내의 사태가 급전했다. 흑파가 정권을 잡아 백파를 추방하기 시작했다. 단테도 예외는 아니었다. 1302년 1월 27일, 그는 정치적 반역자로 기소되어 벌금과 공직추방, 그리고 2년간 국내에 들어올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고, 출두를 요구받았다. 그러나 단테는 출두하지 않았다. 이에 3월 10일에는 영구추방이 결정되는 한편, 시 정부에 체포될 경우 화형에 처한다는 가혹한 조치가 취해졌다. 이런 이유로 단테는 그리운 조국의 땅을 두번 다시 밟지 못했다. 1302년 봄은 단테에게 있어서 정말 쓰라린 시기였다. 고국에 돌아가 마음의 준비라도 한 뒤 처벌을 받았다면 그래도 좀 나았을 텐데 여행길에서 가혹한 추방의 통보를 받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단테는 고독한 천애의 표랑생활이 시작되었다.
단테는 이 무렵 대서사시 (신곡)의 완성을 목표로 하여 외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었다. 추방 후 얼마 되지 않아 붓을 들기 시작한 걸작은 (지옥) (연옥)으로 진행되어 마침내 (천국)의 가경으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편은 특히 신학적인 논의를 초래할만한 대목인만큼 용의주도한 학문적 준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맑은 심경에 도달한 시인은 한걸음 한걸음 정진해나갔다. 1315년 피렌체 공화국은 단테가 개심의 뜻을 보이고 일정기간 금고형에 응한다면 은사를 내리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러나 단테가 이를 거절하자 또 다시 그의 죄상을 추인함과 아울러 자식들에 대해서도 영구 추방령을 내렸다. 그러나 만년의 단테에게는 파란 많은 반생을 위로하기라도 하듯 조용한 안주의 땅 라벤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1317년 여름 이후 그가 죽을 때까지 기도 노벨로 공의 작은 궁전이 그를 따뜻이 예우해주었던 것이다. 1321년 여름, 사소한 사건이 발단이 되어 이웃나라 베네치아 공화국과 불화가 시작되자 기도 노벨로 공은 그 화평교섭을 단테에게 요청했는데, 단테는 이 교섭을 끝내고 돌아오던 길에 말레리아에 걸려 귀국 후 얼마 되지 않은 9월 13일 밤 파란 많은 일생을 라벤나에서 마쳤다. 필생의 대작 (신곡)은 죽기 직전에 탈고되었다. 기도 노벨로 공은 이 시인의 머리 위에 월계수 화관을 정중히 바쳤다. 그의 관은 시민의 애도 속에서 성 프란체스코 교회에 안치되었다.
단테가 숨진 이후 뒤늦게 단테의 위대성을 깨달은 피렌체 시민들은 단테의 유골을 옮겨가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실패하자, 그 대신 사원에 등을 달고 해마다 단테가 세상을 떠난 날 불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평생 그렇게도 피렌체의 개관시인이 되고 싶어했던 단테의 소망이 후에 뒤늦게나마 이루어진 셈이다. 단테의 사후 수년 뒤 피렌체에서는 국보와 같은 대인물을 이유 없이 괴롭힌 것을 후회하고 그의 작품을 모든 사원이나 일반에게 널리 읽도록 하고, 주해하게 했다. 그리하여 (데카메론)의 저자 보카치오가 이를 최초로 주해했다.
* 작품의 주요내용
지옥편 : 9개 지옥으로 분류 연옥편 : 하의 연옥, 상의 연옥, 지상낙원 하의 연옥(제1환도~제7환도) 천국편 : 제1천~제10천
(신곡)은 단테가 작중의 인물로 등장하여 하나님의 은총을 지옥과 연옥천국 등 내세의 영혼의 세계를 두루 편력하면서 내세의 이상한 모습을 모두 목격하고 거기서 심판을 받고 있는 명사들의 모습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35세 되던 해 성 금요일 전날 밤 단테는 길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맬 때 언덕 위에 빛이 비쳐 다가가려 했으나 3마리의 야수가 길을 막아 올라갈 수 없었다. 그때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해주고 길을 인도했다. 그는 우선 단테를 지옥으로, 다음에는 연옥의 산으로 안내하고, 이 산의 꼭대기에서 단테를 베아트리체를 따라간 단테는 천국에 이르러 성 베르나르의 안내로 천상 속에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맛보게 된다는 줄거리의 내용이다. 전 일정은 7일 6시간이다.
