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우사의 자유 - 양생주
공문헌*이 우사*를 보고 놀라서 물었다.
"어찌 된 사람인가? 어째서 한쪽 발을 잃었나? 하늘의 뜻인가, 사람의 뜻인가?"
우사가 말했다.
"하늘의 뜻이지 사람의 뜻이 아닐세. 하늘이 나를 한쪽 발만 가지고 태어나게 한 것일세. 사람의 모양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네. 그러니 내가 한 발을 잃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일 뿐, 사람의 뜻이 아님을 알 것일세. 들꿩은 열 걸음에 한 번 쪼아먹고, 백 걸음에 한 번 물을 마시지만 새장 속에 갇혀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네. 기운은 비록 왕성해질지 모르나 마음이 즐겁지 않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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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는 형벌을 받아 한쪽 발을 잃었다. 우사를 여러 해 만에 만난 공문헌이 놀라서 물었다.
"대관절 어찌 된 일인가? 그 발은 잘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단 말인가? 하늘의 뜻인가, 사람의 뜻인가?"
우사가 대답했다.
"놀라지 말게. 나는 형벌을 받았으나 그것은 사람의 힘이 한 일이 아닐세. 하늘이 나를 한 발만 가지고 태어나게 했을 뿐이네. 사람은 자신이 원해서 한쪽 발만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닐세. 그러니 내가 한쪽 발을 잃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이라네. 자네는 들꿩의 기분을 아는가? 그들은 먹이와 물을 찾아 온 들판을 헤매고 다니지. 그것이 고생스러우나 새장 속에서 편안히 살려 하지는 않는다네. 배부르게 먹는 것보다 자유를 원하기 때문일세. 나는 발 하나를 잃은 뒤에야 참다운 자유를 알게 되었네."
* 공문헌: 송나라 사람이라는 설이 있으나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 우사: 벼슬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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