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좌망 - 대종사
안회가 말했다. "저는 더하였습니다." 중니가 물었다. "무슨 말이냐?" "저는 인의를 잊었습니다." "됐으나 아직 멀었다." 안회가 뒷날 다시 만나 말하였다. "저는 또 더하였습니다." 중니가 물었다. "무슨 뜻이냐?"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좋으나 아직 멀었다." 안회는 뒷날 다시 만나 말했다. "또 더함이 있었습니다." 중니가 물었다. "무슨 말이냐?" "좌망*을 합니다." 중니가 놀라서 물었다. "좌망이란 무엇이냐?" 안회가 대답했다. "지체를 버리고 총명을 물리치며, 형체를 떠나고 앎을 버려서 대통*과 같이 되는 것을 좌망이라고 합니다." 중니가 말했다. "같게 되면 좋아함이 없고 화하면 상이 없으니, 과연 어질도다. 내가 너를 따르리라."
* 좌망 : 앉은 채 일체를 잊어버리는 것. * 대통 : 현상의 차이를 넘어선 그 근본의 도, 즉 자연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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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회가 공자에게 말했다. "제 수양이 꽤 진보한 것 같습니다." "어째서?" "저는 인의를 잊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뒷날 안회는 다시 공자에게 말했다. "저는 더욱 진보했습니다." "그래서?" "예악을 잊게 되었습니다." "장하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뒷날 안회는 다시 공자를 보고 말했다. "저는 더욱 진보했습니다." "어떻게 진보했느냐?" "저는 좌망할 수가 있습니다." "좌망?" 공자는 깜짝 놀라 태도를 고쳐 물었다. "무엇을 가리켜 하는 말이냐?" "몸에서 힘을 빼어 일체의 감각을 잊고, 몸과 마음이 완전히 텅 비어 도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공자는 크게 끄덕였다.
"도와 하나가 되면 시비 선악에 사로잡히지 않고 도와 함께 변화하여 무한한 자유를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장하다. 네가 벌써 거기에까지 나아갔으니 내가 네 뒤를 좇아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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