1. 지옥편
지옥은 어둠과 증오와 영원한 저주의 세계로 이곳에 있는 영혼들은 죽을 때까지 악과 이웃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본격적인 지옥에 이르기 전에 지옥의 안뜰이라고 하는 컴컴한 들판이 있는데, 여기는 태만한 자들이 있다. 이어 카론이 사공이 되어 지키고 있는 아케론 강이 나타난다. 이 강은 지옥문을 지나 곧이어 펼쳐지는 지옥 안뜰과 본 지옥을 구분짓고 있다.
제1지옥 : 이곳은 그리스도가 오기 전의 무신론자 이교도들이 벌을 받는 곳인데, 아담, 하와, 노아, 모세, 아브라함, 다윗 왕 등은 특사를 받은 사람들이다. 거기에는 호메로스, 헥토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히포크라테스 등이 그 지옥에 있었다. 제2지옥 : 여기서부터가 진짜 지옥인데 여기에는 애욕의 죄를 지은 자들의 지옥이다. 죄를 저지른 사람, 즉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한 클레오파트라, 트로이 전쟁 원인이 된 미녀 헬레나 등이 등장한다. 반인반수의 얼굴한 한 미노스가 공정하게 심사를 한다. 제3지옥 : 이곳은 미식가와 폭식가의 지옥으로 실컷 먹어도 양이 차지 않는 체르베로스라는 삼두견이 살을 찢고 있었다. 제4지옥 : 재산을 모은 자와 낭비자가 모여 있는 지옥이다. 제5지옥 : 여기는 분노에 몸을 맡긴 자들의 지옥이다. 제6지옥 : 이곳부터 하부지옥이다. 독신죄, 이교도의 쾌락을 생활최고의 원리라고 주장한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이 벌받고 있다. 제7지옥 : 이곳에는 폭력을 행사한 죄인들이 미노타우루스에 의해 감시받고 있다. 제8지옥 : 자신을 신뢰하지 않은 자를 사기친 죄인들이 있는데 10개의 골짜기로 나뉘어져 있다. 제9지옥 : 반역의 죄, 폭정의 죄를 지은 자들이 있다. 예수를 배반한 유다, 아우를 살해한 카인, 단테의 정적인 황제당의 죄상을 다룬다.
2. 연옥편
연옥은 정죄와 희망의 왕국으로 영적 구원을 받을 만한 여망이 있는 망령들이 천국에 가기 전에 수양을 하는 곳이다. 천사들은 이곳에서 칼로 단테의 이마 위에 P자를 새겨주는데, 이는 연옥에서 자기가 참회해야 할 죄(Peccata), 곧 오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애욕의 일곱 가지로 이러한 죄들은 벼랑을 차례로 지나면서 하나씩 씻어진다. 이 모든 죄를 씻고 나면 영혼들은 구제를 받게 되고 이어 지상낙원으로 오를 수 있다. 이 연옥에서 정죄하고 있는 죄들이 지옥에서 벌받고 있는 것들과 비슷한 것임을 보고 당혹감을 느끼는 수가 있다. 그러나 지옥의 죄들은 뉘우치지 못한 자들의 것이고 연옥의 죄들은 구원받은 영혼들로서 천국에 올라가기에 앞서 이곳에서 정죄할 수 있는 죄인 것이다. 이 지상낙원은 지상에서의 완전한 행복을 의미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의지에 복종하며 교회와 군주국의 보편적인 권력들을 조화시킬 줄 안다면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엠피레오에 몸을 씻고 선행의 기억을 새롭게 하는 에우노에 강물을 맛보는 정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제 마지막에 이르러 베르길리우스와 스타티우스에게 작별을 고하고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천국으로 오른다. (연옥편)은 가장 철학적인 부분이어서 (신곡)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3. 천국편
천국은 빛과 춤과 노래와 완전한 덕이 있는 왕국이다. 여기 있는 영혼들의 본거지는 정화천이나, 단테가 도착하자 그에게 축복의 여러 계층을 알려주기 위해 각각 그들에게 적합한 지역으로 내려가 그를 맞는다. 천당은 10개의 천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8천에서 영혼의 구원에 가장 중요한 신학상의 질문을 받는다. 성 베드로가 신앙에 대해, 성 야고보가 희망에 대해, 성 요한이 사랑에 대해 각각 질문하는데, 단테는 훌륭히 합격하여 제9천으로 승천한다. 베아트리체는 여기서 관조의 상징인 성 베르나르에게 안내역을 넘겨준다. 새로운 안내역 성 베르나르는 성모 마리아에게 단테의 염원을 무언중에 전달하고 이리하여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에게 기도를 올리게 되어, 모든 사람이 기도하는 중에 시성의 눈앞에 하나의 바퀴가 삼위일체를 나타내는 셋이면서 하나인 바퀴가 빛을 낸다. 그 바퀴 속에 하느님의 얼굴이 나타나 배례하며 법열에 취한다. 성자들의 기도하는 동작은 마치 대성당의 집사를 집례하는 성직자들의 조용한 동작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하여 단테의 소망은 이루어지고 (신곡)의 여행은 막을 내린다. (신곡)은 풍부한 지식과 깊은 인생체험을 가진 희귀한 재능에 의해 씌어진 중세문학의 보석이다.
