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지인의 마음 - 응제왕
명예의 주인*이 되지 말고 주모자*가 되지 마라. 책임자가 되지 말고 앎의 주인이 되지 마라. 무궁을 체득하여 허무의 세계에서 놀아라. 하늘에서 받은 바를 다하면서도 이득을 찾지 않는 것, 즉 허일 뿐이어야 한다. 지인의 마음씀은 거울과 같다. 보내지도 않고 맞지도 않으며, 응하여 간직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능히 만물에 견디고 상하지 않는다.
* 명예의 주인 : 원문은 명시이다. 여기서 시는 '위패' 또는 '신주'의 뜻으로, '숭앙 받는 주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주모자 : 원문은 모부로서, '모의의 창고' 또는 '모의의 중심'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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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멀리하고 재주를 부리지 마라. 책임자가 되지 말고 지혜를 초월하라. 영원할 것과 한 몸뚱이가 되어 허무의 세계에서 놀아라. 자기에게 주어진 천성을 온전히 하는 것만으로 좋은 것이다. 그 이상 더하지 말아라. 한 마디로 마음을 텅 비게 하는 것이다. 지인의 마음은 거울 같은 것이다.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도 오는 것을 그대로 비춰주지만, 가버리면 아무런 흔적도 없다. 그러므로 무엇에건 대응하지만 해를 입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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