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공자의 천형 - 덕충부
노나라의 숙산무지란 올자가 발뒤꿈치를 끌고 중니를 찾았다. 중니가 말했다.
"그대는 삼가지 않아 이렇게 올자가 되는 화를 당했다. 이제 와서 어찌하겠다는 말인가?"
무지가 말했다.
"내가 비록 할 바를 알지 못하고 처신을 가볍게 하여 발을 잃었으나, 지금 내가 찾아온 것은 발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알기에 그것을 힘써 보전하려 함입니다. 무릇 하늘은 덮지 않는 것이 없고 땅은 싣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선생을 천지와 같이 생각했습니다. 이러실 줄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내가 잘못했소. 어서 들어오시오. 내가 들은 바를 말해드리리다."
무지는 가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무지는 올자인데도 배움에 힘쓰고 과거의 잘못을 돌이켜 보충하려 한다. 너희는 몸이 온전하니 더욱 학문에 힘써라."
무자가 노담에게 말했다.
"공구는 지인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어찌 번거롭게 가르치려 할까요? 그는 괴상한 속임수로 명성을 얻으려 하니, 지인에게는 이것이 절곡*임을 알지 못하는 듯합니다."
노담이 말했다.
"그렇다면 생사를 하나로 알고, 옳고 옳지 못한 것을 똑같이 여기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질곡을 풀게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
무지가 말했다.
천형이니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 발보다 더 소중한 것: 원문은 존족자로서, '바른 마음', '덕'을 뜻한다. * 질곡: 손과 발을 매어두는 형틀. '몸을 구속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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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라에 숙산무지라는 올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발뒤꿈치를 끌고 공자를 찾았다. 공자가 말했다.
"평소에 행실을 조심하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몸이 되어놓고, 새삼 나를 찾아와서 어쩌겠다는 것이오?"
무지가 대답했다. "나는 사람이 힘써야 할 바를 등한히 하여 발을 잃게 되었지만, 사람에게는 발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이 소중한 것을 지켜가고자 선생을 찾았습니다. 나는 선생이 만물을 덮어주고 실어주는 천지 같은 분이라 생각했는데, 잘못 알았던 것 같습니다."
공자가 태도를 바꾸고 말했다.
"나의 생각이 좁았소. 들어오시오.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무지는 그대로 가버렸다. 뒤에 공자는 제자들을 타일렀다.
"저 무지는 올자이면서도 학문에 힘쓰고, 과거의 잘못을 보충하려고 한다. 너희들은 온전한 몸을 가지고 있으니 더욱 학문에 힘써라."
무지는 노담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저 공자는 지인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학자인 척할까요? 사람의 눈을 괴상하게 속여 단지 명성을 얻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지인에게 명성은 수갑과 쇠사슬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노담이 말했다.
"생사를 구분하지 않고 가불가를 하나로 보는 만물 제동의 진리를 아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질곡을 풀어주게 하면 어떻겠느냐?"
무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늘이 주신 형벌을 어찌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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