*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신곡)은 조국 이탈리아에서 추방당해 방랑지에서 19년 동안에 걸쳐 완성된 신학적 장편 서사시이다. 전곡 14,233행 100가로 나누고, 다시 (지옥)편 34가(서곡 포함), (연옥)편 33가, (천국)편 33가로 구성되어 있다. 33이라는 숫자는 그리스도가 속죄에 오른 연령에 해당하는 수이며 100은 완전수 10의 자승수의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신곡은 일시에 발표된 것이 아니고 (지옥)편이 1300~1308년에, (연옥)편이 1313년에, 천국편은 사후에 유고작으로 발표되었다. 제명은 최초에는 (코메디아Comedia)라고만 발표되었으나 16세기 중엽 이후 후세인들이 내용이 숭고함에 연유하여 디비나(Divina;신성한)를 붙여 신곡이라 칭하게 되었다. 작자가 코메디아라고 붙인 것은 시가 고뇌와 증오로부터 시작하여 미와 희망으로 그친다는 의미를 상징한 것이며, 그 내용은 인간의 영혼이 죄악의 생활로부터 회오와 증오로부터 시작하여 미와 희망으로 그친다는 의미를 상징한 것이며, 그 내용은 인간의 영혼이 죄악의 생활로부터 회오와 정화로 다시 염원의 복지에 도달한다는, 항상 정진의 여로를 그린 자유의식의 일대 신비적종교적 환상의 시다. 단테가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청춘기에 큰 영향을 중 베아트리체에 대한 숭고한 플라토닉 러브에서 연유되는데, 그의 사망이 준 충격을 종교적 차원에서 승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연애사건은 위대한 작품을 쓰게 한 하나의 동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가 죽은 뒤 10년 동안에 걸친 단테의 타락한 생활에 대해서는 (신곡) 첫머리의 캄캄한 숲을 방황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지상낙원에 모습을 나타내어 단테를 천국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지옥)편과 (연옥)편에 걸쳐 단테의 동반자인 베르길리우스는 인간의 이성과 철학을 상징한다. 천국을 편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간적 능력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때문에 천국까지 인도자의 구실을 한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영원한 여인 베아트리체에게 인도하는 것이다. 이 경우 베아트리체는 신앙의 지식과 신학 및 종교적 상념을 상징하고 있다. (신곡)에서 골짜기는 (지옥)편, 언덕은 (연옥)편, 하늘은 (천국)편을 시사한다. 아홉 구역으로 분류된 지옥은 영원한 슬픔과 괴로움의 세계이다. 일곱 개의 구역으로 구성된 연옥은 구원받은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그 죄를 깨끗하게 하는 곳이다. 열 개의 구역으로 되어 있는 천국은 인간들이 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그 결말은 기쁨으로 넘쳐흐른다. 단테는 (신곡)을 통해 지옥에 울고, 연옥에서 기대했으며, 천국에서 웃었다.
또 하나는 추방당해서 20년이나 표랑한 그로서 정치이상과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이 작용했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다음으로는 언어학적 의의이다. 라틴어가 주로 사용되던 당시에 단테는 토속어인 이탈리아어로 (신곡)을 쓴 것도 획기적인 일이었으며, 이는 당대의 다른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쳐 유럽에 민족주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작품의 자료는 성서, 그리스 로마의 모든 고전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오거스틴의 신학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상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신곡은 인간의 상상력이 낳은 최고의 창작 중 하나이며 인류 문학사상 불후의 금자탑이다. 이로써 이탈리아 문학은 라틴어로부터 분리, 국민문학이 완성되며 단테는 국민문학의 비조가 되었다. 괴테도 이 시를 가리켜 인간의 손으로 된 최고의 것이라 했고, 헤겔, 쇼펜하우어, 셀링 같은 철학가도 이 연구를 평생 동안 놓지 않았다. 중세기 사상의 총괄인 동시에 토마스 아퀴나스 스콜라 철학의 지적 심오, 신비주의자의 정신적 비약, 문예부흥의 선구자로서의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된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Decameron))을 인곡 이라 한 것은 단테의 (신곡)에 대한 대칭 개념이며, 보카치오, 페트라르카와 함께 르네상스의 3대 작가로 지칭하는 것도 그의 문학이 모든 중세사상을 총체적으로 정리, 새로운 세계로 비약시켰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