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거목의 수수께끼 - 인간세
남백자기*가 상구에 유력*할 때 큰 나무를 보았는데, 차이가 있었다. 사두마차 1천 대를 메어도 그 그늘로 덮어 가릴 수 있었다. 자기는 말했다.
"이것이 무슨 나무일까? 이것은 반드시 특이한 재목이 되리라."
그리고 위를 우러러보니 그 가는 가지는 꾸불꾸불하여 동량을 만들 수가 없고, 아래를 살펴보니 굵은 뿌리는 말리고 풀려서 널을 만들 수도 없었다. 그 잎을 핥으니 입이 부르터 쓰라렸으며, 냄새를 맡으니 몹시 취해 사흘이 갔다. 자기는 말했다.
"이것은 과연 쓸모없는 나무다. 그러기에 이토록 클 수가 있었구나. 슬프다, 신인이 이렇듯 쓸모없는 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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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백자기가 상구 지방을 여행하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사두마차 1천 대가 그 그늘 밑에 쉴 수 있을 만큼 컸다.
"대체 이게 무슨 나무일까? 틀림없이 좋은 목재로 쓰이게 되리라."
그런데 자세히 쳐다보니 가지는 이리저리 꾸불꾸불 마구 꼬여 있어서 서까래나 기둥으로 쓸 수가 없었다. 나무 밑둥 역시 굵은 뿌리가 비비꼬이고 얽혀 있어서 널을 짤 수도 없었다. 나뭇잎을 씹어 보았더니 금방 입이 부르트고 쓰려왔다. 또 잎의 냄새를 맡아보았더니 갑자기 어지러워져서 사흘 동안이나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아무 짝에도 소용에 닿지 않는 나무로구나. 그러기에 이토록 크게 자라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아, 슬프다! 신인이란 바로 이 나무와 같이 쓸모없는 것을 쓸모있는 것으로 전화시킨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 남백자기: 남곽자기와 같은 인물 * 유력: 이리저리 두루 살피며 돌아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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